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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rtz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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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선 죽여야 한다 | Review 2022-01-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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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상 살인

카르스텐 두세 저/박제헌 역
세계사 | 202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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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제어가 어렵다. 착 가라앉은 기분 혹은 욱하는 심정에서 평소와는 다른 짓(!)을 저지르고야 만다. 수습에 여러 날이 걸린다. 이러지 말아야지 다짐을 해 보지만 같은 일이 반복된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소개받았다. 명상도 그 중 하나인데, 아직 시도는 해 보지 않았다.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해 본 게 전부다.

평온한 마음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인간의 앞날은 모르는 거라 하였다. 명상이 낳을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있다면 이럴까. 명상 그리고 살인. 어울림이 불가능하지 싶은 두 단어가 뭉치니 느낌이 묘했다. 제목의 기이함은 시작에 불과했다. 대체 이 작가는 무슨 생각에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전개했나 싶었고, 급기야 무섭기까지 했다. 대략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변호사인 주인공은 최근 들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직업은 그에게 적잖은 부를 선사했지만, 그에게 일을 주는 존재에 대해 그가 지닌 감정은 혐오에 가깝다. 온갖 범죄자들을 옹호하는 일이 싫지만 차마 관두지는 못한다. 그의 생계가 달린 일이기도 하거니와 자신과 가족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내나 딸과의 관계는 당연히 별로다. 아내는 그에게 명상코치를 찾을 것을 권했다. 요구가 내키지는 않았으나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수긍했다. 요쉬카 브라이트너와의 만남은 그에게 평온을 선사했다. 심박수가 치솟으려 들 때마다 그는 배운 것들을 떠올렸다. 명상집에 적힌 글귀를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길 거듭한 끝에 성인과도 같은 반열에 오르고야 말았다. 적어도 나의 눈에는 그리 보였다. 그가 맞닥뜨린 상황은 결코 그리 쉬이 받아들일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처음부터 폭력배 드라간을 처치할 생각을 품은 건 아니었다. 딸과의 시간을 앞두고 있는 그의 사정을 전혀 고려 않은 드라간의 호출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잘못은 자신이 저질렀으면서 수습은 엉뚱한 사람에게 시키는 행태는 늘 반복돼 오던 대로였다. 육중한 몸을 트렁크에 담을 때만 하여도 살인은 선택 가능항목이 아닌 듯했다. 딸에게 충실하고 아내로부터 핀잔을 듣지 않고 싶은 마음이 빛을 발했다. 거기에 명상까지 더해지니 모든 조건이 무르익었다. 밀폐된 공간 안에서 장시간, 그것도 무더위와 씨름하며 드라간은 제 명을 다했다. 이것을 살인으로 정의해도 좋다면 ‘명상 살인’이 맞았다. 자신을 뒤흔드는 온갖 상황을 머릿속에서 지운 채 현재의 행복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명상이 지닌 힘은 놀라울 정도로 끔찍했다.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했던지 저자는 드라간의 죽음에 좀 더 살인사건다운 면모를 부여한다. 자고로 증거는 없애야 하는 법이다. 시신을 철저히 분해하되 향후 자신이 이용할 가치가 있는 손가락만은 없애기에 앞서 본을 뜬다. 그 순간 변호사는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범죄인과 유사한 정체성을 취득하고야 만다. 정의의 이름으로 악을 퇴치했다고 말하자니 그가 저지른 일이 너무 잔혹하다. 게다가 첫 단추를 꿴 그는 거침 없이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치 않으리”를 외치는 것만 같은 행보에 나선다. 악은 철저히 제거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건 얻는 그의 모습이 선인지 악인지, 어느 시점부터는 헷갈린다.

2권이 있단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머릿속에 선히 그려지긴 하나 저자의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 마지막이 아쉬웠다면 유혹에 절로 굴복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도 이어지는 이야기에선 명상이 과연 어떠한 힘을 발휘할지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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