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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게, 이성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 | 책을 읽다 2023-01-0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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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죽음의 격

케이티 엥겔하트 저/소슬기 역
은행나무 | 2022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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넴뷰탈(Nembutal)이라는 약품이 있다. 신경 흥분 전달 억제 약물로 진정 효과가 있다. 이 약물은 안락사에 사용된다. 바르비투르산염(Barbitrurate)인 펜토바르비탈(pentobarbital)의 상표명이 넴뷰탈이다. 이 약품은 존엄사 혹은 조력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혹은 그렇지 않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사형수에게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고, 많은 경우 동물을 안락사시킬 때 이용된다고 한다. (적어도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이 약품을 구입해 (자신을 포함하여)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멕시코나 중국의 작은 제조업체나 가게를 거쳐 구입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물론 당국은 그 거래를 예의주시하면서 포착되었을 때는 경찰이 수색하여 압수한다. 그 밖에도 다른 수단이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법들이다. 도구를 이용하는 방법들인데, 이 책에서 제시되는 것들은 모두 고통스럽지 않게 죽는 방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그런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 당연하다. 죽음이 당면한 상황에서, 혹은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고통스럽게 죽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간절하게 원할 수 있는 선택처럼 여겨진다.

 

흔히 안락사라 불리던 이 죽음의 명칭은 지금 다양하게 불린다. 가장 대중적인 것은 존엄사인 것 같고, ‘조력사’, ‘지원사등으로도 불린다. 이런 죽음의 명칭은 이 책 게이티 엥겔하트의 죽음의 격에서도 모두 등장한다. 그런데 조금씩 의미도 다르지만, 받아들이게 되는 느낌도 다르다. 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른 명칭도 있고, 이 죽음에 대한 신중한 태도 때문에 붙여진 이름도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죽음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자발적 의사에 의한 이성적 죽음이라는 것이다. 나는 굳이 자살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 않은데, 이는 자살이라는 말이 가진 파장 때문에 그런 것이지 사실 결국은 스스로 죽는 것이므로 자살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쓰는 이 죽음은 분명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자살과는 다른 류의 죽음이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왔다. 내가 어떤 상태에 있어서가 아니라 삶에 관한 이야기는 늘 죽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내와 가끔 하는 얘기, 코에 줄을 끼워서까지 생명을 연장하고 싶지는 않다는 얘기는 죽음에 관한 깊은 생각과는 관련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나와 아내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되었다.

 

이제 논의를 좀 더 진전시켜보자. ‘코에 줄을 끼우는 것을 것은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문제처럼 보인다(적어도 이 책에서는 그 논의는 다루지도 않을 정도로). 이미 그것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그렇다면 내 삶이 6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게 분명해지면, 혹은 내가 치매로 죽음에 관한 생각마저 지워져 가는 것이 확실해졌다면, 정신질환으로 죽음보다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 즉 필연의 죽음에 가까워졌거나 혹은 그것을 간절히 바라는 상황이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책은 이런 질문을 하고 있다.

 

저자는 기자로서 여러 사람을 인터뷰하고 관찰한 것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겠다고, 그래서 의료, , 역, 철학적 논의를 포함하지만 무엇을 주장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저자의 방향은 있다. 하지만 어느 지점까지 찬성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떤 죽음까지를 도와주고 인정하느냐의 문제를 두고 의사나 법, 일반인들 사이의 논란, 논쟁이 있다. 어떤 형태의 자살도 절대 안 된다고 격렬하게 주장하며 죽음의 의사를 비난하고 고소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미국 여러 주의 법이 인정하는 대로 삶이 6개월 이하로 남았다는 것을 복수의 의사가 보증하는 경우에만, 그리고 의사결정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때에만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나아가 치매의 경우에는 그 이전에 그것을 원했을 때, 어느 상황에서는 그런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나이가 많지 않더라도 도저히 삶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 정신과 치료를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받더라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는 자신이 원한다면 그 방법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당히 급진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다(이 경우들이 이 책에서 각각의 챕터가 되고 있다). 저자는 그 어디쯤에 자신의 입장이 있음이 분명하지만 그것을 내세우지는 않을 뿐이다.

 

내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태어나는 것은 내 뜻대로 아니었다면 죽는 것은 내 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언제 죽겠다고 미리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이 책에는 80세가 되면 죽겠다고 결정하고 실제 실행한 사람도 나온다), 정말로 내가 살 수 있는 날이 얼마로 한정되어 있다는 상황이 분명해지면 내 주변을 최대한 정리한 후에는 내가 결정하고 싶다. 혹은 내가 내 스스로 의사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 예견된다면 미리 어떤 결정을 전달하고 싶다(이를테면 내가 내 아들 딸들의 이름과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게 가끔이 아니라 영속적인 것처럼 보인다면 어찌 해달라고).

 

이 책을 읽으며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이는 거꾸로 삶에 관한 생각이다. 죽음이 내 삶을 중지시키기 전에, 혹은 죽음과 같은 상황이 오기 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많은 나라에서 이 스스로 선택하는 삶의 중지에 대해 사회적으로, 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어떤가를 보니, 책 뒤표지에 의사 남궁민이 쓴 대로 우리나라는 여기서 단 문장의 논의도 시작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딱 그대로란 걸 알게 되었다. 여전히 연명치료가 옳으니 그리니 정도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단 얘기다. 어떻게 죽느냐는 어떻게 사느냐 만큼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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