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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가 가가가? | 똑바로 책읽기 ! 2018-01-1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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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붉은 손가락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현대문학 | 200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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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외 문학으로 주로 영미쪽 장르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라 일본 장르 소설은 읽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 여름부터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읽고 있는 것이 미야베 미유키와 히가시노 게이고다. 아직 읽은 권 수도 작고 그들의 대표작을 읽지도 않아 평가를 내리기 이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소감은 이렇다. '일본 장르 소설이 어쩐지 재패니메이션의 특성(혹은 단점)을 빼닮았다는 것.' 다시 말해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치밀한 묘사에 비해(뛰어난 외형적 완성도에 비해) 인물 설정이 진부하거나 관념적이고, 주제는 개인보다 사회에 치중해 있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서구식 작법을 모방한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내가 처음으로 읽은 일본 장르 소설은 그런 단점들이 여럿 부각되는 미야베 미유키의 "크로스 파이어"였다). 


그리고 지난 주엔 히가시노 게이고의 '빨간 붉은 손가락' 을 읽었다. 마침 큰애가 재밌다며 툭 던져 준 책인데 읽기 전에 검색을 해보니 히가시노의 "가가 형사" 시리즈 물이라고 한다. 내가 일본 소설을 읽으면서 힘든 점은 바로 사람 이름을 익히는 것이다. 낯선 일본 이름이 여럿 등장하면 누가 누구인지 헷갈려 이야기 흐름을 놓치기 일쑤다. 그럴 땐 쪽지에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며 읽곤 한다.(반대로 일본 사람들은 우리의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 같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오달수와 오만석과 오민석이 같이 등장한다면 이름 때문에 한참 애먹을 것이다.) 


책 초반에 두 명의 이름이 나왔다. '다카마사'와 '마쓰미야'. 일단 적어둬야지.... 몇 페이지 읽다보니 그 중 한 명인 다카마사의 풀 네임이 "가가 다카마사"라고 한다. 앗! 그럼 이 사람이 바로 가가 형사로군. 가가 다카마사에 밑줄 쫙~ 동그라미 땡땡. 주인공 포착 완료.


그리고 곧바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범인 정체는 독자에게 공개된다. 흠...이게 바로 일본 장르 소설 작가들이 즐겨 쓴다는 '사회파 미스테리' 작법 즉, 누가 범인이냐에 중점을 두는 게 아니라 왜 범인이냐, 왜 이 사회가 범인을 양산할 수 밖에 없느냐에 중점은 두는 것인가 보다. 그렇담 범인 이름에도 동그라미 땡땡. 


드디어 사건을 수사하는 주인공 가가 형사가 등장한다. 엥? 그런데 가가 형사 풀 네임이 가가 다카마사가 아니라 가가 교이치로라네? 그러니까 이 가가 교이치로가 진짜 가가 형사이고 먼저 나왔던 가가 다카마사는 주인공 가가 형사가 아니라 가가의 아빠였던 것이다. 그 가가가 이 가가가 아니었던 것. 에고 헷갈려라. @.@... 부산의 '가가 가가가?' 보다 한 수 위인 '가가가 가가가?' 신공.


사회파 미스테리 답게 살인 사건 자체보다 일본의 가족 해체를 묘사하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긴 하나 그래도 핵심적인 살인 사건이 너무 평이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범인들의 심리 묘사가 단편적이라 주제를 잘 살리지 못한다(오히려 사건과 추리 과정이 더 부각된다). 마지막 반전은 임팩트가 떨어지고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반전의 중심에 있는 인물도 독자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다. 대신 가가 형사의 캐릭터는 생기가 넘친다. 가가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니 혼자만 알고 거만하게 사건을 해결해가는 셜록 홈즈가 연상되었다. 


그래서 히가시노의 소설은 전반적으로 정통적 추리 소설을 닮았다. 정통적 추리 소설이란 하드 보일드가 미국에서 유행하기 전, 코난 도일과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처럼 조각난 여러 단서들을 퍼즐처럼 끼워 맞추며 마침내 결론에 도달하는 소설들을 말한다. 히가시노의 소설은 단지 범인을 미리 공개한다는 점이 좀 색다르지만, 그게 주제를 부각시킬 만큼 유용한 도구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히가시노의 수험서를 좀 더 읽어보면서 퍼즐을 끼워맞추다보면 답이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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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괴수 | 똑바로 책읽기 ! 2018-01-0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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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괴수전

미야베 미유키 저/이규원 역
북스피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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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식인 괴물과 마을 사람들의 한판 대결을 그린 소설이다. 그런데 말이 한판 대결이지, 마을 사람들은 거대한 괴물에게 속수무책으로 잡아 먹히기만 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두 마을은 하나의 산을 경계로 두고 대립 관계에 있다. 오랫동안 전쟁과 조공 관계를 반복하면서 서로에 대한 적개심이 크다. 마을 사람들의 욕심은 급기야 산을 개척하기에 이를 정도로 커진다. 그러니 초자연적인 괴물의 출현은 인간들의 반목과 자연 훼손에 대한 응징인 셈이다. 그럴듯한 주제로 시작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결말이 애니메이션처럼 '화사~하게' 마무리 되어 좀 뜬금 없다. 


이 책은 마치 '원령 공주'의 소설 버전 같다. 원령 공주의 재앙신처럼 이 책의 괴물도 인간의 죄와 문명화를 벌하러 내려온 산신으로 묘사된다. 일본은 유달리 많은 자연신을 숭배해온 나라다. 대형 지진이 끊임 없는 나라에서 자연은 더욱 두려운 존재일 수 밖에 없을 테다. 우리의 산신이 종종 해학적으로 묘사되는 반면 일본의 산신은 진지하고 무섭다. 그런 무서운 신이니 빠른 산업화와 서구화로 자연을 개척하는 일이 급속도로 일어나면 벌은 당연한 것이리라. 다가올 재앙은 숙명이고 지나간 재앙은 트라우마로 남는다.  


자연재해와 대량살상에 대한 일본인의 공포는 태평양 전쟁 이후에도 이어진다. 원자탄을 얻어 맞고 도시 전체가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목격한 아이들은 도시가 한순간에 파괴되는 모습을 스스럼 없이 그려낸다. 마징가 제트를 그린 나가이 고의 70년대 만화들을 보면 도시가 파괴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장면이 정말 잔인하게 묘사된다. 한번 싸웠다 하면 도시를 깡그리 날려버리는 마징가와 악당 로봇들은 자연신을 대신하는 기계신이며(실제로 마징가는 Machine과 마신魔神을 동시에 본딴 이름이다), 고질라는 입에서 방사능 화염을 뿜어내는 원폭 시대의 재앙신이다. 그리고 일본인이 가진 오랜 트라우마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형태로 다시 깨어나는 듯 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일본인들이 또다시 대량 살상을 겪었고 미야베 미유키도 그 사고를 목격한 직후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작품 구상에 참고하기 위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까지 봤다고 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화를 경험한 나라다. 우리의 산업화 폐해는 일본에 비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 역시 산업화의 잘못된 결과로 탄생한 존재다. 하지만 봉준호의 괴물은 인간에게 경고만 내리는 미물일 뿐이지 결코 신적인 존재로 격상되지 않는다. 반면 비슷한 이유로 탄생한 미야베 미유키의 괴물은 마을 사람들에게 신적인 존재로 추앙 받는다. 모르긴 몰라도 일본의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괴물들은 우리의 괴물처럼 일개 거지(윤제문)와 바보(송강호)에게 죽음을 당하는 해학적인 결말을 맞이하진 않을 것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범작들처럼 이 책도 크게 뛰어난 작품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주인공과 주인공을 따르는 인물 설정도 근거 없이 정의롭기만 해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다만 내가 읽은 미야베의 현대물들과 달리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점이 볼만했고, 이야기 진행이 한편의 영화처럼 박진감이 넘쳤다(애니메이션 같은 결말만 빼고). 그리고 작가가 괴물을 묘사하는 시각을 통해 일본 사람들의 자연신에 대한 두려움이나 대량 살상의 트라우마 같은 것을 또다시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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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로 렌의 고민 | 삐딱하게 영화보기 ▣ 2017-12-1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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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라이언 존슨
미국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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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로 렌", 제국군의 지휘관  
본명, 벤 솔로
가족관계는 아빠 한 솔로, 엄마 레아 공주 
(더 나가면, 외삼촌 루크 스카이워커, 외할아버지 다쓰 베이더) 

카일로 렌은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다쓰 베이더를 잇는 악당 캐릭터다.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제다이 수업을 받던 중 제다이 수련생들을 모두 죽이고 제국군으로 전향했다는 설정마저 오비원 케노비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사제지간 악연을 그대로 따랐다. 

새로운 시리즈의 악당은 다쓰 베이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카일로 렌은 다쓰 베이더를 닮기 위해 괜히 마스크를 쓰고, 아빠를 죽이는 패륜까지 저지르지만, 그럼에도 다쓰 베이더만큼 강력한 악의 화신이 되지 못할까봐 늘 불안해 한다. 저항군의 수장인 엄마를 죽여야할 때 머뭇거리고, 스승 루크 스카이워커에 대한 열등감으로 부하들 앞에서 허둥대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 점에서 카일로 렌은 복합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이지만, 다쓰 베이더처럼 사악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오리지날 시리즈에서 악의 화신 다쓰 베이더는 늘 자신감에 넘쳤고, 결단력이 있으며, 가족 앞에서도 무자비하다. 갈등과 참회는 죽기 직전에 딱 한번 보여줬을 뿐이다.   

선임자 다쓰 베이더를 뛰어 넘지 못한다는 점은 극중 카일로 렌의 고민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가 가진 고민이기도 하다.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는 분명 멋진 액션신과 세련된 영상미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현대 영화 기술로도 오리지날 시리즈(에피소드 4,5,6)가 만들어낸 끝내주게 창의적인 세계를 뛰어넘지 못한다. 막강한 제국군, 데쓰 스타, 포스, 광선검, 워프 항법 등은 이미 40년 전의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들이다. 오죽하면 이 영화의 극중 대사에서 조차 "다쓰 베이더 등등...지나간 것은 다 잊어버려!" 라고 할까. 

"라스트 제다이"는 전편과 다음 편을 연결하는 영화라 그런지 스토리에 결말이 없고 캐릭터 구축도 여전히 미완성이다. 전편에서 재기발랄한 매력을 보여주었던 레이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만 보여준다. 카일로 렌이 나약한 악당이라면 루크 스카이워커는 나약한 스승이다. 루크는 요다나 오비원 케노비처럼 믿음직하지 못하고 성실히? 가르치지도 않는다. 포는 한 솔로처럼 멋진 우주 조종사가 아니다. 감초 역할을 맡은 핀과 로즈는 케미가 어딘가 어색하다. 원조 로봇 감초들(쓰리피오와 알투디투)의 케미보다 못하다.

물론 오리지널 시리즈의 향수를 지우고 본다면 이 영화는 무척 재미있는 영화다. 스타워즈 시리즈만이 가진 세계관과 볼거리가 가득하다. 다시 보면서 느낀 점이지만 스타워즈는 참 서구인들이 좋아할만한 대중문화적 요소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 로마 제국이나 나찌가 연상되는 악당, 반대로 민주 정부와 연합군이 연상되는 저항군, 중세 기사와 수도승, 요정이나 애완 동물을 대신하는 귀여운 로봇과 외계인, 서부 영화 같은 경쾌한 총싸움, 로맨스, 가족애, 아빠 컴플렉스, 그러면서 과학 문명과 과학 기술에 대한 자부심 등. 

1977년 첫 편이 상영될 때는 다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한 편의 오락 영화였지만,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스타워즈는 서양식 '현대판 삼국지'로 진화해가는 듯하다. 서구 문명을 지탱하는 두 축이 그리스 신화와 성경이라면 서구의 대중 문화를 대변하는 (영화에서) 두 축은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이라고들 말한다. (거대한 함선을 타고 미지의 우주로 탐사를 떠나는 스타트렉은 서구의 식민지 개척 역사, 혹은 제 3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대변한다.)

서구 문화, 역사, 철학을 이것 저것 끄집어내면서 볼 수 있는 영화, 아니면 그저 세대를 지나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장수 오락 영화. 모두 스타워즈의 매력이다. 유치 무공이 포스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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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글쓰기 | 똑바로 책읽기 ! 2017-07-0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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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헤밍웨이의 글쓰기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래리 W. 필립스 편/이혜경 역
스마트비즈니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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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글쓰기" 라니, 제목만 보면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 식 글쓰기 기법이 좌악~ 담겨 있을 법하지만 선정적인 제목과 달리 이 책은 헤밍웨이의 글쓰기 기법보다 헤밍웨이의 글쓰기 견해가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엮은이) 래리 필립스는 헤밍웨이 글에서, 그리고 헤밍웨이가 지인들과 동료 작가에게 보낸 편지와 인터뷰에서 발췌한 글쓰기에 관한 짧은 견해들을 주제별로 엮었다. 그 주제별이란, 작가의 자질, 작가들에게 주는 충고, 작업 습관에 대하여, 음란성, 정치, 작가의 삶이다. 조각 견해들을 모은 것이다보니 이 책은 짧은 문장들로 넓직넓직 하게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짧지만 강렬한" 헤밍웨이 문장을 대변하듯 문장 하나 하나가 청새치처럼 살아 꿈틀거리는 것 같다. 진지하고 냉소적이면서도 위트가 있는 청새치다.


노는 물이 좀 다른 작가들이긴 하지만 굳이 비교를 하자면,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나 딘 쿤츠의 <베스트 소설 이렇게 써라>, 혹은 오슨 스콧 카드의 <캐릭터 공작소>같은 책들이 속성 영문법과 영단어 암기 요령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책이라면, 이 책 <헤밍웨이의 글쓰기>는 마치 "영어 공부에 왕도가 어딨냐 ㅋ" 라고 툭 던지는 식? (그래도 책 뒷부분에 영문법 맛보기에 해당하는 내용 정도는 나온다.)


글쓰기 기교보다 글쓰기 전반에 대한 사색과 영감을 얻고자 하는 분들에겐 재미있는 책이겠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는 문학 버전의 <군주론>을 읽는 기분도 들었다.  





젊은 작가: 작가가 되기 위해 가장 좋은 초기 훈련이 무엇인가요?

헤밍웨이: 불우한 유년 시절을 겪는 거라네.

(p18)


정의와 불의를 구별하지 못하는 작가는 소설을 쓰기보다 영재학교 졸업 앨범이나 편집하는 게 더 낫다.

(p19)


글을 써서 팔고 있네. 그런데 부자가 되지 않네. 모든 작가는 처음에는 가난하지만 나중에는 부자가 되지. 나는 그걸 믿고 있네.

(p98)


젊은 작가: 그건 대학에서 가르치는 글쓰기 방식이 아닌데요.

헤밍웨이: 난 그런 건 잘 모르네. 대학에 다녀 본 적이 없거든. 하지만 글을 쓸 줄 안다면 어떤 빌어먹을 놈이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겠나.

(p126)


글쓰기 방법에 관해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때로는 쉽게 완벽한 글을 쓰게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바위에 구멍을 뚫어 화약을 넣고 폭파시키는 것처럼 어려울 때도 있지요.

(p145)



젊은 작가: 작가는 어떤 책을 읽는 게 좋을까요?

헤밍웨이: 모든 것을 다 읽어야 해. 그래야 무엇을 딛고 일어서야 할지 알 수 있거든.

젊은 작가: 하지만 모든 글을 다 읽을 수는 없잖아요.

헤밍웨이: 그럴 수 있다고 말한 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게 좋다고 했지. 물론 다 읽을 수 없지.

젊은 작가: 그럼 어떤 책이 필요할까요?

헤밍웨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를 읽어야 하고 캡틴 매리엇의 <미드십맨 이지>, <프랭크 마일드메이>, <피터 심플>을 읽어야 하네. 또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와 <감정교육>을 읽고 토마스 만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율리시즈> 그리고 필딩의 <톰 존스>와 <조지프 앤드루스>, 스탕달의 <적과 흑>, <파르마의 수도원>을 읽어야 해. 거기에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그 외 두 작품,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스테판 크레인의 <무갑판선>, <블루 호텔>, 조지 무어의 <환영과 작별>, 예이츠의 <자서전>도 읽도록 하게, 그리고 모파상의 모든 작품과 키플링의 훌륭한 작품들 전부, 투르게네프의 모든 작품과 허드슨의 <머나먼 나라 아득한 옛날>을 읽게. 헨리 제임스의 단편들도 읽어야 하는데 특히 <마담 드 모브>, <나사의 회전>, <여인의 초상>, <미국인>,....


젊은 작가: 그렇게 빨리 말씀하시니 다 적을 수가 없네요. 얼마나 더 남았죠?

헤밍웨이: 나머지는 다음에 말해주지. 지금껏 말한 것의 세 배는 더 있어.

:

(중략)

:

젊은 작가: 하지만 그 모든 훌륭한 작가들의 글을 읽으면 감히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헤밍웨이: 그러면 엄두를 내지 말아야지.

(p19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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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아이디어라... | 똑바로 책읽기 ! 2016-03-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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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진이 달라지는 아이디어 100

문철진 저
미디어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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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북이라는 이름이 그저 '별 내용 없는 사진집'을 뜻하지는 않을텐데 100가지나 된다는 이 책의 아이디어들은 고수의 숨은 비법이라기 보다 평범하고 즉흥적인 멘트에 가깝다. 100장의 사진들도 포토북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책을 한 권 엮을만큼 예술적인 가치는 없다. 난 비록 이제서야 카메라를 사든 사진 왕초보이긴 하나, 100가지 아이디어를 내걸었다면 13,500원에 걸맞는 알찬 내용이 들어가있기를 기대하는 합리적인 구매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말해두고 책은 사지 않고 책방에서 다 읽었다. 재작년에 누군가가 "책을 책방에서 대충 읽은 주제에 뭘 안다고 혹평이냐!"라고 나한테 핀잔을 준 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책방에서 책을 읽는다해서 대충 읽으려니 생각지는 마시길. 그 순간은 합리적 구매 결정을 위한 초섬세 초긴장 정독 모드에 들어간 단계임.)  


우리나라에서 사진 애호가만 수백만 명이라고 하니, 큰 시장을 등에 업고 이런저런 이름과 기획으로도 책이 뚝딱 엮어져 나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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