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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집 연대기 | 기본 카테고리 2021-02-2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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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첫 집 연대기

박찬용 저
웨일북 | 2021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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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소리가 절로 나오는 책이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의미를 가지고 쉽게 읽히는 데다 그 안에 인생과 가치가 녹아있는 한 마디로 멋있는 책. 첫 집 연대기가 그렇다. 어떻게 이런 책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책이다. 나만의 스위트 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한 인생의 성장을 담고 있다. 집과 삶이 같이 성숙해지며 서로를 채워가는 이야기에 가깝다. 첫 집 연대기를 읽으며 집이 삶에 주는 의미와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쪼록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다.

 

 

제가 사실은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에 사는데요...

프롤로그 뱁새의 집 중에서

 

그것이 완벽한 패턴이라고는 주장하지 않겠다. 내가 놓인 환경에서, 또 내가 타고난 제한적 여건 내에서 내가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머싯 몸, 서밍 업

 

이 책은 독립하고 집을 구해서 고치고 그 안을 채우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독립을 하면 누구나 가진 로망이 있지 않은가. 저자는 자신의 로망을 맞추면서 집을 찾기 시작한다. 강남에서 한 시간, 녹지, 도서관도 근처에 있어야 할 것 같고, 대학교도 있지만 좋지 않을까? 그렇게 조건이 하나둘씩 늘어간다. 집은 구할 수 있는 걸까? 판타지 속에서 독립은 얼추 이루어진 것 같았지만, 현실은 춥고 아프고 시릴 뿐이다.

 

거의 모든 판타지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의 독립 판타지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게 내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독립하는 내내 배웠다. 몸을 쓰고 돈을 쓰고 소소한 손해를 입어가면서.

입지의 조건들. 동작대교 서쪽, 녹지, 대학 도서관, 노량진 수산시장 중에서

 

그리고 반복되는 시행착오들. 집을 알아보고 방문을 해서 겪는 실수들. 저자는 집을 보자마자 계약금을 완납하고(10%만 내면 되는데...) 곰팡이가 핀 집을 계약한다. 사람들은 왜 그런 집을 구했냐고 물을 만한 집이지만, 저자는 당시 고쳐서 살면 되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듯하다. 처음 집을 구하면서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이다. 나도 첫 독립시 내가 직접 도배를 해볼까 생각하다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곧 깨닫게 되었다. 고난과 함께 익어가는 시간이 찾아오는듯하다.

 

곧 혼자 살 건데, 보증금 500에 월세가 35인 집을 구했는데, 그 집은 정원과 차고가 있는 단독주택인데, 주인 할머니와 함께 살아야 하는데, 할머니는 어느 날 '내가 자기 여자친구는 아니잖아요?'라면서 문자를 보냈는데, 아무튼 잘 화해하고 나서 그 집에서 공사를 하고 살 거예요.

건물주만 좋은 건데 vs 36으로 나누면 얼마 안 돼 중에서

 

뭐지? 그런데가 반복되는 문장은 절대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 고난의 서막 같은 이야기. 집을 구할 때도 로망이 있지만, 인테리어에도 로망이 있지 않은가. 바닥은 어떤 바닥을 할지, 벽지는 또 그리고 인테리어의 시작과 끝은 화장실이란 말이 있다. 그리고 화장실 인테리어의 핵심은 타일이고, 조명을 바꾸기 시작하면 집 전체의 조명을 손보게 된다.

 

이것도 끝이 아니었다. '이제 이 집에 살 수 있으려나'라고 생각하기엔 아직 내 앞에 남은 일들이 많았다. 내가 잘 몰라서 생긴 일도, 이 집의 고유한 구조 때문에 생긴 일도 있었다. 그런 일들을 당장 처리할 수도 없었다. 공사만큼이나 어려운 동시에 재미있는 내 회사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근 준비도 해야 하고 다음 공사도 알아봐야 했다. 화장실 공사가 끝난 것을 보고 본가로 돌아갔다.

화장실을 위하여, 생각보다 더 길어진 화장실 인테리어 시장 체험기 중에서

 

한 챕터마다 저자는 자신이 에스콰이어 잡지사에서 해야 하는 그달의 일을 기재한다. 문화와 브랜드, 섹스 칼럼, 시즌 제품, 인물 인터뷰와 취재 기사 얼핏 보면 섹스 앤 더 시티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와 집의 괴리가 어쩐지 서글프다.

 

집 공사가 끝났다. 모든 것이 다 끝난 듯 보이지만, 끝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젠 집을 채워야 할 시간인데 인테리어는 집 로망의 끝판 왕이 아닌가. 잡지사의 에디터인 저자는 직업부터 로망이 많은 일인 듯 보인다. 한마디로 타협이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이 책 '첫 집 연대기'가 탄생할 수 있었겠지만, 저자는 이케아를 수십 번 다닌 끝에 이케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이케아 365의 식기'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케아 365 식기는 아무 장식이 없는 흰색 그릇 시리즈이다. 꿀팁이라면 꿀팁이지만... 가격을 보니 세트로 산다면 코렐 흰색 식기가 가성비가 아닐까 싶다.

 

나는 그렇게까지 집요한 사람은 아니다. 피스를 보며 잠깐 고민하다 '그건 아니야'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검은색 피스를 돌려 감았지만 원고를 적는 지금 돌아보니 새삼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때 흰 스프레이를 뿌렸어야 했는데.

이케아 비율, 없으면 안 되는데 많아도 안된다 중에서

 

심플 라이프를 추구하지만 신기하게도 살다 보면 집은 물건으로 찬다. 그리고 저자는 냉장고 없이 살기로 하는 특이한 선택을 한다. 특이한 할머니를 바라보는 저자의 독특한 시각과 세계관 그 다름이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이야기의 재미를 준다.

 


 

취향은 돈과 반대편에 있는 도도하고 고고한 것일까.

에필로그 뱁새의 사정과 사연 중에서

 

취향을 맞추기 위해선 무엇보다 돈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실과 타협은 필수다. 첫 집을 통해 저자가 배운 것들, 실수와 경험들 그것은 소중한 경험일까 쓸데없는 낭비일까. 보는 이들마다 각기 다를 해석들. 불행은 조금 독특한 행복이라고 말하는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처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으로 인해 저자의 삶은 좀 더 풍요로운 것이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집의 가치와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했으며, 낡은 집은 사람과 닮았다는 말에 매우 공감했다. MIT 도시계획 박사인 김진애 저의 '집놀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저자는 다른 누구보다 집을 즐길 줄 아는 프로 집놀이꾼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25670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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