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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1 개설

여자
[스크랩] 사랑 - 과연 사랑이 무엇인가 | 여자 2008-10-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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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 이환의 경계를 허무는 독서
우리네 삶에서 ‘사랑’이 빠지면 아마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문학도 영화도 TV에도 온통 사랑입니다.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이 ‘사랑’을 인문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책 중에서 먼저 문학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사랑에 관한 에세이인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사랑을 생각하다』, 그리고 인문 서적인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 인류학의 입장에서 본 책인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과학입장에서 본 『사랑을 위한 과학』을 함께 읽어보시죠.

***


에로티시즘 화가라 불리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보면, 남자는 여자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채 여자의 뺨에 키스를 하고 있고, 여자는 살포시 눈을 감고 있다. 그녀는 왜 눈을 감고 있을까? 신성림은 『클림트, 황금빛 유혹』(다빈치.2002년)에서 “키스할 때 여자들이 보이는 일반적인 습관일 수도 있고 지극한 만족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가 만족하고 있다고? 그렇다면 무엇에 만족하고 있을까. 아마도 남자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기에, 심리적인 충만함과 만족을 느끼고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랑이 무엇이기에 그녀는 지극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일까? 과연 사랑이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모아놓으면 아마 백과사전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을 개념 짓기 원하는 인간의 성향은 특히나 사랑이라는 단어에 집착했다. 말깨나 하는 사람이나 글깨나 쓴다는 사람들은 모두 사랑에 대해서 말을 늘어놓았다. 또한 사랑을 정의하고 있는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사랑의 의미는 정말 천차만별이다. 그렇기에 정의도 다양하며, 어떤 면에서는 모호할 수도 있다.

우리는 사랑을 느낄 수는 있지만 사랑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렵다. 마치 우리가 바람을 볼 수는 없으나 느낌으로 바람이 부는 것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신화에서 시작해서 문학이나 음악, 미술 등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는 당연히 사랑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이야기는 사람들의 가지는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문학이라는 프리즘으로 사랑을 바라보자.

알랭 드 보통. 정영목 역,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청미래, 2002년 7월.
파트리크 쥐스킨트, 강명순 역, 『사랑을 생각하다』, 열린책들, 2006년 2월.
핼렌 피셔, 정명진 역,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생각하는 나무, 2005년 7월.
에리히 프롬, 황문수 역, 『사랑의 기술』, 문예출판사, 2006년 10월.
토머스 루이스 등, 김한역 역, 『사랑이라는 이름의 과학』, 사이언스북스, 2001년 4월.


첫눈에 반한 사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저/정영목 역 | 청미래 | 2007년 08월
첫눈에 사랑에 빠져본 적이 있는가? 충분히 가능하다. 비행기 좌석에 나란히 앉아있는 남녀가 1시간 남짓 비행시간동안 몇 마디 말을 나누고는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커피숍에서 다른 자리에 앉아 있는 이성을 보고,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아닌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서 주인공과 클로이는 비행기 안에서 만난다. 그는 클로이를 보곤 첫눈에 사랑을 느낀다. 그는 왜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을까? “그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라고 주인공은 말하고 있다. 나도 이 말에 동감한다. 나는 그(녀)가 얼굴이 잘생기고, 눈이 예쁘며, 유머러스하고, 매너가 좋고…… 이렇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사랑은 결코 이성적인 판단에 근거하여 생기지 않고 오히려 감성적인 부분에 속한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내가 생각하는 답은 ‘그(녀)가 그 시간에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즉 우리는 항상 사랑할 준비를 하고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과 클로이는 몇 번의 만남과 그녀의 아파트에서 사랑을 나눈 후 매일 전화통화를 한다. 그 이유를 주인공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때로는 하루에 다섯 번씩, 특별히 할 말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우리 둘 다 전에는 누구에게도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해본 적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사랑을 시작하는 한 쌍에 대한 아주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어쩜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 하고 감탄이 나온다. 정말 알랭 드 보통의 표현력은 ‘보통’이 아니다. 어쩌면 알랭 드 보통은 선수가 아닐까? 아니, 아닐 수도 있다. 짖는 개가 물지 않는다고 이론에만 강한 사람일 수도 있다.

“클로이를 만난 것을 단순한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딱 맞는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에 빠진 커플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둘이 만난 것에 대한 필연적(운명적)인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간다.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면 ‘견강부회’는 필연적이다.

"마치 우리 두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하늘의 거대한 정신이 우리 궤도를 미묘하게 조정하여 우리가 어느 날 파리발 런던행 비행기에서 만나게 해준 것 같았다.“

이 문장을 보면 견강부회의 극단적인 지점에 까지 다다른다. 정말 점입가경이다.

그러면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쥐스킨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랑에 빠지면

『사랑을 생각하다』 | 파트리크 쥐스킨트 저/강명순 역 | 열린책들 | 2006년 02월
『향수』의 저자인 파크리크 쥐스킨트는 에세이 『사랑을 생각하다』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누구나 어느 정도 멍청해진다. 이것을 확인하려면 자신이 쓴 연애편지를 20~30년쯤 지난 후에 다시 읽어 보라. 기록으로 남아 있는 그 멍청함, 치기, 우월감, 그리고 맹목적인 사랑을 보고 얼굴이 빨개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또한 내용은 얼마나 유치하고, 문체는 또 얼마나 격정적인가. 평균 이상의 지적인 사람조차 그런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어리석은 짓을 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어리석은 내용을 써내려 간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니 20~30년 후가 아니라 바로 어젯밤에 쓴 편지조차도 아침에 읽어보면 도저히 전달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정말 유치하고 부끄러운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지면 시인이 된다고 하지만 그 시인은 아마 글을 못 쓰는 시인인가 보다.

왜 우리는 이렇게 멍청해질까? 사랑에 빠지면 연인은 사랑이외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연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사랑에 쏟아 붓는다. 그들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에 모든 것을 거는 도박사인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과정이 사랑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순서인 것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모두 이런 열정적인 사랑에 빠졌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그 사랑의 메커니즘이 궁금해진다.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인류학자인 헬렌 피셔는 인간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또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기능성 자기공명 영상장치) 기술을 활용하여 광적인 사랑에 빠진 남자와 여자의 뇌 활동을 조사했다.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 헬렌 피셔 저/정명진 역 | 생각의나무 | 2005년 07월
먼저 45개의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는 설문지를 배포해 미국인 437명과 일본인 402명에게 답변을 받았다. 그런데 그 결과는 상당히 놀라웠다. 나이, 성별, 성적 취향, 종교적 배경, 민족적 차이에 상관없이 응답자들의 답변 결과는 비슷했다. 45세가 넘은 사람이 사랑하는 이에게 느끼는 감정은 25세 이하의 사람들이 느끼는 것과 비슷하게 강했다.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는 설문의 86퍼센트에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설문의 87퍼센트에서 미국인 남자와 여자는 사실상 거의 똑같이 대답했다. 미국인 중 백인과 유색인은 질문의 82퍼센트에 비슷하게 대답했다. 가톨릭교도와 개신교도도 설문의 89퍼센트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조사에 대해 저자인 헬렌 피셔는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다.

“낭만적인 사랑, 도를 지나친 사랑, 홀린 사랑, 그것을 어떻게 부르든 모든 시대와 모든 문화권의 남자와 여자는 이 거역할 수 없는 힘에 넋을 빼앗기고, 괴롭힘을 당하고, 당황해했다. 사랑하는 것은 인간 모두에게 보편적인 것이다. 그것은 인간 본성의 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떤 사람을 선택할까?

첫째,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즉 우리는 정서적으로 각성된 상태에서는 기쁨에서든, 슬픔에서든, 불안에서든, 두려움에서든, 호기심에서든 아니면 다른 기분에서든 이 열정에 더 쉽게 굴복한다고 말한다. 둘째, 근접해있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셋째, 신비감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유전적으로 가까운 사람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낯선 사람의 신비함에 끌린다.

넷째,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도 끌린다. 비슷하다는 말은 민족적, 사회적, 종교적, 교육적 및 경제적 배경이 같지만 친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끌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너무 똑같으면 이로울 것은 없다. 그렇기에 반대되는 사람들도 서로 끌린다. 단 민족적, 사회적, 지적 영역은 서로 다르지 않아야 한다.

다섯째, 대칭된 신체(육체적 균형)를 가져야 한다. 신체가 좌우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말은 바로 건강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상대방에게 끌린다고 해서 우리가 그런 상대방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혹시 그런 기술이 있다면 좋을 텐데…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저/황문수 역 | 문예출판사 | 2000년 05월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학창시절 이 책이 교양 있는 학생들의 필독서였기 때문이다. 물론 대상이 된 책은 여러 권이었지만, 나는 이 책에 끌렸다. 그 이유는 혹시 이 책을 읽으면 선수(작업남)가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 책의 전반부에서는 ‘사랑에 대한 이론’이 나온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사랑을 하기 위한 기술이 나온다. 에리히 프롬은 우리가 어떤 것을 잘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면 충분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정신집중’이 필요하다. 훈련의 성과를 얻으려면 당연히 정신집중을 해야 할 것이니 말이다. 그다음은 ‘인내’다. 빠른 결과만을 바란다면 우리는 좋은 기술을 습득하고 숙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참고 기다림의 미학이 여기에도 적용이 된다. 마지막은 ‘최고의 관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프롬이 말하고 있는 사랑은 열정적이고 격정적인 사랑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가 말한 사랑의 기술을 위한 네 가지 필요한 것은 열정적인 사랑에도 어느 정도 유효하고 유용하다고 본다. 특히 프롬이 사랑에 대해서 한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랑은 받거나 얻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말이다.

위에서는 문학과 인류학 그리고 철학적으로 사랑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생물학을 통해서 사랑을 조명해보도록 하자. 어차피 인간은 생물학적 존재라는 한계 내에 있으니 말이다.

과학으로 본 사랑

『사랑을 위한 과학』 | 토머스 루이스,패리 애미니 등저/김한영 역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04월
우리가 사랑을 느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얼굴이 빨개지고 호흡도 가빠온다는 것을 누구나 느껴봤을 것이다.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면 이런 생리적인 변화가 생길까? 이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해보자.

이 책의 저자는 3명의 정신의학교수이면서 의사이다. 이들은 사랑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기 위해 환자들의 임상 사례와 신경발달론, 진화이론, 정신약리학, 신생아학, 실험심리학, 컴퓨터과학 등의 기초 원리를 통합했다. 그리고는 독자들에게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들의 뇌로 안내한다.

인간의 뇌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척수’가 가장 오래된 뇌다. 척수에는 생명 조절 중추들이 있는데, 호흡, 삼킴, 심박 작용을 자극하는 뉴런들과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소리에 대해 신속한 반응을 유도하는 놀람 중추가 있다. 이것이 동물들에게 뇌가 있는 주된 이유일 것이다. 이 뇌를 ‘파충류의 뇌’라고 말하고 있다. 이 뇌는 공격과 구애, 짝짓기와 영토 방어 등의 기초적인 작용을 허락한다.

두 번째 뇌는 ‘대뇌 변연계’이다. 이 안에는 해마, 뇌궁, 편도, 대상회전, 비 주변 부위, 해마 주변 부위가 포함되어있다. ‘대뇌 변연계’는 바로 포유류의 뇌다. 포유동물이 파충류 계통에서 갈라져 나았을 때 이와 동시에 포유류의 두개골에는 새로운 신경구조가 생겼다. 이것은 번식의 방법을 변형시켰을 뿐 아니라 자식에 대한 태도까지도 바꾸어 놓았다. 분리와 무관심은 전형적인 파충류 부모의 태도로 남았고, 포유동물은 자식들과 복잡하고 섬세한 상호 작용을 받는 세계로 들어왔다. 포유동물은 서로 놀 줄 안다. 이것은 변연계를 하드웨어로 작동시키는 동물에게만 있는 고유한 활동이다. ‘대뇌 변연계’ 바로 이곳에 사랑의 비밀이 숨어 있다.

세 번째 뇌는 ‘대뇌 신피질’이다. 말하기, 쓰기, 계획 추론 등의 능력은 모두 이곳에서 비롯된다. 대개 인식이라고 알려진 감각적 경험과 의지라고 알려진 운동조직의 의식적 조절도 마찬가지이다. 보통 대뇌 신피질이 가장 진화된 뇌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뇌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두 번째 뇌인 ‘대뇌 변연계’가 우리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많은 동물들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심리실험과 임상적인 사례에서 ‘대뇌 변연계’가 사랑의 중추로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뇌 변연계는 어떻게 작동될까?

사랑은 화학작용이다

다시 헨렌 피셔의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로 돌아와 보자. 헬렌 피셔는 화학물질로 사랑을 해부하고 있다.

“황홀경은 연인들이 경험하는 또 하나의 눈에 띄는 특징이다. 이는 도파민과 관련이 있다. 뇌 속에서 도파민이 집중되어 수치가 높아지면, 흥분 현상뿐만 아니라 연인들이 말하는 다른 여러 기분이 생겨나게 된다. 그런 기분에는 강해진 에너지, 신경과민, 불면, 식욕상실, 떨림, 두근거리는 가슴, 가빠지는 호흡,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 광증, 고민, 두려움이 포함된다.”

즉 우리들이 낭만적인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 수치가 높아지는 데 이것은 우리를 마치 무엇엔가 중독된 사람처럼 만들어 버린다.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고 싶은 열망도 도파민과 깊은 관계가 있다. 뇌 속에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면 성욕을 일으키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올라간다.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 증가는 연인들이 애인과 함께 보낸 달콤한 순간들이나 애인의 행동을 세세한 것까지 기억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이 액체는 새로운 자극들을 불러일으킬 추억의 증가와 관계있다.”

우리는 첫사랑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한다. 실패로 끝난 첫사랑이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많은 것을 기억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사귀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경우 그 사람과 처음 만난 장소나 그 사람의 옷차림, 또한 그날의 대화 내용조차도 기억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이름의 호르몬이 작용한 것이다.

“연애가 치열해지면 이 저항할 수 없는 생각도 늘어날 수 있다. 그것은 세로토닌과 그 친척들 사이의 부정적인 관계 때문인데, 그 친척이란 바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말한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가 올라가면 세로토닌의 수치가 급강하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연인들이 낭만적 황홀경을 강하게 느낄 경우에 그 파트너에 대해 공상하고 몽상하고, 깊이 생각하고, 빠져들려는 충동을 더 강하게 느끼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 사랑은 뇌와 호르몬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호르몬은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그리고 세로토닌인 것이다. 그렇다 사랑은 호르몬 작용인 것이다.

클림트의 〈키스〉를 다시 보자. 이 순간 두 사람의 황홀한 표정 속에는 뇌 안에서 수치가 높아진 호르몬의 작용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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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름다움 - 아름다움이 뭐기에 | 여자 2008-10-1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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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 이환의 경계를 허무는 독서
‘아름다움’은 일단 여자가 상상되는 단어입니다. 물론 동물 세계에서는 수컷이 더 아름답지만, 인간 세상에서는 여자가 이에 해당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여자들은 아름답기 위해 어떤 것들을 했을까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바로 『치장의 역사』(김영사.2004년)라는 책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여자들은 과연 아름다워지기 위해 어떻게 치장을 해왔느냐에 대한 문화사적 소개입니다. 이에 비해 조용진 교수의 『미인』(해냄.2007년)이라는 책을 보면 ‘미인학’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 미인에 대한 해부학적 분석과 미인에 대한 정의가 소개되어 있으며, 『아름다움의 과학』(프로네시스.2008년)은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사에서 보는 아름다움과 과학으로 보는 아름다움을 소개하겠습니다.

***

다이안네 크루거(Diane Kruger).

이 사진은 다이안네 크루거(Diane Kruger)라는 이름의 독일출신 배우다. 아마 많은 분들은 이 배우를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크루거는 영화 <트로이>(2004년)에서 헬레나로 출연했으며, 〈내셔널 트레저〉(2004년)에서도 니콜라스 케이지 상대역으로도 출연했다. 그러나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 배우가 아니라 그녀가 맡은 역할, 즉 <트로이>에서의 헬레나를 말하고자 한다. <트로이>의 여주인공인 헬레나는 정말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는 말에 딱 맞는다. 미모 하나로 병사를 가득 실은 수많은 배를 출동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호메로스의 『일디아드』의 신화의 세계에 있었던 여자가 19세기 중엽 슐리만이라는 고고학자에 의해 역사 속의 인물로 다시 살아난다. 그리고 그녀는 어쩌면 파리스나 아킬레우스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아름다움! 그녀는 바로 아름다움의 대명사이다. 과연 아름답다는 것이 뭐기에 수많은 병사들이 목숨을 바쳤고, 또 많은 영웅들의 목숨을 가져갔으며, 트로이라는 나라를 멸망의 길로 이끌었을까?

가장 난봉꾼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은 아마도 제우스일 것이다. 수많은 여신과 여인과 관계를 가진 그는 정말 많은 자식을 두었다. 그중 스파르타의 왕비였던 레다에 빠져서, 그녀와 몰래 연애를 하기 위해 백조로 변신시켜 임신을 시킨다. 레다는 알로 낳았고, 시간이 지나 알이 깨지자 백조가 아니라 아름다운 여자 아이가 태어난 것이다. 그녀가 바로 헬레네인 것이다.

헬레네는 자라면서 더욱 아름다워지고 그녀에게 청혼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줄을 이을 정도였다. 그 와중에 미케네 왕의 동생인 메넬라오스와 결혼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문제의 발단을 다른 곳에서 벌어졌다.

바다의 여신인 테티스와 펠레우스가 결혼을 하게 되었다. 테티스는 신의 사회에서 인기가 있어서 매우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결혼을 하기 위해 둘은 주변에 청첩장을 돌려서 결혼식이 성대하게 치러지기를 원했다. 에리스는 바로 불화의 여신이기에 결혼식장에 걸맞지 않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에리스는 초대받지 못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단이 된다. 에리스는 초대받지는 못했지만 결혼식에 참석했고, 그곳에 황금사과를 던져놓는다. 그 사과에는 ‘가장 아름다운 미녀에게’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역시 에리스는 불화의 여신이 맞다. 이 사과로 말미암아 큰 불화가 잉태했으니 말이다.

그리스 여신도 인간의 여성도 똑같았다. 여신들도 자신이 가장 아름답기를 원했다. 아름다움이 뭐기에! 헤라(제우스의 아내), 아테나와 아프로디테가 이 사과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면서 다툼을 벌이게 되었다. 그런데 세 여신 중 누가 가장 아름다운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심사나 심판이 필요했다. 세 여신은 제우스에게 판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여신을 선택했을 경우 나머지 두 여신으로부터 반발을 살 것이 뻔했기에 영악한 제우스는 심판을 고사하고, 다른 사람을 내세운다. 이가 바로 파리스다.

영화 <트로이>(2004)의 헬레네.
세 여신은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파리스에게 뇌물을 제공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뇌물은 중요한가 보다. 헤라는 대제국을 다스리게 해주겠다고 말했고, 아테나는 전쟁에서 승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니까 두 여신을 남성이 가장 탐을 낼 만한 ‘영웅’이 되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었다. 그런데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제안을 한다. 파리스는 영웅이 되기보다는 아름다운 여인을 선택했다. 아름다움이 뭐기에! 만약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파리스 만세, 그의 선택은 최고였고, 최선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란 바로 헬레네였다. 헬레네가 처녀였으면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그녀는 유부녀였던 것이다. 신화에서 보면 신들은 약속을 항상 지킨다. 신들은 그냥 허투루 말하는 경우가 없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파리스를 헬레네가 있는 그리스로 데리고 간다. 아프로디테의 약속은 완벽하게 지켜졌다. 파리스는 헬레네를 데리고 트로이로 도망간다.

자신의 아내를 빼앗긴 메넬라오스의 심정이 어땠을까? 아마 파리스를 때려죽여도 시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는 아내를 되찾기 위해 형인 아가멤논과 주위의 도움을 받아 군대를 몰고 트로이로 향한다. 긴 전쟁의 끝은 트로이의 패배였다. 전쟁에서 이긴 메넬라오스는 헬레네를 데려온다. 헬레네는 벌을 받았을까? 아니다, 메넬라오스는 그녀를 순순히 받아주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큰 무기를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만약에 내 경우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이건 생각하기도 싫다.) 그 무기란 바로 아름다움이었던 것이다. 아름다움이 뭐기에!

참, 이 얘기를 하나 더 하고 넘어가야겠다. 인류역사를 바꾼 유명한 사과가 네 개 있는데, 그것은 이브의 사과, 뉴튼의 사과, 윌리엄 텔의 사과와 오늘 얘기의 주인공 격인 파리스의 사과다.

아름다움이 뭐기에 여신들이 다투고, 인간들이 전쟁을 일으킬까. 여성은 왜 끊임없이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할까. 그렇다면 아름다움에는 과연 일반화된 기준이 존재할까? 그런데 아름다움에 대해 우리들은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다. 오늘 이야기는 바로 이 ‘아름다움’에 관한 것이다.

과연 여성들은 아름다워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통시적으로 한 번 살펴보자.

『치장의 역사』, 베아트리스 퐁타넬, 김보현 역, 김영사, 2004년 4월.
『미인』, 조용진, 해냄, 2007년 7월.
『아름다움의 과학』, 울리히 렌츠, 박승재 역, 프로네시스, 2008년 3월.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의 표현

미국인들의 연간 화장품구입비는 건강을 위해 투자되는 액수보다 더 많다고 하니 건강보다는 아름다움을 더 중요시한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실제 추운 겨울에도 젊은 여성들은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닌다. 당연히 그 목적은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라고 생각이 드는데,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차라리 감기에 걸리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적극적인 자기표현으로 생각이 든다.

『치장의 역사』 | 베아트리스 퐁타넬, 김보현 역 | 김영사 | 2004년 4월
여성들이 아름다워지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마 화장을 하거나 멋진 옷차림과 장신구를 활용하는 행위다. 영국 데이터모니터(DATA MONITOR)사의 발표에 따르면 화장품 시장은 2008년 세계 화장품 시장규모는 전년보다 4.1% 증가한 1,421억 7,7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은 전년대비 6.1% 성장한 39억 7,800만 달러의 시장규모를 형성해 전 세계적으로 2.8%의 점유율을 차지함으로써 세계 10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자신의 몸에 치장을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처음으로 얼굴이나 몸에 치장을 한 것은 의식(儀式)의 목적 때문이라고 본다. 높은 직위에 있었던 제사장은 온몸에 치장을 하고 또 향수를 뿌리고 환각제를 먹고 접신을 했을 것이다. 또 이집트 고 왕국시대 이후 눈두덩에 발랐던 아이섀도는 사막에서 눈병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시력을 강화시키는 데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화장에는 미학적인 의미 이전에 실용적인 의미로도 활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부터인지 화장이나 치장은 여성의 영역으로 변해버렸으며, 또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 주된 용도가 되어 버렸다.

이 책에서 보면 “화장술은 몇 가지가 순환하며 유행하는 데 반해, 화장품의 성분과 보관법, 색채와 화장법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화장술을 표현한 부분을 한 번 살펴보자.

“중세의 그림에 나오는 얼굴들은 눈썹, 속눈썹, 이마 위의 잔털까지 모두 뽑은 모습을 하고 있다. … 수세기 동안 사람들은 갈라진 작은 틈처럼 보이는 가느다란 입술을 선호했다. 입술은 굽이치는 선이었고, 입술의 가운데 부분만 두꺼워서 마치 작은 심장처럼 보였다. 이러한 입술은 20세기의 부드러운 입술, 콜라겐을 주사한 입술과는 크게 다르다.” 그러나 17세기에 이르면 이와는 다른 모습이 선호되고 있었다.

“낭만주의 시대의 여인들은 창백해 보이기 위해 벨라돈나 풀에서 추출한 마약과 동공을 확장시키는 아트로핀을 복용했다. 눈 밑에 기미를 만들려고 밤늦게까지 책을 읽기도 했다.”라는 부분에서 나는 한참이나 웃었다. 얼굴이 하얗게 보이려는 노력은 지금과 다름이 없으나, 기미를 일부러 만들려고 몸을 피곤하게 내몰았다니 말이다. 이처럼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시대나 문화권마다 다를 수도 있는 것이다.

얼굴에 대한 미적 선호가 변한 것과 마찬가지로 몸에 대한 부분도 변했다. 구석기 시대의 여인상인 빌렌도르트의 비너스(Venus of Willendorf)를 보면 유방, 복부, 둔부가 극단적으로 과장되어 있다. 이는 생식·출산을 상징하는 주술적·원시적 숭배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시기에 아름다운 여인의 기준은 아기를 잘 낳는 몸매를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그런데 뚱뚱하다고 출산율이 높은 것은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오히려 출산율이 낮다고 말한다.)

고대 그리스시대에는 밀로의 비너스 같은 아름다운 엉덩이에게 찬사를 보냈고, 앙시앵 레짐 시기에는 유방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코르셋을 입은 통통한 미녀가 아름다움의 대명사였으며, 중세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는 여성들의 몸은 꼭 끼는 옷에 눌려 있었다. 그러나 여성해방시대에 돌입하자 여성들의 모습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여성들은 피부 밖에서 피부 안쪽으로 자신들의 초점을 바꾸었다. 즉 여성들은 격렬한 스포츠를 통해서 근육을 키웠으며, 식이요법을 이용해 피부 밑에 있는 지방을 버리고 싶어 했다.

아름다움을 위한 여자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피부 위에 하는 화장이나 몸 위를 멋지게 보이게 하는 치장뿐만이 아니라, 피부를 직접 바꾸는 성형수술까지 여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미인학(美人學)이 필요해?

미인학이라는 단어는, 처음 듣는다. 얼굴학자로 유명한 조용진 교수는 미인학을 제창하고 있다. 그는 이제 미인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말하고 있는 미인학의 정체는 무엇일까? ‘미인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고 방향을 제시하고, 개념을 분화하고 교육’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미인』 | 조용진 | 해냄 | 2007년 7월
“미인은 어떤 마력적인 힘으로 사람의 마음을 근원적으로 감동시키는 아름다움을 지닌 호모 베누스타스(Homo venustas)”라고 말한다. 미인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존재라는 것인데, 우리는 아름다운 사람을 보았을 때 300분의 1초 만에 뇌 속에 쾌감을 증가시켜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고 하니 미인은 정말 대단한 존재다.

아내나 애인과 같이 있으면서도 옆에 있는 다른 여자를 쳐다본 경험이 어느 남자에게나 있을 것이다. 물론 당연히 아내나 애인에게 핀잔을 들었을 테지만 말이다. 이처럼 미인은 남자들의 시선을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미인을 보면 쾌감이 생기니 말이다.

나폴레옹은 “아름다운 여자는 눈을 즐겁게 하고, 착한 여자는 마음을 즐겁게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은 틀린 말이다. 눈이 즐겁다는 말이 잘못된 표현인 것이다. 우리의 눈은 빛이 들어오는 통로일 뿐이지 즐거움을 느끼는 곳이 아니다. 즉 눈을 통해 들어온 형상이 뇌로 전해져서 뇌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미인학이 존재가능하려면 계량화와 같이 객관적으로 미인을 판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할 것이다. 조용진 교수는 일단 얼굴의 종횡비를 가지고 계량화하고 있다. 유럽 여자의 얼굴 종횡비는 1:1.5라고 한다. 유럽에 있어서 아름다움의 전형으로 평가 받는 미로의 비너스상의 얼굴비가 바로 1:1.5라고 한다. 그런데 하회탈의 얼굴 종횡비는 1:1.3으로 한국 여성의 평균과 같다고 한다. 이 책에는 얼굴의 각 부분을 수치적으로 확인하고 있으며, 자세한 사진들까지 수록하고 있어서 미인학이라는 학문을 실감하게 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재미있는 내용은 한국인의 미인형을 남방계형과 북방계형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북방계형은 2만 5천 년 전부터 시베리아에 찾아든 빙하기를 1만 5천 년 간이나 보낸 종족이 한반도로 남하하여 주로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퍼져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남방계형은 동남아시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있는 순다 열도에서 이주하여 1만 2천 년 전부터 8천 년경 사이에 주로 한반도의 서남해안에서 바닷가와 강가를 북상하여 살았다.

조용진 교수는 이 두 그룹은 한눈에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남방계는 얼굴이 네모지고, 안면의 요철이 뚜렷하며 눈썹이 진하고 쌍꺼풀진 눈이 크고 검다.” 그리고 북방계의 특징은 “평평한 얼굴에 이목구비가 작다. 눈은 안쪽에 몽골주름이 있으며 눈동자의 직경도 11밀리미터 정도로 작아 안구도 작다. 속눈썹과 눈썹의 색깔이 흐리고 입술도 얇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두 개의 집단이 전혀 다른 용모를 지닌 것은 그들이 원래 살았던 환경 때문이다. 즉 추운 곳과 더운 곳에서는 적응에 유리한 형질들이 자연 선택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집단이 함께 살아오면서 중간형 형질들로 가진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필자는 거의 북방계에 가깝다. 중국에 출장을 간 적이 있는데, 그곳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고는 ‘중국의 최북방인 장춘이나 하얼빈에서 온 줄 알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미인학이라는 학문을 통해서 독자들은 미인이라는 것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더 나아가 아름다움에 대한 좀 더 과학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아름다움은 최고의 선이고 권력이다

앞에서 필자는 아름다움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화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아름다움의 과학』 저자인 울리히 렌츠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학문적으로 답하자면 아름다움이란 절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다. 계층, 문화, 지역을 넘어서 또 나이, 직업, 성과는 별개로 아름답다고 인식되는 얼굴은 어디에서나 같다.”고 강력하게 말한다. 이에 대한 사례를 소개해보자.

사례 1
“1998년에 ‘신생아가 선호하는 매력적인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태어난 지 14시간이 지난 아기에서 길게는 6일이 지난 아기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실험진행자의 품에 안긴 아이의 왼편과 오른편에 각각 모니터를 놓는다. 화면에는 매력적인 여자의 사진과 그렇지 않은 여자의 사진을 번갈아 띄운다. 그 결과 아기는 거의 2/3를 매력적인 얼굴을 보는 데 할애했다. 그러나 자신의 엄마는 아름다움의 정도와 상관없이 가장 오래 쳐다 보았다. 엄마는 항상 최고였던 것이다.”

사례 2
“두 사람이 좁은 인도에서 마주쳐 지나갈 때 누가 누구를 피하는지는 누구의 매력이 더 크냐에 달려있다. 보통은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 길을 양보 받는다.”

사례 3
“여종업원이 받은 팁의 액수는 그들의 미모에 의해 결정되었다. 서비스 질은 미모의 반만큼도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 종업원들의 경우에는 외모보다는 친절하고 정중한 모습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사례 4
“1991년 사회학자 두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1,300명의 남녀를 인터뷰했다. 졸업앨범 속의 사진이 매력적일수록, 여자들의 남편은 교육을 많이 받았고 부자였다. 하지만 남자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남자들의 외모가 매력적일수록 그 아내들의 교육수준은 낮았다.”

『아름다움의 과학』 | 울리히 렌츠, 박승재 역 | 프로네시스 | 2008년 3월
첫 번째 사례를 살펴보면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선호 경향은 선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전혀 다른 문화권 사이에서도 미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한마디로 해서 아름다움은 시공간에 따른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사례 2를 보자. 그 사례가 사실이라면, 아름다움은 정말 권력과 같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사람은 어디에서나 다른 사람들의 양보를 끌어낼 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필자입장에서 약간 의심이 간다. 저자는 필자와 같이 이 사례를 의심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슷한 경우를 또 보여준다. “판매사원의 외모가 호감을 줄수록 고객들의 자발적 구매가 늘었다. 그리고 잘생긴 사장이 그렇지 않은 사장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사례 3’을 보면 여자의 경우에는 아름다움이 그들의 능력보다도 더 중요한 점이었지만, 남자의 경우는 그 능력 그대로 평가를 받았다. 즉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바로 여자의 영역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는 ‘사례 4’로 연결된다.

‘사례 4’는 여성에 있어서 아름다움이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아름다우면 무엇이나 손에 있는 어느 것도 황금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참, 아름다움이 뭐기에…….

저자는 이렇게 구체적인 연구 사례를 통해서 아름다움에 대한 의미를 과학적으로 읽어내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얼굴 각 부위를 모아서 한 사람의 얼굴을 만들 경우 가장 아름다운 얼굴이 나올까?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름다움은 부분의 합,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러 얼굴들에서 개별적인 부분들(눈, 코, 입 등)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로서 형상을 인지한다.”

그렇다면 여자의 아름다움만 중요하며, 남자는 그렇지 않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남성의 아름다움은 예나 지금이나 차가움이다. 예쁜 남자는 허영에 차 있으며 나르시스적인 냄새를 풍긴다. 남자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이란 기껏해야 사은품 정도일 뿐, 진정한 남자의 기준은 다른 영역에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남자는 다시 유행한다.” 남자의 기준이 얼굴이 있지 않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만약 남자도 아름다움으로 평가 받았다면, 아마 나는 지금도 독신이었을 것이다. 휴우~

역사나 문화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아름다움이란 어느 정도 상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고, 시공에 따라 변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과학적으로 살펴봤을 때에는 절대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둘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둘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아름다움을 어떤 학문 분야로 접근하느냐가 아니라, 아름다움 그 자체가 아닌가?

자! 이제 아름다움을 마무리 하면서 마지막으로 데스몬드 모리스가 『벌거벗은 여자』에서 말한 ‘여체예찬론’을 들어보자. “모든 여자는 아름다운 신체를 가지고 있다. 이 아름다움이란 수백만 년 동안의 진화의 종착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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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자 - 제2의 성인가? 팜므 파탈의 세계 | 여자 2008-10-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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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 이환의 경계를 허무는 독서
시몬느 드 보부아르 저, 변광배 역, 『제2의 성』, 살림출판사, 2007년 5월
제인 빌링허스트 저, 석기용 역, 『요부, 그 이미지의 역사』, 이마고, 2005년 7월
나탈리 엔지어 저, 이한음 역, 『여자, 그 내밀한 지리학』, 문예출판사, 2003년 6월

지구상 60억 명의 사람 중 반은 여자입니다. 이들은 어떤 존재일까요. 오늘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여자 이야기를 하자면 빠질 수 없는 책이 있죠.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살림출판사, 2007년)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요부, 그 이미지의 역사』(이마고.2005년)를 통해 팜므 파탈의 모습을 보고, 마지막으로 여자를 생물학적 측면에서 바라본 나탈리 앤지어의 『여자, 그 내밀한 지리학』(문예출판사, 2003년)을 같이 보겠습니다.

***

성경 창세기에서 보면 인류 최초의 여성은 이브다. 그런데 이브는 아담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못하기에 ‘돕는 배필’로서 아담의 갈빗대로 만들어진다. 즉, 남자인 아담이 먼저 태어나고 아담을 돕기 위해 이브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태초에 남녀를 같이 만든 것이 아니라 남자의 짝을 맞추어 주기 위해서 여자를 만들었다. 그래서 학자들은 성경이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아래에서 쓰여졌다고 말한다.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단군신화도 마찬가지다.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곰이 고생 끝에 여자로 변한 후 단군이 태어났다. 역시 남자가 먼저 생기고 여자가 나중에 나타난 것이다.

이렇게 여성은 남자보다 뒤쳐진 존재로 인식되어 왔다. 즉, 남성은 ‘제1의 성’이고, 여성은 ‘제2의 성’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이 도전은 시몬드 드 보부아르가 이끌었다. 그녀는 『제2의 성』이란 책에서 여성해방을 부르짖었던 것이다.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몇 년 후인 1949년, 프랑스의 철학자 시몬드 드 보부아르는 ‘왜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한 위치에 있는가’에 대한 이유 및 원인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처방까지 내린다. 『제2의 성』이란 책이 바로 그 책이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 대한 해설서다. 해설서가 좋은 이유는 해당 책을 쓴 시기의 상황과 저자의 가치관 및 집필과 관련한 여러 정황을 알 수 있기에 책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보부아르는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한 것에 대한 이유를 시대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이렇게 살펴보는 이유는 여성 억압의 현주소를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시대인 유목사회(수렵·채집사회)에서부터 나타난 양성간의 차이를 이해하고자 선사학과 민속학을 이용해서 분석하고자 한다.

“이 세계는 항상 남자에게 속해 왔다. 사람들이 제시한 여러 가지 이유들 가운데 그 어느 것도 불충분해 보였다. 선사학(先史學)과 민속학의 성과를 실존주의 철학의 방법으로 다시 검토해 봄으로써 우리는 어떻게 해서 남녀 양성 간에 계급이 형성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 양성의 불평등은 신석기 문명과 함께 탄생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보부아르는 이미 유목사회(수렵·채집사회)에서부터 남성우위가 확립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역사의 어느 순간까지 남녀는 거의 대등한 입장이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출산에 예속되어 있는 여성의 한계 상황’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고백하고 있다.

두 번째 시기는 농경사회로 이 시대에 남녀의 불평등은 제도적으로 공인되었다. 이른바 사유재산제가 시작이 된 것이다. 정착하여 농경생활을 하던 시기에 좋은 토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큰 재산이었다. 또한 수확물에 대한 개인 소유권이 인정되었으며, 나아가 그 소유권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상속의 개념이 등장했다. 이러므로 여자도 남성의 재산으로 간주되었다. 물론 초기 농경사회에서는 일시적으로 여성 숭배가 나타났지만 남자는 여전히 권력을 장악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인류학자인 사라 브래퍼 흘디는 ‘남편집 거주 패턴’, 즉 여자가 결혼한 후 남자의 집으로 들어오는 제도도 남성 우위를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세 번째는 고대사회다. 이 시대에 남성들은 점차 아내, 재산과 어린아이에 대한 소유권을 강화했다. 가부장제가 강화됨에 따라 특히 아내의 재산 소유와 상속에 대한 모든 권리는 박탈되었고, 여성은 인격적인 존엄성도 누리지 못했다고 보부아르는 말하고 있다. 이 시대의 상황을 보면 소유권이 바로 지배권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안정된 상속을 위해서는 여자의 부정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 시대에는 여성의 순결까지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중세에서 1789년 프랑스 대혁명까지가 네 번째 시대다. 이 시대 유럽은 기독교가 생활을 지배하던 시기였다. 보부아르는 “기독교의 이념은 여자를 압제하는 데 적지 않게 기여했다.”고 말한다. 또 교회는 육체를 죄악으로 삼으면서 여성의 성적 식민화를 조장했다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이어진 르네상스 시대에는 중세에 비해 여성의 지위가 개선되었다고 말하는데, 이는 특권 계급에 한정된 것이었다. 나머지 대다수의 여성들은 여전히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으며, 특히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1908~1986)
마지막은 1789년부터 이 책이 출간된 1949년까지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인해 시민의 권리는 향상되었으나, 여성의 경우에는 나아진 것이 없었다고 보부아르는 말한다. 19세기에서부터 여성들은 투표권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나 20세기에 들어와서야 그 권리를 얻게 된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1945년이 되어서야 여성들의 투표권이 인정되었다.

원시시대에서부터 1949년까지 여성 억압의 역사를 살펴보고 보부아르는 “여성의 모든 역사는 남성이 만들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렇기에 여자는 태어날 때는 남성과 평등하나 사회적 제도로 말미암아 불평등해졌다고 말한다. 즉,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졌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그녀는 여성이 남성의 지배체제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법률 부분에 있어서의 평등’과 아울러 ‘경제적 독립’을 가장 중요시했다.

이제 『제2의 성』이 세상에 나온 지 거의 60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책으로 말미암아 페미니즘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으며, 인류 역사 어느 때보다도 여성의 권력은 막강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불평등은 존재하고 있다.

1986년 보부아르가 사망하고, 장례식에서 여성운동가인 엘리자베스 바댕데르는 조사(弔詞)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 모든 여성들이여! 지금 당신들이 얻은 것은 모두 보부아르 덕택이다.”

남성이 여성을 차별한 것은 남성이 우월해서가 아니라 남성 입장에서 여성이 두려운 존재였다는 말도 있다. 즉, 남자들은 신비롭고 두려운 존재인 여자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해 신화를 비롯해 많은 이야기 속에서 여성들을 ‘요사스런 여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남자들은 그녀를 요부(temptress)라고 불렀다. 이제 요부들의 이야기를 해보자.

남성들이 만들어 내고 여성이 활용해온 요부이야기

요부에도 각각 부르는 명칭이 따로 있는 모양이다. ‘섹스 키튼(sex kitten)’은 흔히 백치미의 여인을 말하는데, 이들은 세상의 모든 요부? 가운데 가장 덜 위협적인 존재라고 한다. 이들은 1950년대 영화에 주로 나오는 여자들의 스타일로 대개 금발이다. 이들은 일단 “원하는 남자를 차지하게 되면 기꺼이 그의 시녀가 되기도 하고, 그러다 처음에 샘솟듯 분출하던 욕망이 점차 가라앉고 나면 쉽게 그 남자를 떠나기도 한다.”고 말한다. 즉, 그녀들은 남성 위주의 사회 시스템이 작동하는 시대의 요부들이다. 그러나 팜므 파탈(femme fatale)은 다르다.

1940년대 필름 느와르(film noir)에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남자를 희생양으로 찾아내 유혹한 뒤 파멸시키는 악녀들이 종종 등장한다. 바로 ‘팜므 파탈’(Femme Fatale)이다. 프랑스어로 ‘치명적인 여자’란 뜻을 지니고 있다. 팜프 파탈은 자연계에도 등장한다.

바로 반딧불이가 팜프 파탈이다. 제임스 로이드 교수는 1960년대에 반딧불이 암컷이 다른 종의 수컷이 내는 구애 신호로 내는 깜빡거림에 응답하는 방법으로 수컷을 유인,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람에서나 곤충에서나 팜므 파탈은 수컷을 파멸로 이끈다.

이 책에는 요부 이야기가 만들어진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모든 요부 이야기는 남성들이 사회에서 누리고 있는 자신들의 우월한 지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떠들어댄 원형적인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어온 결과물이다.”

오브라 비어즐리의 <절정the climax, 1893>

이런 여성은 성경, 신화, 역사, 영화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요부 중에서 몇 명을 만나보도록 하자.

살로메(Salme)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책에서는 1896년에 파리에서 초연된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에 대한 이야기해주고 있다.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서도 나오지만, 1896년이라는 시기는 여성들이 참정권을 요구하는 등 사회적인 요구가 증대하던 시기였다. 이에 불안을 느끼던 남성들은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위험한 여인들의 사례를 찾고 있었다. 그 사례에 적합한 것이 바로 살로메였다. 남자의 목을 베게 만드는 악녀인 살로메는 이렇게 연극뿐만이 아니라 많은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살로메의 아름다운 몸과 춤에 빠진 헤롯은 세례요한의 목을 원하는 그녀의 요구를 물리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름다움은 바로 권력 그 자체인 것이다. 요부나 팜므 파탈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활용할 줄 알았던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여자는 마릴린 먼로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에서 그녀가 맡은 배역의 특징은 “그녀를 쳐다보는 이로 하여금 그녀와 함께하는 아기자기하고도 은밀한 환상에 빠져 들게끔 만든다. 그녀가 맡은 배역들은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남자들에게 언제나 기꺼운 마음으로 호의를 베풀어주는 역할이었다.”라고 이 책의 저자인 제인 빌링허스트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마릴린 먼로는 팜므 파탈과는 거리가 먼 섹스 키튼이었다. 팜므 파탈은 행위의 동기와 계략을 가지고 있었지만 먼로와 같은 섹스 키튼은 그런 복잡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가 보여준 것은 바로 금발의 ‘백치미’였다. 남자들은 그녀의 이런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팜므 파탈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이 파멸할 수도 있지만, 섹스 키튼과의 관계는 즐거움만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남자들에게는 구원이었을 것이다. 먼로는 남자들이 원하는 여성상을 정확히 읽어냈다. 그녀는 “억압된 감정을 표출하는 듯 무겁게 느껴지는 눈꺼풀과 약간은 졸린 듯이 보이는 시선”을 개발해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나는 방금 누군가와 환각적인 섹스를 나누었어요. 그리고 다음 상대는 당신이 될 수도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여기에 남자들은 빠져버렸던 것이다.

“고도의 남성지배 사회라 할지라도 남성들은 여성들이 섹스를 이용하여 자기들을 무릎 꿇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자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남성들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제도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어 남성 지배를 정당화하려 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역사였던 것이다. 이런 남성지배에 대항한 강력한 모습들이 요부의 모습으로 나타났으며, 시몬드 드 보부아?는 한 권의 책으로 혁명을 일구어 낸 것이다.

이제 남성의 지배는 종언을 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류학자인 헬렌 피셔는 『제1의 성』이란 책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생물학적으로도 우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생물학에서 여성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자연과학으로 바라본 아름다운 여자의 몸

생물학자인 데스몬드 모리스는 “모든 여자는 아름다운 신체를 가지고 있다. 이 아름다움이란 수백만 년 동안 이루어진 진화의 종착점이다.”라며 여자의 몸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런 아름다운 여자의 몸과 남자의 몸을 비교해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가슴과 성기다. 옷을 입었을 경우에 성기는 겉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가슴은 그대로 드러난다. 그 가슴에 대해 과학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여성의 가슴은 사촌인 유인원의 가슴과 비교했을 때 아주 큰 차이가 난다. 원숭이들의 가슴은 젖이 나올 때에만 팽창하며 그 변화도 대개 미약하고, 어미가 새끼의 젖을 떼고 나면 가슴이 다시 남작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의 가슴은 평생토록 솟아오른 채로 남아 있다. 왜 그럴까.

남자들은 여자의 큰 가슴을 선호한다. 아마 남자들은 큰 가슴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라면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에게 수유하는 데에 유리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또 큰 가슴은 출산 능력이 좋다는 증거라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학자들이 그런 내용의 글을 발표한 것에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성의 가슴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우리 인간들은 그동안 무수히 노력해왔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런저런 가설들을 내놓았다. 수유 능력과 출산 능력이 그러한 가설이다. 인간은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해 정확히 모르더라도 그럴듯한 풀이를 내놓으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즉 아무런 대답이 없는 것보다 틀리더라도 뭔가 대답을 원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과학적으로 살펴본 결과 이러한 가설을 하나도 맞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인 나탈리 앤지어는 “가슴은 여성의 건강이나 특성이나 출산 능력에 관해 거의 또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기를 “가슴은 장식이다.”라고 힘주어 얘기하고 있다.

‘장식’이라는 말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의사인 울리히 렌츠는 그의 책 『아름다움의 과학』에서 여자가 C컵 가슴을 가지고 있으면 상위의 학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장식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해석을 하고 있다. 즉, 한마디로 말해서 남자들은 큰 가슴을 선호한다는 말이다. 나탈리 앤지어는 여자의 가슴은 “어떤 기능도 없지만 즐기라고 간청하는 비합리적인 미적 감각에 호소”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가슴이 작은 여성들도 가슴이 큰 여성들과 똑같은 부피(젖을 만드는 가슴일 때 찻숟가락 하나 분량)의 젖 생산조직을 갖고 있으며, 젖을 만들 때면 똑같은 양의 젖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즉, 과학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큰 가슴이 유리한 점은 전혀 없는 것이다. 가슴은 실용적이기보다는 미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인간의 신체 부위 중 생김새가 가장 다양한 부분이 바로 여자의 가슴이라고 한다. 그런데 과학은 이에 대해 적절한 대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이에 대한 과학의 궁색한 답변을 들어보자. “우리는 왜 가슴 크기가 그렇게 다양한지. 가슴, 특히 인간의 가슴을 불룩하게 만드는 지방 조직의 성장을 조절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

밀로의 비너스(가장 완벽한 여성 몸매)

남자와 여자를 비교했을 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차이가 나는 부분은 많다. 그중에서도 난자와 정자의 차이는 아주 크다. “남자는 심장이 한 번 고동칠 때마다 천 마리의 정자를 만들어낸다.”고 펜실바니아대 수의과대학 연구팀의 랠프 브린스터는 말하고 있다. 남자는 이렇게 많은 숫자의 정자를 평생토록 만들어낸다. 이에 비해 난자는 어떤가. 여자는 태아 시절에 이미 난자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한 여성이 평생 생산하는 난자는 450개 정도라고 하니 남자의 심장이 한 번 고동칠 때 만들어지는 숫자의 반에 불과하다. 이러니 난자는 정자에 비해 얼마나 귀한가!

또한 난자의 모양은 “태양처럼 둥글고 위풍당당하다. 그것은 몸에서 유일하게 공 모양을 이루고 있는 세포다. 다른 세포들은 꽉 조인 상자나 잉크 방울이나 중앙에 구멍이 뚫리지 않은 도넛 모양을 하고 있지만, 난자는 기하학자의 꿈이다. 그 형태는 의미가 있다. 공은 자연에서 가장 안정한 모양에 속한다.”라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시기일지도 모른다. 오랜 기간의 남성 지배는 이제 막을 내릴 조짐이 보인다.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여성 해방을 위한 반란은 곧 완성될 수도 있다. 게다가 남성이 우월한지 알았던 육체적인 분야에서조차도 과학적인 사실은 여성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인문학, 사회적, 생물학적으로 접근해보았을 때 ‘여성이 지배적인 성이 될 것이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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