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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들은 당신을 위해 빛나고 있습니다. | 과학 2022-02-0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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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늘은, 별자리 여행

지호진 저/이혁 그림/이대암 감수
진선출판사 | 2022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만화로 담은 그림 에세이로 별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지금 살고 있는 도심 밤하늘에서는 빛공해의 원인으로 별들을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처가 이모님이 사시는 시골집에 방문해야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볼 수 있는데 별과 관련해서 내게는 두 개의 추억이 있다. 하나는 중학교 때 가입했던 누리단(한국청소년연맹)에서 1박 2일 캠프로 떠났던 소백산 천문대에서 플라네타륨의 별자리 영상 교육을 받은 후 직접 천체망원경으로 황홀하게 바라본 별들이고, 지금은 아쉽게 연락이 끊겼지만 군대에 있을 때 친하게 지내던 후임과 함께 힘든 훈련을 끝내면 풀밭에 누워서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힘든 군생활을 버텨냈던 추억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별에 대한 추억을 떠오르게 한 책을 서평단을 통해 만났으니 지호진 글, 이혁 그림의 [늘은, 별자리 여행]이다. 책은 밤하늘 별들의 이야기를 만화로 담은 그림 에세이로 별자리를 알려주시는 친절한 이웃집 할아버지와 시골 삼촌, 천문대 방문 등을 계절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어서 어릴 적 동심을 찾아주고 있다.

 

 [유익하다]

 우선 별자리 책답게 별자리에 대한 다양한 과학 정보를 알려주고 있어서 유익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별 별자리, 별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길잡이 별 찾는 법, 지구와 태양, 별의 밝기, 12가지 별자리, 음력과 양력 등 책에서 알려주는 정보만 잘 익혀도 어느 모임에서 별자리 이야기가 나온다면 눈만 멀뚱멀뚱 뜨고만 있지 않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는 별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길잡이 별자리를 알려주고 있다. 예를 들어 작은곰자리를 찾으려면 먼저 북극성을 찾아야 하는데 북극성은 우리가 국자 머리로 잘 알고 있는 북두칠성의 국자 머리 부분에서 5배쯤 빛나고 있는 별이라고 한다. 만약 북극성을 찾지 못한다면 옆에 있는 W자 모양의 별자리인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찾고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 중간에 밝게 빛나는 별을 찾으면 그 별이 북극성이다.

 이 밖에 책에서는 별들의 색깔이 조금씩 다른 이유가 별들의 표면 온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고, '광년'이란 별과 별 사이의 거리이며, 베가는 별의 밝기 등급을 정하는 기준이 되는 별이라는 등 별과 관련된 유익한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다.

 

 [재미있다]

 별자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별자리와 얽힌 신화 이야기인데 책은 계절별로 별자리에 얽힌 신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카리오스의 목동자리, 그를 따랐던 개들의 사냥개자리, 페르세포네의 처녀자리, 헤라클라스의 사자자리, 가니메데의 물병자리, 미르틸로스의 마차부자리 등 별자리와 관련된 다양한 신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별자리와 얽힌 신화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되었다. 특히 메두사는 자신의 얼굴을 본 사람은 돌로 만드는 무시무시한 뱀 머리칼을 가진 괴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래 메두사는 그리스의 어느 바닷가에 살던 마음씨 착하고 아름다운 처녀였다고 한다. 메두사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사랑을 하게 되면서 포세이돈을 짝사랑하는 아테네에게 저주를 받아 우리가 알고 있는 흉칙한 괴물로 변하게 되었다(신화를 보면 바람둥이 제우스를 비롯해 많은 신들의 사랑과 질투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아무튼 우리가 알다시피 메두사는 제우스의 아들 페르세우스에게 머리가 잘리게 되고, 페르세우스는 돌아가는 길에 메두사의 머리를 이용해 바다 괴물로부터 안드로메다를 구해준다. 메두사는 후에 페가수스라는 하얀 말로 다시 태어나 올림포스산에서 신들과 행복하게 살다가 나중에 밤하늘의 별자리가 된다.

 

 책은 별자리와 얽힌 다양한 신화 이야기 뿐만아니라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견우성과 직녀성 이야기, 달에서 열심히 방아를 찧는 토끼 이야기 등 우리나라 전래 이야기도 전해주고 있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동심을 찾다]

 서두에 잠깐 언급했지만 요즘 교외가 아니라면 도심에서는 공해와 도시 불빛으로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을 보기가 쉽지 않다. 별도 보기 어렵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어른이 된 지금 별을 잊고 살았는데 [늘은, 별자리 여행]을 읽다보니 어릴 적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며 별자리 책을 찾아 읽고 신화 이야기에 관심 가졌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책은 천체망원경을 가지고 있는 이웃집 할아버지를 찾아가고, 여름에는 시골 삼촌댁에 놀러가 수박을 먹으며 시골 밤하늘에 떠 있는 별자리를 이야기 하며, 학창 시절 단체 여행으로 떠났던 천문대 견학 이야기를 통해 잊고 있었던 동심을 찾아준다.

 


 

 어릴 때만 해도 시골에 사시는 친척집에 자주 놀러가곤 했다. 낮에는 시골 개울가에서 물놀이를 하며 가재를 잡았고, 밤에는 볏짚을 태워 모기를 쫓아가며 친척들과 마당에 앉아 수박이나 옥수수를 먹고 밤하늘에 무수히 떠있는 별들 아래에서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이 떠오른다. 책에서도 주인공 남매는 여름에 시골 삼촌댁에 놀러가 낮에는 물놀이를 하고 밤에는 삼촌 가족과 수박을 먹으며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책은 별자리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 남매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별자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 독자들의 동심을 찾아주고 있다.

 

 [늘은, 별자리 여행]은 밤하늘의 별 이야기를 만화로 담아내고 있어서 누구나 재미있게 읽고 정답게 대화할 수 있는 그림 에세이다. 책 속 주인공인 초등학생 산이와 샘이 남매를 따라 다니다 보면 신기하게도 어릴적 동심의 세계로 빠져 별자리 여행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비록 공해와 도심의 빛들로 밤하늘의 별들이 보이지 않는 날이 많지만 밤하늘의 별들은 당신을 위해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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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안에 담긴 사람의 자취 탐사기 | 과학 2020-02-24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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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무를 심은 사람들

고규홍 저
휴머니스트 | 2020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나무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나무 속 사람의 역사까지~ 흥미 가득한 나무 인문학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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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가지 주제에 따라 떠나는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발자취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 20년간 탐사한 

최치원, 이황, 김정희, 원효대사, 태조, 효종, 김구 등 나무 심은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들


평소 나무에 관심이 많아서 여행을 떠나면 관광지 주변에 있는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를 유심히 보곤 한다. 나무의 어마어마한 높이와 둘레에도 놀라지만 안내판에 적힌 나무의 나이를 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수령 500년은 기본이고 1000년이 넘은 나무들도 종종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나무의 크기나 나이는 알려고 하는데 정작 나무를 심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저 어느 스님이 마을을 지나가다가 지팡이를 땅에 꽂아서 지금의 나무가 되었다는 믿기 어려운 전설 정도만 기억할 뿐이다.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의 <나무를 심은 사람들>은 이 땅에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떠난 일종의 나무 역사 탐사기다. 책은 5가지 주제에 따라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나무에 대한 식물학적 정보와 당시 시대적 역사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1장 꼬장꼬장해도 올곧은 마음일 수 있다.
 최치원(전나무, 푸조나무), 강회백(매화나무), 맹사성(은행나무, 느티나무), 류윤(향나무, 모과나무), 공서린(은행나무), 송순(굴참나무), 주세봉(소나무, 느티나무), 이황(느티나무, 소나무, 매화나무), 신사임당(매화나무, 배롱나무), 주이(은행나무), 김정희(백송)

 

 1장에서는 통일신라시대 말기 최치원은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 여러 벼슬을 두루 거치며 명문장가로 이름을 떨쳤으나 현실 정치의 벽에 막혀 은둔 생활 도중 심었다는 합천 학사대 전나무, 조선 초 청백리의 상징으로 불렸던 맹사성이 집 마당에 심었다는 충남 아산시 배방읍 한 쌍의 은행나무, 천재 예술가의 삶을 산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숨결이 남아 있는 강릉 오죽헌 매실나무, 조선 최고 선비 김정희가 아버지를 따라나선 청나라 연경에서 가지고나와 심었다는 충남 예산 백송나무 등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 조선 시대 옛 선비들과 그들이 심은 나무 이야기가 펼쳐진다.

 1장에 나오는 나무들 중 내가 직접 만난 나무는 김정희가 청나라 연경에서 가져와 심었다는 백송이다. 이 백송은 충청남도 예산의 추사 고택에서 살아 있는 천연기념물 제106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 나무로 중국이 고향인데 옮겨심기가 잘 안 되는 특징이 있어 중국 외에서는 잘 자라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한 나무라고 한다. 소나무의 한 종류이지만 '백송'이라는 나무 이름답게 줄기 표면이 하얗고 회색의 얼룩 무늬가 독특하며 세 개의 잎이 한데 모여 돋아나서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는 나무다.

 요즘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가 사그라들면 충남 예산 추사 고택으로 여행을 떠나 김정희가 청나라 연경에서 고이 싸들고 와 애지중지 키웠다는 하얀 빛깔의 자태를 간직한 백송 앞에 선다면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물론 충남 예산으로 떠난 김에 근처 고려시대 충렬왕 때 지었다는 수덕사에도 가보고 근처 덕산이나 온양에서 온천을 즐긴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맹사성이 집 마당에 심었다는 한 쌍의 은행나무, 아산 맹씨행단 은행나무>


 
 2장 곁에서 숨 쉬는 존재가 전해줄 위로
 엄임의(은행나무), 김영동(회화나무), 고려의 어머니(은행나무), 황시간(탱자나무), 오득린(호랑가시나무), 김충남(느티나무), 조선의 아버지(이팝나무), 최중룡(향나무), 위윤조(곰솔)

 

 2장에서는 고려 공민왕 때 홍건적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위해 전장으로 나가던 안강이라는 마을의 청년 김영동이 어머니를 위해 심었다는 경주 월성의 회화나무,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과 함께  싸운 장군 오득린이 전쟁 후 고향 나주로 돌아와 심었다는 나주 상방리 호랑가시나무, 조선시대 부친상을 당한 최중룡이 3년 동안 머리를 풀고 어버이의 묘 앞에서 시묘살이를 한 뒤 후손들에게 효성을 가르치기 위해 심었다는 세종시 연기 봉산동의 향나무 등 부모와 형제를 기리고, 마을의 기운을 바로잡기 위해 심은 나무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요즘 가로수로 자주 눈에 띄는 나무가 이팝나무다. 병충해에 강할뿐만 아니라 초여름 화려하게 피우는 하얀 꽃이 예뻐서 요즘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는 나무 중 하나인데 이팝나무의 하얀 꽃이 하얀 쌀밥과 비슷하게 생겨서 배고프던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나무라 한다. 

 천연기념물 제214호인 전라북도 진안군 평지리에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진 이팝나무 여러 그루가 있다.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는 아기 무덤을 지켜주던 나무들이라고 하는데 농사가 잘 안 되는 흉년이 오면 먹을게 없어 많은 갓난아기들이 굶어 죽었고 아이들이 죽으면 어른들은 죽어서라도 쌀밥을 마음껏 먹으라고 쌀밥나무, 즉 이팝나무를 아기 무덤 앞에 심었다고 한다. 요즘처럼 모든게 풍족한 세상에서는 상상이 안 가는 이야기이지만 불과 300년 전 이 땅에서 흔히 일어나던 이야기다. 300년 전 이팝나무를 심던 부모들의 가슴 아픈 마음을 되새기며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부모들이 더욱 고민하고 노력해야겠다.

 

"아가야! 살아서 먹지 못한 쌀밥, 죽어서라도 실컷 먹으라!"

<아기 무덤을 지켜주던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


 
 3장 윤회의 굴레에서 언젠가 시들더라도
 자장율사(주목), 원효대사(비자나무숲), 도선국사(동백나무, 소나무) 무명 승려(은행나무, 처진소나무), 보조국사(곱향나무), 원묘국사(동백나무), 각진국사(이팝나무, 비자나무숲), 나옹선사(전나무숲, 잎갈나무), 진묵조사(팽나무)

 

 3장에서는 1300년 전 자장율사가 꽂아둔 지팡이가 자란 나무라는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 주목, 800년 전 보조국사 지눌이 명승을 찾아다니다가 자신과 송광사의 영원불멸을 기원하는 뜻에서 자신의 지팡이를 손수 절집 입구에 꽂았다는 순천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 곱향나무, 조선시대 진묵대사가 전라북도 모악산 망해사에 낙서전이라는 전각을 지으면서 심었다는 팽나무 두 그루 등 스님들이 부처님의 은덕을 베풀고 후손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심은 나무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작년에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뒤흔드는 광대패 5인방이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된 '세조'의 미담을 만들어내라는 명을 받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조진웅 주연의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을 본 적이 있다. 영화 속 장면 중 세조가 계곡에서 오랫동안 앓았던 피부병을 문수보살을 통해 고친다는 미담을 광대패가 조작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 속 허구가 아니라 세조 실록에 실제로 기록되어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 

 오대산 상원사 입구에 가면 커다란 잎갈나무 한 그루를 만나게 된다. 피부병을 앓았던 세조가 상원사 계곡에서 문수보살을 만나 피부병을 낫게 되었는데 목욕을 위해 옷을 걸어두었던 자리를 기념하기 위해 잎갈나무 아래에 옷을 걸어둘 수 있는 모양으로 작은 돌탑을 세워놓은 것이 관대걸이라는 유물이 생겼다고 한다. 세조실록에는 세조가 집권한 지 8년부터 전국에서 발생한 40여건의 기이한 현상들이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에 오른 '세조'가 왕권 강화와 민심을 얻기 위해 요즘으로 말하자면 "가짜 뉴스"를 만든 건 아닌지 모르겠다.

 

<자장율사가 심은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 주목>

 

 
 4장 더불어 배부른 웃음 지으려면
 애장왕(느티나무), 마의태자(은행나무), 류청신(호두나무), 태조(느티나무, 청실배나무), 김구정(소나무), 개혁파 선비들(은행나무, 동백나무), 변협(곰솔), 성이성(푸조나무), 인조(탱자나무), 효종(소나무, 매실나무), 고종(소나무)

 

 4장에서는 신라의 마지막 태자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고 세속을 떠나던 중 잠시 머물렀던 용문사에서 수명을 다한 나라를 생각하며 심었다는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조선 팔도를 주유하며 하늘의 기운을 받고자 심은 담양 대치리 느티나무, 병자호란 때 오랫동안 청나라에서 볼모 생활을 했던 효종이 볼모 생활내내 자신을 시중하던 권육이 세상을 떠나자 손수 소나무 두 그루를 골라 그의 묘에 심었다는 논산 갈산리 쌍군송 등 임금이나 선비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심은 나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조선시대 담양부사 성이성이라는 어진 사또가 있었는데 농사를 짓고 사는 담양 주민들의 애로사항인 여름 홍수 때마다 범람하는 강을 다스리고자 담양천변에 뚝을 쌓고 둑을 튼튼히 지키기 위해 나무를 심은게 지금의 담양 관방제림이라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으며 현재 구역 안에 모두 185그루의 나무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이야기는 나무이야기보다는 성이성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판소리 <춘향가>의 이몽룡의 실제 모델이 성이성이라고 한다. 성이성은 아버지가 남원부사를 지낼 때 아버지를 따라 열세 살부터 열일곱 살까지 남원에서 살았고 이후 서른세 살 때 식년문과에 급제하여 네 차례에 걸쳐 암행어사를 임무를 수행했는데 이 점이 <춘향가>의 이몽룡과 흡사하다는 이야기다. 성이성의 후손들은 오래 전부터 이몽룡의 모델이 성이성이라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지만 양반의 자제가 기생과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싶지 않았고, 흔치 않은 성씨인 '성'을 춘향의 성으로 쓴 것도 <춘향가>의 제작자가 성이성을 염두에 둔 배치 아니겠느냐는 짐작이다. 나무에 대한 식물학적 특성뿐 아니라 이렇게 나무와 얽힌 인물의 숨은 이야기가 이 책의 큰 매력이라 하겠다.

 

<마의태자가 심은 용문사 은행나무>

 


 5장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
 김구(향나무), 심훈(향나무), 손기정(대왕참나무), 임종국(편백 숲), 민병갈(천리포수목원)
 

 

 5장에서는 조국 광복 투쟁을 위해 평생을 바친 김구가 광복 후 조국으로 돌아와 3년 동안 승려 생활을 했던 마곡사에 옛일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마음과 함께 심었다는 공주 마곡사 김구 향나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청년 손기정이 시상대에서 가슴에 걸린 일장기를 가렸던 나무를 가져다 심은 서울 만리동 손기정 월계관 기념수, 우리나라 최초의 조림왕이라 불리는 임종국이 일제 침탈과 전쟁으로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생각에 전 재산을 모아서 나무 심기를 시작한 장성 축령산 편백 숲 등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유산을 남기기 위해 심은 나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다루고 있다.

 평소 나무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수목원을 다녀봤지만 미처 가보지 못한 수목원이 충남 태안반도에 있는 천리포수목원이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나와 인연이 없는 수목원이다. 2019년 현재 무려 1만8,000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있고 2000년에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을 받았는데 세계에서 12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홍콩에 이어 두 번째 일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에 처음 나무를 심은 사내는 놀랍게도 '파란 눈의 한국인' 민병갈(1921 ~ 2002)이라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어 통역 장교로 일본에 주둔했다가 전쟁 직후 우리나라에 미군정과 함께 들어온 후 한국의 정서와 문화가 좋아 영구 귀화한 민병갈은 한국은행에 다니던 1960년 즈음 당시 마을의 한 노인이 내놓은 황무지 땅 5,000평을 사들인 후 성의를 다해 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오늘날의 천리포수목원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푸른 눈의 한국인이 모래 천지였던 황무지 땅에 첫 나무를 심은 후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수목원을 만든 모습은 저자 말대로 "푸른 숲의 기적"이라고 할만 하다. 인공미와 자연미의 경계를 놀랍도록 신비롭게 보여준다는 천리포수목원의 숲을 빠른 시일 내에 직접 거닐어 보며 푸른 숲의 기적을 느껴보고 싶다.

 

<임종국의 숲이라고 불리는 장성 축령산 편백 숲>

 

 <나무를 심은 사람들>은 맹사성, 이황, 신사임당, 효종, 김구 등 위인부터 이름 모를 이 땅의 평범한 아버지들까지 순전히 나무를 심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나무 이야기로 나무의 식물학적 특성 뿐 아니라 나무를 심은 사람의 숨겨진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 낸 나무 인문학책이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나무에 얽힌 전설들이 있지만 땅에 꽂은 지팡이가 어떻게 나무가 될 수 있느냐는 과학적 의심을 할 필요가 있을까? 

 책을 읽은 후 나무 안에 담긴 사람의 자취와 그 사람이 남긴 뜻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오랫동안 나무에게 무한한 혜택을 받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휴머니스트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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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

사이 몽고메리 저/레베카 그린 그림/이보미 역
더숲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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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소유물이 아닌 평생의 스승이자 영혼을 성장 시키는 존재로 느끼게 해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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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다. 우리집 두 꼬맹이들은 일요일마다 빼놓지 않고 보는 '동물농장'의 반려견들을 볼 때마다 반려견을 사달라고 조른다. 장난감이나 다른 물건들의 경우에는 아아들이 조르면 못 이긴 척 사주고는 하는데 반려견만큼은 단호하게 "NO"를 한다. 초등학교 때 내게 위안과 행복을 주었던 강아지를 교통사고로 잃었기 때문이다. 믹스견 발바리였지만 똘똘하고 애교가 많아서 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가족 중 나와 가장 잘 놀았던 강아지 "초롱이", 그러던 "초롱이"가 하루는 어머니와 산책을 나갔다가 어이없게 차에 치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날 수업을 마친 후 집에 왔을 때 강아지가 죽은 걸 알고나서 세상을 다 잃은 듯 얼마나 울었던 지... 가끔 초롱이와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를 보면 아직도 먹먹한 마음이 든다. 내겐 반려견이 잊어지지 않는 가슴 속 아픈 존재였다. 


 수명이 10 ~ 15년인 반려견을 평생 4마리를 만났던 사람이 있다. 세계적 동물생태학자이자 탐험가인 사이 몽고메리이다.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 저자인 사이 몽고메리와 인생을 함께 했거나 만났던 개, 돼지, 에뮤, 나무타기캥거루, 문어 등 열세 마리 동물들과의 경이로운 교감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사이 몽고메리는 처음 간 동물원에서 이제 막 걷기 시작 했으면서도 엄마아빠의 손을 뿌리치고 아장 아장 걸어간 곳이 하마 우리였을 정도로 평범한 아이가 아니었다. 군 장군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넓은 잔디밭이 있는 저택에서 살았던 그녀는 어린 시절에는 건강이 안 좋았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충성스럽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테리어 중에 사납기로도 유명한 스코티시 테리어 종인 몰리를 만난 후 어린 시절 내내 단짝친구 이상의 존재로 붙어다니게 된다.


 보통 여동생들은 언니를 숭배하기 마련이다. 다만 내 경우에 언니는 바로 몰리였다.엄마가 입혀주는 대로 얌전히 프릴원피스와 레이스양말을 신던 나는 맹렬하고 야생적이며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몰리를 닮고 싶었다. 그 모습 그대로 말이다.  - p.25


 그녀는 몰리를 통해 <동물의 왕국>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책을 보고 알았던 야생의 세계를 그리게 된다. 언젠가 몰리와 함께 그곳으로 가리란 것을, 바로 몰리를 통해 자신의 운명의 방향을 정하게 된다. 



 성인이 된 사이 몽고메리는 좋은 직장(기자)을 다니며 숲속의 작은 오두막집에서 페럿 등 애완동물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신문사에 근무한 지 5년 차 되는 해 당시 군대를 은퇴한 아버지가 건넨 호주행 비행기 티켓이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게 된다. 동물에 관해 알고 싶었던 그녀는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지원해서 멸종위기에 처한 브룩필드 동물보호구역의 남방콧등털웜뱃을 연구하는 일을 돕게 되었고, 2주간의 계약기간동안 성실하게 일한 모습을 본 연구소 파커 박사의 제안(보수가 있는 연구조교 고용이 아니라 박사의 야영지에 머무르면서 독자적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과 음식 제공이 다였다)을 받고나서 집으로 돌아가 미련없이 직장에 사표를 내고 다시 호주로 오게 된다. 바로 어린 시절 반려견 몰리와 함께 꿈꾸었던 운명에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물론 어린시절 멘토였던 몰리는 오래전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무엇을 연구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그녀는 우연히 만난 에뮤(오스트레일리아 특산의 거대한 새) 세 마리를 만난 후 평생을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동물학자 제인 구달이 침팬지에게 오랜 시간에 걸쳐 다가간 것처럼 에뮤들이 자기 모습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접근하며 에뮤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된다.


가끔은 검은 머리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참을 응시할 때가 있었다. 그러면 거대하고 기묘한 새의 시선에 온몸이 정화되는 듯했다. 아무리 더러운 옷을 걸치고 머리는 들개처럼 헝클어졌어도 나 자신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런 기분은 난생처음이었다.  - p.59


 검은 머리는 에뮤 세 마리 중 우두머리격으로 그녀가 지어 준 이름이다. 그녀는 6개월 동안 에뮤와 함께 시간을 보냈고 떠나기 하루 전날에는 새벽부터 밤까지 에뮤를 따라다녔다. 에뮤와의 만남을 통해 남은 인생을 동물에 관해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갖게 된 그녀는 에뮤에게 마음뿐만 아니라 가슴 깊은 곳까지 열 수 있는 유대감을 쌓으면서 동물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뉴햄프셔주 뉴입스위치에서 남자친구와 프리랜서로 일하며 결혼식을 올린 이후 살고 있던 빌린 집이 다른 사람에게 팔리고, 출간하기로 약속된 책의 출간 취소, 아버지가 폐암에 걸려 죽어간다는 소식까지 그녀에게 시련이 닥쳐 온다. 이때 우연찮게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은 흑백 얼룩무늬 돼지를 만난다. 평소 군식구 들기를 싫어했던 남편 하워드가 그녀의 기운을 북돋아주고 싶어 새끼돼지를 키우자고 한 것이었다. 병든 새끼돼지였던 "크리스토퍼 호그우드"가 집에 온 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지니 바로 이 새끼돼지에게 치유를 받게 된다. 당시 남편과의 결혼를 반대한 부모와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절연까지 하게 된다.) 그녀에게 외향적이고 사람을 좋아했던 크리스토퍼는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온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음식)을 듬뿍 받았다). 이 시기에 동물 보호소에 있던 보더콜리인 테스라는 개도 만난다. 제설차에 치여 거의 1년간 수차례 수술을 받았고, 입양된 집이 불경기에 집을 잃는 바람에 다시 동물보호소로 온 테스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된 것이다. 


 도대체 크리스토포 호그우드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모두가 그에게 빠져드는 것일까? 이 질문엘 릴라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크리스토포는 위대한 부처 같아요. 우리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잖아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도록 말이에요. 비록 그것이 음식물 쓰레기일지라도." - p.88



  반려 동물을 키우면서 어쩔 수 없이 느껴야 할 슬픈 일이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게 되는게 아닌가 싶다. 테스 나이 14세 때 관절 질환뿐 아니라 경미한 뇌졸중을 앓고 있었고, 원반 잡아내기를 좋아하던 테스는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말초 진정계 질환도 찾아오게 된다. 그러던 어느 초여름 아침, 동네사람들에게 사랑을 독차지 했고 경미한 관절염 외에는 괜찮아 보였던 돼지 "크리스토퍼"가 아무 예고도 없이 잠을 자다가 숨을 거둔채로 발견되어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크리스토퍼를 잃은 후 테스에게만 매달려 살았던 그녀. 그러나 테스 또한 16세로 이미 몸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였고 결국 세상을 떠나면서 심각한 우울증이 찾아오고 자살까지 생각하게 된다. 고통 속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그녀는 크리스토퍼에 관한 원고와 어린이를 위한 짧은 책을 출간하기로 계약한 것을 끝낼 때까지 상태가 호전되면 삶을 이어나가고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끝내면 된다는 생각에 인생 마지막 탐험이 될지도 모르는 파푸아뉴기니 숲으로 떠나게 된다. 고생 끝에 도착한 파푸아뉴기니 후온반도에서 책을 쓰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며 연구를 돕던 중 희귀종인 나무타기캥거루를 현장에서 포착, 포획하게 된다. 나무타기캥거루에게 최초로 발신기를 달게 한 후 숲으로 다시 돌려보내면서 캥거루의 이름을 그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크리스토퍼와 테스로 지어주게 된다.


이 아름다운 생명체들이 나의 테스와 크리스퍼가 아님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의 영혼이 이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알았다. 이 캥커루들은 본연의 삶을 사랑하는 복합적이면서도 개별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내게는 야생 그 자체이기도 했다. 이들 가슴 속에는 다른 모든 생명체와 똑같은 야생의 심장이 뛰고 있었다.(중략) 크리스토퍼와 테스를 풀어주었던 그날, 나 자신도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 - P.156


  사이 몽고메리는 이 외에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작은 생명체인 거미 '타란툴라라'를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닭장에서 키우던 암탉을 잡아먹던 북방족제비를 만나서는 순수함, 강함, 완전함을 무장한 눈부신 존재로, 대문어 옥타비아와는 친구로 우정을 쌓으며 인간과 다른 종을 이해하게 된다. 

 보더콜리 테스를 잃은 이후 성격이 전혀 다른 보더콜리인 샐리를 만나 다시 우정을 쌓아가지만 세월을 이기지 못해 뇌종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보낸다. 그녀는 다시한번 우울증에 빠질뻔 하지만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양치기개인 '서버'를 운명적으로 만나 축복을 느끼게 되고 다시 펜을 들게 된다.

 

 저자인 사이 몽고메리는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것은>을 통해 동물들과 평생을 교감하면서 단순히 다른 종이 아닌 삶의 스승으로 좋은 인간이 되려면 아직도 동물들을 통해 배울 것이 많이 남았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2018년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27.9%가 현재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뉴스를 통해 유기되거나 학대받는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자주 접하는 게 현실이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 동물을 소유물이 아닌 우리와 더불어 살며 영혼을 성장 시키는 존재로서 동물이 인간에게 좋은 생명체로 살아가는 법을 알려 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꼈으면 좋겠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출판 더숲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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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하고 재미있는 식물학 이야기에 푹 빠지다. | 과학 2019-09-1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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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저/박현아 역/류충민 감수
더숲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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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 좋은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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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엽수의 연둣빛 새잎이 짙은 녹색잎으로 변한 금년 6월초.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 아이들에게 숲을 체험해주고 싶어서 평일 아이들 학교에 현장학습 신청을 하고 포천에 있는 광릉수목원에 갔다. 아이들은 가기 전에 식물을 유심히 관찰하겠다고 들뜬 마음으로 관찰용 돋보기 등을 준비했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마음 편히 여유롭게 숲을 거닐면서 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도 듬뿍 마시고 힐링하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나무에 대해 질문을 시작하면서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아빠! 이 나무 이름이 뭐에요?", "아빠! 나무는 무엇을 먹고 살아요?","아빠! 나무는 얼마까지 클 수 있어요?" 등등 처음에는 아는 범위 내(나름 식물학책을 몇 권 읽었기에)에서 알려주다가 아이들 질문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진땀을 흘리게 되었다. 결국 아이들 질문에 모두 답해주지를 못하고 나중에 알려주겠다며 그날 아이들과의 짧은 식물 수업은 급히 마무리를 했다. 이런 아픈(?) 기억을 가진 내게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식물학 책이 나타났으니 <재미있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이다.



 

[광릉수목원 숲길 - 출처. 추억책방^^]


 

  <재미있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는 잡초생태학을 전공한 식물학자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통해 식물의 매력을 만방에 알리고 있는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신비로운 식물의 세계에 대해서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은 "식물의 대단한 이야기", "재미있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단숨에 읽는 식물 이야기" 총 3 part에 36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Part1. 식물의 대단한 이야기

 ○ 나무는 얼마나 크게 자랄 수 있을까

   몇 해 전 양평 여행 중 용문사에 들렀다가 높이 42m, 둘레 14m의 천 년이 넘었다는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의 우람한 모습에 경외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과연 나무는 얼마나 자랄 수 있을까?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키 큰 나무인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세쿼이어는 높이 115미터로 25층 빌딩 높이와 같다고 한다.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최대 높이는 이론상 140미터가 한계라고 하는데 그 비밀은 "증산"이라고 한다. 식물의 잎 뒷면에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 기공이 있는데 이 기공으로 식물 몸속의 수분이 수증기가 되어 바깥으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이것을 증산작용이라고 하는데 식물의 몸속에는 잎 뒷면의 기공에서 뿌리까지 물의 흐름이 이어져 있어 수분이 사라지면 증산으로 그만큼의 물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극장에서 영화 볼 때 빠질 수 없는 콜라를 마시기 위해 빨대를 빨면 콜라가 올라오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전 세계 산소 공급지라는 브라질 아마존이 최악의 산불로 서울의 15배 면적이 피해를 봤다는 TV 뉴스를 얼마 전에 본 기억이 난다. 경작지 마련을 위한 방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하는데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제일 키 큰 사람이 2m 50cm 밖에 안 되는 인간이 140m까지 자랄 수 있는 나무를 무분별하게 훼손하고 있으니 인간의 오만함의 결말은 어떨지 걱정이 앞선다.



[식물의 증산작용. P.15]

 


 

  ○ 알수록 다른 서양 민들레

  공원이 아니더라도 아파트 단지 내 조경수 아래 잔디밭에 1년 내내 만날 수 있는 꽃이 민들레다. 아이들은 민들레 씨를 바람에 부는 것을 특히 좋아하는데 1년 내내 피는 민들레는 토종 민들레가 아니라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종인 서양 민들레라고 한다. 서양 민들레의 씨앗은 토종 민들레보다 작고 가벼워서 더욱 멀리까지 씨앗을 날려 보낼 수 있고, 씨앗이 작아서 그만큼 씨앗의 개수를 많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해 토종 민들레는 타가 수정으로 생식을 하는 타식성 식물이라 벌이나 등에 등이 꽃가루를 운반해 주지 않으면 씨앗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서양민들레는 씨앗을 만들 수 있는 '아포믹시스'라는 특수한 능력이 있어서 수정 없이 종자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주변에 꽃이나 곤충이 없는 환경에서도 씨앗을 만들 수 있다. 그런 관계로 봄에만 꽃이 피는 토종 민들레와는 다르게, 서양 민들레는 1년 내내 꽃을 피운다. 토종 민들레와 서양 민들레를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모인꽃싸개조각을 보면 알 수 있다. 모인꽃싸개조각이 밀착되어 있으면 토종 민들레, 모인꽃싸개조각이 뒤집혀 있으면 서양 민들레라고 한다. 공원이나 길가에서 민들레를 만나게 되면 민들레 꽃을 꺽어 모인꽃싸개조각을 확인해 보자. 요즘 눈에 띄는 민들레는 서양 민들레다.



[민들레의 구분. P.54]


[서양 민들레, 모인꽃싸개조각이 뒤집혀 있다. - 출처. 추억책방^^]


 Part 1에서는 이 밖에 식물의 다빈치 코드라는 피보나치수열 잎 배열, 트리케라톱스의 쇠퇴와 식물의 진화, 광합성에 유리한 하트 모양 잎, 단풍이 물드는 이유 등을 설명해 주고 있다.


 Part2.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 대나무는 나무일까, 풀일까

   우리가 평소 식사 후 후식이나 간식으로 먹는 딸기, 수박, 참외, 토마토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나는 그동안 무심코 과일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대형마트에 가도 과일 코너에 있고, 시장에 가도 과일 가게에서 팔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정답은 과일이 아니라 채소라고 한다. 채소와 과일의 정의는 국가에 따라서 다르지만 일본(우리나라는 일본과 같다.)에서는 줄기가 초본의 습성을 지닌 것을 '초본성 식물', 줄기 및 뿌리가 커져서 많은 목부를 형성하여 세포벽이 목화되어 단단한 식물을 '목본성 과일'이라고 구분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 나무가 되지 않는 것이 채소이고 나무에 열매를 맺는 것을 과일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채소'와 '과일'은 식물학적인 구분이 아니라고한다. 인간이 구분하기 편하게 내린 결정일 뿐이라는 거다. 

 대나무는 어떨까? 대나무는 줄기가 두꺼워지지 않으며, 나무가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줄기가 딱딱해지고 크게 성장해서 숲을 형성한다. 이러한 특징은 풀이라기보다는 나무에 가깝다. 이러한 이유로 대나무를 나무로 볼지 풀로 볼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내가 생각할 때는 대나무는 며칠 사이 한번에 자란 후 더 이상 성장을 하지 않고 형성층이 없는 속 빈 상태로 매년 부피 생장 없이 그대로 살기 때문에 풀로 생각이 되지만 식물학적 판단은 전문가들 몫으로 하고, 저자는 '나무'와 '풀' 또한 인간이 구분하기 좋게 생각해 낸 구별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그저 담양대나무숲이나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을 거닐며 힐링을 하고 싶다.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 - 출처. 추억책방^^]



Part 2에서는 이 밖에 당근과 무의 차이,  식물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일제히 피고 지는 벚꽃의 뒷이야기, 멘델의 유전법칙 등을 설명하고 있다.


 Part3. 단숨에 읽는 식물 이야기

 ○ 우리가 사랑한 담쟁이덩굴

  어릴 적 초등학교 담장이 담쟁이덩굴로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하루는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친구들과 나는 영국 아더왕이 바위에 꽂힌 엑스칼리버 칼을 멋지게 뽑았듯이 담쟁이덩굴을 누가 뽑을 수 있는지 내기를 한 적이 있다. 하나 같이 의기양양하게 담쟁이덩굴을 뽑으려고 달려들었지만 힘만 빼고 누구 하나 담쟁이덩굴을 뽑지 못한 기억이 난다. 그 이유가 담쟁이덩굴의 나선형 줄기가 '반전'이 되어 있어서 그런거였다. 이 모양이라면 무언가가 잡아당겨도 꼬인 상태라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담쟁이덩굴은 스스로 서지 않는 대신 다른 식물이나 벽, 기둥 등을 타고 올라가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가지고 있다. 줄기에서 나오는 흡착 뿌리에 흡반이 있는데 이 흡반에서 분출되는 점액으로 벽에 붙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덩굴손에 무언가가 닿으면 그 끝을 감고, 나선형으로 꼬아 식물체를 끌어당긴다고 하니 덩굴 식물 스스로 연구를 거듭해 다른 식물을 붙잡아 빠르게 커 가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덩굴손의 반전. p.175]


Part 3에서는 이 밖에 인류의 문명을 이끈 볏과 식물, 부엌의 식물학에서 양파와 고추냉이에 대한 이야기, 수나무와 암나무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어서 밤새 읽는 식물학 이야기>은 평소 숲이나 공원에는 자주 가도 숲을 이루는 식물들의 학문인 "식물학"에 대해서는 왠지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식물의 세계를 흥미를 가지고 만날 수 있도록 그림을 곁들여 쉽게 설명해 주고 있는 가독성이 좋은 책이다. 일부 전문용어들은 식물 관련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다소 어려울 수도 있으나 가장 기본적인 식물 용어들만 사용했고, 용어를 잘 몰라도 설명을 이해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술술 읽히기 때문에 식물에 관심있는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출판 더숲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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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 이번엔 예술가를 만나다. | 과학 2019-09-0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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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창조하는 뇌

데이비드 이글먼,앤서니 브란트 저/엄성수 역
쌤앤파커스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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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례 설명으로 가독성 좋은 뇌과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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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때 이야기다. 반 친구 중에 부유한 집안의 친구가 있었다. 가끔씩 학교 수업을 마치고 넓은 마당이 있는 으리으리한 친구집에 놀러가는 날이면 신이 났던 기억이 난다. 운동장만한 넓은 잔디마당에서 뛰고 구르며 놀수도 있었고, 집안에 있는 전축, 창문형에어컨 등 새로운 가전 제품들, 신기한 자동차 모형들과 진귀한 장난감들은 어린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었는데 친구 집 앞에서 만난 친구 아버지께서 자동차에서 카폰을 하시던 모습은 유선전화 밖에 모르던 어린 내겐 놀라운 장면이었다. 그 당시 벽돌 크기의 카폰은 부의 상징이었는데 지금은 운전 중 통화는 물론이고 웹서핑, 문자, 동영상 시청, 금융 등 스마트폰 하나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예전 어린 내게 놀라움을 선사했던 카폰은 둘째치고 공중전화, 삐삐, 휴대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세상은 빠르게 변모를 했다. 예전 기기들의 새로움은 금방 잊혀지게 되었고 스마트폰도 이제는 평범한 물건이 되어버렸다.


 뇌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먼과 작곡가인 앤서니 브란트의 <창조하는 뇌>는 뇌의 여러 특징들을 통해 "인간 창의성의 비밀"을 다룬 책으로 데이비드 이글먼의 전작 <더 브레인>에 이어 놀라운 뇌의 세계를 탐험하게 해 준다.

 머리말에서 1970년 우주인 세 명을 태우고 달을 향해 떠났다가 심각한 손상을 입은 우주선 아폴로 13호를 안전하게 지구로 귀환시키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인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들의 모습들과 함께 입체주의 화가로 유명한 피카소가 수개월간의 생각 끝에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렸으나 계속된 주변 사람들의 차가운 반응으로 벽장 안에서 방치되다가 9년 후 일반에 공개된 후 큰 영향력을 주었던 사례를 통해 그들의 창의적인 활동 밑에 깔린 인지 과정(환경을 흡수해 새로운 버전을 만드는 뇌의 기본 인지 소프트웨어)을 설명해 주며 본격적으로 <창조하는 뇌>를 시작하고 있다.



[NASA관제 센터(왼쪽),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오른쪽)]

 


 책의 구성은 1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에서는 창의성의 기원부터 창조하는 뇌의 세가지 전략인 휘기, 쪼개기, 섞기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고, 2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뇌"에서는 창의적 사고방식의 주요 특징들을 살펴보고 있다.  3부 "창의성의 탄생"에서는 기업과 학교에서 창의력을 어떻게 육성할 지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새로운 미래 이야기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우선 인간의 창조성과 관련하여 뇌의 능력을 볼 필요가 있다. 처음에 뇌는 스마트폰, 드론, 자율 주행 자동차 등 새로운 것을 보게되면 크게 반응을 하는데, 뇌가 그 새로운 것을 흡수해 등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2번, 3번 계속 보다 보면 뇌의 반응이 점점 줄어든다. 그 이유가 뇌의 "반복억제"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뇌는 한정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 예측을 하는데, 한창 인기를 구가하다 재미가 반감되어 폐지가 되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들이나 매일 똑같은 결혼 생활에서 권태기가 오는 것들이 '반복억제'로 인한 무관심이다. 또 한편으로 뇌는 자신의 세상 모델 속에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를 좋아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들이 나오고 특정 동일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광고가 계속해서 새로워지게 그 이유다. 즉 인간은 습관을 반영한 '자동화한 행동'과 습관을 무시하는 '조율한 행동'간의 경쟁 속에서 살아가면서 창조성을 발휘하게 된다.


 저자는 1부에서 혁신적 사고를 뒷받침하는 뇌의 세가지 전략인 휘기, 쪼개기, 섞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한 가지 원형을 계속 새로운 방법으로 그리면서 휘기를 활용했던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가 그린 루앙 대성당 앞면 그림 30장과 프랑크 게리의 비트만 타워 등 여러 사례를 통해 원형을 변형시키거나 뒤틀어 본래의 모습에서 벗어나는 휘기를 설명해 주고 있으며, 평면을 분해해 그림 조각 맞추기 같은 입체파의 관점으로 쪼개기를 통하여 전쟁의 공포를 보여주었던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나 음 데이터를 쪼개 불필요한 주파수를 제거함으로써 인터넷상의 거의 모든 음악을 지원하는 MP3 기술 등을 통해 전체를 해체하는 쪼개기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인간과 사자를 합친 이집트의 스핑크스, 새 부리를 닮은 일본의 고속 열차 앞부분 등의 사례를 통해서는 전혀 다른 아이디어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는 섞기를 설명해 줌으로써, 뇌의 세 가지 창의적 전략이 어떤 혁신의 모습으로 나타났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휘기의 사례: 프랭크 게리의 비크만 타워(왼쪽), 루 루보 뇌건강 센터(오른쪽 위), 댄싱 하우스(오른쪽 아래]



[쪼개기의 사례: 파블로 피카소의 게로니카]



[섞기의 사례: 새 부리를 닮은 일본의 고속 열차 앞부분]


 2부는 앞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뇌의 반복억제현상으로 인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뇌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300년 이상 흐른 지금도 천하의 명기이자 악기 중 최정상에 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고 성능이 더 뛰어나고 내구성도 좋으며 가격도 싼 바이올린을 만들기 위한 제작자들의 도전과 어니스트 허밍웨이의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가 47가지의 서로 다른 결말을 담은 초안이 있었다는 이야기, 전구를 만들려고 무려 3,000가지 정도의 이론을 만들어 실험했던 에디슨 등 여러 사례들을 통해 창의력으로 가득한 뇌가 끊임없이 리모델링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 뇌는 신축적이라 나이가 들어도 계속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신축성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2017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82.7세라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100세 세대라는 이야기다. 비록 나이가 들면서 육체적으로는 한계가 있을 지 모르지만 뇌의 능력을 믿고 꾸준히 새로운 뭔가를 위해 도전하다보면 멋진 인생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3부는 창의적 기업들의 도전과 학생들의 창의성 발굴을 위해 학교에서 적용해야 할 혁신적 교육법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창의적 기업의 경우 개발 당시 초현대적이라 당장 현실화할 수는 없었지만 가능성에 주목해 디자인했던 그레이하운드의 미래형 버스 개발 이야기, 미래 가능성에 초점을 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콘셉트카 디자인, 미래 패션을 선도하는 창작 의상 발표회 등을 통해 미래 가능성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도전을 보여주고 있고, 요즘 TV 광고에 많이 나오는 피부 레이저 제품 중 하나인 컨티뉴엄 이노베이션의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는 레이저 장비 개발 사례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집어넣는 "아이디어 깔대기" 작업으로 실현 가능한 몇 가지 옵션을 추려내 제품을 만들어냄으로써 끝없는 도전 속에 탄생하는 창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학창 시절 수학선생님 한 분이 계셨는데 여러가지 풀이 과정을 통해서 정답을 찾아가는 것을 인정해 주지 않고 문제집에 나온 정석 풀이대로 풀게 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니 학생들의 창의성을 막는 수업을 하셨던 것 같다. 책에서는 혁신적 교육법을 예를 들고 있는데 미술 교사 린지 에솔라는 새 학년이 시작할 때마다 칠판에 사과를 하나 그려놓고 자신이 맡은 4학년 학생들에게 사과를 그려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대부분이 선생님이 그려놓은 사과를 단순히 따라 그렸는데 에솔라는 학기 내내 학생들에게 사과 하나를 수십 가지 미술 기법으로 그리는 걸 가르쳤다. 마지막 수업 시간에 에솔라는 칠판에 다시 사과를 하나 그렸는데 이번에는 그 사과를 그대로 따라 그리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배운 것을 토대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었다. 이 밖에 학교에서 할 수 창의성 교육의 여러 사례 설명과 고찰을 통해 미래의 혁신은 현재의 교육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창의적 기업 도전 사례: 컨티뉴엄 이노베이션의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는 레이저 장비 시제품]

 



 [혁신적 교육 사례: 학생들이 다양한 미술 기법으로 표현한 사과]



  뇌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먼과 작곡가인 앤서니 브란트의 <창조하는 뇌>는 1.4kg의 무게 밖에 안 되는 조그만 뇌가 펼치는 인간 창의성의 비밀을 다양한 예술 작품 등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해 주고 있어서 가독성이 좋은 뇌과학 책이다. 수많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해 본다.


 내일을 위한 기초 공사는 오늘 이뤄진다. 그리고 다음번의 커다란 아이디어는 현재 주변에 있는 것을 휘고 쪼개고 섞는 가운데 나온다. 주변에 있는 많은 재료가 휘고 쪼개고 섞기를 기다리고 있다. 교실과 중역 회의실에 필요한 투자를 하면 창의력은 훨씬 더 큰 힘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다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나서고 새로운 미래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한다.

 이제 이 책을 덮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자.

                                                                                                                                   - p. 302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쌤앤파커스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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