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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 | 오늘의 책~! 2009-01-0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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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백탑파 시리즈의 첫 편이다.

 

두 번째 편인 <열녀문의 비밀>을 읽을 때, 초반부에 등장하는 인물들 소개와 백탑파에 대한 설명이 왠지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두 번째 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은 첫 번째 이야기인만큼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의 실학자들이 모여 무슨 뜻을 같이 하는지 보다 상세히 소개된다.

 

<열녀문의 비밀>에서 26이었던 이명방은 20살의 나이에 무과에 급제하여 의금부 도사가 된 혈기왕성한 종친으로, 연암의 제자로 온갖 서적을 접하며 학문에 깊이가 있는 19살의 김진이 등장하여 서로 정을 나누고 의리를 맹세하는 사이가 된다.

 

정조 시절, 소설의 등장이 본격화되고 또 널리 읽히면서 필사본 뿐 아니라, 방각본으로까지 나오게 된다. 더 빨리 찍어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소설이라는 것이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들을 다루고 한편으론 현실비판적인 내용까지 담을 수 있다보니, 조정에서는 민심을 어지럽히는 몹쓸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거기다가 도성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사건 현장마다 청운몽이라고 하는 유명한 매설가(소설가)의 작품이 발견된다.

결국 청운몽은 범인으로 지목되어 사지가 찢기는 처형을 당하게 된다.

 

이 와중에, 청운몽을 처형했던 의금부 도사 이명방과 김진은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고 결국 진짜 범인을 잡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은 범인 한 사람에 관여된 것이 아닌, 조정의 대신들까지 관여된 패권다툼과 권력싸움으로까지 연결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정당싸움이라든지 자리싸움, 권력다툼은 어찌나 탐욕스럽고 끝이 없는지...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이는 것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진다.

 

<열녀문의 비밀>보다 긴박함은 떨어지지만, 당시 고전소설의 융통과정과 전파과정, 고전소설의 입지 등을 잘 살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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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의해 져버린 한 여인의 삶... | 오늘의 책~! 2009-01-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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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심 下

김탁환 저
민음사 | 200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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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이지만, A4 용지 한 장 반 정도의 기록만으로 남겨진

"리심"이란 여인에 대하여

김탁환은 단순히 프랑스인 공사관과 사랑을 하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여인으로만 그리고 있지 않았다.

 

19세기 말, 조선의 모습을 미약하게나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일본, 파리, 모로코를 오가며 근대적이고 진보적인 생각을 갖게 된

당당한 여인, 리심에 대해 담담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을 읽고 난 후,

리심이라는 한 여인의 삶에 국한해서 생각하기보다는

조선말엽부터 민비가 살해당하고 대한제국이 세워질 때까지의 우리의 역사에 대해 생각하게 됨이 더 컸다.

김옥균 등의 개화파에 의한 갑신정변, 그리고 끝까지 부국강병을 외치며 절대적 왕정을 지지했던 홍영식 등의 갈등을 통해 당시 나라를 위한다는 같은 마음 하에 어찌 뜻을 같이하지 못했을는지 안타까웠다.

더군다나, 한 나라의 중전인 민비가 일본의 무장세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사건은 힘없는 나라의 비운으로는 너무나 가당치 않은 일이라는 생각뿐이었다.

 

절대군주인 왕의 성은을 입고, 왕을 향한 첫마음을 가지게 되었으나

이를 시기한 민비의 뜻과 또 한편으로 프랑스의 힘을 얻어볼 요령으로 프랑스 공사였던 콜랭에게

자의와 상관없이 보내지는 리심의 처지 또한 딱하였다.

비록 나중에는 빅토르 콜랭의 더할나위없는 사랑을 받으며, 함께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그 과정에서 본인의 의지대로 선택한 삶은 전혀 없으니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힘 없는, 천한 여성의 의지는 존중받지 못했던 것이다.

 

어찌됐건, 일본과 프랑스 아프리카 모로코에 이르기까지

당시 조선 여성으로는 생각할 수도 없는

다양한 경험과 신식문물의 체험은

리심이라는 여인을 깨인 여성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조선 여성으로서 프랑스 공사의 정식 아내가 아니었기에

조선을 위해달라는 고종의 청을 들어주지 않은 콜랭에게서

리심을 빼앗아 다시 궁중 무희로 복귀시켰을 때의 리심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내 의지대로 살 수 없는 삶이란 얼마나 아득하고 허망할 것일까.

 

고종이 너는 본디 내것이었으니 다시 돌아오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얘기했을 때,

리심이 저는 누구의 것도 아니고, 리심 저 자신입니다. 라고 외치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또한 빅토르 콜랭 역시 프랑스 공사로서 청과 조선, 일본 등 동양의 문물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조예가 깊었으나, 은연중에 자신의 나라보다는 미개하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더군다나, 최초의 금속활자로 찍힌 "직지심경"을 프랑스로 가져간 당사자가 바로 콜랭이다.

리심이 그 책의 가치가 뛰어나냐고 물었을 땐, 생각보다 그저 그렇다라고 둘러대기까지 하니....

참으로 로맨틱하고 사랑으로 충만한 인물이지만,

어찌보면 우리의 역사적 유물인 많은 서화 등을 작품수집이라는 명목하에 프랑스로 가져간

열강의 힘을 보여주는 뚜렷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결국 리심은 궁중 무희로 복귀한 지, 8개월이 지나 고종의 황제즉위식이 있던 날 , 춤을 보이는 자리에서 온 힘을 다해 멋진 춤을 선사한 후

그 자리에서 자결하고 만다.

내것이니 네것이니, 결국은 한 개인의 소유로 취급되었던 자그마하고 어여쁜 여인은 그렇게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노란 원숭이" 취급으로 고통 받고,

조선에 돌아와서도 조선의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학교를 세우겠다는 그 뜻을 펴지 못하고, 결국은 한낱 이권다툼 속에서 시들고 마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이름대로 한떨기 배꽃처럼 힘없이 지고 말았던 것이다.

 

 

* 김탁환의 <나, 황진이>에서도 그랬지만,

  여인의 목소리로 서술하는 데 무언가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다.

  등장 인물에 감정이입이 되어야 소설에 쏙 빠지는 법인데

  여인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할 때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

 

곁에 선 이가 나와 꼭 닮은 영혼임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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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저밋저밋.... | 오늘의 책~! 2009-01-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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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정원>을 읽고, 황석영의 매력에 푹 빠져있던 차에

얼마전, "무릎팍도사"에 나온 또다른 황석영의 모습에 매료되고 말았다.

전혀 글쓰는 이 같지 않은 털털함, 유머감각, 술을 퍽 좋아할 것 같은 인상....

작품에서 느꼈던 섬세함이 머리속에 그려지며

아무래도 외양과는 많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또다른 그의 모습이 많이 좋았다.

 

개밥바라기별....

이름도 특이한 이 작품은 성장소설이라 하기에, 어릴 적의 고달픈 나날이

앙증맞게 그려있는 작품일 줄 알았다.

그런데, 황석영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방황하던 고등학교 시절과 친구들과의 어울림, 세상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

연애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슴 떨리는 감정, 세상을 져버리고자 했던 고독을 그려낸 작품이었다.

등장인물들이 번갈아가며 화자로 등장하여 이야기를 전개하여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였던가.

6,70년대에 고등학교를 다녔던 이들의 방황과 고뇌가 잘 드러난다 생각했는데, 이 작품이 그렇다.

똑같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살아가지만, 그때를 살던 이들과 우리,

그리고 요즘의 아이들은 고민의 색과 깊이가 현저히 다르다.

 

그때의 청년들은 시대에 아파할 줄 알고, 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하고자 노력하는데 두려움보다는 도전정신이 더 컸던 것 같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갈등과 혼란이 컸고,

그에 따라 삶을 져버리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기나긴 방황과 다양한 경험은

더욱 성숙한 인간이 되는 가장 큰 밑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현실에 안주하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 나로서는

가출하여 동굴에서 생활했던 경험, 지방 도시를 순회하다 제주 한라산까지 오르고 오는 무전여행,

지적 허영, 이성과의 풋풋하며 사뭇 진지한 느낌, 무작정 뛰어든 일용직 노동자의 생활 등

새로운 것에 겁없던 주인공 "준"의 사춘기가 두고두고 기억될 아프고도 잊지못할 추억일 것만 같아 약간의 동경과 부러움이 생기고 만다.

 

 

* 이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 포스트잍을 붙여놓았다.

<오래된 정원>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어쩜 그리 섬세하면서도 인상적인 구절들을 남겨놓는지...

 다시 한번 TV에 나왔던 황석영 씨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웃음이 나고 만다.

 

 

고정시킨 카메라로 느리게 찍은 화면처럼 매 순간은 재빠르게 덧없이 지나가고

하늘에는 구름이 거리에는 빛과 어둠이 미묘하게 교차한다.

오가던 사람들은 화면 속에 등장했다가 시간 속으로 사라지고.

나는 그 순간에 회한덩어리였던 나의 청춘과 작별하면서,

내가 얼마나 그 때를 사랑했는가를 깨달았다.

 

 

그렇지만 혼자서 하루 온종일을 보내고 나니까 자기 시간을 스스로 운행할 수가 있었지요.

가령, 책을 읽었어요. 그 내용과 나의 느낌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정리가 되어서

저녁녘에 책장을 닫을 때쯤에는 갖가지 신선한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또 어떤 날에는 어려서 멱감으로 다니던 여의도의 빈 풀밭에 나가 거닐었지요.

강아지풀, 부들, 갈대, 나리꽃, 제비꽃, 자운영, 얼레지 같은 풀꽃들이며,

논두렁 밭두렁의 메꽃 무리와, 풀숲에 기적처럼 은은하게 빛나는 주황색 원추리 한 송이,

그리고 작은시냇물 속의 자갈 사이로 헤집고 다니는 생생한 송사리떼를 보고 눈물이 날 뻔했거든요.

눈썹을 건드리는 바람결의 잔잔한 느낌과 끊임없이 모양을 바꾸는 구름의 행렬,

햇빛이 지상에 내려앉는 여러 가지 색과 밀도며 빛과 그늘.

그러한 시간은 학교에서 오전 오후 수업 여섯 시간을 앉아 있던 때보다 내 삶을 더욱 충족하게

해 주는것 같았습니다.

 

 

그들 중 더 우수하고 현실적인 친구들은 육십년대에 외국기업들이 살금살금 발을 들여놓을 적에

외국회사의 지사원으로 출발하거나 유학을 가거나 대기업 사원 또는 신문기자가 되거나

고시에 들었다.

나는 이런 정도의 수준에 있던 다른 학교의 고만고만한 또래들과도 연줄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그들의 대개는 명문대학으로 가서 서로 교제를 확대시키기 마련이었다.

이런 길에서 탈락되었던 청소년기의 어느 때부터 나는 저절로 알아차렸다.

이들이 얽어내는 그물망 같은 사교가 서로 직조되어 일정한 그림으로 나타난,

이를테면 연애와 결혼, 성공과 실패, 출세와 낙오, 사랑과 야망 따위의 전형들이

결국은 한강을 둘러싼 자본주의 근대화 사회의 풍속도를 그려내고 있음을.

아니면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까지 연결되고 그 길은 더욱 확장되고 뚜렷해질 것이다.

어쨌든 내가 그때의 그 모퉁이에서 삐끗, 했던 것은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필연이었다.

그 길은 내가 어릴 적부터 어렴풋하게, 이건 빌딩가의 대로처럼 너무도 뻔하고 획일적이라고

느껴왔던 삶으로 가게 될 확실한 도정이었다.

그러나 벗어났을 때의 공포는 당시에는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 무렵의 나는 애초부터 여자애들에게서 연애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무엇에 잡혀 있었던 것일까.

어머니에게 사로잡혀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자신의 또다른 존재에 몰두해 있었다.

그것은 언제나 내 몸 근처의 한 걸음 곁에 따로 떨어져서

나를 의식하고 관찰하고 경멸하거나 부추겼다.

나는 그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안과 바깥이라는 불완전한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누구인가.

 

 

여름방학 같은 때, 장마중에 비 그치면 아침인지 저녁인지 잘 분간이 안 되는 그런 날 있잖아,

누군가 놀려줄라구 얘, 너 학교 안 가니?

그러면 정신없이 책가방 들고 뛰쳐나갔다가 맥풀려서 되돌아오지. 내게는 사춘기가 그런 것 같았어. 감기약 먹고 자다 깨다 하는 그런 나날.

막연하고 종잡을 수 없고 그러면서도 바라는 것들은 손에 잡히지 않아 언제나 충족되지 않는

미열의 나날.

 

 

며칠 지나면 다 그렁저렁 좋은 사람들이지. 생각해봐라. 제 힘으루 일해서 먹구 살겠다는 놈들인데 아주 나쁜 놈들이 있겠냐구. 나쁜 놈들이야 저 서울 번듯한 빌딩들 속에 다 있지.

해 저문 강변은 조용했다.

 하늘에는 별이 한소끔씩 무리지어 은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흩어져 있었다.

대위가 제 정서를 간단히 표시했다.

아아, 별 많다.

 

 

저기.....개밥바라기 보이지?

비어 있는 서쪽 하늘에 지고 있는 초승달 옆에 밝은 별 하나가 떠 있었다. 그가 덧붙였다.

잘 나갈 때는 샛별, 저렇게 우리처럼 쏠리고 몰릴 때면 개밥바라기.

나는 어쩐지 쓸쓸하고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 작가의 말 中

 

나는 이 소설에서 사춘기 때부터 스물한 살 무렵까지의 길고 긴 방황에 대하여 썼다.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면서, 다만 자기가 작정해둔 귀한 가치들을 끝까지 놓쳐서는 안 되다는 전제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너의 모든 것을 긍정하라고 말해줄 것이다. 물론 삶에는 실망과 환멸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금성이 새벽에 동쪽에 나타날 적에는 '샛별'이라고 부르지만 저녁에 나타날 때에는 '개밥바라기'라 부른다고 한다. 즉 식구들이 저녁밥을 다 먹고 개가 밥을 줬으면 하고 바를 즈음에 서쪽 하늘에 나타난다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이다.

 

 

물론 이 소설은 수십 년 전의 일이고 지금 세대의 아버지나 어머니들이 겪은 일이다.

그러나 젊음의 특성은 외면과 풍속은 변했지만, 내면의 본질은 지금도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고전을 몇 세대에 걸쳐서 읽는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지만.

나는 개밥바라기별의 이미지가 이 소설을 읽은 여러분의 가슴 위에

물기 어린 채로 달려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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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끔찍한.... | 오늘의 책~! 2009-01-0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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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저/정영목 역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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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가는 길에 강원MBC의 "정오의 희망곡"을 들었었다.

마침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였는데, "눈 먼 자들의 도시"를 원작과 연계하여 소개하고 있었다.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라고 어찌나 호평을 하던지....

더군다나 원작의 작가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라 하여,

덩달아 호기심과 관심이 급상승했다.

한번 꼭 봐야겠다 맘만 먹고 있다가,

책을 먼저 주문하게 되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은 어떤 느낌일까 상당히 기대하면서 읽게 되었다.

 

일단 서술과 대화의 구분이 전혀 없다.

대충 흘려 읽다보면 이게 누구의 대사였는지 다시 되짚어 읽어야 할 정도로,

줄간격 구분도 없이 주욱 이어지는 탓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했다.

또 중간중간 작가의 개입은 어찌나 많은지.....

서술면에서는 일단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갑자기 눈이 멀어버리는 한 사람을 시작으로 모든 사람이 눈이 멀어가는 과정.

그리고 눈 먼 자들을 정신병원에 수용하여 짐승과 다를 것 없이 생활하게 만드는 설정.

이야기의 전개에 개연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정된 공간에 수용된 자들 사이에서의 배식을 놓고 다투는 모습,

심지어는 총을 손에 넣고 식량을 독차지한 후, 각종 귀중품을 갖고 오는 방원들에게 식량을 배급하는 한 인간의 추악한 모습....

더군다나 물품이 다 떨어지자 여자를 요구하고,

방마다 여자들을 보내 식량과 맞교환하는 모습에서는 충격을 넘어 토악질을 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극한 상황을 설정해야만 인간의 추악한 본성이 드러나는 것인지.....

어떤 독자의 서평에서처럼 일상에서 흔하게 보는 것이 인간의 추악한 모습인데 말이다.

암튼, 눈 먼 자들의 인간의 존엄성을 잃고 생존만을 위한 극한의 상황에서

수용소에 불이 나고 밖으로 탈출하여, 인류가 모두 눈이 먼 상황에서

진정으로 보이는 것,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깨닫게 되며

눈을 뜨게 된다는 설정은

참신하고 다시 한번 재앙에 가까운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주긴 했지만,

마음은 심히 불편했다.

 

책을 읽자마자, 다운 받아 본 영화는 더더욱 실망스러웠다.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당최 이 영화가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일까, 주제가 무엇일까

상당히 의아할 듯 했다.

더군다나, 모두가 눈이 멀어버린 도시로 탈출한 주 인물들 몇몇이

주인공인 의사부부의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커피를 마시는 여유있는 모습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책에서 보면 도시는 모든 사회적 시스템이 파괴된 상태이고,

의사의 집 역시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아이가 목이 마르다고 하자 변기의 고여 있던 물을 퍼서 마시게 하려 했겠는가...

그런데 커피포트에 커피를 끓여 마시다가 눈을 뜨게 되는 모습이라니.....

당최, 개연성이 떨어져서 영화관에서 돈 주고 봤더라면 심히 후회했을 뻔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읽고 난 후 기분이 좋지 않다는 서평을 많이 봐서

읽기를 많이 미루고 있었는데.....

역시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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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맞이하며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책~ | 오늘의 책~! 2009-01-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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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김혜남 저
갤리온 | 200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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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서른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제목 참 사람 잡아끈다 싶었다.

두루두루 추천도 많이 하는 책이고,

서른을 맞이하며 과연 난 얼만큼 변화할 수 있을지 책에서 그 길을 엿보고자 했다.

 

사회생활의 경험이 늘수록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 나와 다른 자들에 대한 경멸과 분노가 커진다.

작은 것에서 느꼈던 소박한 기쁨과 행복을 느꼈던 때가 참 아마득하기만 하다.

4년 전에 끄적거려 놓은 글을 어쩌다 다시 읽어보게 되었을 땐,

희미한 미소보다는 저게 나였나, 싶은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그만큼 웃음이 줄고, 나를 드러내는 일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든다.

 

점점 지쳐가는 나를 비롯한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정답은 아니지만, 작은 위로가 되어주는 책이 될 것 같다.

읽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고 스스로를 보듬게 되는 느낌이랄까.

하나하나 작은 것부터 나를 아끼고,

그것을 시작으로 도드라진 모를 다듬어보자는 작은 소망을 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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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만일 당신이 도망치고 싶다면 생각해 볼 일이다.

당신이 원하는 목적지가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도망치고 싶은 건지를 말이다.

뚜렷한 목적지 없이 그저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굴뚝 같다면

당신은 도망쳐서 자유를 얻는 게 아니라 당신을 더 옭아맬 수 있는 또 다른 현실을

만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도망친 낯선 미지의 땅에서 해답을 찾기보다는

지금 당신이 마추하고 있는 현실에서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그 방법을 찾는 것이 오히려 현명할 수 있다.

 

 

행복의 또 다른 문제는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 짧다는 점이다.

행복한 순간은 금세 지나가고 다시 똑같은 일상이 찾아온다.

그 일상은 그리 행복하지도, 그렇다고 그다지 불행하지도 않은 무덤덤한 시간으로 이루어진다.

누구나 항상 행복한 것은 아니며,

아무리 행복해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맞이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루한 일상을 불행하게 생각하고

뭔가 다른 것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오히려 권태로운 시간을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무언가를 절실히 원하고 그것에 몰두하면 실제로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

따라서 행복을 절실히 원하면 행복은 오게 되어 있다.

불행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불행하지 않으려는 마음에만 몰두하다 보면 불행을 피하는 데 에너지를 모두 낭비하게 된다.

그러나 행복하기를 바라면 우리의 눈에는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그러면 불행을 피하기 위해 괜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행복의 지름길을 찾아갈 수 있다.

 

 

서른 살의 당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

당신이 그것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말이다.

당신 앞에는 넓은 개척지가 펼쳐져 있다.

비록 외롭고 두려움이 앞서긴 하지만, 새로운 모험은 흥분과 기대를 동반한다.

이 개척지에 행복한 집을 지을지, 불행한 집을 지을지는 온전히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만일 당신이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낄 줄 안다면,

인생에는 굴곡이 있음을 인정한다면,

행복해지길 절실히 원한다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이 항상 당신의 바람에 화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면

당신은 분명 행복한 집을 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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