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돼쥐보스의 서재
http://blog.yes24.com/siinnim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돼쥐보스
오늘도 독서 중
파워 문화 블로그

PowerCultureBlog with YES24 Since 2010

12·15·16·17기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5월 스타지수 : 별6,997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함
전체보기
이야기
현실 서재
전자 서재
임무완수
이벤트 알림
나의 리뷰
책 읽고 나서
나의 메모
끄적끄적
태그
작가는누굴까 채널예스 그림왕양치기 고생했어일하는우리 잡다한컷 베어타운 봄에함께읽고픈시 무엇이든쓰게된다 무엇이되지않더라도 발표
2022 / 0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월별보기

전체보기
점심 같이 먹자, 엘리너 | 책 읽고 나서 2019-10-25 00:31
http://blog.yes24.com/document/11726646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eBook]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

게일 허니먼 저/정연희 역
문학동네 | 2019년 09월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대기만성형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것은 내가 이루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한 신화로서 다가온다. 첫 소설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를 쓴 게일 허니먼은 그런 작가다. 마흔의 생일을 앞두고 그녀는 결심한다. 정말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그건 소설 쓰기라는 것을 깨닫고 글을 써 나간다. 글쓰기 과정에 지원하고 직장에 다니는 이 년 동안 소설을 썼다. 금요일 밤부터 출근하는 월요일 오전까지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 여성을 다룬 기사를 읽고 문제적인 인물 '엘리너 올리펀트'를 만들어 낸다.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를 읽고 나면 누구라도 벅차오르는 가슴 뜨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괜찮아'라고 말하는 엘리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남자친구에게 맞아서 퉁퉁 부은 얼굴로 입사 면접을 보고 그 회사에서 9년 동안 일을 하는 엘리너. 이제는 서른이 가까운 나이에 점심은 늘 혼자서 먹고 남는 시간에는 퍼즐을 푸는 엘리너. 단 한 번도 회사 내의 누군가와 점심을 먹은 적 없다. 동료들의 대화에도 끼지 못하고 이상한 여자 취급을 받는다. 그녀 스스로는 자신을 자발적인 아싸라고 부르기도 한다.

매주 수요일에는 정기적으로 걸려오는 엄마의 전화를 꼼짝없이 받아야 한다. 얼굴에는 화상 흉터가 있고 손에는 습진이 있어 장갑을 끼고 다닌다. 한 주의 일이 마무리되는 금요일 오후에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본다. 주말을 보낼 보드카를 사는 것을 잊지 않는다. 여기까지 들으면 엘리너는 혼자, 외롭게, 고독하고, 친구도 없는 누가 봐도 외톨이처럼 보인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다. 우리의 엘리너는 혼자의 삶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꾸려 가고 있다. 아직 열린 마음으로 세상에 나설 수 있는 작은 용기가 없을 뿐이다.

절대적으로 혼자인 엘리너의 일상에 레이먼드가 들어온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엘리너의 컴퓨터를 수리해주는 레이먼드. 떨어져서 걸었으면 하는데 옆에 붙어서 질문을 던지는 레이먼드. 길에서 쓰러진 노인 새미를 구해주면서 둘은 어울리게 된다.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는 한 사람이 세상 속으로 섞여 들여가는 지난한 과정을 보여준다. 세상은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인생이란 내가 노력해야지 얻을 수 있다고 말이다.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소설이다.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애쓰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이가 도와 달라고 말하지 않아도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습진으로 장갑을 껴야 하는 엘리너의 손을 레이먼드가 잡았듯이 어깨를 두드려 주고 점심 먹자는 말에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말하는 것으로 기꺼이 타인의 외로움을 껴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 노력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취업이 안 되고 결혼을 하지 못하고 집을 마련하지 못해도 노력이 부족하다는 말로 이유를 간단히 설명해 버린다.

엘리너가 가지고 있는 상처, 불운, 슬픔은 혼자서 이겨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녀 나름대로 자신만의 세계를 남과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애썼지만 상처를 직시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있었다. 점심 같이 먹자. 잘 잤어? 오늘 만나지 않을래? 같은 사소한 안부의 말과 토닥임이 그것이었다. 엘리너는 과거의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우리는 누군가와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야 한다. 엘리너에게는 레이먼드가 빛으로 다가왔다. 음식 먹을 때 말하고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고 담배 냄새를 풍기는 레이먼드.

엘리너 올리펀트의 내면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소설은 극적 반전도 놓치지 않는다. 그녀가 자신의 의지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세상을 향한 힘찬 걸음을 내딛는 결말은 눈이 부시면서도 아름다웠다. 애써 참아온 눈물이 났다. 엘리너의 손을 잡고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말하고 싶었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엘리너들이 많다. 보고도 못 본 척했다. 주제넘게 오지랖을 부리는 간섭쟁이로 생각될까 봐 주저했다. 손발이 오그라들더라도 넌 혼자가 아니야, 저녁에 시간 괜찮아? 어렸을 때는 어떤 아이였어 같은 말을 해보자. 서를 향한 마음의 문이 열리며 그 순간은 기적이 된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2)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2        
나의 친구
최근 댓글
밥 먹기 중요하지요 ^^ 
우수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수경의.. 
이서수 작가님의 미조의 시대를 너무 .. 
우수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돼지보.. 
어디선가 있을법한 일이라는게 너무 무.. 
오늘 3 | 전체 341543
2009-10-26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