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에는 어떤 작품이 실려있을까? 먼저 김리윤의 시 《영원에서 나가기》가 눈에 띈다. 시인의 말처럼 결국 늙는다는 것은 뭘까? 아직 젊은 시인이 늙음을 이야기 할 때 부서진 꽃잎처럼, 지금은 다 떨어져나간 앙상한 겨울나무를 바라보게 된다. 가을을 이야기 하는 시는 내게 나이듦의 서글픔 혹은 충만함 두 가지 양가감정을 느끼게 했다.
이어지는 작품은 최은영 작가의 소설 《답신》. 매일 쓰는 일기가 조금씩 줄어든다는 화자에게 감정이입하여 쑥 빨려들 듯 금새 읽어내려간 작품. 부모가 헤어지고 고모할머니 손에 자랐다는 화자. 조카인 청자에게 쓰는 편지내용은 한 편의 드라마같은 자매의 이야기다. 부모없이 배운것 없이 자란 자매들은 다 이딴 대접을 받아야하는걸까? 소설속 남자에게 화가난다. 이 세상에 화가 난다. 이건 분명 소설이지만 작품 속 자매와 비슷한 삶을 사는 여자들을 많이 봐왔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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