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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 저/이진원 역
해냄 | 2011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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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판단하기로 선생님은 성벽 밖으로 처음 나오신 것같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그렇다고 인정했다. “용서하게 나의 친구여. 배움에 헌신하느라 그랬다네. 풍경과 나무는 내게 아무것도 가르쳐주리 않지. 성벽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만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시를 떠나는 것이 싫다고 인정했다. 도시에서는 학생이나 다른 지식인이나 보통은 많은 사람과 함께 철학자로서의 자신의 업적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두 네트웤이 지배적이었고 소크라테스는 이에 대한 깊은 열망을 갖고 있었다. 소크라테스에게 아테네는 ‘스크린’이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현대의 비즈니스 여행자처럼 소크라테스 역시 네트웤 확장이라는 희망을 품고 아테네의 심장부를 탐험했다. 소크라테스 역시 현대인들이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추구했다. 바로 타인과의 교류, 우정, 자극, 참신한 생각, 직업적이고 개인적인 성장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철학자였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새로운 지혜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부정했다. 사실 그는 어떤 지혜도 애당초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 대신 그는 다른 사람과의 토론을 통해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으며 아테네에 머물면서 오늘날 소크라테스의 방법이라 알려진 문답법을 통해 그 토론을 주재했다. 소크라테스에게 구두 의사소통은 훌륭한 사람을 위한 핵심요소였다.” (윌리엄 파워스)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의 거리를 탐험하던 시기를 축의 시대라 한다. 축의 시대라 불리는 기원전 6세기는 철기시대의 새로운 기술이 농촌공동체를 바꾸고 있었다. 농부들은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빽빽한 숲을 밀어내고 새로운 경작지를 얻었다. 농업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인구밀도가 높아졌다. 그래도 생산량은 사람들의 수요를 초과했다. 남는 부분은 교역에 넘겼다. 교역은 (당시의 기준으로는) 거대한 도시를 만들었고 도시들은 무역로로 연결되었다.

“도시들은 흥미진진한 곳이었다. 화려하게 채색된 마차와 상품을 싣고 먼 땅을 오가는 상인들이 도시의 거리를 지나다녔다. 이곳에서는 도박, 연극, 춤, 매춘, 떠들석한 술판을 볼 수 있었다. 이 대부분이 근처 시골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온갖 사람들이 시장에서 뒤섞였으며 ㅜ거리, 시청, 교외의 숲이 우거진 공원에서는 새로운 철학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도시는 낡은 신분제도를 귀찮게 여기고 귀족과 낡은 종교에 도전하는 새로운 부류의 사람들이 지배했다. 상인, 사업가, 은행가들이 그들이엇다. 도시는 엄청난 혼란의 원천인 동시에 활력의 원천이기도 했다. 도시 거주자들은 스스로 변화의 첨단에 서 있다고 느꼈다.” (카렌 암스트롱) 축의 시대에 등장한 소크라테스, 석가모니, 공자는 모두 새롭게 태어난 도시가 낳은 사상가들이다.

도시가 새로움과 창조의 공간인 것은 사람들이 더 이상 얼굴을 맞대고만 말하지 않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뉴욕의 경쟁력이 금융업에서 나온다고 인식한다. 월가로 상징되는 금융산업이 지금의 뉴욕을 만들었다고 말이다. 그러나 20세기가 도래하기 이전부터 뉴욕은 문화, 예술의 메카로 발돋음해왔다., '대서양의 중심 항구'로 출발한 뉴욕이 이제는 지구 전역을 상대로 문화교류를 관장하게 된것이다.

고급문화에서 하위문화까지 뉴욕의 다양한 크리에티브 현장은 뉴욕이 세계적 문화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지켜가도록 하는 든든한 배경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계 최고의 도시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일까?

크리에티브 종사자들에게 도시생활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인간본연의 그리고 문화, 예술의 사교적 성향 때문이다. 문화산업은 비공식적 사교 영역에서 무척 효과적이며 문화생산이라는 경제 시스템의 하부에는 사교 역학이 존재한다. 이런 사교계가 없다면 문화, 예술 산업이 성공적으로 유지될 수 없다. 사교계는 문화상품과 문화생산자가 생성되고 평가받고 시장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결정적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문화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데는 지리적 조건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문화, 예술 활동은 일정 지역 즉 맨해튼과 브루클린, 퀸즈와 브롱크스에서 일어난다.

아티스트, 뮤지션, 패션 디자이너와 클럽, 미술관, 록 콘서트장이 모두 25평방마일에 모여있다. 이런 밀집현상은 뉴욕이 글로벌 트랜드의 선도자로 입지를 다지는데 중요한 이유다.

어디든 걸어서 갈 수 잇는 거리라는 이점은 예술적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같은 지역에 모여 살면서 일상적으로 함께 어울리며 아이디어를 주고받거나 서로 마주치는 기회"(엘지자베스 커리드), 뉴욕은 그런 곳이기에 세계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서울에 살면서 서울을 사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뉴욕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든다. 도시만이 줄 수 있는 것을 얻기 위해서. 도시가 줄 수 있는 것은 여러가지가 잇다. 그러나 도시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은 그 도시에 모인 사람들에게서 나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도시가 줄 수 있는 것은 거기에 모인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 그 사람을 무시했을 때 도시도 몰락했다.

예를 들어 디트로이트는 극단적으로 몰락했다. 디트로이트의 몰락은 “도시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들을 포기했기 때문에 무너졌다. 산업도시는 과거의 상업도시들이나 현대의 정보 시대의 수도들과는 달랐다. 산업도시의 거대한 공장들은 비교적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들을 수십만명 채용했다. 이 공장들은 자기충족적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똑간은 제품들을 저렴하게 제공할 때를 제외하고는 외부세계로부터 단절되어 있었다.”

저자는 도시가 도시다운 것은 언제나 연결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도시에 모인 사람들 사이의 그리고 도시와 도시 사이의 연결, 그리고 그 연결을 통해 흐르는 사람과 지식 때문에 도시는 도시다워진다는 말이다. 애초에 디트로이트가 자동차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교통요지란 잇점에서 누린 그런 ‘흐름’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트로이트가 일단 자동차 도시가 된 이후에는 그런 흐름이 끊어졌고 디트로이트의 몰락은 흐름의 단절에서 시작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디트로이트나 그와 유사한 도시들의 회생은 위대한 산업화 이전 및 이후 도시들이 가진 경쟁, 연결, 인적자본 같은 미덕들을 포용해야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물론 디트로이트의 몰락은 자동차 산업이란 한가지 산업에만 의존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뉴욕도 제조업의 붕괴로 비슷한 타격을 받았지만 부활할 수 있었다. 디트로이트는 몰락하고 뉴욕은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의 미덕이 남아있엇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동차 도시의 몰락은 많은 면에서 헨리 포드의 성공이 남긴 유산이었다. 도시의 재건은 디트로이트에서 찾을 수 있던 전통적 도시의 미덕에 의해서 가능하다. 그런 미덕은 교육받은 노동자, 소규모 기업인들, 그리고 상이한 산업들 사이의 창조적 상호작용을 말한다. 디트로이트는 3개의 수직적으로 통합된 방대한 회사들에서 일하는 수십만명의 미숙련 노동자들을 고용한 하나의 산업이 지배했다. 이보다 더 해로운 조합이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생산적일 수 잇었도 도시의 장기적 성공에 필요한 역동적인 경쟁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진 못한다. 디트로이트는 성장을 장려하는 다양성과 경쟁을 질식시켯다.”

건강한 생태계가 도시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말이다. 저자가 이책에서 말하려는 것은 그런 어떻게 하면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있는가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간단하다. 도시 생태계에 다양성을 높이면 된다. 다양성을 높이려면 사람들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높아지고 도시의 생태계는 건강하게 유지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 도시가 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도시의 에너지는, 창조성은 사람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책은 그 구체적인 방법들을 말한다. 우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거리 청소를 하고 치안망을 구축하는 공공서비스도 그런 노력이다. 그리고 그런 서비스가 갖춰지면 합리적인 생활비 특히 주거비용이 가능해야 한다.

따분하게 들리는가? 공공정책 교과서처럼 들릴 것이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딱딱한 주제들을 구체적인 사례와 역사를 통해 설명하면서 그런 주제들의 일상적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며 거리를 걸으면서 무심히 지나던 일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알려준다.

예를 들어 고층건물을 짖는 것이 옳은가 보행자의 시야에 맞춘 저층으로 도시를 채우는 것이 옳은가, 교외로 인구가 이동하는 것이 환경적으로 이로운가 해로운가, 대도시가 환경을 위해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왜 적절한 선택인가 등을 쉽게 실감나게 설명한다. 이책의 의미는 이런 일상적인 주제들에 자신의 의견을 가질 수 있는 더 큰 관점을 준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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