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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과 인간애가 충만한 삶을 보고 싶다면, 올리버 색스를” | 기본 카테고리 2020-10-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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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로런스 웨슐러 저/양병찬 역
알마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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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내시나요올리버 색스 박사님?

로런스 웨슐러(Lawrence Weschler) 지음 양병찬 옮김 | [알마]

&

올리버 색스의 오악사카 저널

김승욱 옮김 | [알마]




호기심과 인간애가 충만한 삶을 보고 싶다면올리버 색스를



오늘은 올리버 색스에 관한  두권을 위주로 살펴보려 한다올리버 색스의 사망(2015) 이후 이제 5년이 지났다 와중에 작년(2019) 미국의 문학 중심의 잡지 <뉴요커> 전속작가였던 로런스 웨슐러가 올리버 색스 평전 And How Are You, Dr. Sacks? 세상에 내놓았다국내에는 그리고  지내시나요올리버 색스 박사님?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었 나왔다.  박식하고 박물학자와 같은 면모를 지닌 색스는 평생 호기심어린 관찰자로서 지냈다호기심으로 충만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엉클 텅스텐이란 책을 재미있게 읽었고노년에 성인이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반추해본 자서전   무브 흥미롭게 읽었더랬다이런 기억을 떠올리며 타인이 바라본 올리버 색스의 모습을 상상해볼  있었다.


     올리버 색스의 평전을 저술한 로렌스 웨슐러는 색스가 30대일  처음 만나 그가 82살에 세상을  때까지 반세기에 가까운 교류를  인물이다올리버 색스의 임상기록보다도  개인적인 일기(오악사카 저널) 3자가 기록한 평전을 동시에 읽으면서  인물에 대한 이미지를 보다 선명히 그려볼  있었다다만 대상에 대한 묘사를 사후 기록만으로 파악하여 전달하는 경우보다 저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조심스럽고 부담되는 일이었을 것이다상대방을 옆에서 오래시간 지켜보고 교류해왔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글에는 거짓이나 지나친 미화가 있어서도 안되겠지만상대방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에피소드와 습관성향 등을 파악하고 있기에 평전을 읽게  독자에게 대상이 어떤 이미지로 남게  것인지를 분명히 고민했을  같다저자는  책에서 조심스럽게 그러나 솔직하게 색스의 면모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그리고  지내시나요올리버 색스 박사님? 다른 평전과 달리저자가 색스와  세기에 가까운 교류를 통해 모아둔 메모와 함께 색스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를 제공하고 있고저자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와 가정사가 색스와 함께 하나의 직물처럼 짜여 있다저자의 가족들도 색스와 많은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는 올리버 색스라는 인물을 재구성하기에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할  있다저자인 웨슐러는 폴란드계 유대인이다 점은 러시아에서 영국으로  유대인 이민자의 후손이자 글을 쓰는 올리버 색스와 많은 점에서  통했을  같다오랜 시간 나누던  사람의 대화 기록과 메모는 계속되었지만처음 색스의 전기를 쓰려던 1984년에 색스의 요청으로  작업은 중단되었다그리고 무려 30년이 지나 색스가 사망하기 직전인 2015년에 색스는 저자에게 전기를 마무리 해달라고 부탁한다그러니까 애초에 웨슐러가 쓰려고 했던 전기에 30 년에 걸친 교류가 이번 평전에  추가된 셈이다.


     웨슐러가 그려내는 색스의 모습은 무엇보다 엄청난 다독가로서의 모습이다자신의 전공인 신경학은 물론이고시와 소설 등의 문학과 철학 밖의 논픽션 등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독서가의 이미지를 선명히 보여준다저자가 기록하는 색스의  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20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독서의 유일한 가치는 지식 습득하기 아니라 새로운 의문 품기였어.”(282)


올리버 색스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그가 사람들과 나눈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인물의 천진난만한 호기심과 상상력뿐만 아니라 강박증도 발견할  있다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면 색스의 독서는 엄청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강박적인 독서로도 보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역시 중시했던 것은 결국 저자들이 제공하는 지식의 권위에 압도되기 보다 여기에 맞서는 , ‘의혹을 품고 질문을 던지는  더욱 중요하다는 말로 요약해볼  있다.


     종종 등장하는 색스의 강박증적인 모습은 본인이 저술한 책들을 통해서 독자가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는 있겠지만3자가  평전을 통해서도 그려볼  있었다자신이 남다르며뛰어나다는 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 인지하고 고민했을 내밀한 생각들은 이렇게 웨슐러가 모아둔 메모를 통해 빛을 보게 되었다.


영재는 허영과 나르시시즘의 끔찍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법이야. (…) 나는  때부터 그런 압박감을 느꼈던  같아.”(460)


이런 표현을 자신의 자서전에서 쓰기란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웨슐러가 색스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바라본 것은 재능이 많고 완벽해 보이는 인물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다라는 점이다웨슐러는 때로 엄살과 지나친 강박증  건강 염려증을 보이며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내면의 어린아이를 발견하고 이를 신뢰와 애정어린 시선으로 색스를 한결같이 바라보았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지 궁금했던  저자가 올리버 색스의 사망 소식을 듣고 기쁨 눈물을 흘렸던 이유였다 정서는 과연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일까내가 공감이나 상상력이 부족해서 인지도 모르겠지만 독후기록을 쓰면서  가지 실마리를 찾을  있었다.


1984 말에 쓰려던 올리버 전기를 2019년에 마무리하게  것은 바로  때문이다.”(523)


만약 내가 유명인인 누군가와  세기 가까이 교류하며  사람의 많은 일상장점  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상상해보자나는  사람에 대해 인간적인 애정과 존경을 동시에 갖고 있다그런데 이제 30년이 넘게 시간이 흘러서  지인이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만약 내가  사람에 대한 전기를 오랫동안 쓰고 싶었는데진전없이 중단되었다가  사람의 죽음에 앞서 다시 시작할  있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무엇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내가  대상보다 먼저 사망하지 않고 그에 대한 전기를 마무리할  있게  것이 기뻤을  같다그렇지 않을까나는  사람의 삶을 정리해보겠다는 일생의 목표가 다시 생기고 사람과의 좋았던 추억을 다시 떠올리며 상대방의 현존을 놓치지 않고 계속 함께   있게  것이다나는 아마도  점에 우선 감사한 마음이   같다웨슐러가 올리버의 부음 소식을 들었을  기쁨의 눈물을 흘린 배경에는 오랜 세월 가슴 속에 담아 두었던 이런 감정과 소회가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웨슐러가 나를 압도한  번째 감정은 반가움과 고마움이었다.’(625)라고  대목에서 이를 다시금 확인할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앞서 잠깐 언급했던 보다 개인적인 텍스트로 가본다올리버 색스의 오악사카 저널 아마추어 식물 애호가로서특히 소철과 같이 오랜 역사를 품은 양치식물을 좋아했던 색스의 색다르고 개인적인 여행 기록이다. “나는 지금 양치류 탐방여행을 위해 식물학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마난려고 오악사카로 가는 중이다.”(13) 시작하는  문장에서   있듯이저자의 흥분감과 기대감을 그대로 느낄  있다색스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 잡식성 독서가의 면모를 지녔지만무엇보다 개인적인 이야기와 학문적인(지적인이야기가 어우러져 있는 글을 좋아했던 모양이다그래서 19세기 박물학 연구자들의 여행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다윈의 저서들 뿐만 아니라 다윈에게  영향을 주었던 알프레드 월리스와 알렉산더  훔볼트의 탐사여행기를 좋아한 것에서도 이를 확인할  있다.


      책은 양치류에 열광하는 식물 덕후들이 멕시코의 오악사카로 날아가서 다양한 양치류를 살펴보고 자신들의 애정을 확인하는 여행에 관한 책이다물론 저자는 식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담고 있으면서도 멕시코의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놓치지 않는다코르테스를 비롯한 스페인 정복자들이 멕시코에   1500 명이던 아즈텍인들이 50 이내에 300  정도로 감소한 역사에도 주목한다정복자들에 의해 학살당하고 노예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다백인의 입장에서 색스는 반성적인 입장에 있는 편이었던  같다물론 색스의 다른 저서에서도 이런 점들을 짧게 내비치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문제를 텍스트에서 풀어내지는 않는  같다내가 이해하는 색스의 입장은 백인으로서 이러한 역사의 문제를 예민하게 주시하고 인지하는 인물이다하지만 이런 사실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이를 독자에게 제시해주는 질문하는 생각거리를 던지는   가깝다.  


      책은 식물과학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통찰이 담겨있지만인간에 대한 관심과 관찰을 놓치지 않는다바로 집단 속에서 느끼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기록을 빼놓지 않는다색스가 나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136)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처럼 그가 평소에 담아두고 있던 심정을 엿볼  있었다.  10일간 함께  무리 속에서 색스는 유일하게 동행인 없이 홀로 참가했다외로움을 느끼면서도 글쓰는 사람으로서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도 보인다내성적인 나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다소 불안해하곤 하는데유명인이면서 수많은 환자를 대하던 색스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하지만 오악사카에서 그가 만난  집단에 대한 감정은 무엇보다 기쁨이었다소속감에 대한 기쁨일행에는 레즈비언게이 커플도 있었는데참가자들 모두 서로 다른 조건과 무관하게 식물학에 대한 사랑만으로 상대방을 포용하고 강한 유대감을 느낀다색스의 평전에서도 발견할  있었지만내가 보았던 색스의 관심받고자 하는 내면의 어린아이  덕후들의 모임에서 비로소 편견 없는 관심을 받고 만족감을 느꼈던  같다.


     한편 나는 여행일기를 읽으면서 오늘날 현대인들이 자연과 얼마나 괴리되어버렸는지도 느낄  있었다색스는 오악사카에서 술을 전문으로 담그는 마을염색을 전문으로 하는 마을  1,000 넘게 나름의 기술을 전통으로 유지해온 마을을 인상깊게 기록하고 있다소위 문명 사회에서  사람의 눈에 비쳤던 점들에 주목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색스는 이렇게 자신의 소회를 밝힌다.


 발전되었다는 우리 문화와는 얼마나 다른가우리 문화에서는 누구도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법을 모른다펜이나 연필은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 필요한 경우에 우리가 그것들을 직접 만들어   있는가?”(156)


우리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요즘도 거리를 걷거나 어느 장소에 가면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때가 있다우리   얼마나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하는지 모른다나의 생존 하나 하나가 타인의 손에 지나치게 달려있는 형국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우리는 우리 삶의 요소를 지나치게 외주화해버린 것은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물론 모든 사람들이 도시에 살면서 타샤 튜터 할머니처럼 스스로 사과를 재배하여 수확하여 사과주스를 만들고양초를 직접 만들며다양한 채소를 키워서 식탁에 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이미 도시에 사는 우리에게 도시는 우리의 자연 되어버린지 오래다하지만 젊은 세대가(전자기기를 다루는 능력 외에때로는 우리의 부모 혹은 조부모 세대와 달리 일상에서 스스로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하는 의구심이  때가 있다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던 것을 너무나 쉽게 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분명히 생각해볼 문제다책의 맥락과는 조금 벗어나게 되었지만색스가  말에서 잠시 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인물의 삶을 들여다보면 언제나 경이로운 면을 발견할  있다그와 동시에 인간이란  자체로 완전할  없다는 것도 함께말이다 자체로 불완전한 대상으로서(사실  표현 자체도 불합리하다인간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이점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해결될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색스가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식물 탐사 여행기에서 역시 지식과 사람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과 호기심이  전체에서 드러나는데 모습은 우리가 사람타인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특히 색스의 여행기록에서 그의 어린이 같은 호기심과 관심이 경탄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모습을 통해 이러한 단서들을 확인해볼 수도 있겠다대상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어쩌면 자연과 현대인을 이어주는 유일한 에테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간은 우주의 시간에 비해 지극히 짧은 찰나의 순간을 사는 존재다나는  인간이 남긴 유산을 찾아보고 나의 삶을 돌아볼  있다는 사실에도 경이로움을 느낀다특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다른 이들이 남긴 궤적을 찾아보면서 남은 나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내가 올리버 색스의 평전과 여행 기록  권을 통해 깨닫게  것은 나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 애정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물론 여기에는 상당한 노력 역시 필요하다는 것도 함께 말이다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 나는 삐딱한 사람, 도덕률 폐기론자, 변절자, 영지주의자 등 기존 질서를 뒤집어엎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혹되었던 적이 있었어. 그러나 지금은 도덕률 폐기론의 전통 - 사실은 전통 자체 - 에 깊이 뿌리박고 있어." (올리버 색스의 말)
-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P191

"20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독서의 유일한 가치는 ‘지식 습득하기’가 아니라 ‘새로운 의문 품기’였어." (올리버 색스의 말)
-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P282

"내 경험에 비춰보면, 사람들이 ‘타인의 노예’처럼 행동하기를 멈추고 ‘자신에 대한 주인’이 되려고 노력할 때, 열정이 폭발하여 모든 ‘순간의 기억’들을 줄줄이 소환하여 이어 붙이게 된다." (저자 로런스 웨슐러 말)
-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P538

"우리는 죽음에 직면하여 기뻐해야 한다. ‘삶의 난제’에 열정적으로 당당해 맞서 죽음을 얻어내리라 다짐해야 한다."
(저자의 딸 사라가 올리버의 부음을 듣고 저자에게 보낸 제임스 볼드윈의 구절)
-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P627

"나는 지금 양치류 탐방여행을 위해 식물학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을 마난려고 오악사카로 가는 중이다."
<올리버 색스의 오악사카 저널> 첫 문장- P13

"더 ‘발전’되었다는 우리 문화와는 얼마나 다른가. 우리 문화에서는 누구도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법을 모른다. 펜이나 연필은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 꼭 필요한 경우에 우리가 그것들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가?"
<올리버 색스의 오악사카 저널>- P156

"데이비드와 나는 마지막으로 우리들 사이의 인사를 나눈다.
‘황이철석!’
‘웅황!’
‘계관석!’ 대단한 사람이다. 나는 그에게 편지를 쓸 것이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올리버 색스의 오악사카 저널> 마지막 문장-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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