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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자녀와 함께 읽기 좋은 책 | 나의 리뷰 2021-09-2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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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숨은 길 찾기

이금이 저
밤티 | 202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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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이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함께 읽기를 해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가장 강렬하게 든 생각이다.

온라인 독서모임을 몇 년 째 운영해오면서 '이야기'가 가진 힘을 실감한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이야기 속 인물에게 감정이 이입된 독자는 그를 친밀하게 느끼고 그의 생각을 자연스레 경청하게 된다. 그의 생각이 평소의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독자는 그 인물에게 닥친 상황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기에, 인물의 입장에서 이해심을 발휘하기가 쉽다.

그런 점이 중학생 아이와 부모가 서로를 이해하는 소통의 창구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매개로 아이와 부모가 평소 나누기 어려운 깊은 내면의 대화를 꺼낼 수 있지 않을까?

내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팀을 짜서 해볼까? (과연 아이가 동참해줄지 의문이지만;;)

생각만으로 두근두근하다.

책이 매개가 되었을 때 관계가 깊어지는 경험을 수차례 경험해보았기에...

 <숨은 길 찾기>는 그런 면에서 나를 설레게 했다.

각자의 꿈을 찾고 지켜내는 세 주인공, 미르와 바우와 재이가 우리 아이들의 진짜 마음 속 숨은 이야기를 꺼내도록 도와줄 것 같다. 그리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그들의 부모는 나와 같은 부모의 입장을 대변해 줄 것 같다.

 

미르는 자존심이 센 아이다. 그러나 시골 학교에 다니는 현재 상황,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알 수 없는 상태에 자신감이 꺾여있는 중이다. 학원이 아니라 개인과외를 받고 방학엔 호주로 어학연수를 가는 친구에게 꿀리기 싫어서 자신의 꿈은 뮤지컬 배우라고 말해버린다. 그리고 뮤지컬 학원에 등록을 한다. 꿈을 이런 식으로 시작해도 되는 걸까? 자신과 누군가를 비교하고 지기 싫은 오기로 말이다. 나는 내 아이와 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

 

세 아이 중 유일하게 양친과 함께 사는 재이. 서울에서 달밭마을로 온 가족이 이사를 온 재이에겐 아토피성 피부염 때문에 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상처가 있다. 그럼에도 밝고 씩씩하고 사교적인 재이는 현재 달밭마을 중학교 연극부의 부장이다. 없는 동아리를 만들어내 학교의 지원을 받을 만큼 리더십도 있는 재이는 바우를 좋아한다. 하지만 쉽게 고백하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을 좀 더 신중히 들여다보고, 가까이에서 바우를 차차 알아간다. 자신이 잡아당길 경우 어쩔 수 없이 끌려올 것 같은 바우의 성격을 존중한다. 결국 바우는 자기 마음에 확신을 갖고 용기를 내어 진심을 표현한다. "나는 네가 재이와 바우같은 사랑을 했으면 좋겠어. 자기 마음을 좀 더 신중히 살펴보고 상대방이 마음을 여는 속도와 상대방의 성격을 존중하는 사랑. 그리고 상대방이 삶을 대하는 방식과 꿈을 지지하는 사랑."

내 아이에게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 나는 내 아이가 한 순간 눈길과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보다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과 천천히 사랑이란 감정에 녹아들기를 바란다. 재이와 바우는 내 아이에게 그런 엄마의 마음을 대변해줄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조용하다 못해 답답한 바우지만, 확실하고 뜨겁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있다. 바로 정원을 가꾸는 것. 싹을 틔우고 줄기를 뻗어 꽃을 피우는 식물이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게 도와줄 때 바우는 뿌듯하다. 문제는 그 일이 세상에서 보편적으로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일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점에 대해서도 내 아이의 의견을 듣고 싶다. 너는 보편적 성공과 개인적 만족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니? 묻고 싶다. 둘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에 대한 답은 없다. 그것 역시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여길 수 있는 것이니까. 나는 다만 내 아이가 가진 생각이 궁금하고, 듣고 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바우 지지자다. 하지만 아이는 나와 달리 보편적인 성공을 중요하게 여긴대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 가겠다는 길을 막아설 생각은 없다. 다만 질문은 계속해서 던지고 싶다. 그 길이 왜 좋은지. 그 길에서 궁극적으로 네가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인지. 바우는 그 질문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가진 아이다. 나도 내 아이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자기만의 답을 갖기를 바란다.

소신을 갖기를 바란다.

신중에 가장 만나기 어려운 신이 소신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내 아이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 다른 부모들과도 함께 나눈다면 어떨까. 좀 더 다양한 가치관과 다양한 입장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느티나무 기둥에서 뻗어나간 가지 같은 여러 갈래 길 앞에서, 아이들과 부모들과의 대화는 소신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지 않을까. 희망에 젖어 본다.

   

얼마 전 직장동료의 차를 내 아이와 함께 탄 적이 있었다.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내 아이를 보며 "이것도 한 때다. 사춘기 되 봐라. 문 걸어 잠그고 나오지도 않아. 나는 무서워서 말도 못 걸었다니깐." 한다웃으면서 "그러려나요?" 하면서 속으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사춘기는 오히려 엄마의 애정을 갈구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모든 아이들이 다 같은 사춘기를 겪지는 않을 것이다. 부모와 어떤 관계이냐, 집 안의 사정이 어떤가, 또 각자가 속한 학급의 분위기나 친구 관계에 따라서도 다를 것이다. 간혹 같거나.

 

다르거나 혹은 같거나.

그것을 아는 것에서 소신은 시작된다. 타인의 입장이나 타인의 생각을 모르는 채로 나 혼자만의 생각을 믿는 것은 소신이 아니다. 책을 매개로 여러 갈래의 다른 생각을 알고 그 중 나와 뜻이 맞는 길을 택하는 과정을 여러 차례 거칠수록 각자의 소신은 그 모양을 제대로 갖춰나갈 것이다. 나는 그 일을 돕고 싶다. 바우가 식물이 자라는 일을 돕듯이. 그러고 보니 보육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나, 독서모임을 꾸리고 이끄는 나, 블로그에 서평을 쓰는 나, 작가가 되고 싶은 나가 결국 하나의 몸통에서 나온 부캐들이다. 목적이 같다. 사람들을 돕고 싶다. 그들의 생각이 여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쪽으로, 그러니까 옳은 방향으로 흐르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바우와 이금이 작가님의 닮은 면도 보인다.

바우는 식물을 잘 자라게 하는 일을 하고, 작가님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잘 자라게 하는 글을 쓴다.

어쩌면 소설가는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소설 속 인물의 입을 통해 세상에 건네고 있는지도 모른다.

  독서모임에서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슬로리딩한 인연으로 작가님을 만났고, 그 연이 계속 이어져 내가 속한 카페 회원들과 이 책의 서평단도 꾸리게 되었다. 비록 무료로 받은 책이나 우리 서평단은 진심으로 존경하고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 읽고 진심을 다해 서평을 썼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2021103, 서평단과 작가와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그 전에 바우라는 캐릭터를 통해 아동청소년 문학가로서 작가님의 위업을 느끼게 되어 기쁘다.

 

싹에 물을 주듯 아이들에게 좋은 글, 옳은 글을 주시는 작가님.

세월이 지나 달라진 세태를 반영해, 그 세대의 아이들을 위해,

이미 쓴 책을 고쳐 쓰시는 개정판 작업에도 정성을 들이시는 작가님.

 

작가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자꾸 더해진다.

 

 

<마음이 동한 문장들>

 

+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꽃과 나무들 앞에서 바우는 그동안 애지중지하며 식물을 가꾸었던 일이 허탈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여기 있는 것들은 영원히 시들거나 죽지 않는, 이별도 소멸도 없는 존재들이었다.

 

"꽃은 지니까 예쁜 것이고 벌 나비가 날아들어야 진짠 거지, 천년만년 피어 있고 벌 나비도 못 받는 게 암만 예쁘면 뭔 소용이야."

 

 

+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잖아. 어떤 사람들 눈엔 엄마가 여기에서 썩고 있는 걸로 보일지 몰라도 엄마는 서울 병원에 근무할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보람 있어. 그런 것처럼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보다 무엇을 하고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 미르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위로하려면 먼저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야 함을 깨달았다.

 

 

+ 어른들은 아이들을 좀 더 존중하고 믿을 필요가 있다. 자기에게 닥친 일인데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결정이나 판단에서 소외되고 제외되는 것, 진짜 기분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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