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백 이벤트로 구매하는 작품들은 딱 내 취향이기가 어려운데, 이 책은 비교적 무난하게 읽었습니다. 소장으로 구매했어도 크게 실망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단, 구매하실 분들은 몇 가지 고려해야 할 포인트들이 있긴 합니다.
일단 책의 표지만 봐도 주인공들이 동양인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본문엔 조이나 제이콥이라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다른 책을 잘못 눌렀나 싶을 수 있습니다. 이름도 이름이지만 대화체가 번역투로 쓰여있기 때문에 이야기 초반에는 괴리감이 컸습니다.
책의 소개글에 나오다시피 주인공들은 같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AV업계에서 재회합니다. 여기서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AV업계보다는 재회물에 포인트를 둔 분들이 읽어야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캐릭터들에 대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낮수 키워드를 좋아하는데 이 소설의 주인수는 제가 좋아하는 자낮과 조금 다른 방향이었어요. 제 취향은 자낮이라 다른 캐릭터들이 휘두르는대로 휘둘리는 스타일인데, 이 소설의 조이는 회피 성향이 강해 오해를 생성해내는 타입이라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소설의 분량이 단권이라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복선으로 쓰일 수 있을만한 소재들이 충분하게 풀리지 않는게 아쉬웠어요.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외전에서 조이와 제이콥이 말다툼을 하고, 조이가 '머리가 짧은' 누군가와 데이트(?)를 합니다. 제이콥이 그걸 보고 오해를 해서 2차전을 하면 정말 꿀잼이었을 것 같은데 그런거 없이 그냥 화해해서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맨처음 말했다시피 이 소설은 소장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 책입니다. 취향이신 분들은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저에게도 이 책의 베스트 장면이 있는데, 초반부에 조이 집에서 피자 주문하고 배달오기까지의 장면이 정말 좋았습니다. 주인공인 제이콥의 매력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