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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지금 읽고있는데 번역 수준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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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편지와 일기로 생생한 기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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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곁에 두고싶은 역사책 | ▣▣ 역사야 놀자 2021-01-3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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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베르됭 전투

앨리스터 혼 저/조행복 역
교양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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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역사가인 앨리스터 혼이 1962년 쓴 <베르됭>을 근 한달이 걸려 완독했다.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 건 비단 58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책의 두께는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는 아니었다. 많은 독서 시간이 필요했던 건 좀더 철저하게, 세심하게 읽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책을 읽는 도중 최소 한 시간에 한번은 폰을 열고 인물 검색을 했고, 지도를 열어 봤고, 책꽂이에서 1차대전 관련 책을 펼쳐 비교하면서 읽었다. 예상보다 많은 날이 지나갔지만 독서는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했고, 꽤 깊은 감동도 받았다. 백년도 넘은 외국의 전쟁에 관한 책, 그것도 출판된지 무려 60년이나 지난 책을 읽고 이런 느낌을 받는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베르됭은 1차 세계대전의 격전지로 프랑스 동북부 전선에서 독일군 방향으로 불쑥 돌출된 지역이다. 독일군은 이 지역에 대한 총공세로 프랑스군을 '말려죽이려' 하였고, 프랑스군은 이에 '죽을 때까지 공격하기'로 맞섰다. 결과는 장장 10개월의 참혹한 참호전과 70만명에 이르는 사상자였다. 저자 앨리스터 혼은 이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 하나 짚어간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는데도 참호, 요새, 대포, 그리고 인간과 죽음에 대한 묘사는 충격적이다. 공포스럽고 잔혹한 현장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참호 밑에 웅크리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이다. 그만큼 이 전투는 우리 인간성과 합리적인 이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세계대전을 다룬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글쓰기의 방식 때문이다. 저자는 지면의 절반 정도를 참전 군인의 편지와 일기, 신문기사나 회고록들에 할애했다. 당시 현장의 군인들이 느꼈을 공포와 허무, 분노가 생생하게 읽힌다. 단지 전투의 진행에 따른 서사에만 집중했다면 이런 느낌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저자가 저널리스트 출신임에도 책의 문장은 상당히 높은 문학적 수준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영국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호손드상을 받았다고 한다. 역사책의 문장이 역사를 표현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다시 깨닫게 된다. 단순 정보를 넘어 느낌까지 전달하는데 좋은 문장은 필수 요소이다.

 

베르됭의 참혹한 전장을 누비는 이 책에는 아주 특별한 관점이 한가지 존재한다. 바로 전장의 지휘관들에 대한 평가와 그들의 생애에 관련한 기록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저자는 지나치리만큼 냉정하다. 그가 보기에 수십 만명을 사지에 몰아넣은 양국의 지휘관들은 모두 범죄자이다. 꺼리낌없이 병사들을 죽음의 진흙탕에 몰아넣은 사령관들에 대해 그는 날카로운 비판의 칼을 들이댄다. 반면, 전투의 승패보다 병사들의 안위를 먼저 고민한 지휘관에 대해서는 온정어린 시선을 보낸다. 페탱원수에 대한 평가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페탱원수가 2차대전 기간 중 비시정권에 부역한 과오에 대해서도 그가 프랑스 보다도 프랑스인을 우선시하는 개인적 성향 때문이었다며 옹호한다. 우리의 친일 반민족주의자 처벌과 겹치는 부분이라 고민되는 내용이 많다. 다른 독자들도 진지하게 읽고 판단해보시길 바란다.

 

다양한 역사책을 읽어보았지만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몇 안되는 책이다. 내용도 좋았지만 저자의 감성적인 문장이 더 좋았고, 인용된 개인 기록들이 그보다 더 좋았고, 냉정하지만 애정어린 인물평도 가슴에 와닿았다. 세계대전을 읽고싶은 분들이라면 필독할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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