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뻐꾸기 커플 9권>은 사치가 같은 반 남자아이를 만나기 위해 외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기와 에리카 두 사람이 사치의 뒤를 밟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여동생이었던 사치에게 남자친구가 생긴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불안해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기의 모습이 무척 재미있게 그려졌는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사치와 나기 두 사람의 관계다.
나기는 사치에게 단순히 남자친구가 생긴다는 게 신경이 쓰였을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세가와에게 이를 상담했을 때 그는 "우미노에게 사치는, '매력적인 여자아이'인가요?!! 그저 '귀여운 여동생'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은 이후 곧바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원래는 평범한 귀여운 여동생에 불과했을 사치는 얄궂은 운명으로 완벽한 타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덕분에 두 사람은 마음만 먹는다면 연인이 될 수도 있는데, 나기와 사치의 관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바로 나기와 사치 두 사람의 공통된 소꿉친구인 아이다. 아이는 만화 <뻐꾸기 커플 9권>에서 나기와 모두가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운명'이라는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깔끔한 방법을 나기에게 제시하는 동시에 재차 자신의 마음을 분명하게 전하게 된다.
9권의 하이라이트는 아이가 세가와의 신사에서 진행되는 특별 무대에서 나기가 모르는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는 장면이었다. 그 정체는 유튜브와 인터넷 등을 통해 굉장히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누전'의 모치즈키 아이로, 단순히 독자 모델을 가끔하면서 SNS 활동을 하는 에리카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대중에게 알려진 인물이라는 사실에 모두 깜짝 놀랐다.
만화 <뻐꾸기 커플 9권>은 아이가 숨기고 있던 정체를 스스로 밝히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나기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 덕분에 나기와 모두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졌다. 아이가 9권에서 나기에게 한 말 그대로 모두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깔끔한 방법은 나기의 결단이지만, 우유부단한 나기는 줏대 없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 만화 <뻐꾸기 커플 10권>에서는 어떤 전개가 기다리고 있을지 무척 기대된다. 불과 8권까지 읽었을 때 내가 나기라면 에리카였을 거라고 말했겠지만, 9권을 읽어 본다면 아이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아니, 가장 무난한 건 역시 사치인 걸까? 신사에서 딱딱하게 살아야 하는 히로를 선택하는 것보다 일단 사치와 에리카, 아이 셋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