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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90일 밤의 클래식

김태용 저
동양북스(동양books)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정겨운 가을 밤 [90일 밤의 클래식]과 함께 클래식에 빠져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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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하순 인사발령으로 팀을 옮긴 이후 전 근무자가 남긴 업무와 밀려오는 새 업무를 동시에 하다보니 소위 밥 먹듯이 야근을 했다. 밤하늘에 외로이 떠 있는 달이 마중하는 늦은 퇴근길. 점점 지쳐가던 내게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만이 위로를 해 주었다. 이렇게 회사 업무로 지친 와중에 퇴근을 기다리게 하는 책을 만났으니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김태용이 쓴  [90일 밤의 클래식]이다. "아라비안 라이트(천일 야화)"에서 페르시아 샤흐리아르 왕이 여성에 대한 혐오감으로 매일 아침이 밝으면 새신부를 죽이는 일을 반복하다가 현명한 셰에라자드의 1,001일 동안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졌듯이  [90일 밤의 클래식]을 읽는 내내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푹 빠져 지냈다.


  [90일 밤의 클래식]은 클래식의 역사 흐름에 따라 하루 1곡씩 선곡하여 90일 동안 읽을 수 있게 구성된 책으로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책은 깊은 밤에 읽으면 더 좋은데 어려운 음악 이론으로 잠을 재촉하지 않으니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으며 QR코드로 음악 감상을 할 준비만 하면 된다. 책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작곡가와 음악의 숨은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어 언뜻보면 깊이가 없이 음악가들의 신변잡기식 이야기로 느낄 수 있지만 재작년 인기리에 종영한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처럼 알아두면 쓸데는 없지만 신비하게도 클래식 초보자나 입문자들이 클래식과 친근해 질 수 있는 흥미로운 클래식 책이라 하겠다.


 
 ○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전에 정한 세 가지 원칙
  첫째,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
  둘째, 난해한 음악 이론을 가급적 적용하지 않을 것.
  셋째,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
  - 머리말, p.5


 머리말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책 속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음악들로 작곡가의 이야기부터 작곡 배경, 악기, 연주자, 음악에 대한 감상 팁 등을 어렵지 않게 담아내고 있어 클래식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좋아할만한 책이다. 마음 같아서는 리뷰에 90곡 모두 소개하고 싶지만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의 90일 밤을 위해 몇 가지 이야기만 소개한다.



[day7

 중세시대 세속노래 모음집 <카르미나 부라나>를 시작으로 바로크 시대 쉬츠의 <신성 교향곡>,  코넬리의 <바이올린 소나타 10번>, 헨딜의 오페라 <리날도>, 비발디의 <12개의 협주곡집> 등을 만나다보면 7일째 밤에 바흐의 <6개의 영국 모음곡>을 만나게 된다. <영국 모음곡>은 바흐의 작품 중 '3대 클라비어 춤곡집'으로 유명한 곡인데 이 곡의 연주자로 크로아티아 출신 피아니스트 이보 포고렐리치를 빼놓을 수가 없다. 아직 클래식 입문자 수준이라 다소 생소한 피아니스트인 이보 포고렐리치는 탁월한 음악성으로 이미 어린 나이부터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였기에 제10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도 무난히 파이널 진입을 예상했는데 3차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당시 심사 위원 중 한명이었던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콩쿠르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심사위원직을 사임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이와 함께 사진만 봐도 느끼겠지만 포고렐리치는 수려한 외모로 여성팬들에게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었는데 무려 21살이나 연상인 스승 알리자 케레랏제에게 청혼한 후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해서 당시 충격과 파장이 상당했다고 한다. 스승 알리자는 이혼한 상태였지만 어린 제자의 청혼에 불같이 화를 냈다. 아마도 어린 제자의 미래도 걱정이 되었겠지만 언젠가는 꺼지는 순간의 뜨거운 사랑이라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강고한 포고렐리치의 신념에 점차 마음을 열게되어 제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알리자는 포고렐리치와 후회없는 결혼을 했다.

 안타깝게도 1996년 알리자가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이후 포고렐리치는 아내에 대해 지금도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 아내 알리자보다 더 나은 피아니스트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녀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은 내가 음악을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 p.44 


[day17

 클래식에 관심을 가진 이후 유튜브로 클래식 연주 영상을 자주 보는 편인데 3악장까지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잘 진행하다가 마지막 4악장에서 연주 중에 연주자들이 한 명씩 빠지며 나중에는 지휘자만 홀로 남는 재미있는 클래식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이 클래식 영상은 하이든의 <교향곡 45번> '고별'을 포퍼먼스한 연주다. 말년에 '파파'라는 애칭이 불릴 정도로 따뜻한 성품을 가졌던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가에 오랫동안 고용되어 악단을 운영했는데 음악을 좋아했던 에스테르하지가 후작은 여름이면 헝가리 시골에 있는 별궁에서 지낼 때마다 악단과 함께 머물었다고 한다. 보통 6개월 정도 머물고 다시 본궁으로 돌아가던 후작이 1772년 여름에는 본궁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 하고 8개월이 훌쩍 넘기도록 별궁에 머무르자 가족을 집에 두고 온 단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속출했다. 이때 하이든이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 내는데 새로 작곡한 교향곡 4악장 마지막에 단원들을 차례대로 밖으로 내보내는 퍼포먼스를 준비한다. 연주가 한창 무르익었을 4악장에 접어들면 연주자들이 차례대로 자신의 악기를 챙겨 보면대 위 촛불을 끄고 퇴장하게 만들었다. 이 공연을 지켜보던 에스테르하지 후작은 연주자들이 하나둘 나가는 것을 보고 공연의 의도를 즉시 알아차리고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모두 떠났으니 우리도 떠나야겠군!" - p.82

  <교향곡 45번> '고별'을 감상할 때 흥미로운 포퍼먼스보다는 하이든이 단원들을 생각한 따뜻한 마음과 함께 위트와 유머가 담겨있는 일화를 생각해 본다면 음악이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day27

 피아니스트 리스트와 작곡가 슈만 등 당시 여러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연주자가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다. 신기에 가까운 바이올린 솜씨로 유명한 파가니니가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오명도 입게 되는데 그 계기가 <마녀들의 춤> 공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공연 전까지도 유명세가 대단했던 파가니니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가까운 바이올린 기교를 통해 청중들을 사로잡았는데 <마녀들의 춤> 공연을 통해 그에 대한 관심이 광기로 변해 파가니니의 신들린 연주가 활을 수동적으로 움직인다는 믿음으로 대중에게 퍼지게 되고 교회에서는 파가니니의 연주를 보이콧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더군다나 파가니니에 대한 루머는 어느새 애인을 죽인 살인마까지 변질되어 그가 죽을 때까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여기에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1824년 파가니니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어느 공연에서 신발 속에 뾰족한 이물질이 들어 있다는 걸 알고도 시간 관계상 처리를 못한 채 급히 무대에 올랐는데 신발 속 이물질 때문에 무대로 걸어 나가면서 발을 절뚝거리게 되는 모습을 보고 사탄의 표식인 절뚝거리는 염소의 걸음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파가니니를 루시퍼(사탄의 우두머리)의 자식이라 여겼다고 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훗날 그가 죽은 뒤에도 5년동안 떠돌다가 간신히 묘지에 안장되었다.

 피나는 연습 끝에 신기에 가까운 바이올린 연주 실력을 쌓고도 도리어 남보다 특출난 그 실력 때문에 사람들에게 악마라는 오해까지 받아야 했던 파기니니의 삶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지만 <마녀들의 춤>을 비롯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등 파가니니의 대표 연주곡들을 후대 바이올린 명연주자들의 연주를 통해 파가니니의 고난도 테크닉을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클래식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써 감사한 마음이 든다.



[day45

 오페라 하면 바그너를 빼놓을 수 없는데 <탄호이저>, <로엔그린>, <니벨룽겐의 반지> 등은 오페라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한 두번은 제목을 들어 본 오페라일 것이다. 

 바그너의 대표곡들 중 독창적인 악극 형식을 갖춘 작품이 <로엔그린>으로 오페라를 시작할 때 등장하는 '서곡'을 배제하고 '전주곡'을 채택해서 유명한 곡인데, 이 악극을 초연할 때 지휘자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프란츠 리스트였다고 한다. 바그너가 스물네 살 연하인 리스트의 둘째 딸이자 피아니스트인 코지마 리스트와 재혼을 하면서 리스트와 바그너가 친구 같은 장인과 사위가 되는데 재혼 당시 바그너는 쉰일곱, 코지마는 서른 세살이었고, 코지마는 자녀가 2명이나 있는 기혼자였다. 당연히 리스트는 결혼을 반대 했지만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코지마는 바그너와의 재혼을 강행하는데 이 일로 한동안 리스트는 바그너, 코지마 부부와 사이가 멀어졌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리스트는 바그너 부부와 화해를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 둘의 결혼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바그너 사후 코지마가 바이로이트 축제를 헌신적으로 지휘한 덕분에 지금까지 매년 바그너의 오페라 공연이 열리는 성공적인 축제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버킷리스트가 너무 많다)가 바이로이트 축제에 가보는 것인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바이로이트 축제에 참여해 즐기는 내 모습을 꿈꿔본다.


[day82]

 베토벤, 안톤 브루크너, 안토닌 드보르자크, 구스타프 말러. 

 이 작곡가들의 공통점은 교향곡을 9번까지만 작곡하고 세상을 떠난 작곡가들이다. 작곡가들에게는 "9번 교향곡의 저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베토벤 이후 많은 작곡가들이 교향곡 '9번'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특히 구스타프 말러도 이 악운을 의식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번호를 붙이지 않은 <대지의 노래>를 작곡했다고 한다. 말러는 징크스를 깨기 위해 <교향곡 10번> 작곡에 매진하지만 징크스 때문인지 완성을 끝내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교향곡 10번>은 미완성으로 남게 된다.

 러시아의 대표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또한 9번 교향곡에 대한 압박이 꽤 있었지만 10번 교향곡을 가뿐히(?) 넘기고는 15곡이나 되는 교향곡 명작들을 남긴다.

 쇼스타코비치는 독재 치하의 소련으로부터 미국이나 다른 서방으로 망명길을 택한 다른 음악가들과 달리 소련에 남아 소련 정부의 검열하에 작곡 생활을 했던 음악가로 유명하다. 한창 잘 나가던 젊은 음악가 시절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이 당시 최고의 실권자인 스탈린의 분노로 인해 당국의 심한 비판을 받으며 음악가로써 위기를 맞지만 <교향곡 5번>을 통해 당국과 청중들을 만족시키며 재기를 한다. 

 그의 15개의 교향곡 중 <교향곡 9번>은 그의 교향곡 작곡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데 제2차 세계대전 독일과 전쟁에서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쇼스코비치가 만든 곡으로 당시 <교향곡 9번>에 대한 상징성으로 당국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지만 불과 25분 내외로 끝나는 짧고 간소한 교향곡이라 당국으로부터 자아비판을 강요당할만큼 큰 고초를 겪게 된다. 하지만 <9번 교향곡>은 훗날 큰 사랑을 받게 되는데 쇼스타코비치는 <9번 교향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이 곡은 작은 기쁨입니다. 비평가들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음악가들은 분명 좋아할 것입니다." - p.348


 [90일 밤의 클래식]은 한동안 내게 행복한 시간을 전해 준 책이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현명한 여인 셰에라자드가 페르시아 왕에게 전해주던 매일 밤 흥미로운 이야기처럼 내게도 매일 밤  [90일 밤의 클래식]이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책 읽는 매일 밤 전해 주었다. 책 속에는 최근 출판되는 클래식 책이면 빼 놓을 수 없는 QR코드가 있는데, 출판사인 동양북스에서 책 속 음악들을 홈페이지에 별도로 잘 정리해 놓아서 QR코드로 관련 음악들을 함께 들을 수 있는게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이라 하겠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하루 한 곡씩 90일 동안 중세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클래식 이야기에 빠질 수 있는  [90일 밤의 클래식]은 클래식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낮에도 좋지만 창 밖에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정겨운 가을 밤에  [90일 밤의 클래식]과 함께 클래식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동양북스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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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건축의 선구자 르코르뷔지에 | 인문 2020-09-1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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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르코르뷔지에

신승철 저
arte(아르테)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르코르뷔지에의 대표 건축물을 인터넷으로 찾아봐야한다는 불편함을 빼고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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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불과 6년 전만 해도 줄곧 단독주택에서만 살았다. 겨울철 외풍은 당연한 줄 알았고 겨울 한파에 수도관이 종종 터지기도 했다. 주차난 때문에 늦은 퇴근길이면 집 근처를 몇 번을 돌았고 대학가 근처에서 산 덕분에 늦은 시간 소음은 일상으로 자장가라 생각하고 잠을 잤다. 한번은 외출한 사이에 좀도둑이 들어 집안이 엉망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비슷하게 생긴 아파트에서 사는 것보다는 불편해도 단독주택에서 사는 것을 나름 만족해 하며 살았다. 그러다가 주변에 원룸 붐이 일어나서 어쩔 수 없이 아파트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아파트의 편리성과 쾌적함을 몸소 체험하다보니 왜 진작 아파트에 이사를 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다. 아파트 상가에는 편의점, 빵집, 병원이 있고 아파트 단지 내에는 잘 조성된 조경시설과 헬스장, 작은 도서관 등 편의시설까지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내게 편리성과 쾌적함을 알게 해 준 아파트처럼 표준화되고 규격화된 주택을 만드는데 혁신적 역할을 한 근대 건축의 선구자가 르코르뷔지에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23번째 주인공인 르코르뷔지에는 근대 건축의 5원칙을 구현한 빌라 사보아, 현대식 아파트 위니테 다비타시옹, 가장 조형적인 근대 종교 건축물인 롱샹성당, 빛의 아름다움을 선사한 라투레트수도원 등을 통해  표준화, 규격화된 합리적 건축에서 시적인 건축으로의 변화를 그의 일생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지역건축가에서 국제적 예술가로

  르코르뷔지에는 시계 산업의 중심지로 스위스의 산간마을인 라쇼드퐁에서 시계 장식가인 아버지와 음악을 가르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가르치던 어머니와 바이올린을 전공한 형 아래에서 자연히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회화에도 소질을 보였다. 형과 다르게 다소 반항적이고 다혈적이었던 르코르뷔지에는 아버지의 가업을 잇기 위해 시계 장인으로 구성된 지역공동체가 세운 라쇼드퐁미술학교에서 시계 장식과 세공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르코르뷔지는 훗날 자신에게 유일한 스승이라고 했던 장식미술가이자 미술학교 교사였던 샤를 레플라트니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르코르뷔지에의 재능을 알아 본 스승은 제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춘기 소년에게 건축주를 설득까지 하며 건축 작업에 투입을 시킨다. 이렇게 처음으로 건축 작업을 하게 된 르코르뷔지에는 스승에게 배운 그대로 지역 고유의 양식에 따라 건물을 짓게 된다. 지금은 절정의 인기를 끌고 있는 대중 연예인들이 신인시절 모습을 부끄러워하듯 르코르뷔지에 또한 자신의 첫 번째 주택을 굉장히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결국 훗날 첫 번째 주택은 작품집에서도 제외했다. 하지만 발연기의 신인 시절이 없었다면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대연기자가 될 수 없듯이 소년 르코르뷔지에(당시에는 에두아르)에게 첫 주택은 시계 장식가가 아닌 건축의 길로 이끄는 징검다리가 된다.


[갈루초에 있는 에마수도원]


 건축을 막 시작한 르코르뷔지에는 첫 주택(빌라 팔레)에서 번 돈으로 르네상스 문명의 중심지인 피렌체를 비롯하여 이탈리아 곳곳을 여행하며 건축가로써 자신만의 이상적 모델을 찾아간다. 특히 피렌체 근교 갈루초에 있는 에마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의 사적 공간이 수도원의 공용 공간과 분리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기능적 구성과 함께 창밖 낭만적 풍경은 그에게 큰 감명을 주게 된다.

 이탈리아 여행 후 오스트리아 빈, 독일 뮌헨 등을 거쳐 프랑스 파리에 도착 한 르코르뷔지에는 오귀스트 페레에게 철근 콘크리트를 활용한 새로운 건축양식을 배우게 되고 독일 베를린에서는 페터 베렌스의 사무소에서 전일제 근무를 하며 고전적인 취향을 현대적인 디자인과 구조 속에 적절히 반영한 현대 건축을 배우게 된다.

 로코르뷔지에는 1911년 봄, 건축가로써 성장에 결정적 순간이라 할 수 있는 "동방 여행"을 떠나게 된다.


[르코르뷔지에의 동방 여행 경로]


 동방 여행은 뮌헨에서 가까운 사이가 된 클립스탱과 함께 드레스덴을 시작으로 발칸반도와 소아시아,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거쳐 고향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이었다. 다뉴브강가에서 본 각 도시들(세르비아 시골 마을에서의 전통 가옥과 주변 풍경 등), 이스탄불의 이슬람 사원, 그리고 그리스의 아토스산, 아크로폴리스 언덕 위의 파르테논 신전을 통해 르코르뷔지에는 진정한 건축가로 거듭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장면은 그리스 아크로폴리스에서의 르코르뷔지에의 행동이다. 여느 여행가라면 그토록 동경했던 장소를 찾아가게되면 모든 것을 제쳐두고 그 장소로 내달렸을텐데 르코르뷔지에는 항구에 도착한 후 신전을 보기 위해 언덕을 오르는 대신 카페에 앉아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언덕 위의 신전과 마주하는 오랜 꿈 앞에서 주저한 것이다. 아마도 그에게는 언덕 위 신전에 대한 기대와 함께 큰 실망을 줄 수 있다는 불안이 엄습해 왔을 것이다. 그는 해가 질때까지 기다린 후 다음날  드디어 언덕 위 신전 앞으로 간다. 언덕 위의 신전에서 르코르뷔지에는 예술의 본질을 경험하게 된다. 기하학적 조화와 수학적 정밀성, 돌을 다루는 솜씨, 깊은 울림과 환상적인 공간... 그가 언덕 위 신전에서 느낀 전율은 아테네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크로폴리스를 올라가며 이어진다. 이렇게 "동방여행"은 훗날 르코르뷔지에 건축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아크로폴리스]


여행 중에도 고향에서 건축 설계가 들어오던 르코르뷔지에는 동방 여행 후 고향에서의 지역건축가로써의 삶을 정리하고 드디어 파리에 정착하며 국제적 예술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르코르뷔지에의 건축 세계

 파리에 정착한 르코르뷔지에는 페레와 반가운 해후를 한 후 그의 소개로 화가 아데메 오장팡을 만나면서 화가의 꿈을 꾸게 된다. 오장팡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당시 피카소를 중심으로 한 큐비즘에 맞서 기하학 형태와 함께 "순수주의"를 주장하게 된다. 르코르뷔지에는 당시 철근콘크리트 건축의 기본 구조가 되는 돔이노 방식을 통해 슬래브와 기둥만으로 주택의 대량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여 훗날 현대 건축의 기본 구조로 자리잡게 한다.


[돔이노 방식]


"르코르뷔지에는 집을 '살기 위한 기계'라고 불렀다. 그는 우리 삶에 최적화된 집을 만들기 위해 자동차, 비행기, 대형 여객선을 모델로 삼았다. 이 기계들은 표준화, 규격화를 거쳐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p.134


 르코르뷔지에는 오귀스트 페레스트를 통해 철근콘크리트인 구조(강)를, 페터 베렌스를 통해 기하학적인 아름다움(미)을, 자동차 등 기계를 통해 표준화(기능)를 거치면서 건축의 3요소를 구현한다.

 이전까지 에두아르로 살았던 르코르뷔지에는 1923년 [건축을 향하여]를 르코르뷔지에라는 필명으로  출간하여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 르코르뷔지에로의 삶을 살아 가게 된다.

 건축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르코르뷔지에는 공간과 각종 편의 시설을 사람 몸에 맞게 치수화하기에 이른다. '모뒬로르'는 인체 치수를 기준으로 한 건축의 척도인데 르코르뷔지에는 영국 경찰관의 키 183cm(6피트)를 기준으로 치수를 확립하게 된다.

 든 것을 표준화하려던 르코르뷔지에는 시행착오도 거치게 되는데 그가 지은 오장팡 스튜디오는 좁은 계단으로 인해 오장팡의 초대형 캔버스를 반출하지 못하게 되었고, 한 아파트에서는 좁은 나선계단으로 인해 상을 당한 시신을 운구하는데 문제가 생겨 결국 건물 밖 크레인으로 실려 내려와야 했다고 한다.

 이후 근대 건축의 5원칙인 필로피, 옥상정원, 자유로운 평면, 수평창, 자유로운 입면을 적용한 빌라 사보아라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짓게 된다. 하지만 비가 오기 전까지 행복에 젖었던 사보아 가족은 방수 문제로 큰 고통을 겪으면서 수차례 르코르뷔지에에게 보수를 요청하지만 르코르뷔지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보수를 계속 미루게 되고 결국 참다 못한 사보아 가족은 소송까지 준비하게 되었으나 전쟁이 터지면서 흐지부지 되고 만다. 르코르뷔지에는 왜 빌라 사보아에 대한 보수를 미루었을까? 건축가로써 자기 확신었을까? 아니면 오점을 남긴 건축물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사보아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훗날 빌라 사보아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까지 되어 주요 관광지 중 하나가 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르코르뷔지에에게 기회로 찾아오는데 전쟁으로 파괴된 도시에 현대식 아파트인 위니테 다비타시옹을 짓게 된 것이다. 현대 아파트의 모태로 한 척의 크루즈선 같은 위니테 다비타시옹은 이후 낭트, 브리에, 그리고 적국인 독일 베를린까지 지어진다.


[프랑스 우표에 그려진 롱샹성당]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던 르코르뷔지에가 시적인 건축으로 극적인 변화가 찾아오는데 대표적 건축물이 마리알랭 쿠튀리에 신부의 조력으로 롱샹 언덕에 짓게 된 롱샹성당이다.  오래 전 동방여행에서 먼난 언덕 위 파르테논신전처럼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는 롱샹성당은 대지에서 영감을 받아 그것에 어울리는 건물을 지은 것이다. 롱샹의 역사와 가치, 순례자와 미사를 위한 공간, 사용자 편의를 위한 모뒬로르까지 적용한 롱샹성당은 6만 5000명이 언덕에 모인 1873년 9월 8일 기념비적인 미사가 열린다.

 롱샹성당 공사가 끝나기 전에 쿠튀리에 신부의 의뢰로 또 하나의 걸작인 찬란한 빛의 제단이라는 라투레트수도원을 세우게 되는데 빛과 그림자의 다양한 변주가 깊은 감동을 전해주는 수도원이다.

 이렇게 말년에 따뜻하고 시적인 감흥을 느끼게 하는 건축물을 짓던 르코르뷔지에는 찬란한 햇살과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지중해를 늘 그리워했듯이 아내 이본이 묻힌 지중해의 로크브륀느카프마르탱에서 직접 지은 작은 오두막에서 말년을 보내던 중 이른 아침 수영을 하다가 심장마비로 일흔일곱의 생을 마감한다.


[르코르뷔지에]


 건축문외한인 나로써는 [르코르뷔지에]와의 만남은 뜻깊은 시간이었다. 건축 학위나 자격증 하나 없었던 르코르뷔지에는 기술적 합리성으로 집을 장식품이 아닌 살기 편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건축의 척도라는 모뒬로르, 근대 건축의 5가지 원칙 등을 적용하며 일생 열 두개의 나라에 일흔다섯 채의 건물을 지었을 뿐만 아니라 마흔 두개의 도시계획안과 400여 점의 회화, 8000여 점의 드로잉, 34권의 책 출판까지 하며 단순히 천부적인 재능에만 한정 지을 수 없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열정과 활동량을 가진 근대 건축의 선구자였다. 그가 말년에 지은 롱샹성당과 라투레트 수도원은 그가 단순히 기계처럼 천편인률적인 주거 공간만 추구한 것이 아닌 건축에 시적 아름다움까지 담은 진정한 건축가임을 보여주고 있다. [르코르뷔지에]의 저자 신승철은 첫 여정을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르코르뷔지에의 무덤이 있는 언덕을 차를 타지 않고 걸어 올라가면서 보고 느낀 감정들을 통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추구하는 인문 여행기의 매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르코르뷔지에]는 독서 전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하고도 남을 구성과 내용을 갖추고 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르코르뷔지가 건축한 대표 건축물들을 책에서는 만날 수 없다는 점이다. 저작권 때문인지 출판사(저자)의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르코르뷔지에의 대표 건축물을 인터넷으로 다시 찾아봐야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르코르뷔지에]는 충분히 읽어볼만한 클래식 클라우드의 23번째 책이라 하겠다.


"만약 르코르뷔지에가 건물을 짓지 않았다고 해도 현대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남았을 것이다." - p.248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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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생동감 있게 살아난 일제강점기 그들의 이야기 | 역사 2020-08-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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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35년 6

박시백 글,그림
비아북 | 202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일제강점기 35년을 만화로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대하역사만화책.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지병 악화로 총리직을 공식 사임한다는 뉴스를 접한다. 7년 8개월 동안 재임한 전후 최장수 일본 총리를 역임하며 일본 내에서 인기가 꽤 있었고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경제정책으로 나름 일본 경제를 살리는 듯 했지만 현재 일본 경제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코로나19 대응 실패, 올림픽 연기에 무엇보다도 한국과의 관계를 최악으로 만든 장본인이 아베 신조 총리다. 집중호우 피해에 코로나19 재 확산으로 정신 없는 와중에 이웃나라 총리가 사임한 것이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에 빠진 이유가 우리의 아픈 과거사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위안부 합의 실패,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 1억 배상문제 등 일제강점기 35년 동안 벌어진 과거사에 기인한 것이고 앞으로 한일 양국이 반드시 풀어야할 역사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시백 화백의 [35년] 시리즈를 만나기 전까지 일제강점기에 대해 아는 것은 학창시절 한국사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이 전부였다. 부끄럽지만 내가 아는 독립운동가는 대부분 사람들이 아는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 [35년] 시리즈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주요 행적들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광복 이후 단죄 없이 대를 이어 평온한 삶을 살며 사회 주류층에 있는 친일부역자들의 이름 하나 하나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35년] 6권은 1930년대 후반 제2차 세계대전의 막이 오르기 전후 독일,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소련 등 유럽 주요 전쟁 당사국들의 당시 상황을 간략히 살펴보고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미나미 지로가 새 총독으로 부임하면서 내선일체를 전면으로 내건 일련의 상황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당시 적극적으로 친일 협력의 길을 걸은 친일부역자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광수, 주요한, 홍난파, 윤치호 등이 그들이다. 창씨 개명에도 앞장섰던 친일파들 앞에 끝까지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낙향했던 홍명희, 여운형, 안재홍, 허헌 등의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책에서는 짧게 다루고 있지만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본 대표 선수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에 대한 이야기가 내겐 인상 깊었다. 당시 3위를 한 남승룡과 함께 시상대에 오른 손기정은 고개를 숙이고 월계수 나무로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가려서 나중에 금메달리스트임에도 불구하고 범죄인처럼 입국했지만 당시 조선은 조선인으로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에 선 손기정에게 열광 했다고 한다. 당시 신문들은 인쇄 품질이 나쁜 점을 이용해 일장기를 거의 지워서 신문을 내보냈는데 이게 검열에 걸려 동아일보는 10개월간 정간 처분을, 조선중앙일보는 폐간을 하게 된다. 손기정이 월계수 나무로 일장기를 가린 모습은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봐와서 알고는 있었지만 당시 손기정의 우승 소식을 접하고 쓴 심훈의 시를 통해 당시 손기정의 마라톤 우승이 일제의 핍박 속에서 우리 동포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간다.


오오, 조선의 남아여!

 - 백림(伯林) 마라톤에 우승한 손, 남 양군에게


그대들의 첩보를 전하는 호외 뒷등에 

붓을 달리는 이 손은 형용 못 할 감격에 떨린다!

이역의 하늘 아래서 그대들의 심장 속에서 용솟음치던 피가

2천3백만의 한 사람인 내 혈관 속을 달리기 때문이다.


"이겼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우리의 고막은

깊은 밤 전승의 방울 소리에 터질 듯 찢어질 듯.

침울한 어둠 속에서 켜든 것처럼 화다닥 밝으려 하는구나!


오늘 밤 그대를 꿈속에서 조국의 전승을 전하고자

'마라톤' 험한 길을 달리다가 절명한 아테네 병사를 만나보리라.

그보다도 더 용감하였던 선조들의 정령이 가호하였음을

두 용사 서로 껴안고 느껴 느껴 울었으리라.


오오, 나는 외치고 싶다! 마이크를 쥐고

전 세계의 인류를 향해서 외치고 싶다!

"인제도 인제도 너희들은 우리를

약한 족속이라고 부를 터이냐!"


1936년 8월 10일 새백 신문 호외 이면에 쓴 시 - p.85


 

 [35년] 6권은 당시 득보다 실이 많았던 조성광복회의 보천보 습격을 통해 김일성의 전설이 시작된 이야기와 얼마 전 친일 행각 때문에 한국 전쟁 당시의 혁혁한 공에도 불구하고 현충원 안장으로 말이 많았던 백선엽 장군이 동북항일연군의 토벌에 나서기 위해 근무했던 간도특설대 이야기, 김원봉을 중심으로 대일항쟁 통일전선을 이루고자 했으나 한계에 부딪혔던 민족혁명당, 국민당측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며 만들었던 조선의용대, 민족주의 세력의 통합을 위해 3당 통합 논의 중 제명당한 조선혁명당 간부의 총에 목숨을 잃을뻔 했던 김구, 지휘부만 있었던 광복군 창설 이야기, 연해주의 한인 17만 명이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그동안 일궈온 삶의 터전을 잃고 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한 후 온갖 차별 속에서도 황무지를 개척하며 살아남은 고려인의 이야기 등을 생생하게 만화로 그려내고 있다.



  [35년]  시리즈는 박시백 화백의 전작 [조선왕조실록]에 비해서는 다소 내용이 딱딱하고 재미가 없을 수 있다.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특징을 살리는 만화 특유의 익살스러움은 배제하고 등장인물의 만화 속 모습도 충실한 역사 해석을 통해 최대한 사실적 외모로 그리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써는 표현하기 어려운 디테일한 생생함과 함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쳤던 수많은 민중들을 책 속에 담고 있어서 그동안 이름조차 알지 못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이름 하나 하나를 되새기는 것도 의미있는 독서였다. 특히 본편의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등장했던 독립운동가와 친일부역자들을 부록의 인명사전에서 만날 수 있어서 그들의 행적을 다시한번 되새길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라 하겠다.


 이제  [35년] 6권을 읽었으니 치열했던 일제강점기 35년의 이야기가 끝을 보이기 시작한다. 곧 읽을  예정인  [35년] 7권에 앞서 광복을 맞이한 지 75년이 된 올해. 집중호우 피해와 코로나19로 시름에 잠긴 우리에게 일부 극우보수단체가 주도한 광복절집회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광복절 집회였는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쳤던 순국선열들에게 후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훗날 역사의 한 페이지에 그들은 어떤 인물로 남고 싶은걸까? 개학을 손꼽아 기다리던 초등학생 두 딸이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3주간 학교에 가지 못해 실망한 모습을 보며 착찹한 마음이 들 뿐이다.


[아파트 창가에서 바라본 학생 한 명 없는 쓸쓸한 초등학교 운동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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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더 가까이 클래식에 다가가다. | 예술 2020-08-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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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

최영옥 저
(주)태림스코어 | 2020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쉽게 풀어 낸 클래식 음악과 작곡가들의 이야기가 저자의 경험과 어우러져 한 편의 클래식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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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아직 클래식 애호가들처럼 명반들을 턴테이블에 들을 정도는 안되고 클래식 라디오 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다. 출장 다닐 일이 생기면 업무용 차를 이용할 때가 있는데 그때도 어김없이 클래식 라디오 채널에 고정해서 음악을 듣는다. 최근에 신입 여직원과 함께 출장 갈 일이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라디오 채널을 클래식 라디오 방송으로 돌린 후 음악을 듣기 시작했는데 신입 여직원 왈(曰) "자기가 그동안 살면서 차 안에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을 처음 봤다"고 한다. 신입 여직원이 클래식에 대하여 궁금해 해서 출장 가는 동안 아는 범위 내에서 클래식 이야기를 해 주었다. 다행히 지겨워하지 않고 재미있게 들어줘서 업무와는 별개로 즐거운 출장길이었다.

 

 신입 여직원이 클래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서 슬쩍 추천해 준 클래식 책이 마침 이번에 읽은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이다. 평소 클래식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좀 더 널리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고자 노력한 최영옥 작가의 책으로, 다양한 음악과 작곡가들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저자의 책은 클래식을 전혀 모르던 대학시절 호기심에 읽은 [클래식, 아는만큼 들린다]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당시 "클알못"이었던 내게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주었던 책으로 기억되는데 이렇게 저자의 책을 다시 읽게 되어 반가웠다.

 

 저자 최영옥은 2005년 목월제로 등단한 후 음악전문지 기자를 거쳐 방송작가, 음악 칼럼리스트,  음악평론가, 공연기획자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클래식, 아는만큼 들린다], [영화 속 클래식 이야기], [영화가 사랑한 클래식] 등이 있다.

 

 

 책은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주제에 따라 다양한 음악과 작곡가들을 만날 수 있는데 대부분 한 번은 들었을만한 음악들로 꽉 채워져 있다.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은 최영옥 작가가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쓴 책으로 어려운 음악적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쉽게 풀어 낸 음악과 작곡가들의 이야기가 저자의 경험과 어우러져 한 편의 클래식 에세이를 읽는 기분이 든다.

 

 1장 남자, 그들의 사랑법에서는 평생 한 여자 "수잔 발라동"만을 사랑했던 에릭 사티와 그의 음악 <난 널 원해>를 시작으로 사랑하는 아내 코지마의 서른 세 번째 생일을 맞아 크리스마스 아침, 열다섯 명의 연주자를 자신의 집으로 모이게 한 후 아내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전해주었던 바그너의 <지그프리드 목가>, 최강국 스페인의 국왕이었지만 정략 결혼을 네 번이나 했던 불행한 국왕 펠리페 2세 이야기를 다룬 베르디의 <돈 카를로>, 치열한 삶을 살았던 베토벤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순수하고 부드러운 곡 <그대를 사랑해>, 스승이었던 슈만의 아내 클라라만을 평생 해바라기처럼 고독하게 사랑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브람스가 50세 때 만난 젊고 어여쁜 콘트랄토 가수 헤르미네 슈피스와의 사랑의 열병에서 탄생한 <교향곡 3번>, 폐결핵을 앓던 쇼팽이 사랑하는 연인 조르주 상드와 함께 스페인의 마요르카에서 요양 중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외출한 상드를 홀로 기다리며 작곡한 <전주곡 빗방울> 등 음악가들의 다양한 사랑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저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라고 생각했던 클래식 곡들이 저마다 작곡가의 사랑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들으니 선율 하나 하나가 좀 더 가슴 속으로 스며든다.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쓴 다음 해인 1803년 사랑에 대한 연가를 쓴 베토벤. 죽음까지 생각했던 베토벤에게 사랑의 연가를 쓰게 만든 그 상대는 누구였을까?  죽음을 딛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랑의 노래를 작곡한 베토벤의 또다른 모습을 느끼게 된다.

 

그대를 사랑해, 그대가 나를 사랑하듯이

저녁에나 아침에나, 아직 하루도 없었지

그대와 내가 우리의 근심을 나누지 않은 날이.

또한 그대와 나의 근심이 나누어져서 견디기 쉬웠지

그대는 슬픔 가운데에서도 나를 위로했고

나는 그대의 고통에 울었지.

그럼으로 하나님의 축복이 그대 위에 있기를

그대, 나의 삶의 기쁨

하나님이 그대를 보호하고, 그대를 내게 함께하도록 하고

우리 둘을 보호하고 함께 하시길

- <그대를 사랑해>, 베토벤 p.81   

 

  2장 동화로 풀어낸 사랑은 다른 장에 비해서 짧게 다루고 있다. 로시니가 전하는 좀 다른 신데렐라 이야기인 <라 체네렌톨라>,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의 오페라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드보르작의 <루살카 중 달에게 부치는 노래>, 몽유병에 얽힌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인 벨리니의 <몽유병 여인>, 우리에겐 겨울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떠오르는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은 아이들과 동화책으로도 읽어보았고 몇해 전 크리스마스 때 어린이 연극으로도 만나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동심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게 하는 발레음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일찍 잃어 모성 콤플렉스가 적지 않았고 평생 행복한 날보다는 불행한 날이 많았던 차이콥스키의 삶을 들여다보면 <호두까기 인형>에서 그가 꿈꾸던 동심의 세계가 왠지 애달프게 다가온다.

 

 

  3장 자연의 회화에서는 계절 등 자연을 느끼게 하는 곡들과 음악가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차르트와 함께 신동으로 기억되는 멘델스존의 따스하고 풍부한 감성이 가득한 <봄의 노래>, 악성 베토벤이 전하는 따스한 선물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전하는 <봄의 소리>, 새로운 음악의 시작을 알렸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인상주의 대표 음악가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바다> 등을 전하고 있다.

 요즘 출간되는 왠만한 클래식 책들은 QR코드가 있어서 독서를 하며 해당 곡들을 바로 들을 수 있다.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 또한 QR코드가 있어서 독서내내 클래식 음악과 함께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이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이다. 1987년 빈 신년음악회에서 79세의 폰 카라얀의 지휘 아래 미국 출신의 흑인 소프라노 캐슬린 배틀이 부른 <봄의 소리>는 인간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영상이었다. 배틀을 보며 미소 짓는 노지휘자 폰 카라얀과 종달새처럼 청아한 목소리를 마음껏 뽐내던 배틀의 모습. 비록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오만한 인성으로 인해 추락한 소프라노의 쓸쓸한 뒷 모습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녀의 청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만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4장 신도 때로는에서는 사랑하는 연인을 아내로 맞기 위해 마탄의 유혹을 빠지는 베버의 <마탄의 사수와 찬송가>, 비극으로 끝난 사랑과 딸의 죽음으로 수도원에 들어갔던 리스트가 작곡한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모차르트의 유작 <마술피리>, 멘델스존에 의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바흐의 <마태수난곡>,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의 <레퀴엠>, <운명의 힘>, 반전 음악의 최고봉으로 기억되는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 교향곡에 사람의 목소리를 도입한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 등 신과 죽음, 그리고 인류애와 관련된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얼마 전에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에 관한 책을 읽었다. 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화려한 피아니스트로 살았던 리스트가 성직자 등으로 살았던 인생 후반부에 대해서는 그리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갖지 않는다. 리스트는 결혼을 갈망하던 비트겐슈타인 공작부인과의 사랑이 파탄나고 딸 브랜디가 출산 중 사망하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수도원으로 들어간다.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나도 종교가 없다) 13세기 이탈리아 가톨릭 수사이자 설교자였던 성 프란체스코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수도원으로 들어간 리스트가 성자 프란체스코를 소재로 <두 개의 전설>을 작곡한 것은 당시 성직자로서의 삶을 시작한 리스트가 본 받고 싶은 성자의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그분은 당신의 창조물 중에서도 여러분을 특별히 귀하게 만드셨고, 여러분이 씨를 뿌리거나 거두거나 곳간에 모아들이지 않아도 아무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늘 여러분을 보살피십니다."

- 프란체스코 성자의 축복, -P.158

 

 5장 위안은  <교향곡 1번>의 실패 후 우울증을 심하게 앓던 라흐마니로프가 의사의 권유로 재기에 성공한 후 10년 만에 내 놓은 <교향곡 2번>을 영화 "버드맨"과 함께 이야기 하고, 희망없는 무명 음악가로 가난과 함께 매독에 걸려 건강이 최악이었던 때 슈베르트가 슬픔을 극복하고자 작곡한 <아르페지오네 소타나>, 신경쇠약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누이동생 집에 머물던 차이콥스키가 우연히 들은 러시아 민요를 자신의 곡에 사용한 <안단테 칸타빌레>, 우리에게 익숙한 1973년부터 1996년까지 방송됐던 "장학퀴즈"의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됐던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Eb장조>, 비극에 정통했던 푸치니가 유일하게 남긴 희극 오페라 『잔니 스키키』에서 사랑하는 이와의 결혼이 깨질 위기에 놓인 딸이 간절하게 아빠에게 호소하는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 만약 딸아이가 장차 자라 마음에 안 드는 결혼 상대자를 데려 왔을 때 극구 반대를 하겠지만 푸치니의 희극 오페라 잔니 스키키』의 딸 라우레타처럼 애교 반 위협 반으로 결혼하게 해 달라고 간절히 청한다면 전의를 상실할 것 같다. 우리 두 딸은 자라서 아빠가 마음에 드는 사윗감을 만났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아빠! 난 그를 사랑해요.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도와주세요. 포르타 로사 거리에 가서 반지도 살래요. 아빠가 이 결혼 허락 안 해주면 나 베키오 다리 위에서 아르노 강으로 확 뛰어들고 말거야! 

-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리아 p.231

 

 

 마지막장 6장 음악에서 힘을 얻다에서는 한번 들으면 누구나 기억하게 되는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영화 '글레디에이터'가 표절했다는 소송으로도 유명한 홀스트의 <행성>, 영화 "플래툰"에서 양손을 치켜들고 마지막까지 절규하던 엘리어스의 장면과 함께 기억되는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지금 비록 세 명을 한 자리에서 볼 수는 없지만 최고의 무대를 선 보였던 세계 3대 테너 파바로티, 카레라스, 도밍고의 이야기로 책은 마무리를 한다.

 클래식과 전혀 친하지 않던 시절 월드컵 경기를 기념해 세계 3대 테너가 함께한 공연은 내게 클래식이라는 음악에 호기심을 갖게 한 첫 만남이었다. 세월이 흘러 이렇게 클래식을 좋아하게 된 것도 어쩌면 당시 파바로티, 카레라스, 도밍고가 한 자리에서 펼친 감동의 공연이 은연 중에 내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당시 3대 테너의 공연이 너무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지만 클래식의 대중화에 이바지한 것은 인정해야겠다.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는 이렇게 다양한 음악과 작곡가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한 클래식 책으로 평소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클알못에서 조금씩 벗어나 클래식의 맛을 알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클래식과 친해지는 방법을 경험상 이야기하자면 처음에는 낯익은 클래식 대표 음악들을 자주 들어보다가 어느정도 음악에 익숙해지면 이렇게 클래식 초보자들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클래식은 처음입니다만] 같은 클래식 책을 읽어 본다면 자신도 모르게 클래식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늦은 밤 요즘 빠져있는 소프라노 배틀이 부르는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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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에 쏙쏙 흥미 만점 초등수학책 | 어린이 학습 2020-08-04 00:12
테마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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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림으로 개념 잡는 초등 키 수학 3-2 (2020년)

키 수학학습방법연구소 저
키출판사 | 2020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시각적으로 한 눈에 들어오고 QR코드가 있어서 초등학교 3학년 수학공부에 큰 도움이 되는 수학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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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3학년, 5학년을 다니고 있는 두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다른 과목은 몰라도 아이들 수학 공부에는 관심이 많다. 특히 아이들 공부를 옆에서 간간히 봐 준 결과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수학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지는데(요즘 초등학교 수학 너무 어렵다) 초등학교 3학년이 앞으로 수학 실력을 판가름 하는 중요한 시기 같다. 첫째는 정적인 성격 때문인지 차분히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무사히(?) 3학년을 지나쳐 5학년인 지금 나름 좋은 수학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데, 언니에 비해 동적인 둘째가 문제다. 집에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활개를 치고 다니는 성격인지라 오래 앉아 공부하는 스타일이 못 되어(집중력이 문제 같지만) 간혹 수학 개념을 헷갈려서 반복적으로 틀리는 문제가 있다. 인내를 가지고 가르치고 있지만 언니에 비해 공부를 가르치는게 조금 힘든 건 사실이다. 

 

 매일 조금씩 수학 문제를 풀게 하는데 하루 공부할 양을 정해 주면 첫째는 차분히 정해준 양을 잘 끝내는데 둘째는 공부를 시작한 후 중반부터 좀이 쑤시는지 들썩 들썩하며 간신히 끝마치기 일쑤다. 간혹 정해진 양을 못 할 때도 있다. 

 이번에 만난 [그림으로 개념잡는 초등 키 수학]은 내 이러한 고민을 일단은 해결해 줬다.

 드디어 둘째가 다른 수학 학습지와 달리 흥미를 가지고 정해진 양을 무사히(?) 끝마친 것이다.

 

 [그림으로 개념잡는 초등 키 수학]은 우선 다른 수학 학습지에 비해 글자의 크기가 크고 파스텔 톤이라 한 눈에 들어온다. 1학년 때부터 아이들이 꾸준히 풀고 있는 수학 학습지와 비교해 보면 한 눈에 들어온다는 의미가 느껴질 것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시각적으로는 확실히 아이에게 관심을 갖게 만든다.

 

[그림으로 개념잡는 초등 키 수학(左), 1학년 때부터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수학 학습지(右)]

 

[큰 글자(숫자)와 파스텔 톤 레이아웃]

 

코로나19 때문에 방학이 예년에 비해 줄었지만 책은 추천 진도표를 통해 방학 때 아이들이 목표를 가지고 부담없이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렇다고 책의 진도표를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부담 갖지 않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시키면 된다. 우리 둘째 딸의 의사를 적극 수용해서 추천 진도표보다는 조금 여유있게 진도를 나가기로 했다.

 

[추천 진도표]

 

 학창 시절 수학 선생님께서 수학은 문제를 많이 풀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우리 아이에게도 많은 문제를 풀도록 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비슷한 문제를 계속 틀린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알려주곤 했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개념을 확실히 잡지 못한 상태에서 문제만 계속 풀게 했던 것이다. [그림으로 개념잡는 초등 키 수학]은 책 제목처럼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면서 문제를 풀게 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념 만들기 → 개념 쏙쏙과 개념 익히기  개념 다지기와 개념 펼치기  개념 마무리로 되어 있어서 개념을 확실히 다지고 갈 수 있는 구성이다. 아이가 개념부터 확실히 다지면서 문제를 풀어보니 실수 없이 문제를 풀어나간다. 둘째 딸 어깨가 으쓱 으쓱~~^^

 

[개념 쏙쏙-개념 익히기-개념 다지기로 체계적 공부가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아이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시각적으로 눈길을 끌면 관심을 갖게 되는데  [그림으로 개념잡는 초등 키 수학]은 그림으로 쉽게 개념을 다질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수학책 볼수록 괜찮다.

 

[그림으로 개념 잡기]

 

 둘째 딸이 이 수학책에 흥미를 끌게 된 결정적인 포인트가 있으니 바로 QR코드로 개념 설명과 문제 풀이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데 있다. 휴대폰으로 책 속 QR코드를 스캔 후 해당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어플 하나만 깔면 아이들에게 최적화된 수학선생님이 가르치는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특히 동영상 강의가 길면 아이들이 싫증을 내기 쉬운데 매 페이지마다 있는 QR코드를 통해 짧게 동영상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아이들 집중력을 높이는데도 효과적이다.

 

[책 속 QR코드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동영상 강의]

 

 [그림으로 개념잡는 초등 키 수학]은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부모로서 아이가 수학의 개념을 잡고 다지기에 큰 도움이 되는 수학책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이 책으로 개념을 잡은 후 조금 부족하다면 다른 문제집을 구입해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효과를 극대화하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물론 아이가 부담이 된다면 이 책 한 권으로도 충분하다. 시각적으로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초등학교 수학책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동영상 강의는 아이 수학 공부의 "화룡점정"이라 하겠다. 수학 공부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을 둔 부모라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해 주고 싶다. 일단 우리 둘째 딸이 오래 앉아서 일정량을 공부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키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아이와 함께 공부하며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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