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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선집 | 서평 2021-01-3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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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선집

존 스튜어트 밀 (지음) | 서병훈 (옮김) | 책세상 (펴냄)



한 권 한 권 각권으로 읽어도 어렵다는 그의 사상을 <공리주의, 종교론, 자유론, 대의정부론, 사회주의론, 여성의종속>까지 총 6권을 합본으로 엮어 천 페이지를 훌쩍 넘긴 '존 스튜어트 밀 선집'은 그의 사상 만큼이나 묵직하다.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 완독을 목표로 그의 사상을 만났다.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익숙한 <공리주의>. 그러나 질적 행복을 무시한 양적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타인과 공공의 이익을 해친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한다면 그 행복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도 없고 어떤식으로든 그 영향은 나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주변을 불행하게 만들면서 나만 행복하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질적인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면 사람들의 인격이 전반적으로 도야되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법을 정의의 기준으로 세운다면 악법에 불복하는 개개인은 정의롭지 못한 '불의'의 사람이 되므로 정의롭지 못한 법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현실을 인지해야 한다. 법이 정의에 관한 궁극적 기준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정의의 본질은 평등이 전제 되어야 한다. 그리고 뒤따르는 의무와 권리. 내가 권리를 가진다는 것은 나의 권리를 위해 사회가 나를 보호해 주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리가 의무 앞에 우선시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보태어 본다.



<종교론>을 통해 보여지는 밀의 종교관은 신앙에 대한 믿음보다는 다른 철학자나 문호들이 신과 종교에 대해 쓴 것과는 사뭇 다르다. 신을 예찬하지도 않고 믿음을 드러내거나 믿으라고 종용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신랄한 비판을 하는 것도 아닌 채로 조곤조곤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신의 '전지전능함'에 대한 모순을 얘기하고 존재의 증명을 위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종교는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회적 선을 달성하기 위한 법의 보완재로써의 유용성 때문이다.



역사 이래로 자유와 권력의 다툼은 계속되어 왔다. 이제 지배자의 권력은 개인의 권력이 아닌 사실상 국민의 권력을 대표하는 권력이며 공권력이라 불리는 이 권력은 '다수의 횡포'가 되기도 한다.

생각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옳지 못한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의견의 자유도 무제한 허용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각자의 개성이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칼뱅은 '의무가 아닌 것은 죄악이다'라고 하며 인간의 개성을 죄악으로 보았지만, 밀은 반대로 욕망과 충동 역시 신념과 자제 못지 않게 인간을 만드는 필수요소로 보며 개별성을 잘 키워야만 발전이 있다고 보았다. 오늘날에도 강조되는 창의성,창의력과 통하는 얘기가 아닐까? 1800년대에 씌여진 책이라고 하기엔 현시대와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종교의 교리나 문명이 약속이 된 사회에서 제재나 권한의 기준은 어디에 두어야 할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면서도 자신의 자유만을 주장하는 무지가 넘쳐나는 요즘이다. 시대는 더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 슬픈 아이러니다.



<대의정부론>에서 설명하고 있는 이상적인 정부 형태는 근대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정치와 정부를 예언한 듯이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그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염려도 현실의 문제와 중첩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그 해결 방법을 제시함에 있어서는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처럼 이상적이고 이론적인 답안이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밀은 지식인 계층,엘리트 계급이라 일컬어지는 소수의 사람에게는 무척 관대한 성향을 보이고 있음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지식이 높다고 해서 지성과 도덕성이 함께 높은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민주주의에서 빈부의 격차는 그 격차를 더 늘리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끼리 제 살을 파먹는 극한의 경쟁으로 궁지에 몰리게 한다. 인간의 발전과 공공의 이익이라는 대의가 최우선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밀은 사유재산제도를 인정할 수 없었다. 노동을 자아의 현실 투영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임금노동제는 자기 발전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공산주의를 맹렬하게 비판했던 이유는 개인의 자유를 부인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 사상은 자유론이 아닌가! 민주주의자였던 그는 대중의 무지와 교육에 대한 실망이 커지면서 수정된 사회주의자가 되어갔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한계를 직시한 열린 사고를 했다.



흑인 노예가 사라진 시대에도 여성은 결혼이라는 제도아래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 사회진출의 길을 막으며 능력 부족이라는 이유를 들어왔지만 교육과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육아와 가사일로 인해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밀의 사상에 대해 감히 옳다 그르다의 판단을 할 수 있는 깜냥도 아니지만 사상이라는 것 자체가 절대진리가 아닌 개인의 철학과 생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의 사상 대부분은 열린 사고라 아니 할 수 없다. 1800년대에 씌여진 그의 글은 시대를 예언하듯 앞선 곳도 많다. 몇 군데 불편한 시각과 견해(동양인에 대한 비하 등)가 있었지만 그건 그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나 교육과 환경의 영향이니 그의 탓을 할 수는 없다.

한권만으로도 어려웠을 그의 6권의 사상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전부를 이해할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재독 삼독의 다짐을 하며 의미있었던 밀과의 만남을 접는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책세상으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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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선집

<존 스튜어트 밀> 저/<서병훈> 역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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