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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마리 퀴리의 특별한 과학 수업 | 과학 2020-03-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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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과학이 어려운 딸에게

마리 퀴리,이자벨 샤반 저/ 연순 역
자음과모음 | 2020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시공을 떠나 만나는 노벨상 수상자의 특별하고 재미있는 과학 실험.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두 딸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책 제목을 보고 어찌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있을까? 특히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내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 이 책을 읽은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과학이 어려운 딸에게>는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로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동시에 받은 유일한 인물인 마리 퀴리가 1907년 프랑스 소르본 대학의 강의실에서 당대 최고의 지식인 자제를 대상으로 한 특별한 과학 수업을 그대로 옮긴 책이다. 이 책은 당시 마리 퀴리의 수업을 들었던 이자벨 샤반의 노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다른 책과 달리 KAIST교수 정재승의 감수자 말을 시작으로, 추천사, 들어가며 등으로 시작한 후 본격적인 열 번의 수업을 통해 공기와 진공을 어떻게 구별할까?, 무게는 어떻게 잴까?, 달걀이 물 위에 뜰 수 있을까? 등 평소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과학적 상식을 노벨상 수상자인 마리 퀴리가 다양한 과학 실험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당시 수업을 듣던 학생의 노트를 기반으로 한 책이라 당시 마리 퀴리와 학생들의 과학 수업을 시공을 떠나 경험을 하게 된다.

 

 

 지금은 집에서 매일 샤워를 하지만 어릴 적에는 매주 일요일마다 목욕탕에 가는 것이 일상이었다. 목욕탕에 가면 바가지를 거꾸로 온탕에 넣어보기도 하고 온탕에 들어가 있을 때 덩치가 산만한 아저씨가 온탕 안으로 들어오면 물이 탕 밖으로 넘치는 경험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이게 다 과학적인 원리가 있는 현상들이었다. 공기가 물보다 가벼운 현상과 목욕탕에서 뛰어나오며 '유레카'라고 외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목욕탕에서 경험한 것이다.

 

 

 병을 활용하여 공기가 물보다 가벼운 것을 실험하는 내용인데 마리퀴리와 학생들의 육성이 그대로 책에 옮겨져 있어서 실제로 과학 수업을 듣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마리퀴리가 다음 실험을 하자고 했다.

 병을 비우고 마개를 닫아요. 그리고 병 입구를 아래로 향하게 하여 물속에 넣은 다음, 병마개를 열어 봅시다.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물은 병 속으로 조금 들어가다가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아요. 병에 들어 있는 공기가 누르고 있기 때문이에요. 병 속의 공기는 유리에 막혀 더 이상 수면으로 떠오를 수 없게 된 거죠. 공기는 갇혀 있게 되고 물은 더 이상 병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요. - P. 30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과학 이야기를 하니 흥미를 가지고 어렵지 않게 이해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책 속 과학 실험 중 집에서 할 수 있는 실험 하나를 아이들과 직접 해 봤다.

 

 

세 번째 수업 "물은 어떻게 우리집으로 올까"와 아홉 번째 수업 "달걀이 물 위에 뜰 수 있을까"의 달걀 실험을 집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실험이라 달걀 1개, 컵, 소금을 준비해서 아이들과 함께 실험을 했다.

 준비물 달걀 1개, 물이 들어있는 컵, 소금 적당량(?)

 

 

 먼저 그냥 맹물이 들어있는 컵에 달걀을 넣어봤다. 물 보다 비중이 큰 달걀은 물 밑으로 갈아 앉았다. 달걀 실험이 재미있는지 두 딸이 필요도 없는 비닐장갑을 끼고선 달걀 실험에 참여를 한다.

 

 

 달걀을 꺼낸 후 물 속에 소금을 넣고 첫째와 둘째가 번갈아 가며 열심히 소금을 물에 푼다. 소금이 물에 잘 녹지 않아서 중간에 따뜻한 물로 교체했다.

 

 

 

 열심히 소금을 물에 녹인 후 달걀을 넣었는데 그냥 가라 앉는다. 아마도 소금이 덜 들어갔나보다. 찬장에 있는 소금을 더 꺼내서 넣어보았다.(생각보다 소금이 많이 들었다.) 상당량의 소금을 넣은 후 다시 달걀을 넣어보니 드디어 달걀이 중간쯤 뜬다. 아이들은 달걀이 뜬다고 기뻐한다. 달걀과 소금물의 비중이 비슷해졌다.

 

 

 

 달걀을 다시 뺀 후 소금을 더 많이 넣고 두 딸이 번갈아가며 힘든지도 모르고 소금물을 녹이기 위해 젓가락을 열심히 저었다. 드디어 달걀이 물 위로 떠오르고 아이들이 와~하고 기뻐한다. 달걀이 소금물보다 비중이 낮기 때문에 달걀이 소금물 위로 떠 오른거다. 달걀이 소금물에 무게를 잃어버려서 뜬거라고 하는데 우리가 수영할 때 몸이 뜨는 이유와 같은 과학적 현상이라고 한다.

 비록 집에서 한 간단한 실험이었지만 아이들이 직접 스스로 해보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쉽게 이해하는 것 같아서 아빠로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책 속 다른 실험도 하고 싶었지만 준비가 안 되서 다음에 실험하기로 하고 아이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과학이 어려운 딸에게>는 이 밖에 공기의 무게, 물이 내는 압력, 비중을 알리는 아르키메데스 원리, 기압계의 작동 원리 등 다양한 과학적 원리를 노벨상 수상자인 마리 퀴리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과학 실험으로 쉽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초등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어린이 과학도서라고 생각된다. 이 책의 토대가 되었던 이자벨 샤반의 강의 노트가 자칫 연료로 태울 뻔했다는데 이자벨 샤반의 자손인 레미 랑주뱅이 잘 발견해서 100년이 지나 후손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이 좋은 어린이 과학책을 우리 딸들뿐만 아니라 많은 초등학생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오타: 책 표지 마리 퀴리의 출생연도가 1837년으로 잘못 나와 있습니다.

    (1837년 → 1867년)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주)자음과모음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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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안에 담긴 사람의 자취 탐사기 | 과학 2020-02-24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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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무를 심은 사람들

고규홍 저
휴머니스트 | 2020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나무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나무 속 사람의 역사까지~ 흥미 가득한 나무 인문학 도서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5가지 주제에 따라 떠나는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발자취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 20년간 탐사한 

최치원, 이황, 김정희, 원효대사, 태조, 효종, 김구 등 나무 심은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들


평소 나무에 관심이 많아서 여행을 떠나면 관광지 주변에 있는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를 유심히 보곤 한다. 나무의 어마어마한 높이와 둘레에도 놀라지만 안내판에 적힌 나무의 나이를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수령 500년은 기본이고 1000년이 넘은 나무들도 종종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나무의 크기나 나이는 알려고 하는데 정작 나무를 심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저 어느 스님이 마을을 지나가다가 지팡이를 땅에 꽂아서 지금의 나무가 되었다는 믿기 어려운 전설 정도만 기억할 뿐이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의 <나무를 심은 사람들>은 이 땅에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떠난 일종의 나무 역사 탐사기다. 책은 5가지 주제에 따라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나무에 대한 식물학적 정보와 당시 시대적 역사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1장 꼬장꼬장해도 올곧은 마음일 수 있다.
 최치원(전나무, 푸조나무), 강회백(매화나무), 맹사성(은행나무, 느티나무), 류윤(향나무, 모과나무), 공서린(은행나무), 송순(굴참나무), 주세봉(소나무, 느티나무), 이황(느티나무, 소나무, 매화나무), 신사임당(매화나무, 배롱나무), 주이(은행나무), 김정희(백송)

 

 1장에서는 통일신라시대 말기 최치원은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 여러 벼슬을 두루 거치며 명문장가로 이름을 떨쳤으나 현실 정치의 벽에 막혀 은둔 생활 도중 심었다는 합천 학사대 전나무, 조선 초 청백리의 상징으로 불렸던 맹사성이 집 마당에 심었다는 충남 아산시 배방읍 한 쌍의 은행나무, 천재 예술가의 삶을 산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숨결이 남아 있는 강릉 오죽헌 매실나무, 조선 최고 선비 김정희가 아버지를 따라나선 청나라 연경에서 가지고나와 심었다는 충남 예산 백송나무 등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 조선 시대 옛 선비들과 그들이 심은 나무 이야기가 펼쳐진다.

 1장에 나오는 나무들 중 내가 직접 만난 나무는 김정희가 청나라 연경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백송이다. 이 백송은 충청남도 예산의 추사 고택에서 살아 있는 천연기념물 제106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나무로 중국이 고향인데 옮겨심기가 잘 안 되는 특징이 있어 중국 외에서는 잘 자라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한 나무라고 한다. 소나무의 한 종류이지만 '백송'이라는 나무 이름답게 줄기 표면이 하얗고 회색의 얼룩 무늬가 독특하며 세 개의 잎이 한데 모여 돋아나서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는 나무다.

 요즘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가 사그라들면 충남 예산 추사 고택으로 여행을 떠나 김정희가 청나라 연경에서 고이 싸들고 와 애지중지 키웠다는 하얀 빛깔의 자태를 간직한 백송 앞에 선다면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물론 충남 예산으로 떠난 김에 근처 고려시대 충렬왕 때 지었다는 수덕사에도 가보고 근처 덕산이나 온양에서 온천을 즐긴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맹사성이 집 마당에 심었다는 한 쌍의 은행나무, 아산 맹씨행단 은행나무>


 
 2장 곁에서 숨 쉬는 존재가 전해줄 위로
 엄임의(은행나무), 김영동(회화나무), 고려의 어머니(은행나무), 황시간(탱자나무), 오득린(호랑가시나무), 김충남(느티나무), 조선의 아버지(이팝나무), 최중룡(향나무), 위윤조(곰솔)

 

 2장에서는 고려 공민왕 때 홍건적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위해 전장으로 나가던 안강이라는 마을의 청년 김영동이 어머니를 위해 심었다는 경주 월성의 회화나무,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과 함께  싸운 장군 오득린이 전쟁 후 고향 나주로 돌아와 심었다는 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 조선시대 부친상을 당한 최중룡이 3년 동안 머리를 풀고 어버이의 묘 앞에서 시묘살이를 한 뒤 후손들에게 효성을 가르치기 위해 심었다는 세종시 연기 봉산동의 향나무 등 부모와 형제를 기리고, 마을의 기운을 바로잡기 위해 심은 나무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요즘 가로수로 자주 눈에 띄는 나무가 이팝나무다. 병충해에 강할뿐만 아니라 초여름 화려하게 피우는 하얀 꽃이 예뻐서 요즘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는 나무 중 하나인데 이팝나무의 하얀 꽃이 하얀 쌀밥과 비슷하게 생겨서 배고프던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나무라 한다. 

 천연기념물 제214호인 전라북도 진안군 평지리에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이팝나무 여러 그루가 있다.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는 아기 무덤을 지켜주던 나무들이라고 하는데 농사가 잘 안 되는 흉년이 오면 먹을게 없어 많은 갓난아기들이 굶어 죽었고 아이들이 죽으면 어른들은 죽어서라도 쌀밥을 마음껏 먹으라고 쌀밥나무, 즉 이팝나무를 아기 무덤 앞에 심었다고 한다. 요즘처럼 모든게 풍족한 세상에서는 상상이 안 가는 이야기이지만 불과 300년 전 이 땅에서 흔히 일어나던 이야기다. 300년 전 이팝나무를 심던 부모들의 가슴 아픈 마음을 되새기며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부모들이 더욱 고민하고 노력해야겠다.

 

"아가야! 살아서 먹지 못한 쌀밥, 죽어서라도 실컷 먹으라!"

<아기 무덤을 지켜주던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


 
 3장 윤회의 굴레에서 언젠가 시들더라도
 자장율사(주목), 원효대사(비자나무숲), 도선국사(동백나무, 소나무) 무명 승려(은행나무, 처진소나무), 보조국사(곱향나무), 원묘국사(동백나무), 각진국사(이팝나무, 비자나무숲), 나옹선사(전나무숲, 잎갈나무), 진묵조사(팽나무)

 

 3장에서는 1300년 전 자장율사가 꽂아둔 지팡이가 자란 나무라는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 주목, 800년 전 보조국사 지눌이 명승을 찾아다니다가 자신과 송광사의 영원불멸을 기원하는 뜻에서 자신의 지팡이를 손수 절집 입구에 꽂았다는 순천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 곱향나무, 조선시대 진묵대사가 전라북도 모악산 망해사에 낙서전이라는 전각을 지으면서 심었다는 팽나무 두 그루 등 스님들이 부처님의 은덕을 베풀고 후손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심은 나무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작년에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뒤흔드는 광대패 5인방이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된 '세조'의 미담을 만들어내라는 명을 받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조진웅 주연의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을 본 적이 있다. 영화 속 장면 중 세조가 계곡에서 오랫동안 앓았던 피부병을 문수보살을 통해 고친다는 미담을 광대패가 조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 속 허구가 아니라 세조 실록에 실제로 기록되어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 

 오대산 상원사 입구에 가면 커다란 잎갈나무 한 그루를 만나게 된다. 피부병을 앓았던 세조가 상원사 계곡에서 문수보살을 만나 피부병을 낫게 되었는데 목욕을 위해 옷을 걸어두었던 자리를 기념하기 위해 잎갈나무 아래에 옷을 걸어둘 수 있는 모양으로 작은 돌탑을 세워놓은 것이 관대걸이라는 유물이 생겼다고 한다. 세조실록에는 세조가 집권한 지 8년부터 전국에서 발생한 40여건의 기이한 현상들이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에 오른 '세조'가 왕권 강화와 민심을 얻기 위해 요즘으로 말하자면 "가짜 뉴스"를 만든 건 아닌지 모르겠다.

 

<자장율사가 심은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 주목>

 

 
 4장 더불어 배부른 웃음 지으려면
 애장왕(느티나무), 마의태자(은행나무), 류청신(호두나무), 태조(느티나무, 청실배나무), 김구정(소나무), 개혁파 선비들(은행나무, 동백나무), 변협(곰솔), 성이성(푸조나무), 인조(탱자나무), 효종(소나무, 매실나무), 고종(소나무)

 

 4장에서는 신라의 마지막 태자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고 세속을 떠나던 중 잠시 머물렀던 용문사에서 수명을 다한 나라를 생각하며 심었다는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조선 팔도를 주유하며 하늘의 기운을 받고자 심은 담양 대치리 느티나무, 병자호란 때 오랫동안 청나라에서 볼모 생활을 했던 효종이 볼모 생활내내 자신을 시중하던 권육이 세상을 떠나자 손수 소나무 두 그루를 골라 그의 묘에 심었다는 논산 갈산리 쌍군송 등 임금이나 선비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심은 나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선시대 담양부사 성이성이라는 어진 사또가 있었는데 농사를 짓고 사는 담양 주민들의 애로사항인 여름 홍수 때마다 범람하는 강을 다스리고자 담양천변에 뚝을 쌓고 둑을 튼튼히 지키기 위해 나무를 심은게 지금의 담양 관방제림이라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으며 현재 구역 안에 모두 185그루의 나무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이야기는 나무이야기보다는 성이성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판소리 <춘향가>의 이몽룡의 실제 모델이 성이성이라고 한다. 성이성은 아버지가 남원부사를 지낼 때 아버지를 따라 열세 살부터 열일곱 살까지 남원에서 살았고 이후 서른세 살 때 식년문과에 급제하여 네 차례에 걸쳐 암행어사를 임무를 수행했는데 이 점이 <춘향가>의 이몽룡과 흡사하다는 이야기다. 성이성의 후손들은 오래 전부터 이몽룡의 모델이 성이성이라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지만 양반의 자제가 기생과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싶지 않았고, 흔치 않은 성씨인 '성'을 춘향의 성으로 쓴 것도 <춘향가>의 제작자가 성이성을 염두에 둔 배치 아니겠느냐는 짐작이다. 나무에 대한 식물학적 특성뿐 아니라 이렇게 나무와 얽힌 인물의 숨은 이야기가 이 책의 큰 매력이라 하겠다.

 

<마의태자가 심은 용문사 은행나무>

 


 5장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
 김구(향나무), 심훈(향나무), 손기정(대왕참나무), 임종국(편백 숲), 민병갈(천리포수목원)
 

 

 5장에서는 조국 광복 투쟁을 위해 평생을 바친 김구가 광복 후 조국으로 돌아와 3년 동안 승려 생활을 했던 마곡사에 옛일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마음과 함께 심었다는 공주 마곡사 김구 향나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청년 손기정이 시상대에서 가슴에 걸린 일장기를 가렸던 나무를 가져다 심은 서울 만리동 손기정 월계관 기념수, 우리나라 최초의 조림왕이라 불리는 임종국이 일제 침탈과 전쟁으로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생각에 전 재산을 모아서 나무 심기를 시작한 장성 축령산 편백 숲 등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유산을 남기기 위해 심은 나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다루고 있다.

 평소 나무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수목원을 다녀봤지만 미처 가보지 못한 수목원이 충남 태안반도에 있는 천리포수목원이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나와 인연이 없는 수목원이다. 2019년 현재 무려 1만8,000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있고 2000년에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을 받았는데 세계에서 12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홍콩에 이어 두 번째 일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에 처음 나무를 심은 사내는 놀랍게도 '파란 눈의 한국인' 민병갈(1921 ~ 2002)이라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어 통역 장교로 일본에 주둔했다가 전쟁 직후 우리나라에 미군정과 함께 들어온 후 한국의 정서와 문화가 좋아 영구 귀화한 민병갈은 한국은행에 다니던 1960년 즈음 당시 마을의 한 노인이 내놓은 황무지 땅 5,000평을 사들인 후 성의를 다해 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오늘날의 천리포수목원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푸른 눈의 한국인이 모래 천지였던 황무지 땅에 첫 나무를 심은 후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수목원을 만든 모습은 저자 말대로 "푸른 숲의 기적"이라고 할만 하다. 인공미와 자연미의 경계를 놀랍도록 신비롭게 보여준다는 천리포수목원의 숲을 빠른 시일 내에 직접 거닐어 보며 푸른 숲의 기적을 느껴보고 싶다.

 

<임종국의 숲이라고 불리는 장성 축령산 편백 숲>

 

 <나무를 심은 사람들>은 맹사성, 이황, 신사임당, 효종, 김구 등 위인부터 이름 모를 이 땅의 평범한 아버지들까지 순전히 나무를 심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나무 이야기로 나무의 식물학적 특성 뿐 아니라 나무를 심은 사람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 낸 나무 인문학책이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나무에 얽힌 전설들이 있지만 땅에 꽂은 지팡이가 어떻게 나무가 될 수 있느냐는 과학적 의심을 할 필요가 있을까? 

 책을 읽은 후 나무 안에 담긴 사람의 자취와 그 사람이 남긴 뜻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오랫동안 나무에게 무한한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휴머니스트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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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그 놀라운 세계로의 탐험 | 과학 2020-02-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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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디 :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저/이한음 역
까치(까치글방) | 2020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우리 몸에 대한 깨알 정보와 함께 빌 브라이슨 특유의 유머가 곁들인 재미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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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초 발원지인 중국은 벌써 확진자가 1만5000여명까지 늘어났고 우리나라도 15명이 확진 판정(2020.2.2.기준)을 받은 상황에서 정부는 확진자가 다녀간 영화관, 면세점 등에 대해서 임시휴업을 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나 메르스와 똑같이 공기로 전염되지 않고 침방울로 전파된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마스크의 가격이 평소보다 2배 이상 오르는가 하면 기존에 판매되는 마스크들은 일시품절인 상황이다. 이렇게 전염병이 기승을 부릴 때는 우리 몸에 대해 관심을 갖지만 평소에는 우리 몸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 한채 살고 있다. 재채기를 할 때 물방울이 8미터까지 날아가고, 공중에 다니다가 주변의 표면에 가라앉기까지 10분까지도 걸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를 부르는 숲>,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유명한 에세이스트 빌 브라이슨이 수 십명의 전문가 취재와 200권의 책을 공부하면서 쓴 <바디: 우리 몸 안내서>를 통해 우리 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있다.  

책은 총 2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람을 만드는 방법을 시작으로 뇌, 머리, 심장과 피, 면역계, 소화기간, 잠, 신경과 통증, 결말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 구석 구석에 대한 정보들을 작가 특유의 유머를 곁들이며 어렵지 않게 따뜻한 시선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제1장 <사람을 만드는 방법>에서는 저자가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생물학 선생님이 5달러를 들고 철물점에서 사람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화학물질을 모두 살 수 있다는 일화 소개와 함께 왕립화학협회에서는 영화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주형으로 삼아서 새로운 인간을 만드는데 96,546.79파운드(원화 약1억5천만원)가 든다고 설명을 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원소들은 쓰레기 더미에서도 구할 수 있는 원소들이지만 우리를 이루는 원소들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우리를 이루고 있다는 것뿐이고 그것이 바로 생명의 기적이라며 우리 몸 그 놀라운 세계로의 탐험을 시작한다. 1장에서는 그외 하루에 약 1만 4,000번 눈을 깜박인다는 사실(하루 깨어있는 시간 중 약 23분을 눈을 감고 있는 셈)과 유전체의 모든 성분들은 오직 혈통을 계속 잇는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진다는 등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하고 있는 몸의 비밀들을 하나 하나 알려주고 있다.

 

 우리가 매일 거울 앞에서 장시간 관리하고 있는 피부(전부 다 그렇지는 않지만) 중 표피의 가장 바깥 표면인 각질층이 전부 죽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어 소리 없이 떨어져 나가 먼지로 변해가고 있으며(제2장 바깥: 피부와 털), 여러 연구단체의 실험 결과(유독 관심있게 읽었다) 어른은 1시간당 평균 16번의 얼굴을 만지며, 사무실 건물의 금속 문손잡이에 이른바 "바이러스"를 묻혀두었더니 약 4시간이 지나자 그 바이러스가 건물 전체로 퍼져 직원 중 절반 이상이 감염되었으며(제3장 우리 몸의 미생물), 우리 뇌의 겉질 1세제곱밀리미터(모래알만 한 크기)에는 많으면 2,000테라바이트(예고편 포함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영화나, 이 책 약 12억 부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의 정보가 저장될 수 있다고 설명해 주고 있다(제4장 뇌). 이 밖에 우리는 4,100가지에서 1만 가지의 많은 표정을 지을 수 있고(제5장 머리) 잠을 잘 때는 침이 거의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수면 중에 미생물이 증식하여 아침에 지독한 입 냄새를 풍기는 이유를 설명하고(제6장 입과 목), 심장은 매시간 약 260리터(하루 6,240리터)의 피를 뿜어내며 자동차에 1년 동안 넣는 연료의 양보다 더 많은 양의 피를 하루에 뿜어낸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제7장 심장과 피). 



  캐나다의 젊은 의사 벤팅은 아무런 증거가 없음에도 자신의 가설에 대한 믿음으로 조수 한 명과 실험동물인 개 몇 마리(췌장의 관을 묶어서 소화액이 창자로 들어가는 것을 막음)로 당뇨병 환자에게 희망을 준 인슐린을 발견했으나 실험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연구실의 책임자인 매클라우드와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에 불화를 겪은 일화를 다루고 있고(제8장 몸의 화학), 운동할 때는 근육에서 요구하는 만큼 산소를 더 제공하기 위해 소화계로 가는 혈액을 차단하기 때문에 운동하는 동안에는 음식을 소화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제10장 움직이다: 직립모행과 운동), 아이는 땀샘이 아직 덜 발달해서 땀을 어른만큼 잘 흘리지 못하기 때문에 극도의 열기보다는 극도의 추위를 더 잘 버텨서 한겨울 추위에는 아이가 잘 견디지만 더운 날씨에 차에 갇힌 많은 아이들이 금방 사망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다(제11장 균형 잡기). 우리는 매일 약 2만 번 호흡을 하면서 약 1만2,500리터의 공기를 꾸준히 처리하는가 하면(제13장 심호흡: 허파와 호흡), 음식물의 장 통과 시간은 남성의 경우 음식물이 입에서 항문까지 가는 데에 평균 55시간, 여성은 대게 72시간이 걸린다는 정보를 알려 주고 있다(제14장 음식, 맛있는 음식).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으로 전세계가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백년 전에 수천만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스페인 독감이 발생했을 때나 지금이나, 심각한 대발생에 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별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로 질병 퇴치에 대한 인간의 한계를 지적해 주고있는가 하면(제20장 일이 잘못될 때: 질병) 20세기 2번째 사망 원인이 우울한 병 암이지만 암세포는 악의가 없고 우리를 죽일 음모를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모든 세포가 하는, 즉 생존을 하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제21장 일이 아주 잘못될 때: 암). 

 요즘은 100세 시대라며 예전보다 더 오래 사는 시대지만 수명이 유달리 늘어난 탓에 1990년 이래로 증가한 수명 1년당 10개월만 건강하다며 50세 이상의 사람들 중 거의 절반은 이미 어떤 만성 통증이나 질환에 시달리고 있어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고민을 설명해 주고 있다(제23장 결말).


 <바디: 우리 몸 안내서>에서 빌 브라이슨은 인체에 대해 비전문가지만 수 많은 전문가 취재와 200권이 넘는 관련 서적을 탐구한 끝에 생생하고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부터 각종 에피소드와 수 많은 실험, 그리고 전문가 인터뷰들로 우리 몸에 대한 최고의 안내서를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또한 우리 몸에 대한 알찬 정보 제공뿐 아니라 평소 유머와 재치있는 글쓰기로 유명한 저자답게 글 중간 중간 특유의 유머들로 500쪽이 넘는 책이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쓰레기 더미에서도 구할 수 있는 59개의 원소로 이루어져 있고 죽고나서 화장을 하면 무게 약 2킬로그램의 재밖에 남지 않는 몸이지만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놀랍고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우리 몸으로 하루를 소중히 하고 가치 있는 삶을 꿈꾸며 살아보는 것도 괜찮은 일인 것 같다. 


"삶이란 살아볼 만하지 않았던가?"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까치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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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열세 마리 동물들의 이야기 | 과학 2019-09-27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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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

사이 몽고메리 저/레베카 그린 그림/이보미 역
더숲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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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소유물이 아닌 평생의 스승이자 영혼을 성장 시키는 존재로 느끼게 해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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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다. 우리집 두 꼬맹이들은 일요일마다 빼놓지 않고 보는 '동물농장'의 반려견들을 볼 때마다 반려견을 사달라고 조른다. 장난감이나 다른 물건들의 경우에는 아아들이 조르면 못 이긴 척 사주고는 하는데 반려견만큼은 단호하게 "NO"를 한다. 초등학교 때 내게 위안과 행복을 주었던 강아지를 교통사고로 잃었기 때문이다. 믹스견 발바리였지만 똘똘하고 애교가 많아서 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가족 중 나와 가장 잘 놀았던 강아지 "초롱이", 그러던 "초롱이"가 하루는 어머니와 산책을 나갔다가 어이없게 차에 치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날 수업을 마친 후 집에 왔을 때 강아지가 죽은 걸 알고나서 세상을 다 잃은 듯 얼마나 울었던 지... 가끔 초롱이와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를 보면 아직도 먹먹한 마음이 든다. 내겐 반려견이 잊어지지 않는 가슴 속 아픈 존재였다. 


 수명이 10 ~ 15년인 반려견을 평생 4마리를 만났던 사람이 있다. 세계적 동물생태학자이자 탐험가인 사이 몽고메리이다.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 저자인 사이 몽고메리와 인생을 함께 했거나 만났던 개, 돼지, 에뮤, 나무타기캥거루, 문어 등 열세 마리 동물들과의 경이로운 교감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사이 몽고메리는 처음 간 동물원에서 이제 막 걷기 시작 했으면서도 엄마아빠의 손을 뿌리치고 아장 아장 걸어간 곳이 하마 우리였을 정도로 평범한 아이가 아니었다. 군 장군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넓은 잔디밭이 있는 저택에서 살았던 그녀는 어린 시절에는 건강이 안 좋았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충성스럽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테리어 중에 사납기로도 유명한 스코티시 테리어 종인 몰리를 만난 후 어린 시절 내내 단짝친구 이상의 존재로 붙어다니게 된다.


 보통 여동생들은 언니를 숭배하기 마련이다. 다만 내 경우에 언니는 바로 몰리였다.엄마가 입혀주는 대로 얌전히 프릴원피스와 레이스양말을 신던 나는 맹렬하고 야생적이며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몰리를 닮고 싶었다. 그 모습 그대로 말이다.  - p.25


 그녀는 몰리를 통해 <동물의 왕국>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책을 보고 알았던 야생의 세계를 그리게 된다. 언젠가 몰리와 함께 그곳으로 가리란 것을, 바로 몰리를 통해 자신의 운명의 방향을 정하게 된다. 



 성인이 된 사이 몽고메리는 좋은 직장(기자)을 다니며 숲속의 작은 오두막집에서 페럿 등 애완동물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신문사에 근무한 지 5년 차 되는 해 당시 군대를 은퇴한 아버지가 건넨 호주행 비행기 티켓이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게 된다. 동물에 관해 알고 싶었던 그녀는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지원해서 멸종위기에 처한 브룩필드 동물보호구역의 남방콧등털웜뱃을 연구하는 일을 돕게 되었고, 2주간의 계약기간동안 성실하게 일한 모습을 본 연구소 파커 박사의 제안(보수가 있는 연구조교 고용이 아니라 박사의 야영지에 머무르면서 독자적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과 음식 제공이 다였다)을 받고나서 집으로 돌아가 미련없이 직장에 사표를 내고 다시 호주로 오게 된다. 바로 어린 시절 반려견 몰리와 함께 꿈꾸었던 운명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물론 어린시절 멘토였던 몰리는 오래전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무엇을 연구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그녀는 우연히 만난 에뮤(오스트레일리아 특산의 거대한 새) 세 마리를 만난 후 평생을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동물학자 제인 구달이 침팬지에게 오랜 시간에 걸쳐 다가간 것처럼 에뮤들이 자기 모습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접근하며 에뮤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된다.


가끔은 검은 머리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참을 응시할 때가 있었다. 그러면 거대하고 기묘한 새의 시선에 온몸이 정화되는 듯했다. 아무리 더러운 옷을 걸치고 머리는 들개처럼 헝클어졌어도 나 자신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런 기분은 난생처음이었다.  - p.59


 검은 머리는 에뮤 세 마리 중 우두머리격으로 그녀가 지어 준 이름이다. 그녀는 6개월 동안 에뮤와 함께 시간을 보냈고 떠나기 하루 전날에는 새벽부터 밤까지 에뮤를 따라다녔다. 에뮤와의 만남을 통해 남은 인생을 동물에 관해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갖게 된 그녀는 에뮤에게 마음뿐만 아니라 가슴 깊은 곳까지 열 수 있는 유대감을 쌓으면서 동물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뉴햄프셔주 뉴입스위치에서 남자친구와 프리랜서로 일하며 결혼식을 올린 이후 살고 있던 빌린 집이 다른 사람에게 팔리고, 출간하기로 약속된 책의 출간 취소, 아버지가 폐암에 걸려 죽어간다는 소식까지 그녀에게 시련이 닥쳐 온다. 이때 우연찮게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은 흑백 얼룩무늬 돼지를 만난다. 평소 군식구 들기를 싫어했던 남편 하워드가 그녀의 기운을 북돋아주고 싶어 새끼돼지를 키우자고 한 것이었다. 병든 새끼돼지였던 "크리스토퍼 호그우드"가 집에 온 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지니 바로 이 새끼돼지에게 치유를 받게 된다. 당시 남편과의 결혼를 반대한 부모와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절연까지 하게 된다.) 그녀에게 외향적이고 사람을 좋아했던 크리스토퍼는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온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음식)을 듬뿍 받았다). 이 시기에 동물 보호소에 있던 보더콜리인 테스라는 개도 만난다. 제설차에 치여 거의 1년간 수차례 수술을 받았고, 입양된 집이 불경기에 집을 잃는 바람에 다시 동물보호소로 온 테스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된 것이다. 


 도대체 크리스토포 호그우드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모두가 그에게 빠져드는 것일까? 이 질문엘 릴라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크리스토포는 위대한 부처 같아요. 우리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잖아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도록 말이에요. 비록 그것이 음식물 쓰레기일지라도." - p.88



  반려 동물을 키우면서 어쩔 수 없이 느껴야 할 슬픈 일이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게 되는게 아닌가 싶다. 테스 나이 14세 때 관절 질환뿐 아니라 경미한 뇌졸중을 앓고 있었고, 원반 잡아내기를 좋아하던 테스는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말초 진정계 질환도 찾아오게 된다. 그러던 어느 초여름 아침, 동네사람들에게 사랑을 독차지 했고 경미한 관절염 외에는 괜찮아 보였던 돼지 "크리스토퍼"가 아무 예고도 없이 잠을 자다가 숨을 거둔채로 발견되어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크리스토퍼를 잃은 후 테스에게만 매달려 살았던 그녀. 그러나 테스 또한 16세로 이미 몸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였고 결국 세상을 떠나면서 심각한 우울증이 찾아오고 자살까지 생각하게 된다. 고통 속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그녀는 크리스토퍼에 관한 원고와 어린이를 위한 짧은 책을 출간하기로 계약한 것을 끝낼 때까지 상태가 호전되면 삶을 이어나가고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끝내면 된다는 생각에 인생 마지막 탐험이 될지도 모르는 파푸아뉴기니 숲으로 떠나게 된다. 고생 끝에 도착한 파푸아뉴기니 후온반도에서 책을 쓰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며 연구를 돕던 중 희귀종인 나무타기캥거루를 현장에서 포착, 포획하게 된다. 나무타기캥거루에게 최초로 발신기를 달게 한 후 숲으로 다시 돌려보내면서 캥거루의 이름을 그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크리스토퍼와 테스로 지어주게 된다.


이 아름다운 생명체들이 나의 테스와 크리스퍼가 아님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의 영혼이 이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알았다. 이 캥커루들은 본연의 삶을 사랑하는 복합적이면서도 개별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내게는 야생 그 자체이기도 했다. 이들 가슴 속에는 다른 모든 생명체와 똑같은 야생의 심장이 뛰고 있었다.(중략) 크리스토퍼와 테스를 풀어주었던 그날, 나 자신도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 - P.156


  사이 몽고메리는 이 외에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작은 생명체인 거미 '타란툴라라'를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닭장에서 키우던 암탉을 잡아먹던 북방족제비를 만나서는 순수함, 강함, 완전함을 무장한 눈부신 존재로, 대문어 옥타비아와는 친구로 우정을 쌓으며 인간과 다른 종을 이해하게 된다. 

 보더콜리 테스를 잃은 이후 성격이 전혀 다른 보더콜리인 샐리를 만나 다시 우정을 쌓아가지만 세월을 이기지 못해 뇌종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보낸다. 그녀는 다시한번 우울증에 빠질뻔 하지만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양치기개인 '서버'를 운명적으로 만나 축복을 느끼게 되고 다시 펜을 들게 된다.

 

 저자인 사이 몽고메리는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을 통해 동물들과 평생을 교감하면서 단순히 다른 종이 아닌 삶의 스승으로 좋은 인간이 되려면 아직도 동물들을 통해 배울 것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2018년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27.9%가 현재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뉴스를 통해 유기되거나 학대받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자주 접하는 게 현실이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 동물을 소유물이 아닌 우리와 더불어 살며 영혼을 성장 시키는 존재로서 동물이 인간에게 좋은 생명체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 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꼈으면 좋겠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출판 더숲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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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하고 재미있는 식물학 이야기에 푹 빠지다. | 과학 2019-09-1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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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저/박현아 역/류충민 감수
더숲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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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 좋은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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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엽수의 연둣빛 새잎이 짙은 녹색잎으로 변한 금년 6월초.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 아이들에게 숲을 체험해주고 싶어서 평일 아이들 학교에 현장학습 신청을 하고 포천에 있는 광릉수목원에 갔다. 아이들은 가기 전에 식물을 유심히 관찰하겠다고 들뜬 마음으로 관찰용 돋보기 등을 준비했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마음 편히 여유롭게 숲을 거닐면서 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도 듬뿍 마시고 힐링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나무에 대해 질문을 시작하면서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아빠! 이 나무 이름이 뭐에요?", "아빠! 나무는 무엇을 먹고 살아요?","아빠! 나무는 얼마까지 클 수 있어요?" 등등 처음에는 아는 범위 내(나름 식물학책을 몇 권 읽었기에)에서 알려주다가 아이들 질문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진땀을 흘리게 되었다. 결국 아이들 질문에 모두 답해주지를 못하고 나중에 알려주겠다며 그날 아이들과의 짧은 식물 수업은 급히 마무리를 했다. 이런 아픈(?) 기억을 가진 내게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식물학 책이 나타났으니 <재미있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이다.



 

[광릉수목원 숲길 - 출처. 추억책방^^]


 

  <재미있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는 잡초생태학을 전공한 식물학자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통해 식물의 매력을 만방에 알리고 있는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신비로운 식물의 세계에 대해서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은 "식물의 대단한 이야기", "재미있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단숨에 읽는 식물 이야기" 총 3 part에 36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Part1. 식물의 대단한 이야기

 ○ 나무는 얼마나 크게 자랄 수 있을까

   몇 해 전 양평 여행 중 용문사에 들렀다가 높이 42m, 둘레 14m의 천 년이 넘었다는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의 우람한 모습에 경외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과연 나무는 얼마나 자랄 수 있을까?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키 큰 나무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세쿼이어는 높이 115미터로 25층 빌딩 높이와 같다고 한다.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최대 높이는 이론상 140미터가 한계라고 하는데 그 비밀은 "증산"이라고 한다. 식물의 잎 뒷면에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 기공이 있는데 이 기공으로 식물 몸속의 수분이 수증기가 되어 바깥으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이것을 증산작용이라고 하는데 식물의 몸속에는 잎 뒷면의 기공에서 뿌리까지 물의 흐름이 이어져 있어 수분이 사라지면 증산으로 그만큼의 물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극장에서 영화 볼 때 빠질 수 없는 콜라를 마시기 위해 빨대를 빨면 콜라가 올라오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전 세계 산소 공급지라는 브라질 아마존이 최악의 산불로 서울의 15배 면적이 피해를 봤다는 TV 뉴스를 얼마 전에 본 기억이 난다. 경작지 마련을 위한 방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하는데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제일 키 큰 사람이 2m 50cm 밖에 안 되는 인간이 140m까지 자랄 수 있는 나무를 무분별하게 훼손하고 있으니 인간의 오만함의 결말은 어떨지 걱정이 앞선다.



[식물의 증산작용. P.15]

 


 

  ○ 알수록 다른 서양 민들레

  공원이 아니더라도 아파트 단지 내 조경수 아래 잔디밭에 1년 내내 만날 수 있는 꽃이 민들레다. 아이들은 민들레 씨를 바람에 부는 것을 특히 좋아하는데 1년 내내 피는 민들레는 토종 민들레가 아니라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종인 서양 민들레라고 한다. 서양 민들레의 씨앗은 토종 민들레보다 작고 가벼워서 더욱 멀리까지 씨앗을 날려 보낼 수 있고, 씨앗이 작아서 그만큼 씨앗의 개수를 많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해 토종 민들레는 타가 수정으로 생식을 하는 타식성 식물이라 벌이나 등에 등이 꽃가루를 운반해 주지 않으면 씨앗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서양민들레는 씨앗을 만들 수 있는 '아포믹시스'라는 특수한 능력이 있어서 수정 없이 종자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주변에 꽃이나 곤충이 없는 환경에서도 씨앗을 만들 수 있다. 그런 관계로 봄에만 꽃이 피는 토종 민들레와는 다르게, 서양 민들레는 1년 내내 꽃을 피운다. 토종 민들레와 서양 민들레를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모인꽃싸개조각을 보면 알 수 있다. 모인꽃싸개조각이 밀착되어 있으면 토종 민들레, 모인꽃싸개조각이 뒤집혀 있으면 서양 민들레라고 한다. 공원이나 길가에서 민들레를 만나게 되면 민들레 꽃을 꺽어 모인꽃싸개조각을 확인해 보자. 요즘 눈에 띄는 민들레는 서양 민들레다.



[민들레의 구분. P.54]


[서양 민들레, 모인꽃싸개조각이 뒤집혀 있다. - 출처. 추억책방^^]


 Part 1에서는 이 밖에 식물의 다빈치 코드라는 피보나치수열 잎 배열, 트리케라톱스의 쇠퇴와 식물의 진화, 광합성에 유리한 하트 모양 잎, 단풍이 물드는 이유 등을 설명해 주고 있다.


 Part2.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 대나무는 나무일까, 풀일까

   우리가 평소 식사 후 후식이나 간식으로 먹는 딸기, 수박, 참외, 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나는 그동안 무심코 과일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대형마트에 가도 과일 코너에 있고, 시장에 가도 과일 가게에서 팔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정답은 과일이 아니라 채소라고 한다. 채소와 과일의 정의는 국가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본(우리나라는 일본과 같다.)에서는 줄기가 초본의 습성을 지닌 것을 '초본성 식물', 줄기 및 뿌리가 커져서 많은 목부를 형성하여 세포벽이 목화되어 단단한 식물을 '목본성 과일'이라고 구분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 나무가 되지 않는 것이 채소이고 나무에 열매를 맺는 것을 과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채소'와 '과일'은 식물학적인 구분이 아니라고한다. 인간이 구분하기 편하게 내린 결정일 뿐이라는 거다. 

 대나무는 어떨까? 대나무는 줄기가 두꺼워지지 않으며, 나무가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줄기가 딱딱해지고 크게 성장해서 숲을 형성한다. 이러한 특징은 풀이라기보다는 나무에 가깝다. 이러한 이유로 대나무를 나무로 볼지 풀로 볼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내가 생각할 때는 대나무는 며칠 사이 한번에 자란 후 더 이상 성장을 하지 않고 형성층이 없는 속 빈 상태로 매년 부피 생장 없이 그대로 살기 때문에 풀로 생각이 되지만 식물학적 판단은 전문가들 몫으로 하고, 저자는 '나무'와 '풀' 또한 인간이 구분하기 좋게 생각해 낸 구별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그저 담양대나무숲이나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을 거닐며 힐링을 하고 싶다.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 - 출처. 추억책방^^]



Part 2에서는 이 밖에 당근과 무의 차이,  식물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일제히 피고 지는 벚꽃의 뒷이야기, 멘델의 유전법칙 등을 설명하고 있다.


 Part3. 단숨에 읽는 식물 이야기

 ○ 우리가 사랑한 담쟁이덩굴

  어릴 적 초등학교 담장이 담쟁이덩굴로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하루는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친구들과 나는 영국 아더왕이 바위에 꽂힌 엑스칼리버 칼을 멋지게 뽑았듯이 담쟁이덩굴을 누가 뽑을 수 있는지 내기를 한 적이 있다. 하나 같이 의기양양하게 담쟁이덩굴을 뽑으려고 달려들었지만 힘만 빼고 누구 하나 담쟁이덩굴을 뽑지 못한 기억이 난다. 그 이유가 담쟁이덩굴의 나선형 줄기가 '반전'이 되어 있어서 그런거였다. 이 모양이라면 무언가가 잡아당겨도 꼬인 상태라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담쟁이덩굴은 스스로 서지 않는 대신 다른 식물이나 벽, 기둥 등을 타고 올라가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가지고 있다. 줄기에서 나오는 흡착 뿌리에 흡반이 있는데 이 흡반에서 분출되는 점액으로 벽에 붙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덩굴손에 무언가가 닿으면 그 끝을 감고, 나선형으로 꼬아 식물체를 끌어당긴다고 하니 덩굴 식물 스스로 연구를 거듭해 다른 식물을 붙잡아 빠르게 커 가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덩굴손의 반전. p.175]


Part 3에서는 이 밖에 인류의 문명을 이끈 볏과 식물, 부엌의 식물학에서 양파와 고추냉이에 대한 이야기, 수나무와 암나무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은 평소 숲이나 공원에는 자주 가도 숲을 이루는 식물들의 학문인 "식물학"에 대해서는 왠지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식물의 세계를 흥미를 가지고 만날 수 있도록 그림을 곁들여 쉽게 설명해 주고 있는 가독성이 좋은 책이다. 일부 전문용어들은 식물 관련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도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식물 용어들만 사용했고, 용어를 잘 몰라도 설명을 이해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술술 읽히기 때문에 식물에 관심있는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출판 더숲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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