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도시 대구 만들기』
모집인원 : 20명
신청기간 : 12월 6일 (화) 까지
발표일자 : 12월 8일 (목)
리뷰작성기한 : 도서를 배송 받고 2주이내
한때는 대구하면 특산물로 사과를 꼽았다. 요즘도 간혹 다른 지역 사람들로부터 대구 사과가 유명하지 않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대구에는 사과가 없다. 도시화로 농지가 없어지기도 했거니와 기후변화로 사과가 잘 자라는 환경이 더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과 농사를 짓기에 대구는 너무 덥고, 요즘은 강원도 사과가 최상품이라고 한다. 이제 강원도 하면 감자 말고 사과를 떠올려보자.
농작물 재배지가 변해가는 걸 보면 기후위기가 닥친 것 같은데, 도시인의 삶은 끄떡 없어 보인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면 되고, 겨울이면 히터를 틀면 된다. 여름에 대구 번화가인 동성로를 걸어가면 중간중간 시원한 공기가 느껴진다. 매장들이 하나같이 문을 연 채로 냉방기를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고로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기후위기보다 당장의 매출이 중요한 게 현실이니까.
정부가 2020년 12월 7일 발표한 탄소중립 전략에 맞추어 대구시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을 한다고 하니, 그에 따라 계획도 세우고 노력한다고 하니 기후위기는 오지 않고 우리는 괜찮을까. 2018년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산업화 시기 이전보다 지구 평균 기온이 2℃ 이상 상승하면 파국을 막기 어렵다는 전망에서다. 하지만, IPCC는 우리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엄청나게 노력해도 2050년에 기온 상승 폭이 1.5℃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았다.
기후위기는 우리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이 위기는 사회 취약층에 먼저 닥칠 것이다. 더위를 피해 에어컨을 틀 수 없는 사람들에게, 몰아치는 태풍을 견디지 못하는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홍수가 오면 잠기는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에게, 식량난이 와서 전보다 배로 비싸진 식료품 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빈곤과 싸우며 하루하루를 생존해가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주위에 남은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가 되어야 이제 내 차례구나 하고 깨달을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을 둥 살 둥 노력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 책은 더 나은 사회를 꿈꾸며 대구 지역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이 모여 기후위기 현실과 제언을 글로 정리한 것이다. ‘햇빛 발전’, ‘교통’, ‘자원순환’, ‘폐기물’, ‘주거’, ‘법령’, ‘교육’, ‘행정’ 등의 영역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다뤘다. 활동가들의 고민을 읽어내려가며, 기후위기 문제는 어느 한 영역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 이 책에서 대구시 모든 영역에서의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지는 못했다. 이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까지 독자분들의 고민이 닿을 수 있으면 한다. 고민의 여정에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대구시정을 책임지는 분들에게 책이 참고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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