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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쇼 하이쿠 선집 | 인연 닿은 책-일.고.십(고전) 2018-12-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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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쇼 하이쿠 선집

마쓰오 바쇼 저/류시화 역
열림원 | 2015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짧은 시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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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일.고.십.에서 <글을 쓰고 싶다면>을 읽은 후  좋은 글쓰기를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있었다. <서양철학사>에서도 어떤 사상이 공감을 불러 일으켰을 때는 바로 그 사상을 펼친 철학자의 삶이 그의 사상과 일치했을 때였다. <바쇼 하이쿠 선집>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은 마쓰오 바쇼 그의 삶 자체가 바로 하이쿠였기 때문이다.

 

1. 그가 지은 하이쿠 같은 삶을 산 마쓰오 바쇼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를 읽으면 간결하고 꾸밈이 없지만 글이 주는 여운이 마음에 잔잔히 남는 기분이 든다. 그의 삶 역시 짧고 간결하며 거추장스러움이 없었다. 딱, 그의 하이쿠 같은 삶을 살았다.

 

p. 341

 

평이한 언어로 심오한 정신성을 표현한 바쇼는 렌가(두 사람 이상이 번갈아 한 행씩 읊는 시 놀이)의 첫 구인 홋쿠를 독립시켜 오늘날 우리가 '하이쿠'라고 부르는 차원 높은 문학으로 발전시킨 인물이다. 또한 그가 쓴 하이쿠적인 산문 하이분은 문학적으로 완벽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시공간을 초월해 세계 속 독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또 다른 매력은 그의 삶에 있다. 높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바쇼는 생애 마지막까지 고독하고 탈속적인 삶을 추구했다. 인기 있는 지도자이자 유명 작가로서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스스로 에도-지금의 도쿄- 변두리의 풀로 엮은 오두막을 선택했다.

 

 물질주의적 향락과 유희가 지배하던 시대의 흐름을 거부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문학 정신에 다가간 실천적 행동이었다. 결혼도 하지 않고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발꿈치가 닳도록' 몇 차례나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도보 여행을 떠났다. 빈곤한 생활에 자족하며 삶과 문학에 대한 고뇌의 끈을 놓지 않았으며, 외로움을 하이쿠로 승화시켰다.

 

바쇼는 사회와 계급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자유로운 이방인으로서 순수 문학을 추구했다. 무사 출신이면서 무사직을 떠났고, 조닌 사회에도 편입되지 않았으며 삭발을 하고 참선 수행을 했지만 불교에 소속됨 없이, 그 어떤 사회와도 동일시되지 않은 채 소외와 고독을 예술가의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죽음 앞에서도 큰 소란을 떨지 않고 담담하고 초연하다. 마치 이 세상의 삶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었던 것처럼..

 

p.388

 

바쇼의 상태가 심각함을 깨달은 문하생 쿄라이가 사세구(죽을 때 남기는 시)를 쓰겠느냐고 묻자 바쇼는 말했다.

"어제의 시가 오늘의 사세구이다. 누구든 나의 사세구를 묻거든 최근에 지은 시들이 모두 나의 사세구라고 답하라."

10월 11일, 가장 오래된 문화생 기카쿠가 도착했다. 10월 12일 정오 무렵까지 바쇼는 평화롭게 잠을 잤다. 파리 몇 마리가 병상 주위를 맴돌았다. 제자들은 온갖 방법으로 파리를 쫓느라 지쳤다. 눈을 뜬 바쇼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파리들이 병자를 보고 즐거워하는군."

오후 4시, 바쇼는 51세를 일기로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시신은 그 자신의 유언에 따라 생전에 좋아하던 비와코 호수 부근의 절기추지 마당에 묻혔다. 유발을 문하생 도호가 고향 이가우에노로 옮겼다.

그의 삶에서 또 하나 마음에 남았던 것은 사람을 대하는 자세였다. 아래 하이쿠를 보면 그가 얼마나 인정 깊은 사람인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p.43

 

霜を踏んでちんば引くまで送りけり

 

서리 밟으며 절룩거릴 때까지 배웅했어라

 

'아침 서리를 밟으며 그대를 배웅하러 나왔다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함께 간 것이 결국 다리를 절룩거릴 정도로 먼 곳까지 갔다.' 인간에 대한 정이 담겼다. 하이쿠 앞에 적은 것처럼 시인 시유와 작별할 때 쓴 작품으로, 가마쿠라에 가는 시유를 배웅하러 나섰다가 결국 가마쿠라까지 가고 말았다. 현재는 전철로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이나 도보로는 꽤 먼 거리이다.

화려하게 살 수 있는 재능을 가졌지만, 그 재능으로 물질을 탐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길을 걸어간 마쓰오 바쇼. 그럼에도 일본 문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으며, 심지어 지금 다른 나라 사람이 그의 삶에 대해 글을 쓰고 있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오래 남았고 멀리 퍼졌다. 내게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눈 앞의 것에 아둥바둥하는 삶보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마쓰오 바쇼, 그리고 그의 시였다.

 

2. 시가 좋아지다(feat. 류시화)

 

일본문학이 전공인지라...... 하이쿠를 모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솔직히 제대로 읽은 적은 없었다. 하이쿠의 유래, 형식, 대표 작가 등 암기로만 만나다 보니 기억에도 남지 않았고 감동까지는 가지도 못했다. 가뜩이나 시는 어렵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외국 시라니.. 그것도 옛날옛날 시라니..

그런데 하이쿠를 읽으면서 머리가 아니 마음에 시가 물드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이것은 책읽는엄마곰님의 말씀처럼 류느님 류시화 시인의 힘이라 할 수 있다.

 

命二つのなかに生きたる桜哉

 

내가 직역했다면... 목숨 두개 속에 생겨난 벚꽃이려나 (감동 따윈...모름)

하지만 류시화 시인은 이 하이쿠를

 

두 사람의 생

그 사이에 피어난

벚꽃이어라 

 

이처럼 멋지게 풀어냈다.

 

대가와 대가의 만남이라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 시와 관련된 이야기에 대한 설명도 있어서 시의 이해를 돕는다.

 

 

p.79

둘이서 함께 보았던 눈부신 벚꽃 아래서 긴 세월 후 다시 만난 감회, 살아 있음의 경이로움을 노래하고 있다. '노자라시 기행'도중 고향 친구 도호를 19년 만에 해후하고 지은 하이쿠이다. 타지에 있던 도호는 바쇼가 고향에 들렀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으나 바쇼는 이미 떠난 뒤였다. 그래서 숨 가쁘게 뒤쫓아 가 고향 근처 만개한 벚나무 아래서 만났다. 바쇼가 에도로 떠날 때 도호는 소년이었는데 어른이 되어 마주한 것이다. 이후 도호는 바쇼의 문하생으로 입문해 시인이 되었다.

 

류시화 시인의 시가 없었다면, 주석이 없었다면 하이쿠의 감동을 몰랐을지도 모르겠다. 류시화 시인 덕에 외국 문학을 읽는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하이쿠를 즐길 수 있었다.

 

3. 지금의 나, 하이쿠

 

이 책을 받고 쑥 훑었을 때 바로 눈에 들어와 포스팅도 했던 하이쿠. 내 나이와 딱맞아 떨어지는데다가 마흔을 앞두고 심란한 내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시였다.

 

p.61

 

月十四日今宵三十九の童

 

달은 보름 전날

오늘 밤 서른아홉 살

어린아이

 

'보름달은 이지러짐 없이 원만한 달이고, 사람은 나이 마흔 살이 되어야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의 달은 음력 14일의 달이고, 나는 나이가 서른아홉 살이어서 아직 어린애에 불과하다.' 내일이면 달도 만월이 될 것이고 나도 불혹이 되어 성숙기에 이를 것이다. 파초암에서 교토의 하이쿠 시인 신토쿠, 그리고 벗 소도 등이 참가한 달구경 하이쿠 모임 때 지은 하이쿠이다. 이때까지 아직 '도세이'라는 이름을 썼다. 하이쿠에서 달은 '음력 8월 보름달'을 의미한다.

 

몸이 어떻든 간에, 맡은 일은 해야해야 하는 성격인 나. 꾸역꾸역 일을 하고 있는 중인데 이 시를 보니 내 처지 같았다.(전혀 야위지도 꽃망울을 피우지도 못했지만 뭔가 나처럼 짠했다)

 

p.111

 

痩せながらわりなき菊の莟かな

 

야위었지만

어쩔 수 없이 국화는

꽃을 맺었네

 

꽃 피울 여력도 없어 보일 만큼 야윈 국화가 때가 되자 많은 꽃망울을 맺었다. 생명 가진 것의 법칙이긴 하지만 비애도 느껴진다. 원문의 '와리나키' 즉 '이성을 초월한 힘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단어에 의미가 응축되어 있다. 야윈 국화의 이미지는 방랑과 병으로 몸이 야윈 바쇼 자신의 모습이다. 세 번째 방랑<오이노코부미>를 떠나기 직전에 지은 하이쿠이다. 고독 속에 피어난 미묘한 아름다움을 시적으로 묘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이쿠에는 계절과 관련된 단어들이 등장한다. 일.고.십. 덕에 읽게 된 하이쿠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스스로 이 책을 펼쳐서 그 계절과 어울리는 하이쿠를 읽고자 한다. 지금은 스쳐지나더라도 그 하이쿠에 맞는 계절이 오면 느껴지는 감동이 또 다를 것 같다. 새로운 계절을 맞는 즐거움을 하이쿠와 함께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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