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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모든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

제딧 저
쌤앤파커스 | 2020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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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든 것이 단 한 사람만을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을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이별이라 부른다. 내 경우엔 미련이나 집착 같은 것으로 대신하고 싶다. 그 안에 사랑과 이별이 담겼으므로. 예쁘다란 말로 단정 지을 수 없는 그림과 메마른 감성에 촉촉한 비를 내리는 글로 구성된 『나의 모든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은 그 시절의 나를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기억 저 편에서 사라진 편린들을 말이다. 시간이 지났으므로 이제 그 조각은 아픔보다는 아련한 그리움과 달콤함이 남은 씁쓸함이다. 기억은 때로 조작되고 변형되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구절에 나는 넋을 놓고 만다. 계절을 앓던 내가 떠올라서, 그 계절을 미워하던 내가 서러워서.


 

 

 

 

나는 당신을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던 것 같아요.

 

흐드러진 꽃이 폈다가 지고

이파리가 물게 물들 때까지

그렇게 오랫동안이오.

 

당신이 어떤 계절로 온다면

나는 그 계절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당신이 어떤 계절로 온다면」, 전문)

 


 

 

 

더 이상의 눈은 내릴 것 같지 않았던 눈이 내리던 날, 마음은 요동쳤다. 이상하게 그랬다. 사람의 마음은 기묘하고 알 수 없는 것들로 채워졌구나 싶었다. 눈이 하나의 계절이 되었던 순간, 우리는 추운 줄도 모르고 바닷가를 거닐고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의 비가 쏟아지던 도로를 운전하면서도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그저 그 순간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사랑의 감정은 모든 것을 새롭게 보는 힘을 지녔고 사소한 일상으로 채워진 하루가 위대함으로 마감된다. 이미 그런 사랑에 빠졌다면 아니, 그런 사랑이 시작되었다면 이 책의 글귀는 당신의 일기가 될 것이다. 지나칠 정도로 말랑말랑한 사랑의 속삭임으로는 부족한 일기 말이다.

 

 

당신에게로 성큼,

쏟아질 것 같은

그런 봄.  (「봄입니다」, 전문)

 

 

 

 

사랑이 아니더라도 쌀쌀한 겨울의 흔적을 포근하게 감싸줄 책이다. 가만히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맑아지는 걸 느낀다. 당신이라는 다정한 호칭이 좋아서, 그게 내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 부름에 답을 건네고 싶다.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면서 그림 속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 잘 지내고 있냐고, 오늘 하루는 어땠냐고, 요즘 힘든 일은 없었냐고, 자꾸만 혼잣말을 하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혼자만의 고민을, 말할 상대를 찾지 못해 쌓아둔 말들을 내뱉는다. 그림 속 그대에게 기대는 오후다. 좋지 않은 소식으로 가득한 세상과 잠시 떨어져도 좋을 오후 말이다.


 

 

곱디고운 그림만 봐도 피로가 사라진다. 선하고 부드러운 세상으로 초대하는 듯하다. 사진으로 담아 모조리 소개하여 나눌 수 없음이 아쉽다. 아름다운 그림과 친근한 글귀가 궁금하다면 가까운 곳에 두고 천천히 마주하면 될 것이다. 고백하지 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책으로 제격이다.

 

 

 

 

 

나는 당신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빠져들 준비가 되어 있어요.

 

얼마나 깊을지, 얼마나 거셀지 모르는

바닷속으로 뛰어들 듯이 무섭기도 하지만

멋지게 다이빙을 해낼 수 있도록

당신이 지켜봐 주겠어요?

 

내가 길을 잃지 않게

내 손을 꼭 잡아줄래요?   (「고백」, 전문)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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