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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론자 데이비드 흄에 드디어 다가가다’ | 기본 카테고리 2020-12-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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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데이비드 흄

줄리언 바지니 저/오수원 역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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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흄

: 인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한 철학자

줄리언 바지니 지음 | 오수원 옮김 | [아르테]

 





경험론자 데이비드 흄에 드디어 다가가다

 

철학자들이 미학에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쓴 사례는 꽤 여럿 된다. 하지만 데이비드 흄이 취미의 기준에 대해 쓴 책을 언젠가 발견했을 때 호기심이 일었지만, 감히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더랬다. 또 스피노자가 심혈을 기울여 쓴 신학-정치론에서 기적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한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데이비드 흄의 기적에 관하여라는 소책자를 떠올렸다. 하지만 나는 감히 그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만 하고, 책을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데이비드 흄이라는 인물이 주창한 철학에 대해서 그동안 아무런 인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혹은 그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데이비드 흄은 많은 철학도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철학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나는 이 철학자의 철학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난감해하다가 결국 그의 책을 읽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데이비드 흄(줄리언 바지니 지음, 오수원 옮김, 아르테)을 통해 내가 그동안 이 철학자의 철학에 대해 했던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철학자이자 철학 잡지의 발행인, 편집자인 줄리언 바지니가 철학자 데이비드 흄과 그의 사상에 대해 총체적으로 접근하고자 시도한 결과물이다. 이번 리뷰는 책의 절반까지의 내용을 정리한 나름의 독후 기록이다.

 

대체로 나는 어떤 저자의 사상, 철학을 이해하려면 그 저자의 저작물을 곧바로 읽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믿는 편이지만, 철학의 경우는 항상 망설여지곤 한다. 내가 꽤 오랫동안 데이비드 흄의 저서를 지니고 있었지,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철학 연구자가 대상이 되는 철학자의 철학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 생애사적 측면, 그리고 해당 철학자의 철학이 형성된 배경, 그리고 그 철학자의 문제의식에 관한 전문가의 견해라면 주목하기 마련이다. 특히 이번 데이비드 흄의 경우가 그랬다.

 

책의 절반정도까지 정리한 바에 따르면, 무엇보다 데이비드 흄에게 큰 영향을 준 시간적·공간적 배경을 무시할 수 없으리란 점이다. 18세기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바로 이 두 종류의 정보가 인간 데이비드 흄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1711년에 흄이 태어난 에든버러는 북쪽의 아테네라고 불리던 것처럼 지적으로 파리에 필적하는 곳이었다. 당시에 에든버러의 십자가란 건물 앞에 몇 분만 서있어도 50명 가량의 천재, 박식한 이들과 악수를 나눌 수 있었다라는 말이 회자되는 것처럼, 이 곳은 개방적인 지적호기심을 지닌 지식인들이 북적이던 도시였다고 한다.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 역시 에든버러가 배출한 근대 지식인으로, 흄과 교류했다. 나아가 보수주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와 벤자민 프랭클린과 교류했으며, 장 자크 루소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등 흄은 역사서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지식인들과 동시대인이었으며, 서로 지적으로 교류했다. 흄이 성장했던 환경이 이러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우며, 지성사적으로도 매우 호기심이 가는 주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데이비드 흄은 선이 분명한 경험론자. 곧 홉스와 로크의 계승자란 점에서 흄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흄은 영국 경험론자의 원조격인 로크를 청년 시절에 탐독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것들이 철학자 흄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런데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경험론의 약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흄이 백인우월주의적 시각을 자신의 저서에서 드러냈을 때, 그는 경험론의 약점을 몸소 그대로 보여준 셈이 되었다. 왜냐하면 본인의 부족한 경험으로 인해 스스로 인종적인 관점에서 편견과 오류에 빠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흄의 행보가 보여준 특징은 그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식론적 측면, 도덕 철학적 측면, 그리고 정치적 견해에 대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앎을 얻는 과정에 대해서 그는 경험론자답게, 구체적 증거와 경험을 중시했다. 플라톤과 다르게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학연구 방법에 있어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방법에 주목하고 이를 실천한 철학자이다. 한편 흄의 도덕 철학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중용의 덕 역시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요하게 생각하던 덕목이었다. 물론 흄은 이 중용 역시 지나치면 안된다고 경계하고 있지만 말이다. 게다가 정체로서의 민주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았던 점도 흄과 아리스토텔레스 정치철학의 유사한 측면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문필가로서의 흄에 대해 이해하는 것도 흥미롭다. 당대에 흄은 철학적 저술로서 야심차게 준비한 인성론을 발표했으나, 좋은 반응을 받지 못했다. 반면 그는 평론이나 역사서인 영국사를 통해 문필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줄리언 바지니는 흄의 글을 통해 평론이나 역사 서술이 흄의 철학 연구나 철학 사상과 별개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흄의 인성론은 실패작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최소한 19세기, 20세기에 큰 발견을 낳았던 과학자 찰스 다윈과 아인슈타인은 흄의 인성론을 열심히 읽었던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흄이 살아있었다면, 최소한 대과학자 두 명이 자신이 쓴 인성론을 탐독했다는 사실에 흡족해할 것이다. 물론 역사서 영국사로마제국 쇠망사로 유명한 에드워드 기번과 볼테르의 호평을 받았다는 점으로도 흄의 글쓰기는 당대인들에게 잘 알려진 셈이었다. 한 가지 아이러니는 흄이 쓴 모든 서적이 카톨릭 교회의 금서 목록에 올라가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독후 기록에서는 흄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게 된 후였지만, 또 다시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는 파리로 가는 대목까지만 정리를 해보았다. 이 책에서는 저자의 언급대로 철학자와 그의 철학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 시도를 살펴볼 수 있었다. 또 잠깐 언급되었지만, 경험을 중시하는 흄의 태도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의 방법론으로 귀결이 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겠다. 철학자로서 흄이 품고 있던 문제의식은 어떤 것이고, 그의 사유가 어떤 시·공간적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서 철학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한편인성론에서 피력한 흄의 회의론은 이성을 무시했다는 당대 및 후대 지식인들의 오해와 편견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는 이성만이전부가 아님을 이성을 통해 주장한 셈이었다. 나아가 그는 오히려 이성을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결론도 중용의 가치에 따라 어떤 대상이나 견해의 지나침을 경계했던 흄의 사유를 생각할 때 이해할만한 것이 되었다. 인간은 시대와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데이비드 흄의 철학에 가까이 가고자 할 때, 이 책 데이비드 흄으로부터 시작하여 철학자의 사유 방식과 그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그의 저작에 접근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췌문]

"개인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면 배울 점이 있는 모든 것에서 가르침을 얻으라."(30) - 흄의 금언


"흄의 사유가 지향하는 바는 언제나 인간 본성이었다."(38) 

- 저자 줄리언 바지니의 첨언.


"흄은 이성 자체를 배격한 것이 아니라 이성이 모든 사실을 밝혀줄 수 있다는 믿음을 거부했을 따름이다. 즉 이성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을 다시 검토해보자는 것이었다."(81)

"이성의 작용에 관한 회의론으로 얻는 결실은 중용과 겸허함이다."(102)

- 흄의 온건한 회의주의/학구적인 철학


"중용 또한 중용으로 다스려야 한다. 즉 중용 또한 지나침이 있어서는 안 된다."(122)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클래식클라우드 #데이비드흄 #줄리언바지니 #에든버러 #오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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