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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 마음에 드는 책 2022-09-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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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비딕

허먼 멜빌 저/레이먼드 비숍 그림/이종인 역
현대지성 | 202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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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허먼 멜빌의 장편 소설 모비 딕을 읽는 것은 ''이다. 일도 그냥 일이 아닌 큰일이다.

큰일이기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덤벼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출항한다고 호기롭게 뱃길 나섰다가 항구를 벗어나기도 전에, 아니면 거길 벗어난다 해도 중간 어디쯤에서 항로를 찾지 못하고 정처 없이 바다 한가운데를 떠돌아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모비 딕의 줄거리는?

 

모비 딕(허먼 멜빌, 이종인 역, 현대지성)은 단 권으로 본문만 691쪽이다.

무려 700쪽에 가까운 장편인데 비하여,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58세의 에이해브 선장은 포경선 항해에서 모비 딕이라는 거대한 흰 고래에게 다리 한쪽을 잃는다. 그 후 에이해브 선장은 모비딕에게 복수할 일념으로 피쿼드 호를 타고 다시 항해에 나선다. 그리고 드디어 모비 딕을 만나 등에 작살을 꽂지만 작살 밧줄의 고리에 목이 걸려 바다로 떨어진다. 모비 딕에게 들이받힌 피쿼드 호와 보트들도 세찬 소용돌이 속으로 침몰하여 이슈마엘을 제외한 모든 선원이 사망한다. 이슈메일은 원래 야만인 퀴케그의 관이었던 구명 부표에 의지해 표류하다가 구조되어 이 사건의 전말을 보고한다. (711)

 

모비 딕을 읽기 어렵게 만드는 것들

 

줄거리는 그 정도로 간단한데, 그렇게 장편인 이유는 줄거리 이외에 다른 것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탓이다. 그게 모비 딕을 읽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것들이라 함은,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32장 고래학

42, 고래의 흰색

67, 고래 해체 작업

80, 고래의 뇌

82, 포경업의 명예와 영광

83, 역사적으로 고찰해본 요나

 

그런 고래에 관한 잡다한(?) 정보들을 읽어가노라면 어느새 그 속으로 빠져들어가 주인공들의 행적을 놓치기가 십상이다. 해서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주인공에 관심을 기울여가면서....

그러니 이 모비 딕에서 작가가 제공하는 모든 정보들을 꿰어가면서 주인공의 행적도 살펴가면서 소설을 읽어가려고 무진 노력을 하다 하다 .. 드디어 손발을 들어버리는 경험, 하게 만드는 소설이 바로 이 모비 딕이다. 

나도 그런 식으로 끝나는 항해를 몇 차례 경험한 바 있기에, 이번에는 각오를 단단히, 출항 준비를 철저히 하고 항해에 나서기로 했다.

 

이 책 번역자에 의하면?

 

그래서 마주한 책이 현재지성출판사에서 번역 발간한 이 책이다.

왜 이 책을 택했을까?

 

이런 번역자의 말이 마음에 우선 들었다.

외국 서적은 뭐니 뭐니 해도 번역이 가장 큰 문제다. 어떻게 번역을 하느냐에 따라 책의 가독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역자 이종인은 해제 <모비 딕, 거대한 주제를 다루는 거대한 소설>에서 번역을 맡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나는 과거에 두 번 각각 다른 출판사로부터 모비 딕번역을 부탁받은 적이 있다. (.....) 그러나 이번에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세 번째 번역을 의뢰를 받고서는 흔쾌히 수락했다. 작업 시간을 충분히 주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번역서와 변별되는 상세한 작품 해설을 쓰도록 권장했기 때문이다. (735)

 

역자가 그런 과정을 거쳐 번역하고 쓴 게 바로 해제 <모비 딕, 거대한 주제를 다루는 거대한 소설>이다. 그걸 읽으면서 모비 딕의 갈래를 잡을 수 있었다. 해제를 통하여 모비 딕에 관한 기본적 정보를 정리할 수 있었고, 모비 딕을 어떻게 하면 읽어낼 수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모비 딕을 어떻게 하면 읽어낼 수 있는가?

 

그 방법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추려 보았다.

 

첫째, 역자가 알려준 셰익스피어 극의 구조를 따라서 5개의 파트로 구분하여 전체 윤곽을 잡는다.

 

1 - 231막 고래사냥 준비

24 - 472막 포경업 소개

48 - 763막 고래 추격

77 - 1054막 고래 포획

106 - 135 5막 고래와의 대결과 시련

 

책에 포스트잇을 사용해서 5개의 파트()으로 구분한 다음에, 각개의 파트를 정리하면서 읽어간다.

 

두 번째, 역자가 알려준 셰익스피어로부터 영향을 받은 부분을 먼저 정리하고, 읽었다.

 

모비 딕을 읽어내는 몇 가지 방안 [1]

http://blog.yes24.com/document/16881966

 

모비 딕을 읽어내는 몇 가지 방안 [2]

http://blog.yes24.com/document/16885710

 

모비 딕을 읽어내는 몇 가지 방안 [3]

http://blog.yes24.com/document/16887438

 

(이미 읽었으나, 그 내용을 정리하는 것은 지금 진행중이다.)

 

세 번째, 역자 말하길, 모비 딕은 또한 그리스 신화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많다하니, 그 부분 역시 정리하면서 읽어나간다.

 

네 번째, 그렇게 갈래를 타면서 읽어가면 줄거리 이외의 부분은 줄거리를 보완해주는 요소로 작동되기에 읽기가 쉬워지는 것이다. 줄거리와 별상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일지라도, 결국은 다시 줄거리로 돌아오게 되고,  줄거리를 더욱 더 심도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다시, 이 책은?

 

허먼 멜빌이란 작가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다.

발표한 작품 몇 개는 성공했지만 모비 딕은 철저히 잊혀진 작품이 되었다가 그가 죽은 뒤 1920년대에 가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살아난 모비 딕은 이제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씨,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더불어 19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책인데도 불구하고 단지 소재가 낯설다는 것, 또한 소설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이 잡다한 정보(?)라는 오해 때문에 사람들이 손에 잡기 어려운 책이 되었다는 것이 안타깝다.

 

이제 새로운 번역과 해제로 모비 딕을 새롭게 만나게 되었으니, 이 책으로 끝까지 읽어낸다면, 모비 딕의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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