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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신친일파 | 사회사상 2020-05-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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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신친일파

호사카 유지 저
봄이아트북스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신)친일파를 먼저 청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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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논리로 역사를 오도하는 신친일파

- 호사카 유지, <신친일파>

 

    

 

  ‘<반일 종족주의>의 거짓을 파헤친다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지은이는 반일 종족주의라는 미명 아래 친일을 정당화하는 세력을 비판한다. ‘뉴라이트라는 간판을 걸고 역사를 왜곡하는 이들 세력은 교묘한 논리로 제국주의 논리를 전파한다. 제국주의 논리는 강자의 논리로 세상을 바라본다. 이를테면 이들은 위안부문제를 제국주의의 시선으로 판단한다. 제국주의자들은 위안부 문제를 한 개인의 선택으로 몰아붙인다. 돈을 벌려는 욕심에 사로잡힌 여자들이 스스로 자기 몸을 판 게 위안부의 진실이라는 것이다.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겪은 수많은 여성들의 진술이 나와도 이들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세워진 제국주의 논리로 개인의 아픔쯤은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반일 종족주의는 반일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민족이라는 허울에 싸여 상황을 오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우선 반일 종족주의를 주창하는 핵심 인물인 이영훈에 대해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대목을 보자. 이영훈은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먼저 어떤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지적 분별력이 낮고, 그에 대한 수치심이 없는 가운데 거짓말의 수익이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사회가 거짓말에 관대하면 그러한 현상이 집단 문화가 되는데 그 저변에 물질주의가 흐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영훈은 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시야에서 물질주의의 근원을 추구해 들어가면 한국의 역사와 함께 오래된 샤머니즘을 만나게 됩니다라고 다소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를 늘어놓는다.”(28)

 

이영훈은 한 사회의 거짓말 문화가 샤머니즘과 어울려 반일 종족주의를 낳았다고 설명한다. 거짓말 문화의 밑바탕에는 물질주의가 있다. 그가 말하는 샤머니즘은 거짓 믿음을 의미하는 듯싶다. 물질에 집착한 사람들이 거짓말로 반일을 부추겼고, 상황 판단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 밑자리에는 여론을 통해 물질적 이득을 얻으려는 세력이 자리하고 있다. 한마디로 반일은 배금주의에 빠진 한국사회의 현상을 뚜렷이 보여주는 사례라는 주장이다. 이영훈은 왜 이런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것일까? 그는 일본 극우 세력이 주창하는 논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강자의 논리를 따르는 사람이 어떻게 약자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까?

 

위안부란 일본군에 부속된 직업적 창녀들이다. 그녀들은 남자를 가지고 노는 방법을 알고 있다. 개인별로 독방에서 생활하고 영업하였다. 식사는 위안소의 업주가 제공하였다. 그녀들의 생활은 비교적 사치스러웠다. 식료와 물자를 구입할 수 있는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녀들의 생활은 좋았다. (110)

 

이영훈의 글에 나오는 한 대목인데, 지은이는 위안부는 일본군에 부속된 직업적 창녀들이라는 문구가 일본 우파가 즐겨 인용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한다. 이 대목은 미군이 당시 포로들을 심문한 기록을 근거로 하는데, 일본 우파는 보고서의 맥락은 무시하고 특정 대목을 끌어들여 짜깁기하는 형식의 글을 쓰고 있다. 이영훈은 이러한 우파의 글쓰기 방식을 받아들이면서 자기 식대로 적절히 보고서를 윤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를테면 그녀들은 남자를 가지고 노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부분의 경우, 이영훈은 위안부가 직업 창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당시 이 말은 위안부 20명과 함께 잡힌 일본인 포주의 말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약자의 말을 듣지 않고 강자가 한 말을 근거 삼아 자기 논리를 펴는 이영훈의 글쓰기 방식은 사실 힘으로 약자를 주무르는 제국주의 방식과 그대로 통한다. 일본은 아직도 조선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 가 위안부로 삼았다는 역사적 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위안부를 직업 창녀로 보고 있으며, 그에 합당한 보수를 지불했다고 주장한다. 이영훈 또한 위안부가 성노예라는 걸 부정한다. 위안부들 역시 전쟁 특수를 이용하여 한몫의 인생을 개척한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개인의 선택을 강조함으로써 그는 개인을 사지로 내몬 거대한 집단(제국주의)을 옹호한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인정사정을 두지 않는 제국주의 논리를 역사를 해석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영훈은 조선의 기생제와 공창제 여성들이 대부분 그 연장선상에서 위안부가 되었다고 서술했는데, 그다음에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그는 조선의 성문화가 호주제 가족 윤리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했다. 호주제의 권력자인 아버지가 딸을 업자들에게 파는 인신매매가 성행했고, 그것이 위안부제도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153~154)

 

가난한 아버지가 딸을 기생으로 팔아넘기는 일은 물론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그럼 이영훈의 주장이 맞은 것 아니냐고? 이영훈은 바로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노린다. 이 부분을 지은이가 어떻게 비판하는지 들어보자. 이영훈의 주장에 따르면 딸들이 우선 조선의 공창제로 인신매매되었고, 그다음 위안부로 해외로 송출되었다. 하지만 그 주장은 허위다. 대부분의 위안부피해 여성들은 공창제를 거치지 않고 업자의 속임수에 넘어가 해외 위안소로 끌려갔기 때문이다.”(154) 이영훈이 어떻게 역사를 왜곡하는지 보이는가? 돈을 받고 딸을 팔아넘기는 아버지는 분명히 있었다. 이영훈은 그 사실을 바탕으로 조선의 공창제와 위안부는 연결된다는 허위 주장을 펼친다. 거짓말을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제 입맛대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영훈을 비롯한 최근의 친일론자들은 왜 이런 식의 역사 왜곡을 자행하고 있는 것일까? 이영훈이 반일 종족주의를 들먹이는 논리를 그대로 그가 벌이는 행태에 대입할 수 있다. 거짓말 문화와 거짓 믿음(이영훈은 샤머니즘을 이 의미로 사용했지만, 이것은 샤머니즘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리고 지독한 배금주의 말이다. 그들은 강자에게 빌붙어 편안한 삶을 누리려고 한다. 학자의 양심이니 하는 말로 그들은 이 상황을 오도한다. 한국사회에서 반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역사적 현실을 생각지 않고, 그들은 친일의 관점으로 반일을 바라본다. 여기서 친일이란 제국주의 논리를 가리킨다. 강자가 약자를 당연히 지배해야 한다는 논리 말이다.

 

이영훈을 따르는 한국의 극우세력이 왜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피력하겠는가. 그들은 자신들이 중심에 서는 사회를 만들려고 한다. 자신들과 뜻이 다르면 빨갱이이고, 자신들과 다른 주장을 펼치면 반일 종족주의에 빠진 거짓말쟁이이다. 반일을 종족주의로 내모는 한편으로 그들은 친일을 한국사회의 미래로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제국주의의 폭력을 고스란히 받은 민중들(강제 징용자,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된다. 제국주의는 강하고 개인은 약하다. 강자는 강하다는 그 이유만으로 약자들을 마음껏 유린할 수 있다. 이영훈을 비롯한 극우 세력은 바로 이 논리로 역사를 해석한다. 이런 자들의 논리가 먹혀드는 사회에 무슨 희망이 있을까? 지은이 말마따나 일본 우파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온 21세기 신친일파의 논리에 우리 모두 어깨를 걸고 맞서야 할 이유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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