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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기회되면 꼭 읽고 .. 
초란공님. 이 주의 우수리뷰 선정 축.. 
문학동네 출판사의 패싱을 읽고 나서 .. 
재밌게 잘 보았어요ㅡ추천합니다 
사진이 정말 귀엽게 나왔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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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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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 2019 겨울호 - 윤재철 시인의 ‘방배6구역’을 읽으며 | 기본 카테고리 2019-12-1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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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6구역 읽으며

윤재철 지음 | [창비]

 

 

「주인 떠난 빈집

   대문에는 출입금지 노란 테이프 두르고

   철거 예정 딱지 붙은

   이미 갇혀버린 좁은 마당 한켠에

   70년대생 늙은 감나무

 

   아직도 푸른 잎사귀 사이로

   주황색 가득 매단

   골목길 내다보고 있다

   벌써 무릎만큼 자란 풀들은

   길바닥으로 내려서고

 

   들여다보는 사람 하나 없이

   이별은 발밑에 있는데

   70년대80년대90년대2000년대2010년대

   아무 의심 없이 내려섰던

   지층은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감나무는 이별을 모른다

   단지 겨울 지나며

   도시 어딘가 숨어 사는 텃새들

   마지막 사랑처럼 날아와 맞출

   주황색 가득 매단          

 

 (계간지 《창작과비평》 2019 겨울호, 109-110)

 

 


 

[서툰 감상]

 

솔직히 고백하자면 시를 어떻게 읽어야할지 모르겠다. 시나 소설은 내게 외계어나 마찬가지다. 소위 문과생들에게 수식이 가득 과학책이 어떻게 보일지를 생각해보면 비슷하지 않을까? 오랫동안 나는 시를 모르겠다고 말하기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해하지도 못할 시집을 사서 만다라처럼 책상 앞에 놓아두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문학계간지를 읽어보는 경험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도 호기심을 가지고 나의 심리적인 벽을 넘어보려 시도해본다. 일단 그냥 글자를 따라 읽어나간다. 사실 어떤 시가 가장 마음에 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잡지에 실린 중에서 윤재철 시인의 방배6구역이란 시를 읽다가 어떤 기억을 떠올렸기에 나는 시를 읽으며 떠오른 단상을 글로 잡아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본 것이다.

 


서울이란 대도시를 바라볼 때마다 떠오른 생각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지녀왔던 무언가를 망각하기로 결심한것이 아닐까하는 점이었다. 도시의 골목 골목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고, 살던 사람은 장소를 떠나고 있다. 내가 어렸을 살던 집터는 이제 건물과 간격이 거의 없을 정도로 들어찬 오피스텔이 들어서있다. 사실 재개발 구역 뿐만 아니라 서울의 상가들은 점점 어디론가 빠져나가고 있다.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서울 시내에는 임대라는 글자를 걸어둔 상가가 많아지고 있다. 반면 어디에선가는 새롭고 번듯한 대형상가 혹은 백화점과 같은 몰이 등장한다. 언젠가 이태원 재개발 지구에 올라가본 적이 있다. 이태원 역에서 골목길로 올라가면 인적이 드물고 출입금지 테이프가 둘러쳐진 집들을 있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집들과 앙상한 나무 혹은 인적이 없는 마당에 수북히 났던 잡초의 흔적들을 있다. 윤재철 시인이 방배6구역에서 묘사한 바로 풍경을 있는 것이다.

 


시에서는 아직 푸른 나뭇잎이 달려 있지만, 시간이 지나 한겨울이되면 푸른 감나무잎마저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에는 주황색 감들만 매달리게 것이다. 이태원 재개발 구역을 다녀볼 , 여름 사람이 관리하지 않아 마당에 무덤마냥 수북하게 자라난 잡초와 내부의 곳곳에 둘러쳐진 거미줄을 기억한다. 아직 재래주택이 모여있는 골목길 담벼락에는 심심치않게 감나무가 서있는 것을 발견할 있다. 주인없는 감나무들은 언제 베이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올해도 나뭇가지 가득 감을 내놓는 것이다. 아직 나무에 매달린 감들을 보며 상상해본다. 감나무가 처음 감을 열기 시작했을 무렵, 시부모를 모시고 신혼살림을 시작한 어느 며느리가 한가득 매달린 감을 따는 모습을 말이다. 며느리는 작은 바구니에 가득 감을 담아 이웃과 나누어 먹었을 법하다. 어렸을 보았음직한 이런 풍경은 이제 이상 없을지도 모른다. 주인이 떠나고 철거가 예정된 집들과 감나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윤재철 시인의 시는 어쩌면  인간이라는 글자와 이별이 예정된 우리의 모습을 경고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너무 유치한 감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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