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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저
더숲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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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뭐, 누가 인도를 가든 말든 명상을 하든 말든 영을 쫓든 말든 그러니까 자기 인생 자기가 어떻게 살지는 자기 맘이니 내가 거기에 이러쿵 저러쿵 참견할 권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몇 가지 의문이 지속적으로 드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지금부터 그 얘기를 좀 해보겠다.


첫째, 영적 충만을 경험하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 그들은 인도나, 스페인의 산티아고, 그 밖의 종교적 순례지를 찾는다. 영이라는, 비물질적인 정신의 세계를 탐구하면서 실제로는 가장 물질적인 장소에 의존하는 아이러니, 뭔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깨달음이 가능한 장소, 깨달음을 도와주는 장소가 따로 있다는 생각은 나와 평생을 함께 해야할 나의 세계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건 마치 내 부모에겐 불효막심한 놈이 남의 부모에겐 세상 그런 효자가 없는 주객전도와 같다.


또 하나. 나의 일상이 완전히 제거된 세계에서 정말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을까? 영적 탐구를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아마 이런 생각일 것이다.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세계에 불현듯 나를 던져 놓고 관찰해 보기. 그 세계에서 나는 툭 튀어나온 존재일테니 그 대조로 인해 나 자신을 더 잘 탐구할 수 있다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극단적 대비가 오히려 왜곡을 만들어 내는 건 아닐까? 나라는 존재는, 나와 내 세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지는 법이다. 그러니 그 관계가 사라진 장소에서 우리가 어떻게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단 말인가.


둘째, 왜 내가 인간이기를 거부해야 하는가? 여기 한 마리 사자가 있다. 사자는 어느날 크나큰 영적 깨달음을 얻어 다시는 동물을 잡아먹지 않기로 한다. 대신 사자는 평생 풀을 뜯어먹으며 산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사자를 사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우리는 고귀한 깨달음을 얻은 이 사자를 칭송해야 할까?


화를 내는 것도 나고, 질투하는 것도 나고, 욕망에 눈이 멀어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것도 나다. 인간은 명과 암을 모두 갖고 있다. 비록 명이 좋아보이고 암이 나빠보이지만 그렇다고 암을 뜯어 밖으로 던질 수는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명과 암 모두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번민과 후회, 기쁨과 환희, 질투와 욕망 사이를 취객처럼 비틀비틀 지그재그로 걷는 게 인생이고, 그게 바로 인간이다. 정확히 균형을 잡아 그 사이에 흔들림 없이 가부좌를 트는 것. 그걸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걸 굳이 해야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득도의 경지에 이른 스승들, 신이 된 구루들, 따지고 보면 그들은 끊임없이 비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인간으로 죽고 싶다. 솔직히, 내가 왜 인간을 초월한 다른 무엇이 되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셋째, 좀 이기적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류시화는 데모가 심하던 80년대 어느날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교정에 앉아 명상을 하는 인도인을 만난다. 그리고 류시화는 그에게서 큰 깨달음을 얻는다. 이 세상이 아무리 시끄럽고 요동을 친다해도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 네, 뭐 찾을 수는 있겠지요.


우리가 군부 독재에 맞서 모두 내면의 평화를 찾으러 떠났다면 대한민국은 아직도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겨울이었을 것이다. 속세의 일은, 속세의 일일 뿐이니라 하며 자기 내면의 평화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세계라면 그 이기적 태도에 숨이 막힐 것 같다. 내 친구가, 내 형이, 내 동생이 군화발에 짓밟혀 머리가 깨지는 와중에도 조용히 명상에 빠진다?


영적 탐구가 추구하는 것은 나의 평화이지 우리의 평화가 아니다. 물론 그들이 우리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같이 사는 세상, 같이 살아갈 세상이니 같이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들은 끊임없이 자기와 세상 사이를 묶어주는 끈을 잘라내려 한다. 마치 태아가 탯줄을 잘라 엄마에게서 분리되려 하듯이. 하지만 마음의 평화란 것도 결국 단단히 두 다리를 딛을 수 있는 터전이 있어야 가능한 것 아닌가. 그 터전을 지키고 가꾸는 건 다른 사람의 몫이고, 나는 그 터전 위에서 고귀한 영을 쫓겠다. 나는 이런게 좀,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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