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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나의 인생에 축배 | 독자의 소리 2021-09-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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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알로하, 나의 엄마들

이금이 저
창비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지향하는 삶의 가치를 추구하며 걱정 없이 일상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불가피한 상황들은 평범한 생활을 잇는 것마저 힘들게 합니다. 선택 기회도 없이 태어나 철이 채 들기도 전에 생계를 돌보며 지내야 하는 소녀들의 고달픔은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는 더합니다. 일본의 야욕에 짓밟힌 민족으로 개개인이 생존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고충은 컸습니다. 강제 점령된 나라의 백성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살아가기 녹록치 않은 시간은 무탈한 일상을 파괴하고 가족의 고리마저 떼어 놓는 일들을 견뎌야 했습니다.

 

    나고 자란 곳을 떠나 꿈꾸며 살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나서는 길이 쉽지 않을진대 길 위에 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해외 이주 노동자들이 우리나라를 기회의 땅으로 여기며 고국을 떠나온 것처럼 일제강점기 가난한 한국인에게 하와이는 기회와 꿈의 땅이었습니다. 사탕수수밭 노동자로 일하는 남성들은 사진결혼으로 고국의 신부를 맞았습니다. 열여덟 살, 버들은 부산 아지매의 소개로 포와로 시집을 가 못한 공부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결혼한 여자들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쉽지 않았지만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의 이주는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했습니다.

 

   김해의 작은 동네인 어진말에서 막역하게 자란 버들과 홍주는 사진 한 장 들고 하와이에 도착하였습니다. 홍주는 아버지의 양반 병 때문에 반가(班家)시집을 갔지만 병든 남편이 죽자 이내 어진말로 돌아와 지내다 버들과 함께 희망의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멸시와 모욕을 당하면서도 이를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무녀의 딸 송화는 할머니의 부탁으로 포와로 가게 되었습니다. 여성들은 지참금과 함께 받은 사진 한 장에 의지한 채 나은 세상을 그리며 배 멀미를 견뎠습니다. 사진결혼 성사를 위해 거쳐야 할 관문들을 통과할 때마다 동행한 여성들의 희비는 엇갈렸고, 하와이에 도착해서는 사진과 다른 남성들의 모습에 울분을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태양이 작열하는 사탕수수 밭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느라 노화의 진행이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버들은 사진과 별반 다르지 않은 태완의 모습에 안도하다가도 사진과는 달리 늙은 남성들 모습에 실망이 큰 홍주와 송화를 보며 내색할 수도 없었습니다. 여인들은 교회에서 합동으로 결혼식을 올린 뒤 각자의 영역으로 흩어져 가정을 이루고 지내야 해 이별의 아쉬움이 컸습니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고 살아야 할 일이 꿈만 같았지만 세 사람은 첫발을 내디딘 땅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버들은 중풍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아버지를 모시면서도 세탁장에서 번 돈을 친정에 송금하였고, 삯바느질로 번 돈을 식비에 보태었습니다. 세탁장에서 사진결혼의 내력을 들은 버들은 달이를 가슴에 품고 사느라 자신에게 냉랭한 태완에게 서운함을 삼켜야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뜬 시어머니 산소를 찾은 날, 버들은 남편으로부터 달이 이야기를 듣고서야 오해를 풀 수 있었습니다.

 

   태완은 맏아들 정호를 얻은 뒤 독립 운동의 의의를 분명히 하였습니다. 유랑민으로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기 힘든 시간을 견디느라 고단했던 시간을 돌려놓는 일은 조국의 독립이라 여겼습니다. 자식들만큼은 독립된 나라에서 마음 편히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조국 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역사는 하와이로 이주해온 한인들 사회에서도 뚜렷했습니다. 태완은 독립단 사무직원으로 활동하며 영역을 넓혀 중국까지 가서 항일 운동에 가담하였습니다. 의병 활동을 하다 세상을 뜬 아버지, 일본 경찰에게 저항하다 목숨을 잃은 오빠를 둔 버들은 대의를 품고 떠나는 남편에게 살아 돌아와야 한다고 당부하였습니다.

 

    딸만 다섯을 둔 덕삼은 아들을 얻기 위해 하와이로 와서 노동하며 지냈습니다. 사진결혼으로 홍주를 아내로 맞은 덕삼은 아들 성길을 얻은 뒤 아들과 함께 고국으로 떠났습니다. 홍주는 병든 시모를 봉양하는 덕삼의 전처를 생각하며 아들을 떼어 보내고 버들과 함께 세탁소 일에 매달렸습니다. 아들을 떠나보낸 빈자리를 채우기라도 하듯.....솜씨 좋은 버들과 일감을 몰아오기를 잘하는 홍주와 함께하는 시스터즈 런드리 사업은 조금씩 번창해 갔습니다. 남편을 잃고 함께 지내던 송화는 딸을 낳은 뒤 무병이 더 심해져 고국으로 돌아가고, 딸은 버들이 친딸처럼 키우며 가슴에 품은 펄을 대신하였습니다.

 

   자신을 위해, 나답게 살기 위해 춤을 추며 살고 싶은 펄은 뒤늦게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지만 전도유망한 오빠의 돌연한 군 입대 결정으로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음을 굳힙니다. 하와이에 온 세 엄마를 의지하며 생활해 온 펄은 자신을 낳아준 엄마, 키워준 엄마, 함께 지내게 해 준 엄마의 삶을 떠올립니다. 새로운 세상과 만나 성장하는 자신을 그리며 꿈을 찾아 어진말을 떠나 하와이로 이주한 엄마들은 갖은 풍파를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왔고 살아갈 것입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내려는 이들의 생명 의지를 톺아보며 펄은 오롯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섰습니다.

    ‘선택한 내 삶의 여정에 축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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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고맙습니다. | 이벤트 당첨 2021-09-0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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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예스24 입니다.
조남주『우리가 쓴 것』 리뷰 이벤트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1등 -1명 (문화상품권 15만원)
nopa***

화이자 2차 접종을 하루 앞둔 날

불안한 소식들을 잠재울 만한 소식에 놀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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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를 충족하며 책임 있게 사는 삶을 지향한다 | 독자의 소리 2021-08-2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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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X문화일보 국민서평프로젝트 참여

[도서]욕구들

캐럴라인 냅 저/정지인 역
북하우스 | 2021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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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잇따른 데도 온라인 마케팅을 주도하는 다이어트 시장은 수그러들지 않은 채 팽창하고 있다. 뱃살을 빼어 S자 몸매를 유지하기 위한 다이어트 방법도 각양각색이라 어느 것을 선택할지 헷갈릴 정도다. 여성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날씬한 여성은 외모로 매력을 발산하며 시선을 끈다. 살찐 여성을 혐오하며 살집 있는 여자는 게으름의 표본처럼 여기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정서적 공허를 먹고 번성하는 소비주의는 쇼핑 중독을 초래하였고, 강박적인 거식증은 알코올을 섭취하며 두려움을 상쇄하여갔다. 스트레스, 채우지 못한 허기, 두려움을 덜어내려는 욕구는 소비를 낳았고 필요 이상의 소유는 또 다른 허기를 낳았다.  짧은 생을 살다 간 저자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사생활  보호와는 거리를 두고 자신이 경험한 고통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여성 스스로  신체를 혐오하는 시선을 거두고 거식증 같은 섭식 장애를 벗어나 뚱뚱하더라도 자신을 존중하며 살기를  바랐다.

 

   수요와 공급자기 파괴적인 비정상적 섭식행동으로 강마른 몸을 유지하여 온 저자는 허기를 견디며 집요한 다이어트에 매달렸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말랐다는 말을 들으려 애쓴 흔적은 거식증이라는 섭식 장애를 낳았다. 저자는 지금껏 욕구를 한껏 만족시키며 살기보다는 이를 통제하고 최소화하며 지내온 시간을 탈피하기 위해 욕구들이 어떻게 구속되어 왔는지 살핀다. 뼈아픈 통한으로 남는 경험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대목에서는 연민의 눈길을 거두기 어려워진다. 먹고 싶은 욕구를  억제하고 허기를 통제하며  다이어트를 계속해 온  시간은 스스로에게 내리는 가혹한 징벌이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여겨왔으면서도 몸과 마음이 분리되었던 시절을 회고한다. 자신에게 가혹한 벌을 내리듯 정해진 시간 극소량을 먹으며 허기를 생활의 방편으로 삼았던 기간을 벗어나기까지는 자기 성찰이 필요했다. 심리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하는 통찰로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식들을 양육하는 부모의 태도는 자녀들이 커가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균형이 잡히지 않은 상태로 결합한 부부는 슬하에 아들과 쌍둥이 딸을 두었지만 아내의 욕구는 가정 관리라는 미명 아래 묻혀왔다. 화구를 가까이 하던 어머니는 가정을 꾸리는 일이 우선이었고, 자식들 양육을 도맡아 행하였다. 자신의 욕구를 살피며 욕구를 충족하는 일과는 점점 멀어진 자기 부정의 역사는 딸에게도 전해져 딸은 내면의 욕구를 스스로 옥죄며 지내왔다.

 

   지난시간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인지 고민이 많은 저자는 여성이라는 성적 프레임에 갇혀 지냈음을 스스로 통찰한다. 거식증의 수렁에서 나온 저자는 생애 주기 별로 스며든 욕구를 불러내 여성의 몸과 욕구를 응시하며 갈망을 억누르기보다는 맘껏 발산하고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기를 바랐다. 선택을 바라며 성적 매력을 가꾸는 대신 상대를 선택할 수 있었다면 금기시해온 SEX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성적인 반응에 능동적이었을지도 모른다. 스스로 섹슈얼리티가 남자를 만족시키는 일과 관련된 것이라는 느낌으로 성교가 이뤄졌음을 직시하며 여성의 능동적인 섹슈얼리티를 지향하기에 이르렀다. 여성들이 허벅지에 살이 쪄 두 다리가 밀착되더라도 자기혐오나 질책 없이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며 내 몸을 사랑할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내면의 욕구를 충족하며 나답게 살아가는 지금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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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을 위해 내 뜻을 비우는 연습부터 | 독자의 소리 2021-08-1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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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완전한 행복

정유정 저
은행나무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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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은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로 시작한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이들은 저마다 행복을 갈구하며 지낸다. <<완전한 행복>> 속 유나 역시 자신이 정해둔 기준에 맞춰 행복한 가정을 이루려 했다.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 가는 것.’

행복한 순간이 더해지는 셈이 행복이라는 은호에게 아내 유나는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 했다. 지금껏 유나는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기는커녕 모든 일이 자신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여기며  살아왔다.

 

   ‘너 때문에 짜증이 난다.’

    는 말을 딸에게 서슴지 않는 유나는 반달 늪이 있는 시골집에 들러 잔혹한 일을 벌일 때가 있다. 민서기· 믹서· 칼 등으로 돼지고기로 오리 먹이를 능숙하게 만드는 엄마와 지낼 때면 지유는 엄마가 정해놓은 많은 규칙을 따라야 했다. 착한 딸은 엄마에게 부정적인 답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유나는 딸 지유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며 길들여왔다. 딸의 생각은 고려하지 않고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어기면 벌을 주는 엄마였다. 엄마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날에는 유치원생 딸을 보육원으로 내모는 일도 서슴지 않는 가학성을 띠었다. 영악한데다 눈치가 빠른 지유는 지배력을 행사하는 엄마의 뜻대로 움직이거나 침묵하여야 했다. 유나는 가족들의 음식 기호와는 달리 온 가족이 함께하는 자리에서도 자신이 즐기는 음식 굴라시를 만들어 식탁에 올릴 정도로 자기 본위로 살아왔다.

 

    부모 사정으로 언니 대신 시골 조부모 집에 따로 떨어져 지내야 했던 동생 유나는 그 상황을 전부 언니 탓으로 돌렸다. 할머니 네에서 지낸 시간, 유나는 조부모의 사랑을 받기는커녕 고통을 겪으며 지낸 시간을 언니 재인 탓으로 돌리고는 성인이 되어서도 언니를 도둑년이라 부르며 괴롭혔다. 착한 딸 콤플렉스에 빠져 지낸 재인은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감내해야 할 몫이라 여겼을 뿐이다. 재인은 대학 시절 스스럼없이 잘 지낸 준영과 동생 유나가 결혼하는 맥락 없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자매간의 거리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서로 엮이지 않고 제 갈 길을 찾아가는 것이 나은 길이라 여기며 지내왔을 터이지만 엮일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자매 사이에 운명의 고리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채워지곤 한다.

 

    엄마의 이혼 후 주중에는 외가에서 생활하는 지유는 주말에는 새아빠 네로 가서 지낸다. 은호 역시 어머니 집에서 지내는 아들 노아를 데려와 함께 보내지만 결이 다른 시간을 보낸 가정의 재결합은 화목한 가정으로 재탄생하지 못하였다. 실패가 인생의 패턴이 될까 두려운 은호는 먼저 백기를 들고 상대의 주장을 받아들임으로써  불안정한 가정을 유지해왔을 뿐이다물불을 가리지 않는 양극단의 성격을 보이는 유나는 짐을 챙겨 지유와 함께 집을 나간 뒤 존재한다는 말로만 들었던 처형 재인을 만난 은호는 감당하기 힘든 요소가 도처에 매복해 있음을 알아차렸다.

 

   아내와의 결혼으로 뭘 감당해야 하는지 미리 알았다면, 그래도 결혼했을지 확신하기 힘든 은호는 이혼 후 바이칼 호수에서 만났던 유나를 떠올린다. 바이칼호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호수로 다양한 생태 동식물의 보고이다. 은호는 한없이 넓은 호수, 끝 간 데 없는 시원을 찾아 이혼의 상흔을 녹여 풀어 넣고 싶은 마음이 동한 자리에서 높은 음으로 깔깔 웃는 유나의 치명적인 매력에 현혹되었다. 첫 결혼 실패 후 은호는 지는 것이 망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유나와의 쉽지 않은 재혼을 이어갔다. 은호는 감정 표출에 완벽하게 응하는 유나와의 결혼 생활이 쉽지 않았지만 아내와의 결혼에 책임을 다하고 싶었다. 그의 바람과는 달리 유나와의 결혼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노아의 돌연한 죽음으로 아들을 잃은 충격과 살인 혐의에서 동시에 벗어나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은호는 유나와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

 

   삶의 매 순간 몰입하여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풀어가려는 여자 유나는 자해를 하거나 가해를 하며 타인의 삶까지 깡그리 짓밟는 인권 유린을 자행하였다. 한 번 제 것은 영원한 제 것으로 자리하길 바란 유나는 제 것이 남에게 넘어가는 일을 용납하지 않았다. 자기 안에 거울을 품고 사는 유나는 자신을 여왕이라 말해주는 마법의 거울을 지니고 있었음을 은호는 뒤늦게 알아차린다. 유나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한 남자들은 졸음운전으로 죽음을 맞았고, 이혼 후 딸의 얼굴을 보겠다는 전남편 준영은 반달 늪이 있는 곳에서 행방이 묘연해졌다. 신재는 서준영의 실종과 유나의 행방이 관련 있을 것이라 여기며 그녀의 뒤를 밟다 죽음의 고비에 이르러서야 동생의 가학성이 지나친 자기애에서 발로된 행동임을 알아차린다. 은호 역시 아내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면서도 사랑하는 아들을 잃고 직장까지 잃은 극한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자기 환멸에 이르렀다.

 

   ‘마리아, 마리아

   사랑하는 마리아................

   그대를 잊으려고 꽃을 꺾었네.

   눈물을 흘리면서 꽃을 꺾었네.’

   아버지가 즐겨 부르던 노래는 음울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애절한 그리움을 돋운다. 선택의 연속인 인생을 살다 보면 운명의 힘 같은 것이 작용하여 원치 않는 길로 빠져들어 헤어나기 힘들 때가 있다. 끝없는 미로 속을 헤매듯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외부적 힘에 끌려 나락으로 전락하여 회생불능의 상황에 이를 때가 있다타인에 대한 공감 없이 자신의 생각만을 밀고 나가는 한 인물로 인해 여러 사람의 인생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그 생각이 옳지 않다고 수정을 요구하거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였을 때는 반사회적인 행동도 삼가지 않는 그녀의 극악무도한 가스라이팅은 어린 딸에게까지 이뤄졌다. 자신에게 도취되어 생각의 오류를 정정할 생각조차 갖지 못한 채 타인의 인격까지 짓밟아서라도 완전한 행복을 이루려는 유나의 뜻은 꺾였고 이를 견디지 못한 그녀는 비극을 초래하였다. 내재된 불행의 요소를 제거하여 완전한 행복을 이루려 했던 그녀는 관계 파탄을 야기하여 불완전한 행복에 이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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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을 걷는 제자들과의 1박 2일 | 마음 나들이 2021-08-0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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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캉스 : 읽고 싶은 책 참여

폭염이 연일 계속 이어진다. 간간이 부는 바람도 후텁지근하여 체감 온도는 더 높아진다. 코로나19 확진 발생이 네자릿수를 잇고 확진 기록을 경신하는 일상이라 마음놓고 만남을 잇기도 힘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학을 맞아 두 제자와 함께 구례로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제자 둘은 고등학교 동기, 대학 선후배로 인연을 함께한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 이들의 성장을 응원하며 교육 현안에 대해서도 함께 의견을 나누는 동지로 자리한다.

만남의 횟수는 그리 많지는 않지만 우리는 만났다 하면 새벽까지 대화하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였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그런 자리를 마련하지 못하였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여 아쉬워하던 중 남제자가 운전할 테니 1박 2일 일정을 제안하여 득달같이 달려들어 함께 길 위에 섰다.


 

구례로 가는 길 맑은 하늘 아래 구름은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산봉우리를 어루만진다. 원격수업을 계속 하는 고충에서부터 러시아 학생들에게 지역 학생들이 위축되어 있는 점, 학부모와의 갈등 등을 털어놓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나 보니 어느 새 구례읍이다. 2020년 수해 후 재정비를 한 구례 시장 안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 뒤 천은사로 향하였다. 볕이 뜨거워 카페에 앉아 창밖의 못 위로 윤슬을 보노라니 눈이 부셨다.

경기도에서 내려 온 제자는 선생님과 친구에게 줄 선물이 있다면서 <<어린이라는 세계>>를 건넨다. 독서 모임을 꾸준히 하면서 나이 들어도 순수함을 잃지 않고 세파에 물들지 않는 사제 지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삼십대 초반의 제자들과의 인연은 청춘 시절 만난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만나는 여선생과의 연애담에서부터 이전 연애 상대와의 이별 후 헛헛함을 달래며 기뻐하고 마음 아파하는 우리이다. 제자들도 머지 않아 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갈 테고 만남의 횟수는 점점 줄어들겠지만 지금 이 순간 함께한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진다.

 

황 선생 건네 준 책을 읽기 시작하였네. 자네와 함께여서 내 인생은 더 다채롭고 풍요로워졌다네. 잊지 않고 안부를 묻고 기념일 선물을 보내면서 명절 때는 선생님을 꼭 찾아서는 사는 이야기를 나눠줘서 고마워. 책은 읽고 우리 셋이 함께하는 단톡방에서 책 이야기를 나눠 보세. 함께여서 더 행복한 선생님이~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저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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