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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켄 리우 저/장성주 역
황금가지 | 2018년 11월


1)

5:10 ~ 6:30

473 ~ 567쪽.


2)

마지막 단편이자, 최고였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들>을 읽었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밥먹으면서 읽지 말기를) 뵘기리노 입자를 이용해 과거의 특정 순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 존재한다는 설정. 그러나 한 번 돌아간 특정 순간으로는 다신 돌아갈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에번 웨이는 731부대 희생자의 유족 릴리언  C. 장와이어스를 과거로 보냈다. 릴리언은 생존자가 한 명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헤어진 고모(당시 열일곱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어했다. 

회의론자들, 부정론자들은 늘어났고, '시간 여행 전면 중지 협약'에 서약하는 나라가 늘어났다. 결국 국가 안보라는 명분하에 결국 웨이의 관측 장비는 파괴되었다.  

과거 여행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인적 용도로 써도 되는가? 과거 여행으로 인해 생생하게 발굴된 역사는 누구의 것인가? 과거에 행해진 악행은 누구의 책임인가? 여러가지 질문들을 하게 만든, 내 영혼의 중심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단편이었다. 


에번의 논리는 도덕적 관점에서 찬반이 엇갈렸습니다. 희생자들이 겪은 수난은 어디까지나 사적인 고통일까요? 아니면 기본적으로 모두가 공유하는 역사의 일부로 봐야 할까요?

503쪽.


웨이 박사가 품은 신념의 핵심은 진정한 기억 없이는 진정한 화해도 없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양국의 국민 개개인은 희생자의 고통을 공감하지도, 기억하지도, 체험하지도 못했습니다. 우리가 역사라는 함정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려면 먼저 우리 개개인이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스스로에게 들려줄 수 있는, 개인화된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웨이 박사의 계획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로 그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531쪽.


'기리노 입자 관측법'의 일회성 또한 깊이 우려되는 점입니다. 그 기술은 연구하는 대상 자체를 파괴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역사를 목격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주장하면서 역사 자체를 지워 버리는 것입니다. 그 기술을 통해 다른 증인이 이미 경험한, 따라서 소모되어 버린 역사의 한순간으로 다시 돌아가기란 불가능합니다. 개별 목격 증언을 해당 증언과 별개로 검증하기가 불가능하다면, 그런 기술로 과연 어떻게 실제의 진실을 구축할 수 있겠습니까?

540쪽.


진실은 연약하지 않고, 누가 부정한다고 해서 훼손되지도 않습니다. 진실은 아무도 진짜 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숨을 거둡니다. (중략)

그건 우리가 아직 모른다는 뜻입니다. 투명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과거, 더는 침묵시킬 수도 잊어버릴 수도 없는 과거로 뭘해야 할지를 모른다는 뜻이지요. 당분간, 우리는 이대로 망설일 겁니다. 

558쪽.  


민들레 왕조기도 꼭 읽어봐야겠다. 


3) *'예스블로그 독서습관 캠페인'에 참여하며 작성한 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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