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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마음에 드는 책 2023-01-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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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케이틀린 오코넬 저/이선주 역
현대지성 | 2023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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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이 책, 부제는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이다.

그런 의례의 하나로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는 것이다.

그걸 제목으로 삼았는데, 동물들도 애도하는 법, 선물하는 법, 놀이하는 법, 인사하는 법 등 의례를 통하여 자기들끼리의 안전한 삶을 도모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10가지 동물들의 의례는 무엇일까?

 

1장 인사가 중요한 이유인사 의례

2장 집단이 발휘하는 힘집단 의례

3장 색다른 매력을 뽐내다구애 의례

4장 보석, , 죽은 새 선물선물 의례

5장 으르렁거리며 전하고 싶은 말소리 의례

6장 자세, 몸짓, 표정의 무게무언 의례

7장 놀이로 배우는 생존 기술놀이 의례

8장 함께 애도하면서 치유하기애도 의례

9장 새로운 시작과 자연의 리듬회복 의례

10장 우리 자신을 되찾는 여행여행 의례

 

동물들이 취하는 이런 의례들이 뜻밖에도 우리 인간들이 하는 의례와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말을 한다. 

사실 인간은 다른 동식물과 다양한 공통점을 공유한다. (21)

 

그 공통점 중 하나가 유전자인데, 신기하게

초파리와는 61퍼센트,

쥐와는 85%,

침팬지와는 98%,

그리고 바나나와는 50%나 같다는 것이다,

 

바나나와 인간은 세포 유지라는 유전자를 공유한다. (21)

 

그래서 인간은 지구의 다른 모든 생물들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게 저자가 동물의 10가지 의례가 인간과 같다는 것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의례란 무엇일까?

 

여기서 의례를 정의를 알아보자. 

저자는 의례를 넓은 의미의 개념으로 정리한다. 

 

의례를 종교적인 의식으로만 여길 때가 많지만, 의례는 넓은 의미로 종교, 숭배, 영적인 관습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래서 저자는 정확한 절차에 따라 자주 되풀이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모두 의례로 간주한다. 또한 차례대로 이어지는 행동들도 의례라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의례는 유전이든 학습된 행동이든 의례적으로 행해지는 사회적 행동을 포함한다. (28)

 

왜 우리는 인사를 하는 것일까?

 

그냥 아는 사이니까? 그럼 우리 인간들은 언제 어떻게 인사 의례를 시작했던 것일까? 

이런 기록도 의미가 있다.

 

침팬지의 의례는 인간의 의례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다. 침팬지와 인간은 같은 조상에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침팬지의 사례가 인류의 조상이 의례를 만들었던 과정을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25)

 

그러면 인사 의례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침팬지의 경우를 포함해서 인사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첫 번째 목적은 가까운 친구끼리 유대감을 끈끈히 하거나 새로운 친구를 환영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목적 긴장을 풀고 화해하는 것이다.

세 번째 목적은 대장에게 복종한다는 뜻을 드러내면서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43)

 

여기서 저자는 코끼리가 인사하는 것을 사례로 제시하는데, 서로 떨어진 시간이 얼마나 흘렀든 상관없이 코끼리 가족은 만날 때마다 그것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인사한다는 것이다. (43)

 

이런 것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인사를 하면서 겸손을 표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인정하게 된다. (49)

 

악수가 발전되는 과정은 인사 의례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데, 무기를 지니지 않았다는 뜻을 보여주는 행동에서 시작된 이 행동은 중세 유럽에서는 기사들이 서로 맞잡은 손을 위아래로 흔들었는데, 이는 숨겨둔 무기를 떨어뜨리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저자는 추정한다. (57)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인류가 탄생한 이후부터 진화한 적응 행동이다.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무리를 벗어나 낯선 곳에서 짝을 찾는 편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교 기술로는 아주 가까운 집단 밖에 있는 사람과도 소통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알고 보면 생존을 위한 기술이다. (59)

 

구애 의례는?

 

저자가 직접 목격한 홍학의 구애 의례는 어떨까?

 

홍학의 구애를 위한 집단 행진은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이 되는데, 그 의례는 번식할 짝을 찾을 때까지 한 달 정도 계속된다.

 

선물 의례 : 왜 선물은 줄 때 더 의미 있다고 여겨질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선물 의례가 결코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에게 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 의례에서는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왜 선물은 받을 때가 아니라 줄 때 더 의미 있다고 여겨질까?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는 것 또한 선물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133)

 

이런 사례로 저자는 저자의 남편이 겪은 사례를 소개하는데, 암사자가 남편의 연구용 마이크를 새끼들에게 줄 선물로 훔쳐갔다. 사자의 새끼들은 그 마이크를 장난감으로 여기고 이리저리 던지면서 놀았는데, 그것을 남편이 다시 찾아오는 데 아주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애도 의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 의미있는 부분이 이 대목이 아닐까?

애도 의례 부분을 읽으면서, 혹시 동물들도 죽음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얼룩말이 쓰러지자마자 가족 모두 머리를 숙인 채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 얼룩말을 바라보았다. 낮잠을 자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듯했다. .......하지만 쓰러진 얼룩말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226)

 

이건 분명하다. 그들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단지 잠을 자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결국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 여느 때와 다르다는 것을 안다는 것, 그것을 그들이 무어라 부르든지 죽음이란 개념을 그들도 아는 것이다. 인간만 생사를 아는 것이 아니다.

 

해서 이런 기록 새겨둘 필요가 있다. 

죽음과 죽음학은 전통적으로 사람에게만 초점을 맞춰왔다. 죽음학은 죽음과 관련된 심리적, 사회적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금 이 학문의 범위는 몇몇 벌레, , 특히 원숭이와 유인원 등 사회적인 포유동물을 포함해 널리 넓혀가고 있다. (227)

 

프레즈노 채피 동물원에서 있었던 일이라 한다.

우두머리 암컷 코끼리를 안락사시켰는데, 주변의 코끼리들의 반응이 이랬다는 것이다. (240)

 

가장 친했던 코끼리 두 마리는 완전히 다르게 행동했다. 둘은 죽은 친구 바로 옆에 서서 냄새를 맡고 만져보면서 함께 탐색했다. 이들은 밤새 번갈아 가며 조용히 죽은 친구를 찾아갔다. 절대 죽은 친구를 혼자 누워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갈 때마다 각자 주기적으로 죽은 친구의 몸에 흙을 뿌려 덮어주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 죽은 친구의 몸에는 최소한 5밀리미터 이상 두께의 흙이 덮였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리스 비극작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가 떠올랐다.

죽은 오빠의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나라의 명령에 반발하여 죽은 오빠의 시신에 흙을 덮어주는 정도의 장례를 치른 다음에 잡혀가는 안티고네, 그 극이 떠올랐던 것이다.

 

이런 코끼리의 장례식, 그래서 저자는 이 사건을 바로 이 책의 제목으로 삼은 것이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사람이 생활하면서 행하는 의례가 얼마나 중요한지, 왜 필요한지 보여주고 싶은 바람에서 탄생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갖가지 동물들의 사례를 제시하는데, 이에는 코끼리, 침팬지, 오랑우탄, 늑대, , 사자, 얼룩말, 고래, 홍학을 비롯하여 물고기와 곤충에 이른다.

 

저자는 동물들의 사례에서 많은 의례를 발견하지만,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 꼭 필요한 의례10가지만을 다루고 있는데, 다시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인사 의례, 집단 의례, 구애 의례, 선물 의례, 소리 의례

무언 의례, 놀이 의례, 애도 의례, 회복 의례, 여행 의례

 

무엇보다도 동물들의 행동이 흥미로웠다.  저자가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독자에게 전해준 동물들의 행동은 경이 그 자체였다.

의례로 생각할만한 행동도 흥미로웠지만, 의례로 간주하기 힘든 다른 행동들도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동물들도 행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나칠뻔한 의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그래서 동물들에게서 오히려 거꾸로 배운다.

동물들이 행하는 의례를 통해서, 그간 잊고 있었던 사람간 의례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다시 새길 수 있었다.

 우리의 삶은 의례를 행함으로써 더 깊은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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