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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시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방법 | 책을 읽다 2022-11-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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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붕위의 기병 1

장 지오노 저/송지연 역
문예출판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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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는 우리는 꽃이 아니라 불꽃이었다에서 이 소설에 관해 이렇게 썼다.

 

지오노의 소설에서 전염병은 물질주의를 비유한 것으로, 이를 자연과 교감하는 원초적 인간의 서정적이고 신화적인 이미지로 극복하는 이야기

 

소설의 배경은 루이 필리프가 시민 혁명에 의해 시민왕이라 불리며 왕위에 오른 지 1년이 지난 1832년의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 바로 장 지오노의 고향이다.

 

19세기 오스트리아의 지배 하에 있던 이탈리아인들은 인근 프랑스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독립운동을 벌인다. 이탈리아 기병대 장교이자 비밀 결사 카르보나로 당의 일원이었던 앙젤로는 동료들을 오스트리아에 팔아넘긴 스파이 쉬바르츠 남작을 죽이라는 임무를 완수하고 피신하는 도중 콜레라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을 목격한다. 그러던 와중 어느 도시에서 샘에 독을 풀었다는 누명을 쓰고 지붕 위로 숨어드는데, 그가 숨어 들어간 저택에서 폴린이라는 신비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나중에 둘은 다시 만나 둘은 동행하며 모험이 이어진다. 기병대를 만나 칼싸움을 벌이고, 격리 병사에 갇혀 꼼짝없이 죽게 될 운명에서 탈출하고, 강도와도 싸우고...

 

둘 사이에는 사랑이 싹튼다. 하지만 그 사랑은 순간적으로 불타오르는 격렬한 사랑이 아니다. 특히 앙젤로의 경우에는 내면으로만 간직되는 사랑인데, 그런 사랑이기에 더욱 간절하고 섬세하다.

 


 

 

소설의 모든 장면에 콜레라가 있다. 인도의 풍토병이던 콜레라는 19세기 들어 세계를 누비던 유럽의 배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당시는 원인도 몰랐던 때다. 이른바 미아즈마(miasma)설이라고 하여, 더러운 공기가 전염병의 원인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콜레라의 경우에는 세균에 오염된 물을 통해서 전파되기 때문에 환자와 접촉했다고 반드시 옮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사람들은 몰랐다. 소설은 그런 무지(無知)와 눈 밝은 이들의 바른 짐작이 오가면서도 콜레라 환자의 증상에 대해서는 세밀히 묘사한다.

 

식도는 청색이고, 상피는 떨어져 있고, ... 장기는 쌀뜨물이나 우유 비슷한 물질로 가득 차 있습니다.”

찡그린 표정, 푸르뎅뎅한 살, 우유빛 배설물의 똑같은 장면을 발견했고, 파리잡이 테레빈유의 꽃받침 냄새 같은 달착지근한 부패한 냄새를 맡았다.”

 

물론 전염병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게 이 소설이 향하는 바는 아니다. 장 지오노는 콜레라라고 하는 미지의 전염병 속에서 인간 군상들의 처절한 본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는 카뮈가 페스트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인간의 연대의식(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그 무시무시한 전염병 아래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또한 인간들이 가면을 내던지고 무시무시한 이기심과 폭력성, 비천함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진짜는 콜레라뿐이다.”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그런 인간 군상의 처절한 모습은 앙젤로가 지붕 위에서 바라본 아래의 마을에서도 보여진다. 집단 폭행과 버려진 송장, 시체를 아귀처럼 파먹는 까마귀들, 환각에 빠진 여인들. 전염병 아래에서 인간은 처절하게 원시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하지만 그것만으로 인간을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은 장 지오노는 몇몇 인물들을 통해 보여준다. 단 한 사람이라도 살아 있는 사람을, 비록 죽어가고 있을지라도 돌보아야 한다며 처참하게 버려진 마을로 들어오는 프랑스 의사, 콜레라로 죽은 시체를 정성껏 씻어 염을 해주며 고이 하늘나라로 보내주는 늙은 수녀. 앙젤로는 그들에게 고귀한 정신을 배우고 콜레라 시대에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 그들처럼 환자를 돌보고, 죽은 사람을 아무렇게나 처리하지 않는다. 그러나 앙젤로는 한 사람도 살려낼 수 없었다. 그런 무력감에 젖어드는 마지막 순간, 그는 한 사람을 살려낸다. 바로 지붕 위에서 만난 젊은 여인, 폴린이다. 무엇이 콜레라를 이겨낼 수 있는지, 인류가 위기에서 극복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에 쓰여졌고, 바로 직후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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