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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혜경 예스24 파워 블로거의 '독서로 시작하는 인생 제2막' | 채널예스 2022-11-0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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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경 저자

『책만 읽어도 된다』는 오랫동안 그녀의 활동을 봐온 좋은습관연구소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어렵고 무거운 책 대신 일상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리뷰해온 작가의 솔직함을 무기로 누구나 좋은 책을 고를 수 있고,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좋고, 느지막이 독서에 재미를 붙이려는 분들도 좋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방법과 책들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늦게나마 잊고 살았던 자신의 꿈을 찾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다. 독서는 쉰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그녀에게 잃어버린 꿈을 찾도록 도와주었다. 지금이라도 내 꿈을 찾고 싶다면 그녀가 말하는 독서를 해볼 일이다.



예스24에서 오랫동안 블로거로서 활동해 오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몇 년 동안이며, 그동안 몇 개의 서평을 블로그에 올렸는지요? 

2016년 여름에 시작해서 현재(2022년 11월) 6년 3개월이 되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 푹 빠져 살았습니다. 지금까지 등록한 리뷰는 500개가 약간 넘습니다. 공부와 독서를 병행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쓰시는 분들에 비하면 그리 많다고도 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책만 읽어도 된다"고 하셨는데, 모나리자님은 책을 읽고 나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바뀌셨나요? 

가장 큰 변화는 버킷 리스트에 썼던 작가의 꿈을 이루었다는 점입니다. 이 밖에도 이전보다 더욱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이나 서운함을 곱씹으며 혼자 힘들어하기도 했을 텐데, 독서가 깊어지면서부터는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내려놓는 법을 배웠습니다. 책에서 좋은 문장을 접하게 되면 마음이 정화되는 효과도 있고 등장인물들을 통해 나를 비춰보고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게 되는 등 삶의 태도가 많이 변화되었습니다.

이제 막 책과 친해지려고 하는 분에게 꼭 권하고 싶은 독서법이 있을까요? 지치지 않게 책을 읽는 법이라고 해야 할까요? 

새로운 마음으로 독서에 취미를 붙이겠다고 결심한 분이라면, 처음에는 한 달 한 권의 책을 자신에게 선물한다는 의미로 소박하게 시작해 보면 좋겠습니다. 책 선물은 관심 있는 분야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좋습니다. 그렇게 작은 성취감을 맛보고 나서 자신감이 붙으면 그때 1주일에 한 권 읽기에 도전하는 식으로 점차 독서량을 늘려가면 됩니다. 그리고 타인과 경쟁하기보다는 자기 페이스에 맞도록 꾸준하게 즐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만 읽어도 된다』에서 여러 가지 독서법과 독서 경험을 소개해주고 계신 데, 이것만은 독자분들도 꼭 따라 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있나요? 

전작주의자가 되는 법과 여러 권 동시에 읽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전자의 방법은 관심 있는 작가로 시작하여 그 작가에 대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독서입니다. 한 작의 작품 읽기가 끝나면 또 다른 작가로 이어가며 독서 내공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방법을 잘 활용한다면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려운 책을 읽을 때 실용서 등의 다른 분야의 책을 섞어 읽으면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됩니다.

혹자는 책만 읽어서 무엇하느냐고 말하기도 하고, 과도한 독서를 마치 대단한 것인 양 착각하기도 하는데, 이런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흔히 독서를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대략 만 오천 원으로 하는 최고의 가성비 도구라고 합니다. 잠깐 비약적인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TV만 열심히 본다고 해서 드라마 작가가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데 열심히 책을 읽다 보면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실제로 저처럼 작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전보다 작가가 될 수 있는 길도 많아졌고요. 독자에서 작가가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삶을 바꿀 기회입니다. 

일방적인 칭찬이나 내용 요약 위주의 서평을 남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서평이 책을 고르거나 읽는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혹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떤 서평을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나요? 

네, 그런 종류의 서평이 블로그에 자주 눈에 띄는데, 책을 고르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더라도 정성 들여 썼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그 책을 통해서 배운 점,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내 삶에 적용할까, 또 읽었으면 하는 대상을 언급하는 등 서평을 쓰는 사람으로서 자기 생각을 분명히 밝히는 서평을 쓰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다른 분들이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그런 과정에서 글쓰기 실력도 향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분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나요? 

취미 독서를 넘어 꾸준한 독서와 함께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키우고 싶은 분들, 나도 옛날에 이러이러한 꿈이 있었는데 사는 것에 치여 잊어버리고 뒤늦은 미련으로 한숨을 쉬고 계신 분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책을 읽고 꿈을 찾은 것처럼 이 책을 읽고 가슴이 뛰고 마음이 뜨거워져 궁극에는 잊어버린 꿈을 발견하고 그곳을 향해 나아갔으면 합니다. 또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 채 살아가는 청년들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조혜경

책과 문학이 좋아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온라인 서점 예스이십사의 문학 부문 파워 블로거로 3년 동안 활동하며 블로그 활동에 푹 빠졌다. 3년간 300편에 가까운 서평을 남겼다.




책만 읽어도 된다
책만 읽어도 된다
조혜경 저
좋은습관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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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릇에 담긴 나만의 은밀한 이야기 | 채널예스 2022-02-1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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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빅 카스텐 <파란 부엌>(1912)

그릇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 우리 집 찬장에는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정식집을 차리고도 남을 만큼”의 그릇이 들어 있다. 자주 쓰는 그릇도 있고 드물게 쓰는 그릇도 있으며, 아예 쓰지 않은 그릇도 있다. 값비싼 그릇도 있고 중저가도 있으며, 행사 기념품으로 공짜로 받은 것도 있다. 여기서 ‘그릇’이라 함은 떨어뜨렸을 때 깨지는 식기(食器)를 일컫는다. 냄비류와 목기(木器), 커트러리는 제외한다.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음식에 큰 돈 쓰는 걸 아까워하지만, 그릇 욕심은 있다. 쓰지도 않는 그릇을 왜 계속 사들이는 거냐고 잔소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르는 소리! 그릇의 용도는 사용하는 것에만 있지 않다. 완상(玩賞)하고 쓰다듬으며 기형(器形)과 문양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그릇은 그 의무를 족히 다한다. 

왜 이렇게 그릇에 빠지게 된 걸까? 과 후배의 말에서 힌트를 찾았다. “제가 학부 때 동양미술사 관련 과목은 다 성적이 나빴는데, 도자사 과목만은 A 였거든요. 아무래도 그릇을 좋아해서 그런 거 같아요.” 음, 나도 그, 그래서일까? 하지만 그릇을 좋아해서 도자사 과목을 들었다는 후배와는 역으로, 나는 도자사 과목을 들은 영향으로 그릇을 좋아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장 에티엔 리오타르 <찻잔 세트>(1783)

분명한 것은 스무 살 즈음의 나는 그릇에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른바 ‘도메스틱(domestic)’하다 여겨지는 모든 것을 배격하던 시절이었다. 교육받은 현대 여성이 그런 걸 좋아한다는 것을 가부장적 세계관에 굴복하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도자기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겠어!”라고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말하며 도자사를 전공하고 싶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이해하지 못했다. 자취생의 식탁에는 늘 상경할 때 엄마가 사다준 코렐 그릇과 반찬 담긴 파이렉스 혹은 타파통만 올랐고, 매일 쓰는 주홍색 물컵은 낙성대 원당시장 마트에서 산 3000원짜리……. 일상에서 쓰는 그릇이 단조로우니, 그릇에 대한 나의 상상에도 한계가 있었다.

‘동양 및 한국 도자사’ 수업 시간에 배운 몇몇 내용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도자기의 밑바닥에 많은 정보가 매장되어 있으므로, 진품과 가짜를 구별할 때엔 그릇을 뒤집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도자기를 구울 때 그릇과 가마가 들러붙지 않도록 가마 바닥과 도자기 사이에 내화토(耐火土) 혹은 내화석(耐火石)이라 불리는 모래나 돌을 끼워넣는데, 이것이 시대에 따라 다르므로 연대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이야기 등. 이런 이야기들을 들은 영향으로 나는 지금도 그릇을 고를 때 뒤집어서 밑바닥부터 살펴보는데, 그렇다고 해서 내게 그릇의 진위(眞僞)를 판단할 만한 감식안이 있는 건 물론 아니다.

중국의 각 시대와 지역에 따른 요(窯), 그러니까 가마터이자 도자기 생산지의 특성에 대해 배우는 것이 수업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각 시대에 어떤 요에서 어떤 빛깔의 자기가 생산되었는지가 특히 중요했다. 당대(唐代)에는 755년 안녹산의 난 이후 새로운 귀족 계급이 탄생하면서 자기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다. 그래서 자기 산업이 팽창하는데, 절강성 일대 월주요에서는 왕실에서만 사용했던 비색(秘色) 자기가 등장하고, 하북성 형요(邢窯)에서는 눈처럼 흰 백자가 생산되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당의 쇠망과 함께 끝났다고 했다.  

송(宋)에 이르러 중국 도자의 황금기가 펼쳐졌다. “청자는 옥(玉)과 같이, 백자는 종이와 같이” 만든다는 것이 이 시대의 모토였다. 북송대의 청자로는 하남성 여요(汝窯)가 유명한데, 비색이라 불리는 그린(green)이 아니라 블루(blue) 빛깔을 띤 여요 청자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청자로 여겨진다고 했다.   

도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강서성 경덕진(景德鎭)을 빼놓을 수 없다. 태토가 풍부하고 수운(水運)이 편리해 15~16세기 이후에 중국 도자기 대부분을 생산했던 이곳은, 북송대엔 푸른빛이 그림자처럼 어른거린다 해서 영청(影靑)이라고도 불리는 하늘색 도는 청백자(靑白磁)를 만들었다. 그리하여 송대 백자는 크게 상아색과 부드러운 질감이 특색인 북쪽의 정요와 차갑고 이지적인 청백색이 특색인 남쪽의 경덕진이라는 두 흐름으로 나누어진다.


줄리안 올덴 위어 <정물>(1902-1905)

제 손으로 그릇 한 번 골라본 적 없으면서, 대학 4학년의 나는 이러한 내용들을 외우고 또 외웠다. 주입식 교육의 힘이란 놀랍게도 끈질긴 것이다. 우리집 찬장 깊숙한 곳에는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이도의 얇고 푸른 그릇이 몇 개 쌓여 있는데, 그 그릇들을 처음 보았을 때 도자사 수업을 들은 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자동적으로 ‘여요’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가 실생활에서 즐겨 쓰는 그릇은 토전(土田) 김익영 선생이 창업한 우일요 백자다. 흰 바탕에 가지런한 주름이 있는 누비 라인 접시와 밥공기, 나비와 국화가 그려진 밥그릇과 국그릇, 포도가 그려진 과반과 오리 머리가 달린 귀여운 종지 등을 아낀다. 단아하면서도 튼튼해 쓰임새가 좋은 이 백자들은 몇 년 전 우일요가 폐업해 더 이상 구하기 힘들므로 중고 시장에 나오는 즉시 팔릴 만큼 인기가 높다. 우일요 백자를 좋아하면서도 나는 ‘고대(古代) 반상기’라 불리는 중국 청동기 시대 제기(祭器)를 연상시키는 그릇만은 집에 들이지 않는다. 도자사 수업을 들은 영향으로, 그런 형태의 그릇은 망자(亡者)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신미경 <트랜스레이션>(2006-2013)

얼마 전 저녁식사 자리에서 잔의 형태가 술의 맛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떤 분이 “와인잔의 구연부는 얇디 얇아서 입에 대는 순간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지는 편이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술은 휘발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잔 역시 그 속성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나는 찻잔 이야기를 했다. 차는 온기를 머금어야 하므로 찻잔의 구연부는 적당히 도톰한 편이 좋은 것 같다고. “입에 닿는 건 좋은 걸 써야 한다.”면서 구연부에 푸른 문양이 박힌 로얄코펜하겐의 프린세스블루 라인 머그를 내게 선물해 주신 분이 있었다. 그 머그가 내 인생 최초의 ‘코페니’였는데, 그걸 주신 분은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 잔을 선물받았을 때만 해도, 그릇 사치는 돈 아까운 일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식기는 최대한 좋은 걸 쓰려고 한다. 그건 스스로를 대접하는 마음 같은 것. 

나는 아침마다 기벽이 두텁고 입구가 넓어 듬직한 유리컵에 우유를 따라 마신다. 빨간 모자를 쓰고 빨간 목도리를 두른 작은 눈사람이 점점이 그려진 이 컵은 친구가 미국에서 사다준 것이다. 표면에 ‘News’의 사전적 정의가 적혀 있는 분홍색 머그를 물잔으로 사용하는데, 나의 직업적 정체성을 대변한다 생각하며 애틀랜타의 CNN 본사 기념품샵에서 사 왔다. 

차를 마실 때 특히 자주 사용하는 건 하늘색 바탕에 푸른 초롱꽃과 민들레 솜털이 그려져 있고 종(鍾)을 뒤집어놓은 듯한 형태가 우아한 로열앨버트 100주년 머그다. 10여 년 전에 영국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런던 히드로공항의 해로즈에서 사온 것인데, 이때 처음으로 나도 이제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했으니 좋은 그릇을 한 번 사 보자는 생각을 했었다. 

이 모든 컵에는 나만의 이야기가 있다. 어떤 그릇에든 사용한 사람들의 사연이 담겨 있고, 깨지지 않는 한 그 이야기는 천년 만년 이어진다. 로얄코펜하겐과 로모노소프, 웨지우드와 빌레로이 앤드 보흐, 포트메리온 그릇이 찬장 가득 쌓여 있지만, 나는 개수대에 항상 놓고 쓰는 20년 넘은 나의 코렐을 버릴 생각이 없다. 오랜 세월을 함께하면서 흰 바탕에 푸른색으로 잔잔한 열매가 그려진 그 그릇과 나만의 역사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은밀한 이야기. 

화려하고 섬세한 그릇과 마찬가지로 잘 깨지지 않는 만만한 그릇 역시 참으로 귀한 존재. 사람 사귐도 그렇지 않나, 나는 생각해 본다. 다루기 조심스럽고 까다로워서 쉽게 다가서기 힘든 사람들의 묘한 매력에 이끌려 항상 곁에 있는 튼튼하고 듬직한 사람들의 중요함을 종종 잊어버리지만, 결국 오래 남아 곁을 지켜주는 건 그런 사람들이 아닌가, 하고. 

오래전 수업을 들으며 생각했다. 따스한 상아색 정요 백자와 서늘하게 푸른 그림자를 드리우는 송대 경덕진 백자 중 나는 어디에 가까운 사람인가? 그 시절엔 경덕진 백자처럼 도도하고 차가운 미인이고 싶었다. 세상이라는 곳에 꽤나 적의를 품고 철벽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내게 범접할 수 없었으면 했다. 

청춘이란 그렇게 서슬 푸른 것이다. 지금은 부드럽고 푸근한 정요 백자 같은 사람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모난 성미에 정 맞아 보기도 하고 싸늘한 성정 때문에 미움 받기도 해보아서, 이제는 그만 동글고 눅진하게 살고 싶은, 40대란 뭐, 그런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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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음악으로 새롭게 느끼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 비발디와 막스 리히터의 “사계” | 채널예스 2021-10-2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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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칸딘스키, 바비에르의 가을, 1908, 퐁피두 전시관 소장

계절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시절을 살고는 있지만, 여전히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세상을 사는 모든 이에게 유사한 경험과 기억을 제공하는 강력한 이미지를 가졌습니다. 새싹이 파릇하게 돋고 꽃이 피는 봄, 청명한 소나기와 강렬한 햇빛이 눈부신 여름, 풍성한 곡식과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화려한 가을,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살을 에는 추위로 정신이 번쩍 드는 겨울.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인류 공통의 소재이지요.

이탈리아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에게도 사계절은 뚜렷한 성격을 가진 매력적인 주제였습니다. 1725년, 그가 작곡한 “화성과 인벤션(기악 다성음악)의 실험, Op.8”에는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이 총 열두 곡 들어 있습니다. 두 권의 악보집에 여섯 곡씩 나누어 출판되었는데 그 중, 1권의 첫 네 작품이, 봄(La primera), 여름(L’estate), 가을(L’autunno), 겨울(L’inverno)입니다. 각 협주곡은 계절을 묘사하는 소네트(14행으로 구성된 유럽의 정형시)를 따라 시어가 표현하는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릴 수 있도록 작곡되었습니다. 이처럼, 어떤 이야기나 이미지를 묘사하는 음악을 표제음악이라 합니다. 

서로 다른 성격과 분위기를 가진 사계절을 연주하는 협주곡, 비발디의 <사계(Op.8 no.1-4)>는 화려함이 극치에 달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대조적인 소재를 각각 대조적인 분위기를 가진 세 개의 악장으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독주 악기와 관현악단이 대립과 조화를 이루는 협주곡이라는 장르로 다층적이며 입체적인 구조를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독주가 전경(前景)에 관현악이 후경(後景)에 위치하는 소리의 층위는 이리저리 얽히고 조합되며 고정되지 않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음향을 제공합니다. 특히,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비발디는 바이올린의 다양한 기법과 음향을 활용해 독주악기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하며 더욱더 생생하게 자연과 시의 이미지를 묘사했습니다. 

삼백 년이 지났음에도 비발디의 <사계>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텔레비전 광고, 지하철 안내방송, 학교 종소리, 심지어 전화벨 소리까지 어디서든 사계의 선율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많이 사랑을 받아 수없이 반복된 탓에 이젠 그 의미가 퇴색되어 버린 <사계>는 아무리 비발디의 음악이 탁월하고 아름답다 해도 전처럼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끝없이 반복되었고, 죽을 때까지 반복될 것 같은 사계절처럼 말이죠. 

그래서 독일 작곡가인 막스 리히터(1966- )는 비발디의 사계를 재창조하기로 했습니다. 계절을 묘사하는 사계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사계를 생생하게 박아 넣은 비발디의 음악을 되살리는 작업이었지요. 작품마다 ‘빠르게-느리게-빠르게’ 속도를 가진 원곡의 3악장 뼈대를 유지하고, 누구나 들으면 악장을 특정할 수 있는 상징적인 선율이나 리듬을 사용해 듣는 이가 비발디의 사계를 떠올릴 수 있도록 작곡했습니다. 

비발디의 <사계> 원곡중 ‘봄’을 연주하는 보이스 오브 뮤직과 바로크 바이올린 주자, 알라나 유세피안의 음악을 먼저 듣고 리히터의 ‘봄’을 들어 보세요.


비발디 사계 봄 Op. RV269


막스 리히터, 비발디 사계 리메이크 작품(2012)


봄 1 


봄 2 


봄 3 


바이올린 협주곡의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관현악 음향은 훨씬 가볍게 만들고, 전자 음향을 더한 리히터 고유의 색채는 비발디의 사계에 완벽하게 섞여들어 갑니다. 미니멀리스트인 리히터는 반복되는 음형을 음악의 재료로 주로 사용하는데 비발디의 사계는 그의 작곡 언어에 완벽하게 들어 맞습니다. 

‘가을’도 들어보세요. 거의 차이가 없는 듯 들리지만, 원곡에서 음표를 하나씩 빼, 비대칭 리듬으로 만들어 버린 리히터는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는 없는 신선한 ‘가을’을 들려줍니다.


비발디 사계 가을Op.8 RV293 

보이스 오브 뮤직, 클라라 무어 바로크 바이올린 독주


막스 리히터, 비발디 사계 리메이크 작품 중

가을 1 


비발디 사계 겨울 Op.8 RV297 2악장 

보이스 오브 뮤직, 신티아 프라이포겔 바로크 바이올린 독주


막스 리히터, 비발디 사계 리메이크 작품

겨울 3 


리히터가 재창조한 비발디의 <사계>는 익숙한 음악을 낯설게 만들어 우리가 다시 그의 음악을 재발견하도록 합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선율이 새로운 맥락에서 들려올 때, 우리의 귀는 그제야 깨어나 진심으로 듣기 시작합니다. 비발디의 사계를 재해석한 후, 리히터는 그만의 방법으로 다시 사계절을 묘사합니다. 이번에는 우리 주변에서 계절을 알려주는 풍경 소리 녹음을 음악 재료로 삼아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리히터만의 <사계>를 작곡한 것이죠.


막스 리히터, 비발디 사계 리메이크 작품 중

그림자 3 


그림자 3은 ‘가을’입니다. 곤충 소리, 바람 소리, 물소리, 새소리 등 자연을 그대로 음악에 담고, 비발디의 세 번째 협주곡, '가을'에서 연주되었던 하프시코드를 음악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이처럼 주변 환경의 소음을 녹음해 음악을 작곡하는 기법은 R. 머레이 셰퍼(1933-2021)의 ‘소리 풍경’ 혹은 ‘사운드스케이프’라 합니다. 음악을 악기 소리로만 제한하는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어 우리가 사는 세계 자체를 무대로 확장해 가능한 모든 소리를 음악으로 다루는 생각의 전환을 시도했습니다. 음악으로 그린 인위적 ‘가을’과 자연이 만들어 내는 ‘가을’의 소리를 겹칠 때, 우리의 가을은 더욱더 아름답게 확장됩니다. 또한, 현대적인 리히터의 전자 음향이 비발디가 살던 시대의 하프시코드 소리와 겹쳐질 때는 시간과 문화를 구분 짓는 음악의 경계도 ‘가을’이라는 익숙한 주제 안에서 부드럽게 사라집니다.  

음악이 묘사하는 사계절은 눈에 보이는 자연일 수도 있고, 그 계절을 사는 우리의 심리일 수도 있습니다. 계절을 묘사하는 예술 작품이 거꾸로 우리에게 계절을 알려주는 상징이 될 때, 실제 자연은 예술 앞에서 그림자처럼 자신을 감출 수도 있지요. 리히터는 계절로 대표되는 우리의 삶과 자연, 비발디의 <사계>, 그리고 자신의 작업이 어떻게 연결되고 얽히는지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예술가가 우리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새로운 창작 방법을 보여주는 이유는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기를, 반짝이는 감동을 위해 현재에 몰입할 순간을 전달하기 위해서랍니다. 깊어 가는 가을, 두 예술가의 선물과 함께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비발디: 사계 (Vivaldi: Concerto Op.8 No.1-4 'The Four Seasons')(CD) - Itzhak Perlman
비발디: 사계 (Vivaldi: Concerto Op.8 No.1-4 'The Four Seasons')(CD) - Itzhak Perlman
Itzhak Perlman
Warner Classics
Daniel Hope 막스 리히터가 편곡한 비발디: 사계 (Max Richter: Vivaldi Recomposed - Four Seasons)
Daniel Hope 막스 리히터가 편곡한 비발디: 사계 (Max Richter: Vivaldi Recomposed - Four Seasons)
Daniel Hope,Andre De Ridder,Konzerthaus Kammerorchester Berlin,Max Richter
UniversalDeutsche Grammop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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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다혜 “좋아하지 않아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 채널예스 2019-11-2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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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회사원’인 이다혜 작가가 신작을 냈다. ‘일터의 여성들에게 필요한 말, 글, 네트워킹’이라는 카피를 단 자기계발서. 이 책은 제안을 받고 쓴 글이 아니다. 올해 6월 말, 여성들의 ‘일’을 소재로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함께 책 작업을 할 수 있는 편집자에게 연락한 후 딱 3개월만에 출간됐다. 지금 일하는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매우 현실적인 팁이 빼곡히 수록된 덕분에 책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88쪽, 작은 판형의 책이지만 눈이 돌아가는 시간이 무섭게 밑줄을 긋게 된다. 단순히 ‘사이다 발언’이 아니라, 실질적이라서 더 곱씹게 되는 이야기들. 비단 여성뿐 아니라 ‘정확하고 단단하게’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씨네21>에서 편집팀장으로 일하는 이다혜 작가는 2012년  『책 읽기 좋은 날』  을 시작으로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  『아무튼, 스릴러』 ,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교토의 밤 산책자』  등을 썼다.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에 출연하면서 ‘책 좀 읽는’ 독자들로부터 무한 애정과 신뢰를 받았고, 지금은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 팟캐스트 <이다혜의 21세기 씨네픽스>를 진행 중이다.

 

『출근길의 주문』  을 쓴 이다혜 작가와 서면으로 만났다. “솔직한 성격은 타고난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전혀 솔직하지 않다”고 답한 작가. 하지만 이 인터뷰는 솔직하게 답한 것 같다. ‘꼰대주의보’가 내려졌거나, 내려질 전망인 사람들은 특히 더 정독하자.

 

누구 한 사람만 앞에 있어도, 한 명만 눈에 보여도, 그 길을 선택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 내가 일을 시작하던 때는 결혼하지 않고 40대가 될 때까지 조직 생활을 하는 여자가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점점 늘고 있다. 회사마다 관리직, 임원급에 오르는 나이 든 여성이 늘고 있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도 늘고 있다. 여자의 자리는 정해져 있지 않다. 과거의 기준으로 상상하지 말자. ( 『출근길의 주문』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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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자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올해 3월에 전작 『교토의 밤 산책자』  를 내고, 5개월 만에 신간이다. 굉장히 시의성이 있는 책으로 읽었는데, 『출근길의 주문』  의 책 계약은 언제했나?

 

다른 내용으로 계약한 건이 있었고, 편집자에게 이런 내용으로 책을 쓰고 싶다고 연락한 게 2019년 6월 27일이었다. 빨리 써서 빨리 내고 싶었기 때문에 바로 진행이 가능한지, 일찍 낼 수 있는지 편집자에게 문의했고 바로 진행했다. 일정이 늦어질 듯하면 다른 출판사를 알아볼 생각이기도 했고.

 

기자의 책은 매체에서 소개를 잘 안 해준다. 어떤가? 지금까지 책을 내면서, 언론에 기사가 많이 나왔는지 궁금하다.

 

기자가 쓴 책은 매체 리뷰가 거의 실리지 않는다고 느낀다. 일단 내 책에 대해 매체 리뷰를 받는 일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고. 나 역시 기자가 쓴 책보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책을 선호하기는 하니, 별 수 없다고 느끼긴 한다.

 

『출근길의 주문』  은 꼭지 제목 중 하나다. 초고를 쓸 때, 제목은 무엇이었나?

 

내가 원고를 쓰면서 생각한 제목이 따로 있기는 했고, 원고를 보낼 때는 제목이 없이 보냈다. 그 편이 편집부에서 더 편하게 제목에 대해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 받은 제목은 문장형 제목이었는데, 최근 내가 문장형 제목으로 된 에세이에 대한 피로도를 느끼고 있던 참이라 가능한 문장형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제목 확정이 잘 되지 않아서 고심하고 있었는데, 편집부에서 ‘출근길의 주문’이 어떻겠느냐고 질문을 주었을 때 나 역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제목 관련한 본문 내용은, 전에 함께 일한 적 있는 최다은 SBS PD가 출근길의 만다라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떠올려 적은 내용이었다. 책이 나온 뒤, 가장 먼저 최다은 PD에게 선물과 함께 책을 줬는데, 정작 본인이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을 못 했다. 주변 사람이 한 좋은 생각을 크레딧 달아서 기억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도 이 책 제목에 대해서는 고맙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집필을 시작한 시기는 언제인가?

 

올해 7월 초부터 쓰기 시작했고, 중간에 휴가와 추석 연휴가 있었기 때문에 그 기간에 집중해서 썼다. 이런 내용으로 책을 쓰겠다는 생각은 이미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지고 있던 원고가 원고지 300매 정도 분량이 있었고, 책 전체에 쓸 내용은 이미 2년 전부터 95% 정도 완성된 상태(꼭지의 제목과 해당하는 내용 폴더가 이미 완료된 상태에서 절반 정도만 추려서 쓴 책이 『출근길의 주문』)에서 쓰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는 원고를 추가하면서 계속 고치는 작업을 했다.  

 

편집자와 작업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했나?

 

작업을 함께 한 허유진 편집자가 사회생활 관련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글을 읽고 싶다는 의견을 메일로 정리해서 준 적이 한 번 있었다. 그 중에 취사 선택을 해서 원고에 추가했다. 편집자와 편집부의 도움을 가장 크게 받은 부분은 구성이었다. 원고 배치 순서와 내지 편집에 대해서는 가능한 편집자의 의견을 거의 다 따랐다.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책을 보면, 스스로 홍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비호감이 되지 않으면서 적절히 자신의 성과나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노이즈 없이 좋은 결실만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홍보가 과하면 비호감으로 찍히는 일을 피할 수 없고(나 역시 그런 계정들은 뮤트해버린다), 홍보가 부족하면 뭘 하는 사람인지 알려지지 않는다. 나도 SNS를 하는 데 있어서 그런 부분 때문에 늘 고민이다. 내가 SNS에 대해 할 수 있는 조언은, 의견을 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주력하는 일에 관련된 뉴스를 업데이트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말라는 정도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나 개인이 인정받고 책을 구입하게까지 유도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개인의 인기에 기대어 활동하는 일에 대해서는 장래성이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 어떤 뉴스와 이슈에 대해서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신뢰가 있으면 의견이 다를 때도 쉽게 팔로우를 끊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이 책의 주 타깃 독자는 누구인가?

 

이 책을 쓰면서 생각한 독자는, 첫째, 나처럼 20년 정도 일한 40대 이상의 여성들이다. 남자에게 일을 배워 여자 부하직원과 일하는 경험은 남성에게도 어렵지만 여성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나도 같은 여잔데’라고 생각하며 하는 실수가 많다. 혼자 겪는 외로움이 아니라는 위로를 하고 싶었고, 동시에 얼른 정신차리라고 하고 싶었다. 둘째, 중간관리자 급이 되는 10년차 직원들에게도 1번과 같은 의미에서 쓸만한 노하우를 전하고 싶었다. 셋째, 신입사원에서 5년차 사이의 여성들이 많이 읽기를 바라며 쓰기는 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 중에는 경험하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어떻게 읽고 계신지 알고 싶다.

 

긴 이야기를 요약하면, 내가 여자라고 해서 다른 여자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출근길의 주문』은 ‘일’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직장인이든 프리랜서든 관계없이 읽기를 원하며 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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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모르면 크게 혼쭐이 날 것이다

 

책의 첫 장이 ‘페미니즘과 글쓰기’다. 직장에서 페미니스트로 인식되면, 종종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보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만 입에 올려도 과격하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요즘 너무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내가 하는 말은, ‘모르면 크게 혼쭐이 날 것이다 곧 망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평상시 생각보다 좀 더 과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에 기준을 두지 않으면 과거를 답습하는 데 그치고 만다.

 

누가 봐도 꼰대인 상사와 잘 관계 맺는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

 

꼰대인 사람과 관계를 잘 맺으면 초고속으로 꼰대가 된다. 여자 꼰대들이 “나는 여자라 꼰대가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걸 볼 때가 있는데, 다 똑같이 된다. 어떤 사람에게 장시간 노출되면 비슷해지는 게 인간이며, 나의 경우는 좋은 관계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그런 상사가 같이 일하기 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도록 일했다. 이런 전략의 문제도 있다. 승진을 잘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꼰대인 사람과 잘 관계 맺으며 꼰대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 애초에 이런 책이 왜 필요하겠는가?

 

당신이 좋아하는 후배 유형은 어떤 캐릭터인가?

 

두 번 말하게 하지 않는 사람. 문제는 같은 말 반복하게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같은 말 반복하게 하는지도 잘 모른다.

 

좋아하는 상사 유형, 또는 선배 유형은 누구인가?

 

결정이 빠르고 책임감 있는 사람.

 

55쪽에 보면 “꼼꼼하게 리뷰해주는 상사가 있다면 그 신뢰도는 급격히 상승한다”고 써 있다. 당신이 피드백을 할 때, 가장 잘 활용하는 단어 혹시 표현이 있다면 무엇인가?

 

피드백할 때 사람마다 쓰는 단어나 표현이 다르다. 원고에 대해 피드백할 때도, 그 사람이 어떤 원고를 주로 쓰느냐에 따라 다르게 말한다. “재미있어요” “좋았어요” 같은 가장 간단한 말도 언제나 효과 있지만, 다른 사람이 쓰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쓰지 않는,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딱 들어맞는 표현을 들으면 기분 좋으리라 생각하고 그런 표현을 고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특별히 잘 활용하는 말이 있지는 않다. 물론, 내가 이렇게 고심해서 말을 골라도 상대가 언제나 그 고심을 헤아려준다는 뜻은 아니다.

 

‘인생은 피드백’이라는 말에 굉장히 동의한다.  『출근길의 주문』  을 읽으면, 관계를 잘 못 맺는다고 하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잘 챙기는 것 같다. 당신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

 

성격이 비관적이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서 내 힘을 빼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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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

 

일단 하려는 말이 있어야 한다

 

프로필 소개를 읽으니, “팀원 없는 편집팀장”으로 일한다고 써 있다. <씨네21>에서는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궁금하다.

 

주 업무는 주간지 편집이다. 세 명이 하던 일을 혼자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한 명 쓰는 시스템이 되었다. 기자들의 원고를 읽고 제목을 달고, 수정사항이 있는지 확인해 전달한 뒤 책이 나오기까지 전 과정에서 일한다. 책 관련해 원고를 쓰는 일도 하고 있다. 업무량이 계속 늘고 있다.

 

<씨네21>에서 ‘다혜리의 요즘 뭐 읽기?’가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칼럼을 어떻게 쓰게 됐는지 궁금하다.

 

연재를 시작한 것은 고경태 편집장이 <씨네21>에 있던 때였다. 내가 쓰는 원고가 있으면 좋겠다는 윗사람의 판단이 그 코너를 지금까지 쓰게 만든 셈이다. 이 코너는 일단 책을 여러 권 읽다가 쓸 책을 정하는 거라서, 원고량 대비 품이 많이 드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는 꼭지다.

 

글도 좋지만 말도 잘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둘 다 잘하는 작가들이 간혹 있긴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말을 잘하는 노하우를 알려달라!

 

글이든 말이든 하려는 용건이 분명해야 한다. 발음이나 목소리가 좋다면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일단 하려는 말이 있어야 한다. 알맹이 없는 말이나 글을 필력이니 말투니 하는 것으로 돌파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다만, 의식적으로 천천히 말하는 것과, 할 말 없을 때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중요한 스킬임에 분명하다.

 

후속작이 궁금하다. 여행 책은 언제 나오나? 

 

내가 책을 열심히 쓰는 이유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에서 나오는 <코난 도일> 책 마감을 못하기 때문도 있다. 정작 그 책을 못 써서 다른 책을 쓰고 있다. 올해를 넘기지 않고 그 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런던과 에딘버러를 중심으로 코난 도일과 셜록 홈즈 이야기를 기행 구성으로 쓰는 책이다. 이 책으로 고민한 만큼 책이 팔린다면 100만 부가 나가야 할 것 같다. 열심히 쓰는 중이다. 여행책이라면 유유에서 <여행의 말들>도 예정에 있다.

 

책을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선배 작가로서, 팁을 하나 준다면?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쓰는 건 쉽지 않다. 특정한 주제나 소재를 가지고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을지 구성을 먼저 짜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일정한 분량의 글을 꾸준히 써야 한다. 그리고 내가 쓰려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만한 출판사는 어디가 있는지, 다른 작가들은 유사한 주제나 소재에 대해 어떤 글을 쓰는지 살펴보라. 결국은 독자가 저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저자들도 있지만, 나는 이런 원론적인 방법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정말 좋게 읽은 책, 2권만 추천해달라.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올가 토카르추크의 책, 그리고 2018년 부커상을 받은 『밀크맨』.

 

『출근길의 주문』  은 확실히 여성 독자를 타깃으로 썼다. 이 책의 여성 남성 독자 비율이 확연하게 차이가 날 것 같은데, 남성 독자에게 혹시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일을 잘하는 방법만 따지면 여성, 남성이 따로 있지 않다. 문제는 채용, 승진, 급여의 문제에서 사회가 남성을 인정하는 만큼 여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 잘하는 여성 실무진에 대한 남성 상사들의 인정보다도, 여성을 실무진에서 승진시키지 않고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쪽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남성이라면 여성 동료에게 잡무가 몰리는 일을 방관하지 말고, 승진이나 포상 관련한 기회가 있을 때 일 잘하는 여성 동료를 추천하라고 말하고 싶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프로파일>을 진행하고 있다. 단독으로 팟캐스트를 더 진행한다면, 어떤 주제로 만들고 싶나?

 

나에게는 정말 책만 다루는 팟캐스트가 필요하다. 연락 달라!

 

『출근길의 주문』  을 읽고, 딱 3개만 기억하자!고 말한다면, 어떤 것을 특히 강조하고 싶나?

 

첫째, 다른 여성을 좋아하지 않아도 존중하고 같이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다음해 계획을 세우는 것만큼이나 연말에 그 해 자신이 한 일을 정리하는 포트폴리오 갱신 작업을 해라. 셋째, 어제보다 나아진 오늘의 나를 칭찬해라.


 

 

출근길의 주문이다혜 저 | 한겨레출판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남자들만의 네트워킹에 밀리고 싶지 않아 나름의 노력을 해본 여성들, 열심히 일하지만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있는 여성들에게 이 책은 ‘말, 글, 네트워킹’이라는 보다 정교한 무기를 손에 쥐여주고 투지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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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월간 채널예스 10월호 마감 중입니다! | 채널예스 2019-09-2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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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안녕하세요 채널입니다.

추석 잘 보내셨나요? 후덜덜.....

저는 지금 마감 중인데.

자꾸 잡무와 미팅과 기타 등등 업무가 쏟아져서...요.

흑. 제 원고 마감만 못하고 있네요!

 

지난주 진행한 10월호 촬영 현장,

현장 뒷이야기가 좀 있었는데요.. ㅎㅎ

그건 후기에 쓰려고요.

 

10월호의 주인공 누구일까요?

아시는 분은 천재.... 독자님! 입니다!

 

 

힌트는... 바로 아래 사진...!

넘 쉽죠잉.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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