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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3 개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야밤독서 11/26 가재가 노래하는 곳(완독) | 가재가 노래하는 곳 2019-11-2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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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습관 캠페인 참여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저/김선형 역
살림출판사 | 2019년 06월


*'예스블로그 독서습관 캠페인'에 참여하며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결말 스포일러 있습니다.


1) 독서 시간과 읽은 페이지

밤 10시 ~ 11시 40분

327 ~ 459쪽 


2) 읽은 책에 대한 감상

체이스 앤드루스 사망 2개월 전, 8월에 낚시를 나온 친구 두사람이 목격한 진실. 체이스가 카야를 강간하려고 했다. 체이스에게서 벗어나 필사적으로 도망치면서 카야는 '다시 자신을 건드리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한다. 검사와 변호사는 이 증언을 서로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검사는 카야가 체이스를 증오하고 있었다는 점에, 변호사는 카야가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요받았고, 저항하자 공격당했기에 반격했다는 점에. 


아침에도 부스러지는 치즈는 먹었다. 얼굴은 이제 녹색과 보라색으로 시커멓게 변색되고 눈은 삶은 달걀처럼 부풀어올랐다. 목은 뻣뻣하게 굳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윗입술은 한쪽이 엽기적으로 뒤틀렸다. 엄마처럼, 괴물 같은 몰골이 되어 무서워서 집에도 가지 못하고 있었다. 느닷없이 카야는 엄마가 왜 참았고 엄마가 왜 떠났는지 선명하고도 뚜렷한 깨달음을 얻었다. "엄마, 엄마." 카야는 속삭였다. "이제 알겠어. 이제야 엄마가 왜 떠나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는지 알았어. 몰라서 미안해.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 카야는 머리를 툭 떨어뜨리고 흐느껴 울었다. 그러다가 홱 고개를 젖혀 높이 치켜들었다. "난 그렇게는 살지 않을 거야. 언제 어디서 주먹이 날아올까 걱정하면서 사는 삶 따위 싫어." 

339쪽.


카야는 물의 경계로 걸어갔다. 체이스느 이대로 포기할 사람이 아니다. 혼자 외톨이로 사는 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두려움에 떨며 사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352쪽.


"테이트, 부탁이야, 나를 잊어야 해."

"한 번도 너를 잊은 적 없고, 앞으로도 잊지 않을 거야, 카야."

"이제 내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잖아. 난 남들과 어울릴 수가 없어. 그 세상의 일부가 될 수 없단 말이야. 부탁이야, 이해가 안 돼? 무서워서 아무하고도 가까워질 수가 없어. 못 하겠어."

361쪽.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카야는 갈매기나 고양이를 생각하면서 집중을 하지 못한다. 변호사 톰은 유능한 사람이었고, 검사 측은 너무나 부실하게 이 사건을 수사했다. 그들은 카야가 사건 당일 망루에 있었다는 사실 조차 증명하지 못했다. 그리고 배심원은 무죄 평결을 내린다. 


대신 우리는 그녀에게 늪지 쓰레기라는 딱지를 붙이고 거부했습니다.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사 숙녀 여러분, 우리와 다르기 대문에 캐서린 클라크를 소외시켰던 건가요, 아니면 우리가 소외시켰기 때문에 그녀가 우리와 달라진 건가요? 

421쪽.


카야는 테이트와 결혼해서 판잣집에서 죽을 때까지 산다. 허름했던 집이 고쳐지고 살림살이가 늘어나고, 가족들이 드다드는 사랑과 애정이 있는 공간이로 변한다. 비록 둘 사이에 아이는 생기지 않았지만 그럴 수록 부부의 사이는 돈독했다. 카야가 죽고 나서 테이트는 마룻바닥 밑에 비밀 방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카야가 시를 써서 출판사에 투고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시인으로서의 그녀의 가명이 어맨다 해밀턴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꽁꽁 숨겨두었던 의미심장한 시 한 편과 체이스가 죽던 날 사라진 조개목걸이가 발견된다. 테이트는 카야의 손글씨로 쓰인 시를 전부 태워버리고 조개 목걸이는 해변에 부서진 조개들이 있는 곳에 떨어뜨린다. 


카야의 고독은 늦게나마 테이트와 조디 오빠의 존재로 채워진다. 그러나 그녀는 삶의 고난을 헤처나가는 방식을 자연에서 배웠다. 암컷 사마귀와 숙녀 반딫불은 수컷을 유인해서 잡아 먹는다. 카야가 체이스를 제거할 거라는 복선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라고 생각했던 부분. 

재판이 열리기 전까지 두 달 동안, 카야는 보트를 타고 보안관을 따돌리려다 실패하는 바람에 보석도 못 받고 감방에 구금되었다. 카야는 '우리cage'가 아니라 '감방cell'이라는 말을 누가 처음 쓰기 시작했을까 궁금했다. 인류 역사상 이런 언어적 전환이 필요해진 어느 순간이 있었을텐데. 제 손으로 긁어 만든 붉은 갈퀴 같은 상처 자국이 팔에 죽죽 나 있었다. 헤아릴 수 없는 몇 분 동안 카야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제 머리카락을 깃털처럼 뽑아 가닥가닥 살펴보았다. 갈매기들이 그러듯이. 

궤짝을 밟고 올라서서 학처럼 목을 습지 쪽으로 길게 뻗으며 카야는 어맨다 해밀턴의 시를 생각했다. 


브랜든비치의 상처받은 갈매기 


날개 달린 영혼아, 너는 하늘을 춤추었고

새된 비명으로 새벽을 놀래켰지

닻들을 좇고 용감히 바다에 맞서고

다시 바람을 타고 내게 돌아왔지


날개를 부러뜨렸구나. 그 날개가 땅에 끌려

모래 위에 너의 흔적을 새겼구나.

깃털이 부러지면 너는 날 수가 없지

하지만 죽을 때를 누가 결정한단 말이니?


너는 사라졌지, 어디로 갔는지 몰라

하지만 네 날개 자국이 아직도 거기 남아 있어

부러진 심장은 날 수 없지

하지만 죽을 때를 누가 결정한단 말이니?

343쪽.


늪지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겨울에 늪에 가도 될까...) 놀라운 데뷔 소설이었다. 델리아 오언스 박사님은 또 다른 작품을 집필해서 독자들의 염원을 이뤄주실까? 


3) 기타 하고 싶은 말 

델리아 오언스 박사의 인터뷰가 실린 팟캐스트를 들었다. 박사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소설을 읽었고, 논픽션을 쓸 때에도 구조상 시작,중간,끝이 있었기에 소설을 쓰는 전향에 거부감이 없었다고... 허허... 이 분은 천재인가... 보통 사람은 안 그럴 것 같은데... 

아프리카에서 살면서 고독에 대한 발상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녀가 있었던 지역이 굉장히 고립된 곳이었다고. 아프리카에서 돌아온 그녀는 친구들과 드디어 재회했는데, 수 많은 사람들이 있는 도시에 사는 그들도 자신과 똑같은 고독을 겪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고독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과 고독하게 사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엔딩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한다. 집필기간은 10년. 쓰다가 막히면 다시 묵혀두었다가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쓰고 그랬다고. 원고를 완성하고 나서는 가장 첫번째 책을 출판해준 출판사로 보냈다고 한다. 그곳 출판사의 지인의 도움을 받아 교정작업에 들어갔다고. 지인은 자기 출판사에서 출판은 하지 않겠지만 도와준 모양이다. 교정을 마친 후에 다른 출판사로 원고를 보냈다. 

이 책을 발굴한 사람은 배우 리즈 위더스푼. SNS에 익숙하지 않지만 에이전트에서 강조해서 시작했다고 하는데 귀여우시다. 작중에 카야가 쓴 시가 많이 나오는데, 시를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평생 써왔다고... 

그리고 가장 좋은 소식은 벌써 두 번째 작품을 쓰고 있고 <가재가 노래하는 곳>처럼 사회과학 드라마를 계속해서 쓰고 싶다고 한다. 미스터리, 스릴러, 러브스토리 거기에 더해 인간의 행동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 네가지 요소가 들어간 글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활발히 활동할 작가이자,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한 사람 더 늘었다는 게 정말 기쁘다. 


다음엔 어떤 책을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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