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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rtz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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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나아감에 제동걸기 | Review 2008-07-1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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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평등해야 건강하다

리처드 윌킨슨 저/김홍수영 역
후마니타스 | 200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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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지향하던 사회는 성장 둔화라는 장애물을 만나 붕괴되었다. 오늘날 사회는 시장을 중심으로 한 위계질서 하에 재편되고 있다. 경쟁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우, 사람들의 노동을 향한 욕구를 부축일 수 있다. 그 덕에 사회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누구나 다 아는 진리가 하나 있으니, 모든 이들이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좀 더 부유한 부모를 만나 풍요로운 환경을 경험한 아이들은 여러 방면에서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부가 세대를 거듭함에 따라 세습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신임 정권이 출발한지 얼마 안 되었으나 애초에 설정한 목표는 좌초된 듯도 하다. 목표치는 낮게 수정되었으며, 각종 혼란으로 사회가 뒤숭숭하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선거를 통해 민중이 저버린 평등이라는 가치를 되새겨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시장을 버릴 수 없다. 시장은 자본주의 사회를 가능케 하는 필수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저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메커니즘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이 낳는 부작용까지 감내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님을 저자는 말한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을 위한 고민도 존재해야만 하는 법이다.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만 같은 분위기다. 요리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돈이 있으면 간편히 조리할 수 있는 식품들을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 끼니 식당에서 사먹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돈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 오늘날 돈에 눈이 멀어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면 주객전도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리게 된다.

돈 때문에 인간의 가치가 소홀히 여겨지는 것만큼 서글픈 일이 또 있을까? 과거 절대 빈곤 상황 하에서는 먹지 못해 죽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렇지만 모두가 가난한 사회에서 느꼈던 불행은 오늘날 가난하다는 생각으로부터 비롯되는 불행과는 또 다르다. 과거에는 비교할 대상이 없었다면 오늘날에는 각종 매스미디어를 통해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경제적으로 침체된 국가의 사람들의 기대 수명과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빈곤한 흑인들의 기대 수명을 비교하면서 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가늠한다는 사실을 이 책에 수록된 많은 통계치들은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직장 내에서 낮은 지위에 놓인 이들이 왜 그토록 많은 질병에 시달리다 못해 수명마저도 짧단 말인가?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갈등적인 인간관계를 더 많이 맺게 된다. 따라서 이런 사회는 살인율만 높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강력 범죄도 자주 일어나며, 신뢰도도 낮고, 공동체 생활에 참여하는 정도도 낮다. 따라서 우리는 각 현상을 별개로 보기보다는, 한 사회의 사회적 관계의 특성을 보여 주는 연속체로 봐야 한다. 불평등은 가장 친화적인 극단에서 가장 갈등적인 극단까지 사회적 관계의 분포 전체를 변화시킨다. 따라서 분석 가능한 자료들에 비추어 말하자면, 불평등한 사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이방인을 덜 도와주고, 하급 종업원을 덜 배려하며, 학교 운동장에서나 가정에서 더 자주 싸우고, 취약 계층들에게 더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p71)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라 할 수도 있으나 저자는 오늘날 불평등의 문제를 다루며 그 해결책으로 자유, 평등, 우애라는 세 단어를 이야기한다. 특정 집단, 특정 사회에 소속되었다는 느낌,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어느 정도의 금액이 되는지 정확한 액수로 환원할 순 없겠으나 사회적 자본이라는 단어가 통용될 수 있을 정도로 이의 중요성은 크다.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간에 같은 사회에 속했다는 동질감이 있다면 오늘날과 같은 부의 고착화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불평등을 인지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숱한 문제들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이 저자가 원하는 방향과는 정 반대인 듯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불안한 경제 상황 속에서 직업의 안정성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같은 직장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상도 품지 말라는 법은 없다. 평등을 꿈꾸고 건강을 꿈꾸는 이들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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