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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옛 노래의 숲을 거닐다

김용찬 저
리더스가이드 | 2013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다양한 고전시가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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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행가 유행가 신나는 노래 나도 한번 둘러본다 쿵쿵따리 쿵쿵따 짜리짜자

 유행가 노래 가사는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

 오늘도  하루 힘들어도 내일이 있으니 행복하구나

 

 2000년대 초반 제목답게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송대관의 <유행가> 가사 중 일부분이다. <유행가>는 박진영에게 배웠다는 송대관의 독특한 안무도 한 몫을 했지만 흥을 돋우는 반복되는 후렴구와 희노애락을 담은 가사 때문에 당시 다양한 세대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0년 전에는 송대관의 <유행가>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은 BTS나 블랙핑크 등 보이그룹이나 걸그룹의 노래들에 열광을 한다. 얼마 전 출간한 <오랜 시간 멋진 유행가 365>를 펴낸 음악평론가 임진모가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유행가에는 "시대가치와 의미를 담겼다."고 했는데, 시대를 대표하는 옛 노래들을 일반 독자들에게 쉽게 접할 수 있게 '독서평설'이라는 잡지에 2년 동안 연재되었던 글들을 보완하고 문장을 다듬어 만든 책이 김용찬 교수의 <옛노래의 숲을 거닐다>이다. 

 저자 김용찬 교수는 현재 순천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오랫동안 고전시가를 연구하고 있으며 고전시가를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조선의 영혼을 훔친 노래들> 등을 출간했고 현대시에도 관심이 많아 <다시, 시로 읽는 세상> 등을 쓰기도 했다.

 

 <옛노래의 숲을 거닐다>는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고전시가의 주요 갈래들의 특징을 시대순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면 2 ~ 4부에서는 갈래와 상관없이 의미가 연관이 있거나 유사한 주제들의 작품들을 엮어서 설명하고 있다.

 1부에서는 한시에 대응해 한자의 음과 뜻을 빌어 우리말을 적은 향찰로 기록된 신라시대 향가부터 다양한 소재를 우리말로 진솔하게 표현했으나 '남여상열지사'나 '사리부재'를 근거로 정리가 되면서 일부만 남은 고려가요, 엄격한 형식과 한정된 소재를 다룬 이색적인 갈래인 경기체가,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4개의 소리마디로 구성된 정형시인 시조, 시행이 4음보로 이루어진 형태적 요건을 제외하면 주제, 소재, 구성, 규모 등에 관한 특별한 제약이 없던 가사, 긴 가사로 대표되는 조선 후기의 사설시조를 각각의 대표 작품들과 함께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2부에서는 삶의 애환을 다룬 옛 노래들을, 3부에서는 사랑을 다룬 옛 노래들을, 마지막 4부에서는 임금에 대한 충성과 자연을 예찬하는 옛 노래들을 갈래와 상관없이 유사한 주제들로 엮어 설명하고 있다.

 이번 리뷰는 갈래와 주제에 상관없이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몇 작품에 대해 쓰고자 한다.

 


 

 작자미상의 사설시조로 첫 눈에 반한 남자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유교 국가인 조선 사회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추파를 던질 수 없는 시대적 상황 때문에 애타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돌다리를 건너는 흰 옷 입은 남자의 외모와 행동에 반한 여성 작자가 '내 서방으로 삼고' 싶지만 '내 서방'이 되지 못하더라도 '벗의 님'이라도 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작품은 어느 방송사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커플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음에 드는 남성에서 돌직구로 마음을 표현하는 요즘 시대상과는 다른 시대상을 보여준다 하겠다.

 여성의 애틋한 마음을 담은 작자미상의 이 사설시조는 우리말로 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지만 저자의 원문 해석과 함께 고어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작품을 감상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부 삶의 애환으로 부르는 노래에 나오는 정철의 [훈민가] 중 <자효>라는 작품이다. 굳이 원문 아래의 저자의 해설을 읽지 않더라도 비교적 쉬운 우리말로 만든 작품이라 읽기에 어렵지 않은 연시조 가운데 하나로 '부모에 대한 자식의 효성'이란 주제를 선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효도를 해야지 돌아가신 다음에 묘소에 찾아가 아무리 울면서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잘 표현한 작품인데 언제나 건강하실 것 같던 부모님께서 이제는 70대 중반을 넘어 하루가 다르게 기력이 약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살아 계실 때 더욱 효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건그렇고 기축옥사를 통해 많은 동인들을 죽이고 귀향 보내며 우리 정치사의 고질병인 당쟁의 시대를 연 정철도 부모에 대한 효심만은 지극했나보다.

 


 

  3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노래에서 '보내는 이'와 '떠나는 이'가 쓴 상반된 입장의 두 편의 시조다. 앞의 작품은 조선 제9대 임금인 성종이 지은 시조로 고향으로 돌아가 노모를 봉양하게 해 달라는 유호인의 간청에 신하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부른 노래라 한다. 보통 보내는 이의 마음을 담은 시조는 신하의 연군지정을 담거나 사랑하는 낭군에 대한 이별을 담은 작품이 대부분인데 왕이 신하를 아끼는 마음이 담긴 아주 드문 작품 중 하나다. 저자의 쉬운 해설로 '너무도 애닯구나'나 '가는 뜻이나 말해 보라' 등을 통해 유호인을 떠나보내는 성종의 애틋한 정을 느낄 수 있다.

 신하를 아낀 성종의 시조를 읽으니 앞서 정철의 작품 때 이야기한 기축옥사로 많은 신하들을 죽이고 임진왜란이라는 국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채 왕권 유지에만 급급해 이순신 같은 신하들을 믿지 못했던 선조의 모습이 떠오르는건 왜일까? 

 뒤의 작품은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평시조로 임을 두고 떠나야만 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시조는 드물게 신하를 보내는 임금의 애틋한 정이 담아져 있지만 일반적인 작품에서는 보내는 이들이 기생이나 부인 등 여성 화자가 대부분인데 이 평시조는 떠나는 화자의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다. 종장에서 자신을 붙들고 있는 임에게 '나를 잡지 말고 지는 해를 붙들라'라는 표현은 사랑하는 이를 두고 떠나는 화자의 애타는 마음을 더욱 부각시키는 구절이라 하겠다.

 

  <옛노래의 숲을 거닐다>에서는 작품의 해설 외에도 장이 끝날 때마다 작품과 연관된 인물이나 기록, 배경 설화 등을 추가로 설명해 주고 있어서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작품과 관련된 유적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어서 책을 읽은 후에도 책에서 소개하는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작품 속 현장에서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옛노래의 숲을 거닐다>에서 다루고 있는 고전시가들 중 학창시절에 배운 낯익은 작품들도 다수 있었지만 입시를 위해 공부한 탓에 당시에는 고전시가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다. 그래서 이번 독서는 원문과 함께 저자의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고전시가, 즉 옛 노래의 정취를 마음껏 즐기며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저자의 쉬운 설명에도 불구하고 고려가요 <동동>이나 <갑민가>처럼 다소 긴 고전시가들은 원전과 해설을 번갈아 보느라 감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책머리에서 저자는 앞으로도 옛 노래를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이 책이 출간된 이후 <가사, 조선의 마음을 담은 노래>나 <조선의 영혼을 훔친 노래들> 등을 꾸준히 출간하며 약속을 지키고 있다. 

 앞으로도 고전시가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 뿐만아니라 고전시가를 어렵게 생각하는 일반 독자들이 옛 노래들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저자의 신간들을 꾸준히 만났으면 좋겠다. 끝으로 옛 노래의 숲을 거닐며 다양한 옛 노래들을 음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저자 김용찬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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