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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클래식 입문서 | 예술 2022-06-2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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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하인드 클래식

여자경 저
교보문고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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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만한 클래식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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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우리나라 클래식계에 큰 경사가 있었다. 3대 클래식 콩쿠르인 쇼팽 국제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 버금가는 북미 최고 권위의 피아노 콩쿠르인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리나라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최연소 우승을 했다. 냉전시대였던 195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대회에서 우승한 미국의 반 클라이번을 기리기 위해 1962년에 창립된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4년 마다 열리는데 올해는 코로나 팬더믹의 영향으로 5년만에 열렸다고 한다. 5년 전 우리나라의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우승을 했기에 한국인이 또다시 우승하기 어렵다는 예상을 깨고 올해 18살이 되어 참가 자격이 생긴 임윤찬(작년에 열렸으면 참가를 못 했다)이 우승을 한 것이다. 실황 결선 연주는 미처 시청을 못하고 유튜브로 결선 연주 영상을 봤는데 최종 결선에서 임윤찬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은 감히 내 생애 최고의 연주였다(클래식에 입문한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심사위원장이자 직접 지휘를 했던 세계적 지휘자 마린 압솝이 연주가 끝난 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은 뭉클 그 자체였다(그날의 감동을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유튜브 영상을 꼭 찾아 시청해 보시기를).

 

 서두가 좀 길었는데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최연소 콩쿠르 우승으로 최근 클래식에 대해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현재 임윤찬의 결선 연주 영상은 조회수 280만이 넘었다). 클래식에 관심이 생겼지만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을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으니 대한민국 대표 여성 지휘자인 여자경이 쓴 <비하인드 클래식>이다.

  "(중략) 이 책은 교보생명의 인문학 서비스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를 통해 그동안 공연에서는 전할 수 없었던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이야기들과 음악가들의 삶까지 전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를 모아서 글로 옮긴 것이 이 책입니다." - p.6 여는글 중에서

 

 여는글에서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난해하고 낯선 클래식 용어나 이론을 설명하는 대신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이야기들과 음악가들의 삶을 총4부에 걸쳐 담아내고 있다. 1부 <자연의 한 장면>, 2부 <일상의 한 단면>, 3부 <사랑 한 조각>, 4부 <위로 한 스푼>이라는 주제로 각 주제에 맞게 클래식 작품과 작곡가들의 삶을 흥미롭게 만나볼 수 있으며 장 중간에 '궁금한 이야기'라는 별도 코너를 통해 클래식에 대한 간단한 궁금증도 해소해 주고 있다.

 

 1부 <자연의 한 장면>에서는 자연과 관련된 클래식 곡들과 작곡가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카미유 생상스 하면 대표되는 곡이 "동물의 사육제"인데 생상스가 살아 생전 출판을 허락하지 않아서 사망한 다음 해에 정식 출판되고 공개 초연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오스트리아에서 휴가를 보낼 때 친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일종의 장난처럼 만든 곡인데 평소 작곡가로서 깊이있고 진중한 음악을 추구하던 그였기에 이 곡을 출판하는 것이 자신의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출판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100년이 지난 지금은 생상스의 깊이있는 다른 어떤 곡보다도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곡이 '동물의 사육제'이니 하늘에 있는 생상스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밖에 1부에서는 초연 시 큰 반향(거의 폭동 수준)을 일으켰던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31세라는 짧은 생애동안 1,000여 곡을 작곡했던 프란츠 슈베르트의 '송어',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의 '달빛' 등을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2부 <일상의 한 단면>에서는 무료한 일상을 깜짝 놀라게 할 클래식 곡이나 마음의 평화를 주는 명상곡, 숙면을 위한 클래식 음악처럼 일상에서 기분을 전환해 줄만한 클래식 음악들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졸고 있는 청중을 골려주기 위해 작곡한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쥘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 두 명의 부인에게 20명의 자녀를 낳은 다둥이 아빠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수면곡으로 잘못 알려진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유별난 성격으로 유명한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1번' 등을 만날 수 있다.

  
[바그너(왼쪽) 피에르 프티, 1861년, 멘델스존(오른쪽) 빌헬름 헨셀, 1847년, p.119]

 

 사랑을 주제로 다룬 3부 <사랑 한 조각>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인데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가 입,퇴장할 때 울려 퍼지는 곡이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중 혼례의 합창과 펠릭스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에 수록된 결혼행진곡인데 사랑스런 두 곡을 작곡했던 작곡가들이 실제로는 앙숙이었다고 한다. 소위 '금수저'로 유대인었던 멘델스존이 독일에서 승승장구 할 때 가난했던 바그너는 멘델스존에게 오페라 공연을 거절당하면서 유대인을 싫어하게 되었는데 훗날 바그너가 죽은 후 반유대주의자였던 히틀러가 바그너를 찬양하고 유대인인 멘델스존의 흔적을 지웠다고 한다. 이 밖에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의 주인공 엘리제, 즉 불멸의 연인으로 유력한 여성들을 찾는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베토벤과 오랫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했고 실제로 약혼까지 했던 요제피네 폰 브룬스빅, 베토벤의 제자였던 오스트리아의 백작의 딸 줄리에타 귀차르디, 베토벤의 둘도 없는 친구의 아내였던(네명의 자녀가 있던) 안토니 블렌타노. 이 세 여성 중 한 명을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결국은 누구와도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한다. 청각장애를 앓면서도 수많은 불후의 명곡들을 남길 수 있었던 이유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열병을 음악에 담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 밖에 클래식 사랑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슈만과 클라라, 리스트의 사랑 이야기 등(반려동물에 대한 사랑도 나온다)이 흥미를 끌고 있다.

 


[라흐마니노프, 보리스 그레고리예프 1931년, p.197]

 

 마지막 4부 <위로 한 스푼>은 음악 활동을 하면서 찾아온 시련과 고비를 이겨낸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위로를 담은)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아버지의 신동 마켓팅으로 인해 여섯살부터 연주 여행을 떠나 어머니 품을 목말라했던 모차르트가 불과 22살에 어머니를 잃고 쓴 '바이올린 소나타 21번 e단조', 미국이라는 신세계에 대한 놀라움과 고향 체코에 대한 마음이 담긴 교향곡 '신세계로부터'를 작곡해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드보르작이지만 살아생전 체코의 독립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 서두에서 언급했던 반 클리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결선에서 연주했던 '피아노 협주곡 3번'의 작곡가 라흐마니노프가 야심차게 작곡해 초연한 '교향곡 1번'이 엄청난 혹평을 받고 우울증으로 3년간 작곡을 못하다가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에게 받은 치료(최면요법과 자기암시 요법) 덕분에 '피아노협주곡 2번'으로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는 이야기 등을 담아내고 있다.

 

 몇해 전 클래식에 관심을 갖게된 이후로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클래식 대중서를 10여 권 정도 읽어본 클래식 초급자로서 <비하인드 클래식>은 클래식을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클래식 입문서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 클래식 작품에 숨겨진 작곡가들의 삶을 따라 읽다보면 어느새 소설 못지 않은 재미를 느끼게 된다. 요즘 클래식 책이면 빠질 수 없는 QR코드도 각 주제마다 있으니 휴대폰으로 책 속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독서 하기를 추천해 본다. 분명 눈과 귀가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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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과 휴식을 전해주는 미술책 | 예술 2022-05-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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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김영숙 저
빅피시 | 2022년 0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도판이 크고 인쇄 품질이 좋아서 명화 감상하기에 좋은 미술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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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Sunday, 지붕 위의 카프리 소녀, 존 싱어 사전트, p.25]

 

  연초부터 바쁜 나날의 연속이다. 벚꽃이 떨어지기 전에 여유를 가질 줄 알았는데 벚꽃은 이미 지고 잎들이 무성한 5월이다. 되돌아보니 최근 2 ~ 3년간 이 맘 때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을 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 몸만 간신히 씻고 침대로 직행하기 일쑤였지만, 그나마 책은 손에 놓치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미 3월에 완독을 했지만 요즘 다시 읽고 있는 김영숙의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에서 책장을 멈추게 한 페이지가 있다. 존 싱어 사전트의 <지붕 위의 카프리 소녀>이다. 모르는 작가의 모르는 작품이지만 이국적인 지중해 어느 나라(이탈리아)의 건물 옥상에서 춤추고 있는 소녀를 보고 있으니 왠지 위안을 전해준다. 얼마 전에 읽은 김중혁 작가의 에세이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 볼까?]에서 "신나는 디스코 음악을 들으면서 몸을 흔들어 보자"라고 했는데, 명화 속 춤추고 있는 소녀처럼  나만의 춤을 추고 싶어진다. 비록 몸치지만....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은 미술에 관심은 있는데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미술 교양서다. 책은 그림에 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명화 그 자체를 감상하는데 주안점을 두었기에 일반적인 미술대중서보다 큰 도판이 특징이다. 

 책은 219명의 예술가가 그린 그림을 요일마다 7가지 테마로 만날 수 있는데 총25개국 125곳의 미술관에 있는 365개의 명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Monday        에너지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빛의 그림

 Tuesday       아름다움    눈부신 기쁨을 주는 명화

 Wednesday   자신감       나를 최고로 만들어주는 색채들

 Thursday      휴식          불안과 스트레스를 내놓는 시간

  Friday           설렘          이색적인 풍경, 그림으로 떠나느 여행     

  Saturday       영감          최상의 황홀, 크리에이티브의 순간

  Sunday         위안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그림

 

 위에 적은 것처럼 저자는 독자들에게 7가지 테마로 매일 명화를 만나게 하여 다양한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간혹 테마에 명화를 억지로 연관시킨 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그림에 대한 감상은 주관적이기에 명화를 감상하는데 불편을 주지는 않는다.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속 명화들을 감상하다보면 눈에 익은 명화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작가나 명화를 만나기도 한다. 특히 그동안 서유럽 작가들에 비해 많이 접해 보지 못 했던 북유럽이나 동유럽 작가들의 명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신문을 읽는 아침 식사>의 라우리츠 안데르센 링, <기념일>의 파니 브레이트, <봄>의 보리스 쿠스토디예프, <아이오나 습작>의 새뮤얼 페플로, <바닷가의 아이들>의 요제프 이스라엘, <아홉 번째 파도>의 이반 아이바좁스키 등은 이 책에 처음 만난 작가들이다. 

 


[29 Monday, 봄, 보리스 쿠스토디예프(러시아), p.42]

 

 파스텔풍의 밝고 화사한 그림은 빨강 머리 앤을 만날 것 같은 캐나다의 어느 마을 그림 같지만 러시아의 봄 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러시아 하면 혹독한 추위가 떠오르는데(승승장구하던 프랑스의 나폴레옹이나 독일의 히틀러도 러시아의 강추위를 이겨내지 못 했다), 러시아의 봄 풍경은 우리의 봄과 크게 다르지 않는 듯 하다. 수많은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종식되어 보리스 쿠스토디예프의 <봄>처럼 평온한 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140 Sunday, 보트 시합, 안데르스 소른(스웨덴), p.159]

 

 "위안"이라는 테마 처럼 스웨덴 출신의 소른의 <보트 시합>의 평온한 풍경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위안"이 찾아온다. 부두 위에 앉아 있는 두 소녀는 보트 시합에서 이기기 위해 열심히 노를 젓는 두 사람에 비해 보트 시합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그저 바다 위 평화롭고 여유로운 풍경을 만끽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은 앞 장에 있는 365일 체크리스트에 매일 다 읽은 페이지를 체크할 수 있어서 책을 완독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데 요일마다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마음에 이끌리는 명화부터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감상해도 독서하는데 문제가 없는 책이라 하겠다. 글밥이 많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완독 후 다시 매일 한 장씩 테마별로 명화를 찬찬히 감상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위안과 휴식을 전해주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리뷰 서두에서 언급했지만 미술에 관심이 있는데 어떤 미술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독자라면 글밥이 적고 도판이 크며 인쇄 품질까지 좋은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46 Thursday, 책 읽는 소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 p.59]

 

 바쁘고 힘든 일상 속에서 위안과 휴식을 건네 준 것은 명화 속 "책 읽는 소녀"처럼 "독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오랜만에 쓴 리뷰를 마무리 한다.

 

○ 누락 : 155 차일드 하삼의 "여름 햇살" 수요일 테마 단어 누락[자신 → 자신감]   p.134

○ 오타 : 288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첫 외출" 제작연도 오타[1596년  → 1876년] p.319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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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미술 강의 교재로도 손색이 없는 미술 교양서 | 예술 2022-03-1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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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1

강희정 저
사회평론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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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관점으로 바라보던 미술의 관점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으며 불교가 동양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음을 알게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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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에서 종종 외부 강사를 통해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지만 강의다운 강의는 대학 시절 이후로는 경험해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 대학시절 교수님의 강의를 수강하던 기분이 든 책을 읽게 되었는데 강희정 교수의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1]이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이 세상의 모든 지식 시리즈, 즉 '난처한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인데 이번에는 동양미술 이야기로 인도에서 출발을 한다. 난처한 시리즈는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시리즈라 클래식수업과 미술이야기 몇 권을 구입해 갖고 있는데 본의아니게 이미 구입한 책은 독서를 못하고 세 번째 시리즈로 나온 동양미술 이야기를 먼저 읽게 되었다.

 

 책의 주요 내용을 다루기에 앞서 선생님과 가상의 독자가 대화를 나누는 구성본문의 내용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선생님과 학생이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다니며 대화를 나누는 기분을 들게 한다). 주요 단락에 있는 QR코드는 책에서 다루지 못한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어서 폭넓은 독서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사진과 글을 적재적소(사진과 글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에 배치해 설명해 주고 있어서 독서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 하겠다. 출판사에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편집에 특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동양미술이라는 세계를 바르게 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서양의 기준을 내려놓고 우리 주변을 새롭게 돌아보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입고 먹고 자는 모든 곳에서 동양미술의 단서를 찾을 수 있어요. 무심코 지나쳤던 거리에서도 말이죠. - p.23

 

 저자가 서두에서 밝혔지만 우리는 보통 동양미술을 서양의 관점(특히 회화)에서 생각을 하지만 동양에서는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시하고 사소한 것들도 미술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즉 사람이 만들어낸 것들 가운데 미적 특성이 들어간 전부를 동양 미술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전칠기, 금귀걸이, 보자기 등 문양이나 색감에 공을 들인 것들 모두 동양 미술이다.

 

 동양미술 이야기 1권에서는 중국이 아니라 인도를 동양미술의 출발지로 다루고 있다(중국은 2권에서 다룬다). 그 이유를 인도에서 불교가 탄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는데 책 전반에서 불교를 기원으로 한 동양미술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양양 낙선사 동종, 1469년, - p.38]

 

 안타깝게도 2005년 양양 산불로 소실된 양양 낙선사 동종의 윗부분과 그 아래 보살상 사이에 범어가 새겨져 있다. 인도에서 쓴 산스크리트어를 한자로 범어라고 하는데 인도의 고대 문자가 어떻게 우리나라 절의 동종까지 쓰이게 된 것인지 신기할 수도 있겠지만,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흔적이라 하겠다.

 

 책에서는 인도, 즉 인디아(지금의 인도보다 넓은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의 기원까지 다루며 동양 미술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고 있는데 우리가 학창시절 배웠던 인더스 문명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낳은 것이 아니라 그 이전(4000년 전) 신인더스 문명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메르가르 유적지를 통해 설명해 주고 있다.

 


[앞 본론의 내용을 복기시켜주는 필기 노트, - p.97]

 

 우리는 조각 하면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조각상을 생각하지만 신인더스나 인더스 문명 사람들은 뛰어난 관찰력을 통해 사실적이고 생생한 신체 표현에 능했는데, 이러한 감각은 인도 미술의 전통이 되어 고유한 특징으로 자리잡게 된다.

 기원전 2000 ~ 1750년에 만든 춤추는 소녀나 기원전 3세기경 만든 다다르간지의 약시 등은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해부학적 지식이 없던 기원전 사람들이 신체적 특징을 실감나게 묘사한 조각을 보면 당시 일정 수준 이상의 조각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책은 지모신과 약시, 토로소 등 다양한 조각 사진을 통해 당시 조각 기술이 어떠 했는지 설명해 준다.

 


[춤추는 소녀의 뒷모습(왼쪽, 기원전 2000~1750년), 열네 살짜리 무용수, 에드가 드가, 오른쪽 1878~1881년), - p.151]

 

  동양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기원전 6세기 석가모니에 의해 탄생한 불교라 하겠다. 책은 불교가 탄생한 배경(인더스 문명이 쇠락한 인도 땅에 들어온 아리아인들이 카스트 제도를 도입하면서 엄격한 신분제도로 인한 불평등이 생기기 시작한다)부터 불교가 동양미술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설명해 주고 있는데 미우라 제국의 아쇼카 왕이 불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불교 교리에 기반한 칙령을 나라 곳곳에 전파하기 위해 세운 돌기둥(아쇼카 석주)이나 8만 4천개나 세운 스투파(탑)가 동양미술 발전에 토대가 된다.

 


[산치에 자리잡은 대형 스투파, - p.274 ~ 275]

 

 불교를 전파했던 석가모니가 죽은 후 여덟 개 나라의 왕들이 석가모니의 유골을 팔등분한 다음 8곳에 스투파를 세웠는데 300여년 후 아쇼카 왕이 불교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근본8탑에 있는 사리를 꺼내 8만 4천 개의 작은 뭉치로 조금씩 나눠서 스투파를 나누어 곳곳에 세웠다고 한다. 스투파는 차트라(산개), 야슈티(찰주), 하르미카, 안다(복발), 토라나(문), 베디카(외곽 울타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 세워진 석탑들을 보면 모양은 전파되면서(처음에 목탑으로 시작) 변형되었지만 스투파와 비슷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투파가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명칭과 형태가 바뀜

스투파 → 투파, 탑파, 솔도파 → 탑

 


[남원 실상사 삼층석탑, 9세기, - p.428~429]

 

 이 밖에 책에서는 스투파에 새겨진 조각의 특징부터 탑돌이, 스바스티카(불교의 상징 문양), 스투파 조각을 통한 다양한 이야기 속 석가모니, 불교가 아시아 전역으로 퍼지면서 인도 스투파의 재창조 과정, 쿠샨 제국 등 다양한 동양미술 이야기를 사진과 일러스트를 통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부족한 글솜씨로 인해 저자가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동양미술 이야기를 리뷰에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쉽지만 동양미술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인도 미술과 문화(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책은 대중 교양서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대학 동양미술사 강의 교재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전문적인 지식을 전해주는 책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 강희정 교수(현재 서강대 동남아학 교수)의 폭넓은 학식과 함께 다정다감하고 유려한 글솜씨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미술에 관심있는 독자나 동양미술사가 궁금한 독자라면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1]는 놓쳐서는 안 될 책이다.

 

오타 - 473쪽 필기노트 11번째 줄(*쿠샨 제국과 그리스의 인연)

           그리스-박트리아 왕국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 때 인도에 남은 그리스인들이 세운 나라. 원랜(→ 원래) 셀레우코스 제국에 속했다가 독립.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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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사적이지만 풍성한 클래식 이야기 | 예술 2022-02-1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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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일 1클래식 1기쁨

클레먼시 버턴힐 저/김재용 역
윌북(willbook)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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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루 클래식 음악 1곡씩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클래식과 친해진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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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라고 딱히 내세울 만한 것은 없지만 그나마 말할 수 있는 취미 중 하나가 클래식 음악 듣기다. 라디오는 클래식 음악 전문 라디오 채널을 고정해서 듣고 회사에서 업무 시작 전이나 점심식사 후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유튜브로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으니 취미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클래식 음악을 시간 나는대로 틈틈이 듣는다고는 하지만 음악 범위는 바로크시대에서 낭만시대까지의 대표 작곡가들로 한정될 정도로 좁다. 이런 내게 클래식 음악 세계의 깊이와 다양성을 알려 준 책을 만났으니 클레먼시 버턴힐의 [1일 1클래식 1기쁨]이다.

 

[1일 1클래식 1기쁨]은 음악상 수상 경력이 있는 바이올리스트이자 음악 칼럼리스트, 작가, 방송 진행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클레먼시 버턴힐이 엄선한 366곡의 클래식 음악을 만날 수 있는 클래식 대중서다. 책의 구성은 일년 내내 그날과 역사적으로 연관된 작곡가나 계절에 따라 365일 동안 매일 하루 한 곡씩 만날 수 있는데 우리에게 생소한 중세 시대 작곡가부터 현대 작곡가, 클래식 대중서에서도 만나기 쉽지 않은 여성 작곡가들까지 담아내고 있어서 클래식 세계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느낄 수 있다 하겠다.

 

 "외계인이 괜찮은 오디오를 갖고 있으면 정말로 좋겠다." -.p22

 "오늘, 근사한 칵테일을 마시면서 이 곡을 듣는다면 더할 나위 없을 듯하다." -p.42

 "이 곡은 20세기 피아노 레퍼토리의 보석이다. 라벨이 애초의 계획을 바꾸지 않은 것은 정말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도 나처럼 이 곡에 매료되었으면 한다. - p.91

 "(중략) 세상을 바꿀 음악은 아니지만, 여러분이 이 곡을 듣고 어깨를 들썩이지 않는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 p.140

 "다시 말해, 이 책에 있는 다른 곡들과는 달리, 이 교향곡은 다림질하면서 들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곡이 아니다. - p.327

 

 저자의 곡에 대한 감상평 몇 개를 옮겨 봤다. 저자가 엄선한 클래식 음악들로 채워진 책이니 저자의 사적인 감상평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저자의 감상평을 읽다보면 해당 음악들을 찾아 인터넷이나 유튜브를 검색하게 된다. 음악을 듣고 저자가 책에 서술한 곡에 대한 감상평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지만 저자와는 다른 취향으로 곡에 대한 다른 해석과 감흥을 통해 클래식 음악 감상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서두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클래식 애호가들 외에는 다소 생소한 현대 작곡가나 여성 음악가들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설명해 주고 있다. 사티가 수잔 발라동에게 쓴 연애편지 뭉치에 영감을 받아 스물여섯 곡의 피아노 소품 모음곡 <보내지 않은 편지>를 작곡한 카츠셔닌, <트루먼 쇼>, <디 아워스>, <노트 온 스캔들> 등 50여 편의 영화 음악을 작곡한 <에코로스>의 필립 글래스, 비발디의 <사계>를 재작곡한 막스 리히터, 30대 또래 작곡가 니코 멀리와 팀을 이뤄 <당분간 나는 겨울이다>를 작곡한 올라퍼 아르날즈 등 다소 낯설은 현대 작곡가들을 만날 수 있고, 서양 음악사에서 작곡가가 분명하게 밝혀진 음악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인 <오 지혜의 덕이여>를 작곡한 음악가이면서 수녀인 힐데가르트 폰 빙겐, 1625년 2월 3일 피렌체에서 여성이 작곡한 최초의 오페라로 여겨지는 <알치나섬 루지에로의 자유>를 작곡한 프란체스카 카치니, 다니엘 바렌보임, 아스토르 피아졸라, 필립 글래스, 퀸스 존스 등 20세기의 여러 위대한 음악가들을 키워낸 나디아 불랑제와 로마 대상을 여성 최초로 수상한 동생 릴리 불랑제, 리스트처럼 훌륭한 피아니스트이면서 남편인 슈만처럼 재능 있는 작곡가였던 클라라 슈만 등 여성들의 음악 활동이 제한적이었던 클래식 역사에서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긴 여성 작곡가들도 만나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그날과 연관된(출생 또는 죽음, 그 밖에 역사적 의미 등) 작곡가들의 일화와 곡의 탄생배경 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제2차 세계대전 나치의 강제 수용소 테레시엔슈타트에 밀반입되어 수용소에서 열여섯 번 이상 공연되었고 합창단이었던 수감자들이 아우슈비츠와 그곳의 가스실로 이송되기 시작하면서 합창단 수가 줄어들었지만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던 주세페 베르디의 <레퀴엠>, 콘스탄티아 글라드코프스키라는 젊은 성악가에 마음을 빼앗긴 19세 쇼팽이 애타는 짝사랑의 감정을 곡으로 표현한 <피아노 협주곡 2번 f단조>, 두 달 만에 제자와의 결혼 생활은 파국을 맞고 성 정체성 등 정서적으로 피폐해진 차이콥스키가 써내려간 <사계 작품 37b번>, 1916년 3월 백악관 연주회를 마치고 여객선을 타고 고향 스페인으로 돌아가던 중 독일 잠수함의 어뢰에 맞아 바다에 빠졌다 가까스로 구명정에 올라탔지만, 아내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끝내 나오지 못한 <고예스카스>의 그라나도스 등 매일 그날과 연관된 작곡가들이나 곡 속에 숨은 뒷이야기들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1일 1클래식 1기쁨]은 열다섯 살 때 첫사랑의 아픔을 안고(내 인생 최고라는 남자에게 차였다) 관람한 <예브게니 오네긴> 1막 '편지 장면'을 부른 소녀의 노래가 자기 인생을 노래하는 것 같았다고 할 정도로 저자의 사적인 클래식 음악 감상평이 가득한 책이지만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DJ 배철수가 매일 엄선한 팝송을 들려주듯이 저자 클레먼시 버턴힐은 중세시대부터 현대까지 240여명의 음악가들과 366곡의 클래식 음악을 폭넓게 엄선해서 매일 하루 부담없는 분량으로 클래식 음악 세계의 기쁨을 만끽하게 해 준다. 더불어 요즘 출간하는 클래식 대중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QR 코드가 월별로 있어서 QR코드를 통해 책 속 클래식 음악들을 들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인터넷 서점 책 소개 부분에서 안내하고 있지만 2020년 1월에서 2월 17일 사이에 판매된 도서는 QR코드 인식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안타깝게도 나도 해당된다). 보통 완독한 책들은 거실 책꽂이에 꽂아 두지만 [1일 1클래식 1기쁨]은 거실 책꽂이에 꽂아두는 대신 사무실에 갖다놓고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기 전 하루 클래식의 기쁨을 느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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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를 쉽고 재미있게 그래픽 노블에 담아내다 | 예술 2021-11-0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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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서양미술사 2

마리옹 오귀스탱 글/브뤼노 에이츠 그림/정재곤 역
궁리출판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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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서양 미술사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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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서양미술사]  1권이 선사시대부터 르네상스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된 서양미술사를 설명했다면 오늘 리뷰로 다루는 2권에서는 르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 위대한 예술가들과 작품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할아버지가 손녀, 손자와 함께 서양미술사의 역사적 현장을 방문하며 서양 미술사를 설명해 주는 스토리 형식으로 만화 형식에 큰 판형(198*265mm)이라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하겠다.

 

 요 몇 년 사이 미술 분야에 부쩍 관심이 늘어 미술 대중서들을 종종 찾아 읽고 있어서 그런지 서양미술사의 대표 예술가들과 낯익은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2권(주로 시각예술을 다루고 있다)이 인류의 초중기 역사, 문화를 다룬 1권보다 개인적으로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2권에서도 미술 전문가 마리움 오귀스탱의 글과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어린이,청소년책 작가인 브뤼노 에이츠의 그림이 조화를 이루며 방대한 서양미술사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2권은 서양미술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그의 주요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레오나르도가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식당 벽에 그린 <최후의 만찬>은 장면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원근법을 사용했고, 인체 연구에 관심이 많았던 레오나르도는 인체에 관한 논고를 집필하기도 했다. 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하면 떠오르는 명화 <모나리자>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고 있는데 <모나리자> 하면 대학 시절 유럽 배낭여행 중 방문했던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을 관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루브르박물관에서도 관람객들이 많이 모인다는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서둘러 갔지만 그림 주위에 모여 있던 관람객들 때문에(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관람객 포함) 모나리자의 그 묘한 미소를 오랜시간 보지 못한 아쉬움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남아있다. 레오나르도는 다른 작품과 달리 <모나리자> 만큼은 팔지도 않고 죽을 때까지 평생을 소장하고 있었다고 하니 <모나리자>가 레오나르도에게 어떤 작품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앞서 설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미칼렌젤로, 라파엘로 등은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미술가들인데 그들이 추구한 르네상스 화풍과 달리 주로 평범한 사람들을 화폭에 담은 풍속화를 그린 피터르 브뤼헐의 <베들레헴의 인구조사>라는 그림이 있다. 보통 중세 회화에서는 작품의 주요 인물(성직자 등)을 다른 인물들에 비해 크게 그리는데(훈륜을 두르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는 인구조사를 위해 베들레헴이 도착한 마리아와 요셉을 특별하게 표현하지 않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그림 속 인물들은 각자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인터넷에서 <베드레헴의 인구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그림을 분할해서 자녀와 함께 인물들의 활동을 찾아 보는 것도 재밋거리가 될 수 있겠다.

 


 

  17세기 그림들 중 유명한 명화들이 많지만 벨라스케스의 <시녀들>도 기억에 남는 명화 중에 하나다. 펠리페 4세의 후원을 받던 벨라스케스는 왕가 사람들의 초상화를 수도 없이 많이 그렸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 <시녀들>이란 그림이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제목은 <시녀들>이지만 중앙에 있는 마르가리타 공주에게 시선이 가도록 그려져 있어 그림의 제목과는 맞지 않기도 하다. 이 그림에는 후대에 전해지는 미스터리가 몇 가지 있는데 그림 속에 화가인 벨라스케스가 있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고 그렸다는 것을 정설로 보고 있는데 벨라스케스가 왕과 왕비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을 때 공주와 시녀 등이 찾아와서 왕가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고 전해진다. 또하나 미스터리가 배면 속 거울에 비친 왕과 왕비의 모습인데 책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과연 왕과 왕비가 서 있는 위치가 어디였는지, 왕과 왕비가 그림을 그릴 당시에는 없었고 벨라스케스가 나중에 왕과 왕비를 따로 그렸다는 설 등 의문점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아무튼 제목과 후대에 남긴 미스터리들을 떠나서 이 그림의 주제는 공주도 시녀도 아닌 왕과 왕비라고 한다.

 


 

 앞서 대학 때 유럽 배낭여행 중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관람한 이야기를 잠깐 꺼냈지만 루브르박물관에서 기억에 남는 또다른 명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다. 1830년 7월에 발발한 혁명의 바리케이드 장면을 그렸는데 당시 살롱전에 출품해서 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내가 이 그림에 인상 깊었던 이유는 삼색기를 든 여성(자유의 여신)이 일반적인 미와는 동떨어져 있었고 색채가 강렬했기 때문인데  당시 관람객들도 시체를 밟고 있는 근육질의 과격한 여성상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 민중의 봉기를 통해 새로운 왕이 된 루이 필리프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구입했는데 그림이 폭동을 조장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이 그림을 수장고에 보관토록 했다고 하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서양미술사] 2권 리뷰에는 독서 중 기억에 남는 명화 몇 개만 골라서 담았지만 뒤러의 <자화상>을 비롯해 램브란트의 <야경>, 페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하녀>, 마네의 <올랭피아>, 터너의 <전함 테메레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모네의 <수련>,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부터 살바도르 달리, 만 레이, 리히텐슈타인 등 현대 미술가까지 수많은 예술가와 작품들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담아내고 있다. 르네상스부터 현대미술까지 방대한 서양미술사를 다루다 보니 깊이있는 해설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서양 미술사의 흐름 속에서 알아 두어야 할 주요 예술가와 작품들을 생생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유익한 독서였다. 무엇보다도 서양미술사를 만화 형식의 그래픽 노블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하겠다. 1권에 이어 2권도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 딸이 재미있게 읽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 책의 제목을 출판사에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서양미술사]라고 지은 이유를 이제야(2권 모두 완독하고 나서야) 알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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