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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 마음에 드는 책 2022-06-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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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최후의 증인

유즈키 유코 저/이혁재 역
더이은 | 2022년 05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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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이 책, 리뷰어에겐 최악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읽었던 추리 소설 중 그야말로 압권이고, 백미, 그리고 모든 찬사를 다해도 모자랄 판이지만, 그걸 리뷰에 담자니 곳곳마다 지뢰밭이다.

자칫하면 스포일러가 될까봐, 제대로 책의 재미를 다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다.

 

먼저 제목부터 그렇다.

최후의 증인, 그런 제목이면 증인에 무슨 소설적 반전거리가 있다는 말 아닌가?

그렇지만 그걸 미리 말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여러분, 이 책 제목이 최후의 증인인 거 아시죠? 그러니 증인이 여러 명 나오지만 그런 증인에는 관심 두지 마세요. 그건 작가가 일부러 독자의 관심을 다른 데로 끌어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고도의 작전이오니, 그런 증인, 그런 증언은 귀담아 듣지 마시고, 아직 나오지 않은 증인이 과연 누굴지 거기에 관심을 두세요라고 말하는 순간, 이건 스포일러다.

 

그런데 증인뿐만 아니다. 사건의 실체는 물론 피고가 누구인지조차 말해주지 않는다.

그만큼 저자는 이 책의 스토리 라인을 기막히게 설정해 놓았다.

 

이 책은 법정 드라미를 표방하고 있는데 - 그건 공판 1일째, 2일째 하는 식으로 구성된 순서에서 드러난다 - 그렇다면 사건이 무엇인지 밝히고 시작해야 하는데, 그걸 무시한다.

사건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 - 맨 앞장에 프롤로그에 살짝 무언가 밝히는 듯 했지만 - 인지를 밝히지 않고 공판에 참여하는 변호사부터 소개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인지, 피고인이 누구인지도, 그 모습을 174쪽에서야 등장시키고, 그 이름도 무려 255쪽에 가서야 드러낸다.

 

그러니까 독자들은 얼굴을 가린 복면을 쓴 피고인, 그리고 대체 피해자가 누구일까, 사건의 실체는 어떤 것일까,를 알아내기 위한 지적 게임에 초대를 받는 것이다.

저자는 그런 게임을 위한 힌트를 곳곳에 배치해 놓아,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그중 대표적인 힌트가 바로 프롤로그에서 잠간 비쳐주는 호텔 객실에서의 사건이다. 이는 마치 두 남녀의 실루엣만 벽에 비치는 형국이다. 사건은 일어났는데, 남자는 누구이며 여자는 누구인지 모른다.  그저 독자들에게는 마치 벽에 비치는 두 남녀의 실루엣만 보여주는 격이다.

 

그렇게 진행이 되는 스토리 라인,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진실은 어떻게 밝혀지는가를 주제로 삼고 있는 추리소설이다.

 

이는 이 소설의 주인공 사가타와 그가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그의 상사였던 쓰쓰이의 주장, 각각 다르다. 

 

진실을 밝혀내는 것만이 정의는 아니다. (236)

내 정의는 죄를 정정당당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248)

 

첫말은 쓰쓰이, 두 번째 말은 사가타의 말이다.

 

그런 견해 차이인지 검사를 그만 두고 변호사로 다시 출발하는 사카타는 사건 수임을 받아들이는 기준이 보통과는 다르다. 승산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사건이 재미있는가 아닌가가 기준이다.

 

그에게 재미있는 사건이란?

검찰이 쉽게 간파할 수 있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한 거풀 벗길 때마다 새로운 얼굴이 드러나는 사건이다. (19)

 

이건 변호사 사가타가 사건 의뢰를 받을 때 기준만이 아니다. 독자들이 어떤 게 수준 높은 추리소설인지를 판단하는 데 아주 요긴하게 쓸 기준이 될 수도 있겠다. 페이지 한 쪽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얼굴이 드러나며, 사건이 전개되는.....

 

아무리 스포일러가 무섭다 하더라도.

 

이것만은 밝혀두고 싶다.

사건 속에 들어있는 아주 평범한 진리, 그리고 사건을 보는 시선이 갖추어야 할 것들, 이것 새겨가며 읽으면 변호사 사가타가 왜 그리 이상한 변론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잘못은 저지른다. 하지만 한번이라면 실수지만 두 번째부터는 다르다. 두 번째 잘못부터는 실수가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이 된다. (296)

 

물 위에서 치는 파도만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바닥까지 파고 들어가 파문을 일으킨 원인을 찾지 않으면 죄에 대한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없다. (341)

 

내친 김에 하나 더.

 

저는 경찰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서 법을 준수해야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진실을 지켜야 했습니다. 제가 정의를 지켜냈다면 이번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298)

 

과거의 이야기다. 과거의 어떤 사건이 묻히는 바람에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 해서 그 때 사건을 무마했던 형사의 고백은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 과거는 분명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소설 자체에만 만족하고 그치는 게 아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해설 (곤노 빈)에서 아주 중요한 추리소설의 요체를 듣게 된다.

곤노 빈은 오야부 하루히코상 심사위원 중 한 명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작가가 있다.

죽어라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타입,

세상의 문제점을 들춰내는 타입,

어두운 인간심리를 파헤치는 타입,

반대로 인간의 선의를 믿으려는 타입,

세상에서 희망을 찾아내려는 타입도 있다.

 

해설자는 저자 유즈키 유코를 동기를 쓰는 작가라 말한다.

미스터리 작가는 다양하다.

트릭을 구상하는데 힘을 기울이는 자,

탐정의 사건 해결 과정에 힘을 기울이는 자,

이론을 최우선시 하는 작가.

 

굳이 분류하자면 유즈키 유코는 동기에 힘을 기울이는 작가다.

범인의 동기를 생각하게 되면 감동받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동기를 중심으로 쓰면 복잡한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그리게 된다.

 

이런 해설을 읽고나면, 이 작품을 읽은 자신이 뿌듯해지는 느낌, 분명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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