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 해의 미스터리의 주인공인 마플 양은 에르퀼 푸아로와 함께 애거서 크리스티 작가를 대표하는 탐정이자, 애거서 크리스티 작가 본인은 본떠 만든 캐릭터로도 잘 알려져 있는 캐릭터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 작가가 창조해 낸 다른 여러 캐릭터와 비교하여 보았을 때, 제인 마플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이자 가장 큰 차이점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그녀가 안락의자 탐정의 끝판왕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부분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그녀 자신은 일평생 세인트 메리 미드를 벗어나지 않은 것처럼 말을 하기는 합니다만) 많은 일들을 경험해 본 이만이 가질 수 있는 연륜을 바탕으로 본인에게 주어진 여러 이야기들과 몇 가지 단서들만을 통하여 많은 사건들을 멋지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은 어째서 그토록 많은 독자들이 오랜 기간 동안 마플 양 시리즈를 읽어오고 있는지에 대해 충분한 대답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마플 양이 탐정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열 번째 작품인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는 요양을 목적으로 섬으로 떠났다가 또 한 번 사건과 엮이게 되는 마플 양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데, 해당 작품의 경우 마플 양 최후의 소설이라고 볼 수 있는 복수의 여신과 함께 3부작으로 기획되었던 만큼 구성상으로나 내용적으로도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