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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산으로 | 멋대로여행 2008-12-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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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산 입구에 똑 떨어져내리며 좀 휑하다. 많이; 하필 눈이 조금씩 날리던 흐린 날씨여서 더했겠지. ㅎㅎ 아마 한두 주 전이었다면 단풍 구경온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을 터. 어쨌든 내려서 주위를 휘휘 둘러보니, 식당들이 몇 개 쪼르르 서 있고, 뒤로 선운산 관광호텔과 동백호텔이 나란히 서 있다. 둘 다 인터넷에서 많이 본 이름들. 적당히 호텔과 모텔의 중간 즈음 되어 보이는데 나름 규모는 좀 된다. 그래도 여자 둘이 첨 와본 곳인지라 살짝 긴장이 된지라 동백호텔 카운터에 가서 "아저씨, 오늘 하루 묵으려고 하는데, 방 깨끗하죠? 좀 둘러봐도 돼요?" 했더니 흔쾌히 키를 하나 내주신다. 가보니 방도 그럭저럭 깨끗하고 무엇보다 따셔서(;) 그냥 가방을 버리듯 내던지고 와서 하룻밤 숙박비를 계산해버렸다. 1일 4만원. 그리고 근처 식당 앞을 기웃거리다가 아줌마한테 끌려들어가서 돌솥 산채비빔밥을 하나씩 먹고(맛은 그냥 그랬다, 역시 산채비빔밥의 최고봉은 오색 약수터야. 무엇을 먹어도 그거랑 비교가 돼...) 선운산으로 향했다. 식당가 뒤에 산 쪽을 향해 난 길을 한참(이래봤자 몇 백미터 안되겠지만,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정말 길게 느껴졌다는) 걸어올라가니 공원 입구. 선운산은 도립 공원이다. 입장권을 구매하고 들어서니 다행히 안쪽에 사람들이 좀 있네.

 

일단 보고 싶던 선운사를 좀 둘러보고, 조금 더 올라가서 도솔암이란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벌써 시간이 2시를 향해 가고 있었던 지라 3-4시간 걷고 숙소로 돌아가자는 계획. 선운산 길은 등산로라고 하기 미안할 정도로 평탄한 길들이 쭉 이어져있는데, 날씨만 좋았다면 식은 죽 먹기였을텐데, 아쉽게도 폭설이 녹아가던 시기였던 지라 진흙 투성이였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걸린 것 같다.

 

조금 걷다 보니, 아 선운산이 왜 아름다운 곳이라고 하는구나, 절실히 느껴진다. 선운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왼쪽에 작은 개울을 두고 오른쪽엔 계속 얕은 수풀들이 이어지는데, 이 길을 쭉 감싸듯 서 있는 나무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해준다. 여기가 그대로 단풍이었으면 끝내주는 절경이었을 게 분명하다. 물론 우린 조금 잎이 떨어진 상태로 눈을 머금은 더 멋진 풍경을 보고 있었지만. ㅎㅎ

 

이런 거라든지


 


이런 거!!!

 


 

별다른 장비도 없이 용감무식한 우리는 그저 걸을 뿐.

 


 

무엇보다도... 사람이 이렇게 없어도 괜찮은 걸까...

게다가 비도 좀 오락가락하고, 나무에 쌓였던 눈들이 자유낙하하기 시작.

가방에 우산 하나씩 챙겨온 게 그나마 큰 위안이었다.

 


냇물 속에선 떨어져 쌓인 나뭇잎들이 또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물 표면엔 또 나무들이 그림을 더하고 있었다.

 


 


도솔암 오르는 길에서 곤란함에 처하기 전까지(ㅠㅠ) 우리는 내내 이런 풍경을 보면서 탄성을 지르게 된다. ㅎㅎ

 

선운사에 들어서니 멍멍이가 우리를 반기고.


아니, 제 갈 길을 가고;


온사방 고즈넉한 가운데 조용히 절을 둘러봤다.

 


 


 


 


저기 처마 밑에 매달린 눈덩이들이 이렇게 투두둑 떨어지는데,


저걸 제대로 맞으면 꽤 아프다는 거; 그래서 비가 안 와도 내내 우산을 쓰고 다녔다.

 


날도 흐린데다 산속이라 더 일찍 어두워질 것 같아 서둘러 도솔암을 찾아가기로 했다.

 

 

절 담벼락에 예쁜 그림을 그린 담쟁이들.

 


눈밭에 점점 단풍, 너무 좋지롱.

 


 


 


저 안에 부처님을 모셔놨다. 으스스한 느낌이 살짝 들어서 안까지 들어가보진 못하고, 빼꼼 들여다보고 지나친.

 


600살 넘었다는 장사송.

 

발밑 살피랴 사진 찍으랴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걸어서 드디어 평지 끝, 언덕 시작. 도솔산에는 고려시대에 조각되었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마애불상이 있고, 그 뒤 바위산 위에 작은 암자가 있는데, 그게 도솔암이다. 그 암자까지 올라가보는 게 우리의 목표. 도솔암 가는 길이라고 표지판 2개가 나란히 서 있는데, 왼쪽에 '사람길', 오른쪽에 '차길'이랜다. "언니, 우린 사람이니까 사람길로 가자" 씩씩하게 앞장 섰는데... 그 후 30분 넘게 마치 눈속에 조난당한 사람 마냥 고생길을 가게 되었다. 역시 작은 개울을 끼고 왼쪽은 돌멩이 푹푹 박힌 등산로이고, 오른쪽은 차가 다닐 수 있게 닦아놓은 길이었던 것; 몇번이나 언니가 "우리 이러다가 해 떨어지는 거 아냐? 우리 이제 그만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징징거리는 걸 단호하게 막고, "아냐, 여기까지 온 이상 돌아갈 수 없어! 분명 중간에 양쪽이 이어지는 길이나 다리가 있을 거야." 우기면서 마구 앞서갔다. 왠 똥고집; 다행히 절반쯤 올라갔을 때 징검다리가 나와줬다. 찻길로 건너가니 왠지 그냥 웃음만 나올 뿐이고.

 


"어서 오십시오.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안한데, 조금 더 올라가시죠." 아, 네.

그래도 이렇게 멋진 불상 조각을 보니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는.


이거 정말 크다. 한참 올려다보고 있자면 목이 아파올 정도. 저 부처님 손바닥위에 내가 올라서면 딱일 거 같다. 이런 거 볼 때마다 참 놀랍지. 천오백년 전 사람들은 어떻게 이 깊은 산에(그땐 찻길도 없었을텐데) 올라와서, 저 아찔한 암벽에 매달려서 저렇게 인자한 부처님을 새긴 걸까. 부처님 올라앉은 연꽃 방석까지 아주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다.

마애불상 앞 나무에서도 빨간 잎들이 가득 떨어져 있었다. 푹신푹신해 보이는.
요 뒤에 또 무서운 계단이 있다. 도솔암 올라가는 300개 계단. 그래도 무다리 여인들은 씩씩하게 끝까지 올라갔다는 거.

계단폭이 좁고 미끄러워서 내려갈 땐 조심조심.
굿바이.

 


해도 저물어가고, 우리 말고 구경하던 한쌍은 차를 타고 잽싸게 내려간 거 같고. 우리도 이만 하산하기로 했다.


이젠 사람 없는 산길 따위 무섭지 않다.

 

다시 공원 입구로 가니, 커피가 무지무지 고파졌다. 입장할 때 봐뒀던 자판기에 가서 밀크커피를 한잔 뽑았는데, 으아, 사장님, 설탕 너무 들어가게 해놓으신 거? 그래도 커피니까 감사히 원샷. 달달한 기운으로 다시 힘내서 숙소로 향했다. 가는 길에 기념품샵에 들렀는데, 복분자주, 복분자 와인, 복분자 과자 등등 뭐가 많았지만 우린 뚜벅이들이니 짐은 무조건 없어야 하는 입장. 밤에 먹어 없앨 수 있는 복분자주만 사들고 나왔다.

 

이미 문을 닫았지만, 요런 캐릭터샵도 있던데,

 

모로모로라는 고창군 캐릭터라고. ㅎㅎ 이 추운 데 발가벗고 있는 걸 보니 더 춥구나.

 

짧고 험했던 선운산 관광을 마치고, 잠시 숙소에 쉬러 들어갔더니, 어라, 이거 침대방인데 왜 이리 따숩나. 날이 춥다고 난방 힘차게 해주시는 듯,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저녁은 장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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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읍성 | 멋대로여행 2008-11-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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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터미널에서 어찌어찌 조우한 우리는 희끗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는 터미널에서 선운사행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모든 군내버스는 터미널로.
그런데 마침 고창읍성이 터미널에서 멀지 않다는 게 기억나서 완전 무장한 채로 우산까지 간간히 써가면서 읍성을 찾아나섰다.
터미널을 나서서 찻길에서 왼쪽을 보면 고창군청 방면이다. 이리로 쭉~ 걸어가다가 우측 45도로 난 갈랫길로 조금만 더 가면 고창읍성이다. 눈이 내리다 날리다 해가 났다가 구름에 가렸다가 아주 버라이어티한 날씨 속에 무거운 짐을 한아름 진 두 여인네가 인적 없는 군내를 열심히 걸어서 거기까지... ㅎㅎ


고창읍성 되시겠다. 좀 소박하지만 성은 성. 사진이 어두워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전봇대 뒤로 쭉 언덕을 두르고 있는 것이 나름의 성벽인 것.

 

 

갑자기 해님 등장. 매표소로 가닥 보니 오른쪽에 왠 옛집이 이리 떡 서 있다. 아담하지만 뭔가 있어 보이고, 안에서 판소리가?? 들어가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이곳은 동리 신재효 (1812-1884)의 집이라고 한다. 안내판에 있던 내용.
조선 철종 1년(1850)에 지음. 주변의 물을 끌어 마루 밑을 통해 서재 밖 연못으로 흘러가도록 만든 운치있는 집이었으나 지금은 모두 파묻혔고 연못만 복원하였다. 신재효는 심청가, 적벽가, 춘향가, 토끼타령, 박타령, 변강쇠타령(가루지기타령) 등 판소리 여섯마당의 체계를 세웠으며, 판소리의 창극화와 함께 판소리 사설을 집대성하는 등 우리나라 판소리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이다.

 

 

버섯 모냥 저렇게 예쁘게 눈을 뒤집어쓰고 있다. 귀여운지고. 좀 복원한 티가 많이 나긴 하지만 옛날 아궁이도 있고, 툇마루도 있고, 하물며 요기 방 안에는 사람 모형도 있어서 선생님한테 판소리를 배우는 아이들(청소년?)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재밌게도 그 안에서 계속 판소리가 흘러나오게 되어 있었다. 우리 둘만 듣고 있어서 죄송합니다, 싶을 정도; 사진 왼쪽 뒤로 보이는 건 고창읍성 관리사무소 정도 되는 건물이고, 오른쪽 뒤로는 보이지 않지만 꽤 큰 박물관이 있다. 판소리 박물관이라고 한다. 힘들고 시간도 모질라니 그냥 패스.

 


읍성에 들어서기 전 오른쪽 담벼락 부분을 바라본 모습. 저렇게 오래 된 크고 멋진 나무들을 여행 중 종종 만나게 되었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사고, 안내도를 슉 보면서 동선 체크.

 


안내 표지의 왼쪽에 성벽을 따라 올라가는 길.

 


성내는 나름 몇 개의 구역으로 꾸며져 있는데, 들어가서 처음 만나는 건물이 당시 집무소쯤 되는 곳. 밖에 뭔일이 있을 때 보초 서던 병사가 사또~ 하면서 뛰어들던 곳일지도.

 


점점 하늘이 맑아지니 대략 이런 풍경이 속속 연출된다.  

 


자연 그대로의 느낌. 시골이라 그런가 눈 온 뒤라 그런가 공기는 맑기만 하고.

 


이 편 언덕에 서서 건너편을 보면 요렇게. 성 안에 아늑하게 들어앉은 마을의 느낌.

 


서둘러온 눈이 미처 치워지지 않은 낙엽을 이렇게 덮은!!

 


예쁜 거다.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관광버스에서 내린 아줌마들이 너무 명랑하게 떠드셔서 정신 산란하다고 저 눈길로 올라갔다가 눈똥을 퍽퍽 맞고 나서 허겁지겁 도망나왔다. 눈똥=나뭇가지 위에 쌓인 눈이 자기 무게에 밀려 툭툭 떨어진 것. 나무가 크니 눈도 많이 쌓여서 무게가 장난 아니었다. 맞으면 아프다.

 


포졸들이 서 있어야 할 것 같은.

 


누가 그새 와서 눈사람을 세우고 갔나. 너무 잘 만든 거 아냐. 

 

 

이런 거 보고 있자니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거 같기도 하고.

 

한옥은 아름답고나.
 


저렇게 낙엽과 눈이 뒤섞인 모습이 아름다울 줄 몰랐다.

 

이렇게 읍성을 한 바퀴 빙 둘러보고 다시 터미널로 귀환. 고창터미널은 작고 낡았지만 나름 종합터미널이어서 고속버스도 직행버스도 군내버스도 다 여기가 기점. ㅎㅎ 내가 내린 고속버스 옆에 일행이 타고 온 직행버스가 섰었고, 이제 또 우린 터미널 끄트머리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은 군내버스 정차 구역으로 이동해서 선운사행 버스 시간을 기웃거렸다. 버스는 대략 30~40분 간격으로 있고, 버스 앞에 선운사라고 씌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뚜벅이 여행의 원리를 체득했다. 모르면(또는 알아도) 무조건 물어보기! 버스 시간표 앞에 서 있으면서도 옆의 아줌마한테 물어본다. 되도록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시간표를 가리키며 "이 버스 타면 선운사 앞에 가는 거 맞죠?" 순박한 인상의 아줌마가 "맞어, 좀 있으면 올 거야" 가르쳐주신다. 얌전히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자니, 잠시 후 그 아줌마가 우리한테 급히 다가와서 "심원, 심원행이라고 앞에 써 있대. 그거 타면 돼"하고 우리가 "네!! 감사합니다"하니 쑥스러워하며 되돌아가신다. 아, 조금 귀여우신. "근데 버스비가 얼마랬지?" "언니, 잔돈 있어?" 둘이 소곤거리고 있자니 옆에 앉은 다른 아줌마가 "이천원"하고 슬쩍 웃으신다. 눈웃음으로 화답하고, 얌전히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아, 여기 시골이구나, 또 새삼 가슴에 와 닿고... 곧 도착한, 족히 30년은 되었을 법한 심원행 버스에 타니, 승객은 보따리 하나씩 가지신 할머니 다섯 분과 뻥튀기를 격하게 먹으면서 책을 보는 아가씨 한 명. 그리고 우리 뿐이었다. 이 버스가 20-30분 간 시골길을 달리고 달려서 선운사 입구에 우리를 내려줬는데, 그게 또 종점이구나 싶어서 알았지 선운사라고 어디에서 써 있지 않아! 그래서 내리면서 또 기사 아저씨한테 물어본다. "아저씨, 여기가 선운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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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휴가는 뚜벅이 여행 | 멋대로여행 2008-11-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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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환율 덕분에 일본 여행은 차마 갈 수가 없었다. 나는 휴가를 포기할 맘에 가까이 갔었는데, 집념의 구여사는 기어이 여행을 가야겠다고... 그리하여 차도 없고 면허도 없는 두 여인네는 뚜벅이 여행을 결심했다.

 

전라도나 경상도 중 한 곳을 잡아 지역을 두루두루 돌아보자는 야심찬 계획은, 교통편 연결 안됨, 지역 정보 부족함, 휴가 부족함 등등의 이유로 자꾸 축소되었고, 결국은 고창, 담양에 1박씩 하는 것으로 결정. 숙소 예약, 차편 예약 아무것도 없이 그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얘기 몇 개 들고 달랑 떠난. 한국이잖아, 그래도 말은 잘 통해,라는 무대뽀 정신.

 

미리 휴가를 얻어 고향에 내려가 있던 구여사와 고창 터미널에서 접선하기로 했다. 놀라운 정신력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고창행 첫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갔건만... 첫차 타고 일찍 오라고 닥달하던 구여사는 정작 자긴 차시간 잘못 알아 늦어주시고, 변변히 들어가 있을만한 곳도 없는 완전 깡시골 고창의 터미널 대합실에 앉아 바깥 구경을 하고 있자니 하늘은 어둑어둑하고 눈발이 간간히 날리기 시작하는 것이... 초큼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이렇게 다른 곳에서 완전한 stranger가 되어보는 게 또 여행의 맛이라고 애써 위안.

 

뚜벅이 여행자의 취약점은 짐 늘어나는 게 죽기보다 싫다는 거. 덕분에 남은 거라곤 사진과 입장권과 차표 뿐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름 즐거운 추억이 라는 거. 우리나라 시골 참 좋다는 거. 풍천장어는 울트라 캡숑 맛나다는 거. ㅎㅎ

 

집에 와서 보니 사진을 250장이나 찍었는데, 인물 사진은 구여사 딸랑 4컷. 어쨌든 고창에서 둘이 잘 만나서 터미널 근처의 고창읍성을 둘러보고 다시 터미널로 돌아와 군내버스를 이용, 선운산 입구까지 잘 갔는데, 고창읍성부터는 to be continued.

 

가기 전에 인터넷을 열심히 뒤졌는데 고창은 정보가 별로 없었지만, 담양은 군청에서 관광책자를 보내주는 시스템까지 있었다(늦게 발견해서 이용은 못했다). 막상 가서 보니 고창도 담양도 아주아주 좋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밥이 더 맛있는 고창이 초큼 더 좋았달까. ㅎ_ㅎ

 

그리고 이번 여행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차 없는 사람들이 여행 다니기 심히 불편하다는 거 새삼 다시 느꼈다. 다녀와서 이거이거 블로그에 올려놓으면 나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 되겠다 싶어 버스 시간표까지도 열심히 찍어왔으니 앞으로 찔끔찔끔 올려볼 계획. 어쨌든 to be continued.

 


 

- 서울에서 고창으로 바로가는 버스는 반포의 센트럴시티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아침 7시부터 있다. http://www.easyticket.co.kr/ 에서 시간 조회, 예매도 가능. 우등은 없는 모냥이더라. 소요시간 3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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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하늘 | 멋대로여행 2007-11-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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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양떼가 보글보글

바람이 시원했던 여름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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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 가자, 투 | 멋대로여행 2007-11-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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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선별 능력이 딸리는 지라 망치지 않은 사진은 모두 올리는.

 

게으름 부리다가 늦게 집을 나선 까닭에 설악산에 도착하니 1시 반이 넘었다. 입장하는 사람들에게 문화재 관람료(2,500원)를 무조건 받는 것에 발끈해서 신흥사에 들릴까 하다가 맘 곱게 쓰기로 하고. 새로운 케이블카를 타보기로 하고 티켓을 사러 갔더니 1시간 반 뒤 표를 팔고 있네. ㅎㅎ 그래도 옛날에는 1시간이든 2시간이든 무조건 줄 서서 기다려야 했던 것에 비해 시스템이 좋아져서(1회 50명 탑승, 5분인지 10분인지 간격으로 운행, 탑승시간이 표시된 티켓을 사들고 돌아댕기다가 오면 된다) 3시 50분 표를 사 둔 뒤 2시간 동안 재빨리 비선대에 다녀오기로 했다.

 

비선대 바위에서 미끄러져 풍덩하는 아저씨도 구경하고, 간식도 까먹고, 설렁설렁 내려오면서 옥수수엿(친구는 정신이 번쩍 들도록 달다고 너무 달아서 무서워서 못 먹겠다고 하는데, 내 입에는 맛있기만 하던)도 사 먹고. 설악산은 그야말로 간식 천지. 산 입구를 들어서면 옥수수 구이, 번데기, 머루주 등등 오솔길 사이사이로 엿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포진해 있으시고, 비선대 초입에는 또 산장이 있어서 꼭 통과해 지나가야 하는데, 거기서 풍겨오는 산채비빔밥, 파전, 막걸리 냄새가 심하게 사람을 괴롭힌다. 앉아서 한 잔 하는 아저씨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흑흑. 케이블카 타러 가야 하지 않았다면 분명 종류별로 다 먹고 왔을텐데. 아무튼 물렁한 엿이 가득한 통에서 아주머니가 돌돌 말아올려 건네주신 옥수수엿을 쪽쪽거리면서 다시 산 입구로 내려왔다.

 

케이블카가 좋아지긴 했는데, 너무 속도가 빨라. 4-5분 남짓한 탑승 시간이 짧은 거다. 그래도 8천원 돈 주고 저 산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으니 좋은 세상. 권금성은 지역에 난이 일자 힘이 장사인 권씨와 김씨가 가족들을 피신시키고 적들을 막기 위해 성을 쌓은 곳이라고 한다. 설화같이 내려오는 이야기라서 어느 시대 어느 난인지는 모르겠고. 암튼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잠시 발 밑 경치를 감상하고 다시 산행로를 따라서 20분 정도 올라가면 권금성이다.

 

 

오르는 길에 만난 곰 부자. 귀여워!

 

또 중간 생략하고 권금성 사진 퍼레이드

 

 

설마 이렇게 잔잔한 돌로 성을 쌓지는 않았겠지 -_-

산을 오르다 보면 중간 중간 사람들이 소원을 빌면서 쌓아올린 돌탑들이 있다. 이것도 열심히 올라온 사람들이 그렇게 쌓은 게 아닌가 싶다. 권씨, 김씨를 흉내내는 건가. 훗. 친구가 주워준 돌을 얹는 데 급급하여 그만 소원 비는 걸 깜빡했다. 30초 정도 늦었지만 내 소원도 들어줘.

 


열심히 올라온 자들이여, 놀아라. 봉우리 정상에 이렇게 공간이 있어서 올라온 사람들은 쉬기도 하고, 힘이 남은 사람들은 마지막 바위를 오르기도 한다. 이 날 유난히 설악산에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저 애들도 혀짧은 영어를 구사하더만. 돌장난에 신이 난 모습이 귀여웠다.

 


시원한 하늘.

 


권금성 한마당. 이렇게나 사람이 많았다규. 카메라 좌우에도 사람들이 있는 거다. 저 바위는 몸을 납작 붙여서 오르내려야 하는 곳으로 태극기를 터치해보기 위해 올라가는 사람들이 꽤 있다. 태극기 옆에 구조대원 아저씨들이 몇 명 있는데, 확성기를 들고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코치해주고 격려해준다.

 


이 곳이 해발 700미터란다. 대체 옛날 사람들은 어케 오르내린거야.

 


손자를 꼬옥 안고 앉아 계셨던 할아버지.

 


구름 가득.

 


햇볕에 뽀송하게 말려진 바위

 


포복 자세로 가세요.

 


기념촬영 중인 건가. 찍을 땐 몰랐는데. ㅎㅎ

 


반대편 산기슭으로 해가 잠시 숨었다.

 


영차영차.

 

산 속의 해는 짧다.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타러 되돌아오는 길, 다시 만난 반달곰 부자.

 


네네, 조심하겠습니다~

 


다 왔다. 해가 벌써 많이 기울었다. 여기가 또 먹거리 천국인데, 여러가지 분식들을 팔고 있다. 떡볶이 한 접시, 호떡 두 장을 사들고 나와 저 멀리 바다까지 쭉 바라보면서 냠냠냠. 산에서 먹어서 더 맛있는 걸까, 운동하고 먹는 거여서 더 맛있는 걸까.


이제 그만 내려가자. 내려갈 때는 그냥 선착순.

 


케이블은 3줄. 스위스에서 오신.

 


바위가 멋지다. 저 멀리 하얀 점은 켄싱턴 호텔. 이랜드 계열. 흥

 


방심했다. 올라가는 케이블카랑 스칠 때 찍으려고 했는데, 딴짓하다가 타이밍 맞추기 실패. 준비하고 있었어야 하는데~

 


브로콜리 밭 같지 않은가. 귀여운 산. 또 오마, 안녕.

 

가을 설악산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는데, 좋다 좋아. 하지만 또 이 산이 겨울에 한 매력하지. 올겨울에 무장하고 또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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