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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검은 모자를 쓴 여자

권정현 저
자음과모음 | 202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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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모자를 쓴 여자

 

이 책은?

 

이 책 검은 모자를 쓴 여자는 소설이다. 장편소설.

 

저자는 권정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천안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장편소설 칼과 혀(2017)2017년 혼불문학상을 받았다.>

 

이 책의 내용은?

 

아 소설의 시작과 끝은 동일하다.

 

시작은 이렇다. 

지금도 민은 그날 보았던 검은 모자를 똑똑히 기억한다. 낯선 존재를 감싸고 있던 외피의 특징 중에서 유달리 검은색 모자를 기억하는 이유는, 모자의 검은 후광이 한 존재의 전체를 압도해버릴 만큼 강렬했기 때문이다.

(중략)

민이 어떤 직감 또는 특이점 속에서 창문을 연건 정확히 새벽 2시였다. (7-8)

 

이 소설의 (정확히 끝 부분은 아니지만 거의) 끝을 살펴보자.

 

갑자기 304호 거실에 불이 켜졌다. 새벽 2시였다. 베란다 문이 열리고 여자가 난간에 기대 이쪽을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민은 순간 갈등했다. (251)

 

작품 설명을 하기 위해 참고로 하는 말인데, 주인공 민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처음 장면에서는 민의 위치는 304호 아파트다. 실내다. 낮에 마신 커피 때문에 잠들지 못하다가 우연히 창밖을 내다 본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민은 바깥에 있다. 바깥에서 아파트 안에 있는 여자와 위치가 뒤바뀐 상태로 밖에서 아파트 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 무슨 의미일까, 열심히 생각하는데, 민이 들어가 있던 정신병원에 공연을 온 마술사가 그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마술사가 모자를 들어 올려 뒤집었다. 비어 있던 모자 안쪽에서 작고 흰 고양이 한 마리가 나왔다. (212)

그 다음에 마술사는 이런 설명을 덧붙인다.  

"지금 저 흰 고양이는 모자 밖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전까지 고양이는 모자 속에서 시간을 견뎠을 겁니다. 모자 밖의 고양이는 실재하고 모자 안의 고양이도 실재했습니다. 제가 공연을 한 동안 여러분은 결코 고양이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양이가 허상일까요? 아닙니다. 안과 밖, 두 가지로 구분하지 마십시오." (212)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이 소설의 화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해가 될 둣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최면에 걸린 것처럼...(213)

 

이해가 되지 않을지라도 이 부분은 이 소설의 주요 포인트가 된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런 말을 한다. 

이 소설은 처음과 끝이, 왼쪽과 오른 쪽이, 위와 아래가, 과거와 현재가 구분되지 않고 동그라미 안에 뒤섞여 있다. 우리는 여전히 제 꼬리의 기원을 찾아, 제 꼬리를 물기 위해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진실과 정의, 시대와 역사, 슬픔과 기쁨, 잠깐 스치는 인연들, 나아가 우리 삶이 이럴 것이다. (263)

 

꼬리를 찾아, 꼬리를 물기 위해, 라는 말은 이 소설의 등장하는 우로보로스와 관련되는 것이다.

민이 상담하는 정신과 의사의 발언 중, 이런 말이다.

우로보로스는 제 꼬리를 힘껏 이빨을 박아 넣어 허물을 벗겨냅니다.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을 제 독으로 견디며 낡은 육체를 버리죠.” (199)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은 이해하기 어렵다.

주인공인 민이 겪은 사건들이 그녀의 의식의 흐름과 맞물려 서술되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그녀의 의식의 흐름에 의한 진술인지 불분명하게 뒤섞여버리기 때문이다.

 

해서 이런 것들이 과연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민은) 젖먹던 힘을 다해 까망이의 목을 졸랐고 오래지 않아 까망이는 몸을 축 늘어뜨렸다.

민은 팽개친 모종삽을 주워 와 땅을 파고 까망이 시체를 묻었다. (88)

 

까망이는 민이 기르던 검은색 고양이 이름이다.

그렇게 까망이를 죽여 묻었는데, 그 고양이는 다시 집안에서 목격이 된다.

2층집 여자에게 칼을 들고 해치려는 행동을 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229)

 

해서 이 소설은 줄거리조차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민이 상담하던 의사가 민의 말을 듣고 한 말이 민이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까 어떤 것은 사실일 수도 있고 어떤 건 착각일 수도 있고 어떤 건 알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겠군요.” (183)

 

또한 읽고 있는 이 소설의 주인공 민을 망상장애라고 치부할 게 아니다. 

정신병원에 들어간 사람은 이렇게 분류가 된다고 한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보통 두 가지 부류로 나뉩니다. 자신이 왜 이곳에 왔는지 모르는 사람과 자신이 왜 이곳애 왔는지 아는 사람. (178)

 

저자가 이 소설에서 말하고 싶어하는 건 과연 무엇일까?

 

정신병원을 조금 넓혀 이 세상이라 한다면,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왜 세상에 왔는지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거기에 또하나 기준을 덧붙여보자. 자기 앞에 일어나는 현실 사건을 어떻게 파악하고 사는가를,

그러니까 어떤 것은 사실일 수도 있고 어떤 건 착각일 수도 있고 어떤 건 알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겠군요.” (183)

 

우리의 위치는 마술가가 한 말처럼, 안과 밖, 그렇게 두가지로 구분할 수 없다.

안이 밖이고, 밖이 안이다. 세상은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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