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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有) 죽음 앞에서 선택한 완벽한 삶, 카밀 파간, 달의 시간 | 감사히 읽은 책-서평단 2020-11-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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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죽음 앞에서 선택한 완벽한 삶

카밀 파간 저/공민희 역
달의시간 | 2020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지금 살아있는 동안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음을 깨달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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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암에 걸렸다는 선고를 받은 30대의 여주인공 리비. 엄마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기에 자신은 절대 그렇게 죽고 싶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항암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의사에게 선언하고 정신없이 병원을 빠져나온다.

 

여기까지는 책 제목만 보고도 예측 가능한 전개. 연극이나 영화라면 무거운 음악과 함께 리비에게만 조명이 떨어지고 집중될 것이라 여겨졌다. 그런데 갑자기 그 조명이 엉뚱한데로 가버린다.

 

집에 돌아와 사랑하는 남편 톰에게 눈물을 흘리며 다가간다. 정신이 나간 듯 목놓아 우는 리비를 보며 톰은 자신이 동성애자인 것을 이제 알게 된 것이냐며 상상도 못했던 말을 던진다.

 

예상치 못했던 전개. 리비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 지금 자신의 암에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당연할터인데 그말을 꺼낼 수도 없을만큼 충격을 받는다. 암에 걸린 리비 앞에서 톰은 그간 너무 힘들었다고 자신의 아픔만 털어 놓는다. 리비는 화를 참지 못하고 포크로 톰의 손을 내리찍고 이별을 고한다.

 

믿을 수 없는 충격을 연타로 맞은 리비는 회사에 가서 곤란한 일로 1,2주 쉬겠다고 양해를 구한다. 7년이나 함꼐한 상사는 그만 가서 일하라며 소리치며 떠돌이 개를 내쫓듯 손사래를 친다. 

 

통상적으로 시한부 삶을 살게 된 여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에서 예상되는 흐름과는 너무 달랐다. 시간이 얼마 안남은 주인공을 아타까워 해야하는 것인데, 오히려 그 쪽보다 남편에게 받았을 배신감, 열심히 일한 댓가가 아무 가치 없는 것처럼 취급된다는 면에서 분노하게 되었다.

 

 

리비는 암으로 아내를 잃은 아빠나 엄마를 잃은 남동생에게 차마 자신까지 암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자신의 병을 아무에게도 알리지도 않고 무작정 멕시코로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여권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어 새로 발급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던 중 톰이 동성애자여서 리비가 힘들어 한다고만 생각한 리비의 아버지는 위로의 전화에서 엄마가 평생 최고라 했던 해변이 있는 곳 비에케스섬을 알려준다. 여권이 없어도 갈 수 있는 곳이었기에 멕시코 여행을 포기하고 비에케스섬으로 떠난다.

 

그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타야했는데, 작은 비행기 조종사 실로를 만난다. 새가 비행기 공기 흡입구로 들어가는 바람에 비행기는 추락하고 만다. 암을 선고 받고 치료도 받지 않으려고 했던 리비는 죽음에 대해 삶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다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음을 순간 깨닫는다.

 

 

p.120

 

비행기가 바다를 향해 위태롭게 곤두박질칠 때 한 가지 생각만 들었고 그 생각이 내가 거짓말쟁이였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목이 졸려 죽어도 상관없고 엄마를 다시 만날 준비가 되었다고 스스로에게 했던 그 모든 말? 전부 거짓이다. 빌어먹을 거짓.

아니, 하느님에게 기적을 내려달라고 빌면서 내게 진실이 분명하게 울려 퍼졌다. 죽고 싶지 않아.

 

어느 책에서 죽고 싶다고 외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살고 싶다는 강한 메시지니 놓치면 안 된다고 했던 구절이 떠올랐다. 죽든 말든 상관없다고 외치던 이들도 실제로 죽음을 코앞에 마주한 순간에서는 쉽게 삶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법인가 보다. 그렇다고 달리 사람이 바로 바뀌지는 않지만 말이다.

 

 리비 역시 살기 위해 항암치료를 받겠다고 그 순간 결심한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비에케스 섬에서 지내는 동안 그간 미뤘던 스페인어도 배우고, 마음껏 쉬고, 마시고, 사랑도 하며 보낸다. 그래도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그렇게 죽어가고 싶지는 않다며 항암치료 받기를 거부한다. 아빠와 남동생에게 상처일 것임에 분명하니까.

 

하지만 아빠와 남동생은 리비의 암소식에 함께 극복해나갈 일이지 상처가 아니라며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리비를 위로한다. 엄마 역시 그저 암으로 죽어갈 날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 믿었음을 알게 되면서 본인도 살기위해 노력해보리라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낸 삶에서 리비는 원하던 것을 얻는다. 제목에서 너무 많은 것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맞기도 하도 다르기도 해 읽는내내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면 죽음이라는 '끝'을 준비하고 잘 마무리 하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를 배울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배운 것은 '끝'을 위한 준비가 아닌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임을 다시 깨닫게 해줬다. 끝이라는 것도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문이 열리고도 하고, 지옥이 되기도 천국이 될 수 있을음  배워본다.

 

책 속 마음에 남는 구절 몇개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p. 156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자기, 결국 고통은 사라진다는 거야. 언젠가 그 일을 돌아보며 웃어넘길 수 있을거야. 장담해.

 

 

p.221

우리는 그걸 알 길이 없다고 난 믿어요. 하지만 완전히 죽을 준비가 되기 전까지 산다고 믿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당신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준비가 되었다고 내게 확신시킬 수 없잖아요.

 

p.342

혼자 다 짊어지지마.

 

p.387

의지가 약해지고 몸이 따라주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열정을 가져야 한다.

내마음이 아플지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리낌없이 스스로를 보여주어야 한다.

엄마가 말한 것처럼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제대로 완전하게 인생을 살아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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