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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감각: Dollars and Sense | 자기계발&실용 2020-08-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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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제프 크라이슬러 공저/이경식 역
청림출판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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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부자가 되고 싶었다. 한 순간도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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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쓰는 것, 즉 소비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내 경우는 사전에 신중히 고민하는 단계를 거쳤든, 즉흥적이든 상관없이 소비를 하고 나면 많은 경우 후회를 한다. 그럼에도 수중에 얼마라도 돈이 생기면 그 돈을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평소에 관심도 없었던 멋진 차가 갑자기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집안 구석구석에 바꿀 때라고 주장해볼 법한 낡은 물건들이 새삼스레 많아진다. 그래서 냉장고라도 바꾸면 그 옆의 오븐이 너무 초라해 보이고, 세탁기를 바꾸면 그 옆의 건조기가 너무 낡아 도통 세탁기와 어울리지 않게 느껴진다. 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오죽하면 이런 연쇄 소비 효과에 18세기 프랑스 철학자의 이름까지 붙여졌을까(디드로 효과: Diderot Effect). 생각이 많고 깊은 철학자 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소비의 매력이다.


경제의 발전은 누가 뭐래도 소비를 기반으로 하는 바, 소비가 나쁜 것은 결코 아니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현명하지 못한 소비는 당사자의 ‘부(富)’에 지속적이고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기에 충분한 경계의 대상이다. 그것이 소비가 되었건 아님 저축이나 투자가 되었건 돈과 관련된 다양한 결정에서 일관되게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문제는 교육만 가지고 해결되는 것은 아닐 듯 하다. 교육을 통해 얻는 많은 지식이 지극히 기술적(Technical)인 것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실생활에서 대부분 응용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리가 흔하게 하고 있는 돈과 관련된 몇 가지 중요한 실수를 인지하고 의식적으로 이를 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부의 감각>은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명문대인 듀크 대학(Duke University)의 교수이자 행동경제학자로 저명한 댄 애리얼리와 변호사이자 저술가인 제프 크라이슬러가 쓴 책으로, 사람들이 돈에 대해 가지는 잘못된 생각과 이로 인해 유발하는 실수를 행동과학(Behavioral Science)에 근거해 밝히고 있다. 즉, 돈이 가진 본질적 원리와 사람들이 돈에 대해 인식하는 개념 사이에 존재하는 엄청난 간극이 사람들로 하여금 돈을 사용하는데 있어 늘 실수를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돈은 중요하고도 어리석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책 중에서-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들이 가진 돈과 관련된 다소 비이성적인 행태는, 이를 잘 활용할 경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원천이 될 수도 있다. 반면, 개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포함한 보편적 사람들이 가진 공통의 실수를 잘 살피고 예방하면, 부의 축적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 문제는 개인과 비즈니스라는 각기 상이한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해볼 가치가 있다. 


돈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살 수 있다는 의미는,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바로 기회비용 때문이다. 어떤 소비가 되었건, 소비 행위는 그 자체뿐만 아니라 다른 잠재적 소비 대상에 영향을 준다. 두 명의 멋진 이성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은 경우나, 원하는 두 개의 대학에 동시에 합격한 경우를 떠올려보면 된다. 앞의 두 비유에서는 누구나 포기하는 쪽의 기회비용을 생각한다. 반면, 돈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기회비용을 아예 생각하지 않거나, 심하게 왜곡하고 축소해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세단을 살 것인가 SUV를 살 것인가 고민하며, 포기되는 한 쪽을 기회비용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돈이 가진 기회비용은 자동차 외 다양한 소비대안들은 물론이고 저축이나 투자 등과 같이 무궁무진하다. 


현명한 돈의 사용을 위해 이 책은 10개의 노하우를 제시한다. 우리는 가격에 휘둘리지 않고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어야만 돈을 후회 없이 잘 사용할 수 있다. 세상은 늘 소비자의 그릇된 판단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현혹의 방법들을 구사한다.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 하, 소비 선택을 체계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기만의 프로세스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프로세스가 정말 최적화 상태인지 정기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여기에 투자하는 시간이 가격이 약간 싼 먼 주유소를 찾아가는데 들이는 시간보다 훨씬 값진 투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결국 문제는 돈 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돈은 문제가 된다. 누구에게나. 우리는 돈 생각을 하느라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너무도 자주 올바르지 못하게 생각한다”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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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바다 | 인문&교양 2020-08-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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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명과 바다

주경철 저
산처럼 | 200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세상은 늘 새로운 상황, 가보지 못한 길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미지의 수평선 너머 저 넓고 깊은 바다와 그 너머의 세상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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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편적으로 역사를 땅의 이야기로 배운다. 간혹 필요한 경우 바다나 강 등 땅이 아닌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필요에 따른 조연 역할일 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나 심지어 섬나라 사람들조차도 늘 땅을 주인공으로 두고, 그 이야기에 집중한다. 하지만, 바다는 우리가 그렇게 역사에서 한 켠으로 치워 놓은 것보다 훨씬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인류사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어 왔으며, 영향을 넘어 문명의 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이 책은 바로 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누구나 들어보면 수긍이 가지만, 딱히 고민해보지 않은 바다의 역할에 대해 문명사적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와 근거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역사에 관심이 별로 없는 이들이라도 충분히 흥미를 유지해가면 완독해 날 수 있어, 책 안에서 서양사학자로서 잔뼈가 굵은 저자의 내공이 확인된다.


“바다는 한편으로 사람의 길을 막는 장벽이지만, 동시에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수평선 너머로 유혹하여 결국 머나먼 이국과 소통시키는 길이 되기도 한다.”   -책 중에서-


저자는 어떤 국가나 왕조의 흥망성쇠나 큰 규모의 전쟁, 위인들이 만들어낸 이벤트 등이 만들어낸 역사의 전환점 같은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유럽과 아시아, 인도양과 대서양 등 큰 지역 내에서 문명이 가진 기운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비교적 미시적 관점에서 접근해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관점의 접근은 이것 자체로는 다소 지엽적이고 편협한 듯 보이지만, 기존의 다른 역사 서술과 맞물릴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세로선과 가로선이 만나야 구획이 확실하게 그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많은 상황이 확실한 이해를 위해 거시적인 접근과 미시적인 접근이 도움이 된다. 숲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새의 눈(Bird’s Eye’s View)으로 숲의 전체 모습을 조망함과 더불어, 벌레의 눈(Worm’s Eye’s View)으로 숲을 구성한 식물들의 디테일을 파악해야 하는 것과 같다. 경제학의 방법론도 거시 경제학과 미시 경제학의 두개 흐름으로 나누어지고, 투자에 있어 분석방법론이 Top-Down과 Bottom-Up의 두 가지로 대표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바 중 하나는 세상의 많은 일들이 결국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다양한 이치가 결국 인간 본능과 사고의 산물이라 보면, 완전히 달라 보이는 각각의 사실들이 그 근본에는 유사한 패턴과 논리구조를 갖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한때 인문학적 지식을 입학이나 채용에서 중요하게 여긴 이유도, 세상이 주는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단순히 개별적으로 인지하는 차원을 넘어 구조적 이해가 가능해야 다양한 방면으로 응용 및 변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별적 사실들에서 구조화와 일반화된 틀을 읽어내지 못하면 늘 변화하는 도전 안에서 솔루션을 지혜롭게 찾아낼 수 없다. 결국 상관없어 보이는 다양한 사회적 이벤트가 원인의 원인을 찾아가면 결국 닿아있고, 보편적 연역(Deduction)체계를 따른다는 원리를 깨닫기 위해 인문학적 교양이 필요한 것이지, 인문학이 커버하는 잡다한 지식과 정보 그 자체가 본질은 아닌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해상무역을 중심으로 한 문명의 발전이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로 하여금 주식회사와 증권시장을 발명하게 된 근본 동기가 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해상무역에서는 대규모의 자본조달이 필요한 만큼, 당시 왕정에 기반한 탄탄한 자본력을 가진 강대국과 무역 비즈니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본조달의 방법으로 고안된 그 제도가 현재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이 된 것이다.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해양 교역과 증권 자본주의는 이렇게 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생활의 기간이 늘어나면서 전문적 지식 보다는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 점차 많아져 감을 느끼고 있다. 전문적 지식은 대개는 시간이 흐르고 발전을 거듭할수록 낡은 것이 되어 필요성이 현저하게 저하된다. 그러나 지혜는 이와 다르게 새로운 상황으로부터 유발된 제한된 정보 하 결정의 상황에 오히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리고 세상은 늘 새로운 상황, 가보지 못한 길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미지의 수평선 너머 저 넓고 깊은 바다와 그 너머의 세상처럼 말이다.


“이 세상은 폭력이 넘쳐나는 곳이라고 하지만, 그 힘이 세계 모든 지역에 일관되게 관철되지는 않았다. <중략> 대항해시대는 전지구적 폭력의 시대였고 가공할 파괴를 초래했지만 동시에 창조적인 대응을 낳았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어느 것도 미리 정해진 것은 없다. 우리 앞에 펼쳐질 지구촌의 미래는 기계적으로 정해진 길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우리 후손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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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 소설&수필 2020-08-0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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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저
문학동네 |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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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속도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늘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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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를 특정하는 용어 중 ‘집단주의’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 단어는 조직적이라던가 협동적이라던가 또는 일사불란(一絲不亂) 하다던가 하는 의미와는 사뭇 다른 의도로 사용된다. 한국사람들은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구성원 누구나 비슷하게 인지하는 전형적인 틀 안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그 부류 안에서 익명화되는 것을 편안해하는 듯 하다. 학벌, 출신지역, 직업, 사는 동네, 차종, 심지어는 아이들의 성적을 가지고도 소위 ‘급’(級, Class)을 매기고 남들에 대한 자신의 판단은 물론, 자신에 대한 타인의 판단을 그 급에 맡겨버리곤 하는데, 이것이 ‘집단주의’라는 용어로 함축되는 것이다.


가능한 한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런 한도 내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살아보고자 하는 바램은 무모하거나 거창한 욕심이 아님에도, 한국사회에서 그런 삶의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이유도 우리 주변에 만연한 이 집단주의적 습성 때문이다. 이런 개인의 노력을 ‘이기적인 행동’이나 ‘튀는 행동’으로 보거나, 더 나아가 ‘왕따’나 ‘사회 부적응적 행동’으로까지 폄하되는 경우가 은연중에 비일비재한 게 현실이다. 


생각해보면 조직 내 상하간 갈등이나, 더 나아가 사회 내 세대간 갈등에도 이러한 ‘집단주의’ 문화가 톡톡한 역할을 하는 듯 하다. 상사와 부하직원, 기성세대와 청년이 스스로를 집단화-익명화하여 공통분모로 뭉치고 그 두 집단간의 보편적 차이를 강조하게 되면, 당연히 같은 집단 내 차이는 작아지거나 없어지고 집단 간 차이만 두드러져 보이게 마련이니, 집단주의가 갈등에 기여하는 바가 분명히 없다고는 못하겠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 ‘개인주의자 선언’ 한국사회가 가진 고질병에 대한 작지만 유쾌하고 의미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회구성원이 기존에 가진 ‘집단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Unique한 개별적 존재로 인지하고, 타인에 대한 판단도 이를 준용한다면 조직 내 상하간 갈등이나 세대간 갈등을 바라보고 해석하는데도 더 유연한 시선을 가질 수 있고, 이해와 인정, 타협에 이르는 여정도 훨씬 순탄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 진보란 보통 정부의 역할, 복지정책, 조세정책 등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구별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사회에서 가장 열렬히 대립하는 사항은 실은 이념, 정책이 아니라 어느 대통령을 ‘사모’하느냐와 애향심 아닐까. 여기에 세대 문제가 결합된다. 조용필 세대와 서태지 세대가 서로 ‘울 오빠’의 업적이 더 뛰어나다고 싸우는 꼴이다. 자기 세대의 우상이란 결국 자신의 청춘 시절에 대한 자기애다. 객관적이기 어렵다. ‘울 오빠’를 모욕하는 안티들에 대한 분노,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영웅에 대한 연민, 이런 정서의 문제가 결부되기 때문에 갈등은 더 불타오른다. 미래에 대한 비전보다 과거에 대한 평가에 더 집착한다.“   - 책 중에서 - 


나는 조직간 개인간 갈등이 일어나는 원인에 상당부분이 상대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상대의 상황, 처지, 제한적인 선택지(選擇肢), 정서적 환경 등에 대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그걸 넘어선 (비록 이해할 수 없더라도) 넓은 마음의 수용이 있으면, 세상과 주변의 많은 갈등이 해결되거나 작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해를 위해서는 자신을 어떤 클래스 안에 끼워 넣고 편안해하는 집단주의화, 익명화의 고질적 습성을 떨쳐내려는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면, 늘 ‘너는 누구 편이냐’ ‘넌 어느 쪽이냐’라는 질문을 자주 맞이한다. 지지하는 정당, 조직 내 라인, 심지어는 연예인에 대한 Fandom에서조차 이런 질문이 적용되고 ‘우리’와 ‘남’을 가르는 판단지표가 된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갈라진 우리는 내 인생에 도움이 되고, 그렇지 않은 (경쟁자 내지는 잠재적 적으로 상정되는) 남은 내 인생의 걸림돌인가를 생각해보면 그게 또 꼭 그렇지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니 그런 ‘편가르기’는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거나 효율적이어서가 아니라, 어디든 소속되지 않으면 불안해 견딜 수 없는 본능적 불안에 기인하는 것 같다.


과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진짜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전근대적 사회 안에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편가르기가 (사회 전체적 효율성은 별개로 하더라도) 개인의 입장에선 충분히 유리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집단주의적 편가르기가 (사회 및 조직 내) 갈등의 심화와 숟가락 얹기(일종의 무임승차), (무조건 제 식구 감싸기 등) 도덕적 해이를 양산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부터의 진보(Promotion)를 위해 필요한 건, 개인주의에 입각한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그 안에서 ‘섬세하게 차이를 읽어내고 수용하는 능력’이 아닐까. 


“어떤 사람에게는 눈 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 현재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조선시대의 노비들이 당했던 고통도 현재다. 미학적이건 정치적이건 한 사람이 지닌 감수성의 질은 그 사람의 현재가 얼마나 두터우냐에 따라 가늠될 것만 같다.”  -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의 글 중에서 -


좋은 조직을 만드는 데는 구성원의 역할이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 조직의 문제를 구성원의 이기적 행태와 부족한 역량으로 돌리는 건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상적 윤리와 당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그것은 현실을 조금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구성원의 이기심과 욕망, 한계와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출발점으로 최적해(最適解, 타협점)를 찾는 냉정함이 현실적이다. 집단주의에 기인한 신념과 도식적(圖式的) 판단 만으로는 비록 좋은 의도라도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의심하고, 근거를 찾고, 다시 생각하고, 아니다 싶으면 주저하지 말고 방향을 틀 수 있는 노력과 용기가 없으면 세상의 속도에 매몰될 뿐이다. 이것이 늘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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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의 금융 위기 탬플릿 | 경제&경영 2020-08-0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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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레이 달리오의 금융 위기 템플릿

레이 달리오 저/송이루,이종호,임경은 공역
한빛비즈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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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늘 위험이자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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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원론을 처음 공부하면 접하게 되는 것이 소비곡선, 공급곡선 그리고 그 교차점인 시장가격이다. 소비와 공급을 유발하는 요인은 (효용함수라는 고상한 이름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지극히 본능적인 것이기에 경제학이 궁금해하는 영역은 아니다. 경제학은 그 각자의 본능이 집단적으로 발현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다룬다. 그것은 소비와 공급의 지속적 행위, 바로 거래이다.


거래는 공급자의 관점에선 수입이나 소득에 해당하며, 소비자 입장에선 지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요나 공급의 주체가 누구냐, 그리고 거래되는 것이 재화, 서비스, 금융상품 중 무엇에 해당하느냐는 경제가 곧 거래라는 원칙에서는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따라서 경제가 곧 거래라는 단순한 접근 하에 거래 수준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 즉 지출의 관점에서 거래는 현금지출과 신용지출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현금지출은 이미 소유한 돈을 쓰는 행위이므로 소득 및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높다. 즉 한 경제 내에서 소득과 자산의 큰 변화가 없는 한 적은 변동성 하 우 상향의 형태를 띤다. 반면 신용지출은 부채(Debt)를 통한 지출이므로 소득 등과의 상관관계가 떨어지고, 오히려 금리 등 환경변수와 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즉, 미래 소득을 현재에 끌어다 쓸 충분한 유인의 존재 여부가 동기가 되는 것이다.


신용지출을 통한 거래는 경제를 성장시켜 온 주된 동력이었다. 신용지출이 많은 사회는 빨리 성장하지만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이는 곧 멀거나 또는 멀지 않은 미래에 이 빚을 갚기 위해 소득대비 적은 지출을 해야 하는 시기가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임을 의미한다.


경기가 주기적인 사이클을 가지는 이유는 규모와 변동성 측면에서 현금지출을 압도하는 신용지출 때문이다. 한 경제시스템이 신용지출로 인한 부채의 축적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Deleveraging이 일어나고 (신용지출 중심으로) 지출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 지출이 거래의 한 축이니, 결국 거래 감소, 즉 경기침체(Depression)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부채수준이 경제시스템이 감당할 수준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것이 경기를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이자 세계 최대 Hedge Fund인 Bridgewater Associates의 회장인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경기를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 요소를 불필요한 것들,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다 걷어내고, 1)생산성 증가, 2)단기부채 사이클, 3)장기부채 사이클의 세 가지로 정의했다. 물론 각각의 부채 사이클을 주도하는 것은 금리 등 환경변수와 심리적 요인이다.


너무 복잡해 대부분의 참여자가 예측은 고사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경기의 순환을 간단하고 명쾌하게 해석해내는 것을 보면서, 그가 보통 내공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진짜 실력은 잡다한 지식과 정보를 의견과 해석 없이 그저 캐스팅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을 해치지 않은 범위까지 단순화하여 핵심을 짚는 능력이 아닐까 싶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중앙은행의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양적 완화가 10년이나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 또한 이 Templet의 논리로 설명이 가능하다. 중앙은행의 통화공급과 누적된 부채로 부하가 걸린 경제의 Deleveraging(경기침체 요인)이 균형을 이루어 상쇄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중앙은행은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재화나 서비스가 아닌 금융상품 만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즉 양적 완화는 금융자산의 보유자인 부유층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이 갈 수 밖에 없고, 이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의 불평등이 ‘국가비상사태’ 수준으로 자본주의를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제목에 붙은 Templet이라는 용어가 이 책의 정체성을 규정한 것처럼, 이 책은 논리와 도표, 그리고 이를 증거하는 실증적 사례 외 별다른 메시지가 없다. 그럼에도 경기의 흐름을 읽고 해석하는 데는 더없이 유용한 그야말로 Templet이다. 우리는 늘 지나고 나면 당연한 결과라 인정하면서도 미래나 현재의 상황에서는 예측 및 해석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지나고 나서의 일을 사후적으로 꿰어 맞추는 부분이 있는 건 다른 이야기지만, 미래 예측과 현재 해석에 오판을 줄이는데 있어 (특히 금융투자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판단이다.


예전에 포르투갈의 유명한 작가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의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으며, 이 세상을 구성하는 메커니즘이 모래 위에 쌓은 성만큼이나 불안정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삶의 터전이나 생활의 기반이 불변의 탄탄함 위에 구성되어 있다는 믿음 하 안전한 것으로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지만, 금번 코로나19 위기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세상을 구성하는 뼈대는 약한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금융위기와 불황도 마찬가지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이런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무모한 각오가 아니라, 이런 주기적 사이클이 신용 사회가 가진 어쩔 수 없는 태생적 한계라는 인식 하, 이를 현명하게 맞아들이는 ‘아름다운 Deleveraging’의 지혜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독후감을 쓰는 수준에서 희미해져서는 안 되는 책이다. 좋은 Templet이 이후 다양한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 반복적으로 응용되는 것처럼 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수시로 참고하고 반복해 읽어야 할 것 같다. 적어도 밥 값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제시한 3가지 원칙을 적어 본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경제시스템은 물론이거니와, 기업과 개인에게도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라 생각한다.


3 Rules of Thumb


Rule One          DON’T HAVE DEBT RISE FASTER THAN INCOME.

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않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언제가 부채가 당신을 짓밟을 것이다.


Rule Two          DON’T HAVE INCOME RISE FASTER THAN PRODUCTIVITY.

소득이 생산성을 앞지르게 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모두에게 무능한 사람이 될 것이다.


Rule Three        DO ALL THAT YOU CAN TO RAISE YOUR PRODUCTIVITY.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라. 장기적으로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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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 On Rumors | 인문&교양 2020-03-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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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루머

캐스 선스타인 저/이기동 역/윤평중 해제
프리뷰 | 2009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자기 감정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며 배제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누구라도 자각증상없이 언제고 루머에 감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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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을 하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전염병은 전염성과 치사율이라는 두 가지 지표로 설명된다. 모든 전염병이 가지는 공통적 특징은 이 두 지표가 서로 상반된 결과치를 갖는다는 점이다. 즉 전염성이 높으면 치사율이 낮고,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의 경우는 전염성이 상대적으로 현저히 낮다. 그런 연유로 인류는 수 없이 많은 새로운 전염병의 발생에도 불구 꿋꿋이 그 종을 유지 확장해 올 수 있었다. 과거 어느 하나라도 이 룰을 심각하게 깨는 전염병이 있었다면, 인류는 지금과는 다른 큰 고비를 맞이해 이미 멸종해 버렸을 수도 있었다. 


약 100여년 전만해도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중국 내륙의 후베이성에서 발발했다고 하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만 수십 년, 전 세계로 확산되려면 최소 200년은 걸렸을 거라 한다. 당연히 그 전에 전염병은 숙주를 잃어 소멸했을 터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자연파괴나 환경오염 같이 도덕성을 논할 경우는 아니지만)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전 세계가 단일생활권이 되어버린 문명의 이기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그림자다. 


이 책의 주제인 루머 역시 문명의 이기가 증폭시킨 어두운 그림자다. 과거에도 특정인들의 필요에 의해 루머가 양산되고 활용되었지만, 인터넷과 SNS의 발전으로 루머는 전에 없이 거대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인터넷 등이 정보의 비대칭과 여기서 야기된 사회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객관적 사실이 무색하게도 루머는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과 속도가 아니라, 정확성이기 때문이다. 정보를 생산해내는 주체가 불특정 다수로 확장되면서 생산된 정보의 정확성은 현저히 떨어지고, 잘못된 정보 생산에 따르는 도의적 물질적 책임도 거의 사라졌다. 앞뒤도 근거도 없는 루머들이 정보란 미명 하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확장되며, 결국 비수가 되어 무고한 이들에게 꽂히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일종의 집단심리를 통해 설명한다. 루머의 생산자는 (허풍을 떨기 위해서, 또는 자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가볍든, (타인에게 가능하면 심각한 피해를 주기 위해) 무겁든 어떤 의도를 가지고 루머를 만들어 낸다. 문제는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이러한 루머들이 많은 이들의 입 소문을 통해 사회적으로 실재인 것처럼 받아들여 진다는 사실이다. 여기엔 집단이 가지는 '사회적 폭포효과'(Social Cascades)와 '집단 극단화'(Group Polarization)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경로가 활용된다. 


사회적 폭포효과란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릴 때,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참조(의존)하려는 경향에 의해 유발되는 효과를 말한다. 즉 자기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루머를 믿으면 자기도 그 루머를 믿는 경향을 보이는데, 특히 아는 게 전혀 없는 주제와 관련된 루머를 듣게 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믿으려고 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 알아내는 과정의 고충을 믿음을 통해 간단히 떨어내려는 심리적 기재가 발동해서다. 


집단 극단화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 그 전보다 더 극단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입증된 바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기가 처음에 가졌던 견해가 다른 사람의 동조를 얻었다는 이유 만으로도 더 극단화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자기의 입장에 동조한다는 사실을 안 다음엔 자신감이 상승, 모호하고 자신 없던 견해와 판단이 확신으로 변해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두 가지 경로가 한번 더 증폭되는 이유는, 이러한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주입된 루머가, 마치 자신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 믿어버리는데 있다.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을 포함한 사람들의 행동이 사회적 압력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는, 독자적인 정보와 판단에 근거한 것이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이렇게 루머는 믿음이 되어 한 개인을 파괴하고, 멀쩡한 기업을 쓰러트리며, (사회 또는 경제) 시스템을 붕괴시킨다. 


루머는 당연히 남의 말에 영향을 잘 받는 사람들을 차례로 접촉했을 때 잘 전파된다. 사회적 네트워크는 극단화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루머를 잘 접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의 말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성향일 가능성이 크다. 루머는 이들을 절묘하게 비껴가야만 거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당연히 일정 정도의 영향력을 형성한 루머를 그들은 맨 나중에 접하게 되는 것이다. 루머는 같은 이유로 그 루머가 사실이라고 칠 때, 물질적 · 정신적 혜택을 보는 이들 사이에서 더 잘 전파된다. 이들에게 루머의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그 영향과 기대효과만이 중요하다. 


분명 표현이 자유를 지키기 위해 거짓 사실도 보호할 필요가 있다. 정직하게 쓴 거짓 사실을 보호해 주는 것은 결과적으로 지나친 '자기검열'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러나 그 거짓이 판을 뒤집거나 반사이익을 기대해 고의로 조장된 것이라면, 시스템 보호를 위해 반드시 통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단순히 의도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면책이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더 나아가 '과실'(Negligent)과 '부주의'(Reckless) 사이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실은 적절한 수준의 주의 의무를 기울이지 않은 것인데 반해, 부주의는 증거 검토를 (고의 또는 필요에 의해)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며, 실제로도 법은 이런 식으로 판단한다. 


어느 조직이건 조직 내 목표와 평가가 모호해지고 ‘숟가락 얹기’ 등 무임승차가 용이한 환경이 조성되면, 루머는 언제고 고개를 들고 힘을 과시한다. 우리가 이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루머의 생산자나 이를 이용하는 무임승차자가 얄미워서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건전한 생각과 태도를 가진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에는 그들의 몸과 마음을 떠나게 하거나 동일하거나 유사한 행태를 지향하도록 전염시키는 것이 진짜 문제다.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목표,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 명확한 역할 및 책임과 권한 부여. 비단 루머를 잠재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이런 이상적인 요소들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필요한 것과 갖추는 것 차이에는 엄청난 갭이 존재한다. 물론 이런 요소의 확충은 끊임없이 추구되어야 하나, 그렇다고 쉽게 만들고 지켜낼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전염병을 예방하는 당위적 방법을 몰라 전염병에 걸리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현실적 해결방법으로 이런 요소를 전제하는 건 무책임한 주장이 될 수 있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거나 늦추는 현실적 대안이 ‘사회적 거리 두기’라면, 조직 내 암세포 같은 루머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비슷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확실하지 않은 갖은 루머와 거리를 두는 것은 물론, 자신이 지닌 ‘감정의 필터’와 ‘정서적 고정관념’과도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좋은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사랑스럽고, 미운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꼴 보기 싫고 틀렸다고 느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며 배제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누구라도 (자각증상도 없이) 언제고 루머에 감염될 수 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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