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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올 여성들에게 | 감사히 읽은 책-서평단 2018-11-0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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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뒤에 올 여성들에게

마이라 스트로버저/제현주 역
동녘 | 2018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읽기 편안한 내용의 글이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크기에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 하지만 두께가 좀 있다는 점에 유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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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수많은 길을 만났지만, 그 길을 지나며 이를 만든 사람에 대한 생각해 본 사람이 있을까? 물리적인 길뿐 아니라, 지금의 권리를 당연히 누릴 수 있게 해 준 이들에 대해 생각하고 감사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뒤에 올 여성들에게>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을 맞이하고서 많은 마음의 준비를 했다. 페미니즘이나, 경제학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꺼야, 이 책이 끝날 무렵에는 나에게 행동하라고 강요하겠지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그저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있는 글, 할머니의 어릴 때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다그치지도 않고 그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뿐이다. 하지만, 그 여운은 길어 계속 옳고 그름,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1. 지은이 마이라 스트로버는? 조용조용히 길을 만들어 간 사람

 

마이라 스트로버는 버클리대학교 경제학과에서 '여성과 노동'이라는 강좌를 처음 개설하고, 스탠퍼드대학교 여성 교수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하여 급여 차별을 바로 잡는데 기여한 사람이다. 그녀가 이런 일을 시작할 때는 여자가, 심지어 아이가 있는 여자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도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런 사회에서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길을 만들어 나간 사람이다.

 

이 저자에게서 제일 인상적인 점은 혼자서 모든 것을 짊어지고 격동적으로 나아가기 보다는 기존 사회와 타협과 협상으로 물리적인 충돌없이 다치는 사람없이 이루었다는 것이다. 물론, 기존의 아내, 엄마 역할과는 다른 그녀를 견디지 못한 남편과의 이혼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 그런 그녀를 인정해 주는 좋은 사람과 재혼을 한다.

 

p.23

"팰로앨토에서 살어서입니다." 버클리대학교 경제학과장이 나에게 말했다.

"내가 종신교수가 될 수 없는 이유가 팰로앨토에 살기 때문이라고요?"

내가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략)

"종신교수 트랙을 타려면 버클리에서 살아야 하나요?'

그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p.25

 머릿속으로 고함을 쳤다. '대체 넌 뭐가 문제야? 그자가 널 위협하게 뒀잖아. 그가 네 입을 막아버리게 그냥 두다니. 넌 똑똑한 여자야. 그런데도 그자가 널 멍청해 보이게 만들도록 내버려뒀어. 종신교수 트랙을 타기 위해 버클리에 살아야 할 필요는 없어. 그는 완전히 허풍을 떤 거고, 넌 거기에 속아 넘어갔어. 네가 왜 버클리에서 종신 교수 자리를 차지할 수 없는지 알고 싶어? 진실을 보라고. 경제학부 전체 교수진에서 여자는 마거릿 고든밖에 없어. 마거릿은 학교에서 20년 넘게 있었는데 아직 강사일 뿐이야. 정신 차려!'

 

p.28

학자는 화가 나면 무엇을 할까?? 연구다! 나는 새롭게 얻은 분노로 무장한 채, 짬이 날 때마다 도서관에 쳐박혔다.

 

p.35

"아시다시피 버클리 여성 교수진이 거의 다 강사잖아요. 우린 종신교수 트랙에 동등하게 오르길 원해요. 남성과 똑같은 봉급을 받길 원하고요. 그래서 이의 제기 접수에 힘을 보탰죠."

 심장이 방망이질하기 시작했다. 그래, 맞아. 이 모든 억지가 나한테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내겐 동료가 있다. 아니 그정도가 아니라, 함께 싸울 동료가 있다.

 

p.54

 

나는 여성과 노동에 대한 강의를 열고 싶었다. 그러려면 노동경제학 로이드 울먼 선임교수의 승인이 필요했다.(생략) 로이드가 내게 연구는 잘되느냐 물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그 기회를 잡았다. 여성 고용에 새롭게 관심이 생겼다고 이야기하면서, 내년에 그 주제에 대한 과목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어쩌면 버클리에서 커리어가 끝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로이드가 지지해주지 않으면 나는 결코 재임용되지 못할 터였다.

 

p.155

 

MIT에서 맞는 첫날 아침, 나는 두 팔 가득 샘의 셔츠를 들고 세탁소에 갔다. 가는 길에 보도 갓돌에서 발을 내려딛다가 발목을 삐끗하고 말았다. 결국 찰스 메이어스의 노동관계 세미나에 다리를 절뚝거리며 몇 분 늦게 들어갔다. 교실에 여성은 나밖에 없었다.

 

이렇게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교수 트랙에서 밀리고, 여성과 노동에 대한 강의를 한다는 것이 임용과도 관련될 수 있는 사안인 상황에서 그녀는 표기하지 않았고 길을 찾아나간다. 앞서 이야기했듯 기존의 세력들과 맞서기 보다는 신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P.201

내가 들어갔을 때, 학생들이 박수를 쳤다.

세상에! 4년째 강의를 하지만, 이런 환영을 받아본 적은 없었다! (생략)

물론 내 강의가 훌륭해서 학생들이 열렬히 환영해준 것은 아니었다. 인류학과 박사과정 학생 하나가 내 용기를 존경한다고 말했지만, 그 박수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두려움 없이 경제학과에 여성에 대한 강의 개설을 요청하다니,정말 대단하세요." 그 학생의 말이었다.

 

2. 일과 육아에 대해 생각해 보다.

 

일단, 저자는 일을 사랑하는 여성이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고, 일을 할 때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도 말하기도 한다.

 

 

p.195

마침내 버클리에 자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조교수가 아니라 강사 자리였다. 그 자리가 내 마음에 들었겠는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대안이 없었다. "좋습니다."나는 그 자리를 수락했다. 창피스러운 일이라고, 1년 안에 조교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기 연민에 빠질 시간이 없었다. 베이비시터를 구해야 했다. 다시 신문에 광고를 냈고, 마찬가지로 딱 한 명에게 연락이 왔다. 이스트펠로앨토에 사는 붙임성 있고 유쾌한 흑인 여성 마지 였다. 마지에게도 어린아이가 있었다.

"걱정 마세요. 내 아이는 우리가족이 돌보니까요. 돈이 필요해서 다른 아이를 돌봐야 하는 형편이예요."

 

아이가 있는 전문직 여성은 자기 아이가 있는 가난한 여성을 고용해야 일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은 이상적인 것과 영 거리가 멀게 다가왔다.

 

p.209

 

나는 우리 엄마처럼 예외적인 사람이었다. 나는 일하는 엄마를 조금밖에 알지 못했다. 그런 역할이 친숙하게 느껴진 것은 엄마가 일하면서 동시에 부모 노릇을 하는 것을 오랫동안 지켜봤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리즈를 낳고 메릴랜드대학교로 돌아갔을 때 자신을 '비정상'처럼 생각했지만, 내 이중 역할이 이상하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두 역할을 결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3. 아직은 더 만들어 나가야할 우리의 길

 

여성의 일, 지위, 급여와 관련하여 먼저 길을 내준 그녀.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더 많은 길들이 필요하다. 밑에 인용한 구절을 보면 여성들이 겪고있는 여러가지 문제들, 임금차별, 직종차별 등의 문제를 다루는 여성연구센터의 기금을 지원 받는 자리에서 한 집행위원이 그 문제가 없어지만 이 단체는 문을 닫느냐는 질문을 한다. 이런 질문이 있은 30년 후의 지금도 여성들이 그런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여전히 길은 만들어져야 하고, 그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여자, 남자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해결해 나가야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p.273

 

나는 그들이 그리는 CROW(여성연구센터) 의 미래가 내가 그리는 미래와 다르며, 내 연차에 대규모 통합 연구를 위한 기금을 끌어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최대한 정중하게 이야기했다. 현재는 여성에 대한 연구에 지원될 수 있는 대규모 자금이 없기 때문에 아무도 그 정도 기금을 모금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들은 이해한다면서, 자신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고 했다.

 "CROW가 다루는 문제가 사라진다면 스탠퍼드가 센터를 폐쇄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데 동의합니까?"한 집행위원이 물었다.

 나는 그 질문이 바보 같다고 느꼈다. 이들은 정말 성차별이 얼마 안 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할까? 하지만 진지하게 대답했다.

"네 그렇습니다. 문제가 해결된다면 CROW는 바로 문을 닫아야겠지요."

 

 

me-story

그녀가 아이를 키울 때보다 지금의 내 상황은 어쩌면 더 나을 것이다. 아이를 집에 두고 직장에 다니는 것이 '비정상'으로 보이는 사회는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힘들고 혼자인 것 같을 때가 많다. 무슨맘, 무슨맘으로 엄마 집단을 가르기도 하고 가사 일도 많은 전자제품들의 등장으로 조금은  수월해졌지만, 나의 손이 안가면 안 되는 부분도 많다.

무엇보다...요즘 내가 판단한 지금 내 상황의 제일 큰 문제는 내가 딱히 내가 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그냥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는 점이었다. 어쩌면 감사하게도 난 시어머니가 아이를 봐주시고 신랑도 가급적 나를 많이 도와주려고 해서 내가 원한다면 정말 열심히 일할 수도 있는데..일이 재미가 없다. 아이랑 노는 게 더 즐겁고 행복한데 그런 시간을 두고, 여러 상황 때문에 일을 해야하는 상황인지라 서글퍼질 때가 많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내가 내 일을 즐기는 사람이 되는 순간 나도 우리 가족도 정말 행복해질텐데.. 그게 제일 어렵다.

 

이 책은 지금의 나의 상황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서 정말 몰입해서 읽었고 여운이 오래남았다. 내용도 부담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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