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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 | Review 2022-05-2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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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최초의 역사 수메르

김산해 저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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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세계사를 좋아했다. 숱한 선택 과목 중 점수가 잘 안 나온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세계사를 택해 공부했다. 머릿속에 그나마 남아 있는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수메르에 대해 떠오르는 게 별로 없었다. 인류 최초의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교과서에 분명 수록돼 있었음에도 그러했다. 속한 대륙이 아시아임에도 우리의 시선은 타 대륙을 향해 있기 십상이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역사를 반복해 공부하기 바빠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등한시했다. 과거를 대하는 태도와 관점은 현재를 대할 때도 유효했다. 뉴스를 틀면 영미권 국가의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반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 국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기가 어렵다. 편향된 시야, 어디서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최초의 역사 수메르>를 읽는 내내 고민이 컸다.

지도를 꺼내들고 수메르 문명의 태동지가 어디 즈음인가를 살폈다. 이름은 매우 익숙한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만나 하나 되는 지점 즈음이 수메르로 짐작됐다. 과거 번성했던 곳 중 오늘날에도 화려함을 유지하는 곳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 지역은 안타깝게도 전쟁을 피하지 못했다. 지금도 생생하게 언급할 수 있는 사담 후세인과 걸프전의 무대가 바로 이 일대였다. 일명 부정적인 소식만을, 그것도 매우 빈약하게 접할 수 있는 입장에서 긍정적인 사고의 형성은 요원할 수밖에. 알지 못하는 데다 알고자 하는 마음이 좀체 들지 않는 곳에서 위대한 수메르 문명은 탄생했다.

최초의 역사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문명이었다. 고조선에서부터 시작되는 우리의 역사도 ‘유구하다’는 표현의 사용이 가능한데, 수메르에서는 고조선이 생겨났을 시점에 이미 초기 왕조의 몰락이 벌어졌다. 실제 수메르인이 남긴 문자 사료에 근거해 작성된 역사는 B.C.E. 6500년까지 올라가는 게 가능했다. 심지어 원 수메르인의 정착은 그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이루어졌다고 했다. 초창기 인류 사회는 공산제였다는 식의 서술이 떠올랐으나 이의 실현은 헤아림이 버거운 고대에도 이루어지지 못했던 모양이다. 사람들의 선호는 분명했으며, 선호를 소유로 뒤바꾸는 각자의 힘은 달랐다. 그 옛날부터 사람 위에 사람이 있고 사람 밑에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무서웠다. 단순히 인간의 선함과 악함이 이를 결정하지는 않았을 터이나 신분제의 탄생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 본성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했다.

현재로선 해석이 여지가 없어 보이는 문자에 대한 경외감 또한 빠트리고 싶지 않다. 목판 혹은 금속 활자본 수준의 사고도 훌륭하다고 여겨온 나에게 수메르인들의 기록은 실로 놀라웠다. 점토판 위에 글자를 새기며 그들은 자신들이 남긴 기록이 후대에까지 이어지리라고 기대했을지. 특정 시대에 고착된 한 생명 개체의 삶이 숱하게 모여 만든 인류의 역사, 그 시작점에 자신들이 위치해 있다는 점을 당시엔 아마도 몰랐을 것이다. 권력을 손에 쥔 자에 의해 기록이 왜곡되고, 그렇게 특정 집단의 입맛에 맞는 역사만이 길이 남는다는 걸 수메르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저자의 세심한 연구는 수메르 역사가 악카드인의 역사로 돌변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씬 왕조는 수메르 왕조가 아님에도 우르 3왕조로 이제껏 오해(?)를 샀다. 위대한 라가쉬 통치자들을 향해야 했을 찬사가 약 3,840년 전 이루어진 역사 왜곡으로 생명력을 상실했다는 사실에 저자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 옛날에 노예해방을 선언한 위대한 성군 엔메테나의 업적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이 대목에서 등장한 일제강점기 역사와의 비교는 눈물겹기도 하였다. 우리가 그러하듯 수메르 역시 과거사 청산에 성공치 못하였기에, 옳은 역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마저도 시시때때로 흔들리는 ‘현재진행형’의 비극을 겪게 되었다는 주장에 수긍이 갔다.

저자의 이름을 검색하자 다수의 저서가 등장했다. 모든 도서가 수메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근 20년 혹은 그 이상을 한 우물만 판 저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외면해 왔으며 알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도 쉽사리 다가설 수 없었던 지난날과의 대화가 그로 인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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