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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이연식, arte, 클래식클라우드 | 감사히 읽은 책-서평단 2020-11-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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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드가

이연식 저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드가와 그의 작품, 삶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어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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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관심분야는 '학습법'이다. 어떻게 하면 학습내용을 잘 이해하고 응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가 궁금해서이다. '학습법' 책들을 읽으며 배운 것은 바로 공부하려고 하는 교과의 특성과 개념을 알아야 완전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클래식 클라우드 <드가*이연식>을 읽는 동안 드가가 바로 예술이라는 영역의 속성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예술의 의미, 자신이 있는 곳의 특성, 그리고 자신은 그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이를 자신만의 세계로 구현해냈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떤 일이 숙련이 되면 흔히들 눈 감고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드가는 정말 그말처럼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말년에도 새로운 영역인 조각에서도 뛰어난 표현을 해냈다. 제대로 고민하고 연구하여 완전 학습을 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서 항상 장인의 자세에 대해 배우는데 내가 드가에서 배운 것은 바로 '자신의 업을 제대로 파악하다'였다.

 

1. 드가의 예술관

 

p.226

 

"나는 유명하면서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드가의 이 말은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이 말에서는 뒤쪽의 "알려지지 않은 사람"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예술가로서 생존하고 자신의 미학을 관철하려면 어느 정도의 명성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드가가 인상주의 그룹을 이끌었던 방식, 파리에 있으면서 익명의 관찰자가 되어 세계를 관찰한 점, 무대 위의 연출된 화려함보다 그 이면의 삶과 노동, 사람을 표현하려 한 점, 다들 속도를 표현하려 할 때 순간의 찰나에 주목한 것. 이는 드가가 예술과 예술가가 지향해야할 요소들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했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정답이라는 것은 없겠지만 말이다. 적어도 자신이 찾은 답에 대해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나간 사람이었다.

 

<드가*이연식>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마네 #파리 #발레 # 인상주의 #데셍 #여성 이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드가를 떠올리면 저 키워드에서 발레 말고는 관련성을 잘 몰랐었다. 이연식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 키워드들과 만나게 되고 '이해'가 되었다. 그만큼 이연식 저자도 드가를 제대로 알고 풀어냈다. 먼 곳에만 있던 드가의 삶과 작품이 내게 와닿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여기서 풀자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저 키워드 중 2개 드가와 마네, 그리고 여성을 주제을 글을 써볼까 한다.

2. 드가와 마네

 

p. 79

어떤 예술가든 주변 예술가들에게서 영향을 받는다. 때로는 "A가 없었다면 B도 없었다"라고 말할 만큼 결정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드가에 마네는 그런 존재였다. 마네가 아니었더라면 지금의 우리가 떠올리는 드가는 없었다.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드가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마네는 마네였을 것이다.

 

<드가*이연식>의 장점 중 하나가 드가를 통해 그 시대를 이해하고, 다른 예술가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마네, 모네, 카유보트, 모로 등의 유명 예술가들과의 에피소드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또한 데셍, 회화, 판화, 우키요에, 모노타이프 등 다양한 화법들도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는 드가의 영향력과 재능을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저자는 드가가 루브르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를 마네와의 만남이라고 말한다. 이탈리아를 돌고 온 드가에게 루브르는 영감을 주지 못했다. 전통을 벗어난듯한 드가이지만, 전통적인 교육 방법을을 무시하지 않았던 드가는 다른 화가들처럼 루브르에 나가 자리잡고 연습하는 일을 했다. 하지만 전통 그대로를 따른 것은 아니기에 벽에 걸린 유화를 판화로 옮길 때 밑그림을 뜬 다음 판에 옮기지 않고 판에다 곧바로 스케치한 드가. 이를 본 마네가 "그렇게도 할 수 있군요?"라며 말을 걸었고 함께 하는 사이가 되었다. 살롱의 요구에 맞춰 어정쩡한 역사화를 그리던 드가에게 마네는 그 어정쩡함을 없애주는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처음에는 드가가 마네를 추종해 나가는 양상이었지만, 인상주의 전시회를 준비하며 마네로부터 독립했다.

 

P.86

드가는 마네가 부르주아적인 명성에 매달린다며 비난했다. 체면을 중시한 마네는 자신이 스캔들의 주도자로 지목되는 것이나, 아웃사이더의 이미지를 얻게 되는 것을 몹시 꺼렸다. 이 또한 드가와 묘하게 대비된다. 드가는 주변부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마네는 담대하고 탁월했음에도 자신의 위치를 몰랐다.

 

드가와 마네는 이렇게 멀어지는 듯했지만, 마네가 죽고 나서 양아들 렌호프가 <막시밀리안의 처형>을 조각조각 내서 팔아버린 것을 애써 다시 수습한 것은 드가였다. 마네와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드가는 소원해진 관계라고 해서 지켜야할 선까지 넘어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아 이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실제 그 인물을 만나고 겪지는 않았지만 드가에게서 뭔가 어른의 향기가 났다.

3. 드가와 여성

 

연예인들이 한 번씩 전 음악과 결혼했어요 이런 류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 원조가 드가였나 싶었다. 왜 결혼을 안 하냐는 질문에 드가도 이런 말을 한다.

 

P.209

 

"사랑은 사랑으로, 그림은 그림으로 남는 것이고, 인간은 오직 한 가지만 사랑할 수 있을 뿐이라오."

 

볼라르에게 "결혼하게. 나이 들면 알 걸세. 혼자라는 게 얼마나 끔찍한지."라며 말한 것을 보면 진심이 아니었을 것도 같지만 말이다. 여성을 싫어했다거나 증오했다는 오해도 받았다고 하는데, <드가*이연식>만 읽은 나로서는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다. 무대 위 화려한 발레리나도 드가의 시선을 거치면 가족을 위해 생계를 위해 기계처럼 연습하고 아파도 도망갈 수 없는 때론 스폰서에게 몸을 맡겨야 했던 안타까운 여인이 보인다. 특히 드가가 혹평을 받고서는 쳐박아뒀다는 조각품 <열네 살의 어린 발레리나>는 그 울림이 정말 컸다. 자신의 몰두하는 여성을 그린 작품들. 혐오나 증오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작품이라 여겨졌다. 그리고 인상주의 그룹에 커셋과 같은 여자 화가들의 유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만 보아도 그 당시에 얼마나 깨어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P.210

오해와 다르게 드가는 주변의 여성들과 친했으며, 동료로서 그녀들을 존중했다.

 

 

<드가*이연식>을 읽으면 드가의 작품에 대해 이해하기 쉽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드가의 작품 뿐만 아니라 사람 자체에게서 받는 감동도 컸다. 그렇다고 이연식 저자가 그를 미화하거나 추켜세우듯 논한 것은 아니다. 담담히 서술하지만 자연히 느껴진다고 할까. 인상주의 그룹을 이끌 때는 눈앞의 나무보다 숲을 보는 리더의 모습을 보인다. 서커스를 하는 여성이나 발레리나, 카페의 가수들을 볼 때는 그녀들의 화려함보다 그 뒤의 어려움도 함께 본 따뜻한 휴머니스트처럼 보였다. 시력을 잃어가는 중에도 포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새롭게 넓히고 도전하는 모험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드가가 희망한 것처럼 유명해서 그를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으나 그의 삶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몰랐다. 그의 작품들도 워낙 여기저기서 자주봐서 감흥이 덜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의 작품에서 드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아서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클래식클라우드 #드가 #이연식 #인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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