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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일본의 운명은 왜 달랐는가? | 책을 읽다 2023-01-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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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일 근대인물 기행

박경민 저
밥북 | 2022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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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근대사는 왜 그렇게 달랐을까? 역사가가 아닌 박경민 씨는 바로 이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해답을 인물에서 찾았다. 1850, 즉 조선에서 강화도령이 철종으로 등극하고, 일본에는 미국의 페리 제독이 이른바 흑선(黑船)을 끌고 함포를 쏘며 개항으로 요구한 해부터(놀라우면서 내가 몰랐던 것은 페리가 일본에 올 것은 일본에서는 1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1905년 을사조약(혹은 을사늑약)에 이르는 55년의 기간 동안 조선과 일본에서 활동인 인물들을 다루며 그들이 어떻게 달랐고, 어떤 선택을 했으며, 어떤 운명을 맞았기에 두 나라의 운명이 완전히 갈라졌을까에 대한 자신의 답을 찾고 있다.

 


 

 

소개하는 일본인 21명이 모두 긍정적인 인물도 아니고, 한국인 16명이 모두 부정적인 인물도 아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일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들을 제어해나가는 어떤 흐름이 있었고, 한국(조선)에서는 개혁을 이끌어 갈 수 있었던 인물들이 하나씩 하나씩 제거되어 나가는 역사가 일관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것이 한반도에 부정적이고, 세계사와 일본의 현재에 큰 부담과 해를 끼치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당시에 일본의 미래에 대해 격정적으로 고뇌하고 행동한 인물들이 적지 않았고, 그들이 결국은 대정봉환, 메이지 유신을 단행하고, 막부를 없애고, 서구화의 길로 나아가는 초석을 닦았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조선은 세도정치에 매몰되어 있었고, 개혁을 주장하는 이들이 없지 않았으나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권력의 중심부에 들지 못했다. 물론 기회는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우물쭈물하며 뒤로 내빼는 고종을 비롯하여, 여러 인물들의 배신과 능력 부족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특히 저자는 고종에 대해 굉장히 좋지 않은 평가를 하고 있다. 혼군(昏君)이라는 표현까지 하고 있는데, 그가 다룬 한국인 16명에는 없지만 곳곳에 등장하고 있는 고종은 우유부단하고, 공보다 사를 앞세웠고, 추진력도 없던, 격변의 시대, 혼란의 시대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 지도자, 군주였다는 것이다. 나는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가 헤이그 밀사 등을 파견했다는 것, 을사늑약을 끝까지 승인하지 않았다는 등으로 그가 일제에 저항했다고 하지만, 그건 다 뒷북이었고, 주도적으로 나선 것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결국은 망국의 최종적인 책임은 최고 책임자인 임금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나는 저자가 역사를 직시하자는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있다. 비참하고 비굴한 결과로 이어진 그 55년의 역사를 똑똑히 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해한다.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인물들을 이야기하면서 우리의 인물들과 비교하는 것은, 결코 그들이 우수하다고 우러러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과거를 직시하는 것은 현실을 직시하기 위한 것이다. 조선을 망국의 길로 이끈, 혹은 수수방관했던, 혹은 능력이 부족했던, 혹은 아깝게 좌절했던 인물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 반대편에 섰던 일본의 인물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떤 능력을 키우고, 어떻게 미래를 만들어나가야할 것인지를 깨닫고 배우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성도 필요하고, 비판도 필요하고, 공부도 필요하다.

 

이 책에서 다른 부분과 함께 흥미롭게 본 부분은 일본과 한국의 인물뿐 아니라 외국 인물 2명을 더 소개한 것이다. 바로 원세개(위안스카이)와 베베르인데, 원세개는 10여 년 동안 조선의 총독처럼 지내면서 온갖 패악질을 했고, 또 중국으로 복귀해서는 역시 군벌로서 중화민국의 초대 통령까지 이른 인물이다. 그의 출세의 기반이 조선이었다는 점이 놀라우면서도도 씁쓸하다. 그리고 러시아 공사였던 베베르의 경우에는 원세개와 반대 지점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이다. 물론 러시아 공사로서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서 일해야 했겠지만, 그와 동시에 조선의 이익도 함께 생각했던, 그리고 을미사변의 참상을 객관적으로 보고해서 그 진상을 나중에라도 알 수 있게 한 인물이다.

 

전체적으로 매우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많았으며, 또 그저 이름만 알고 있는 인물들의 자세한 삶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것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들자면 편집이다. 본문에서 그냥 설명해도 될 내용을 굳이 각주에 넣어 글읽기를 방해하는 측면이 있고, 또 인용문의 양식도 좀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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