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블로그 | 랜덤블로그 쪽지
ara19님의 블로그
http://blog.yes24.com/smilealot
리스트 | RSS
태그 & 테마링 | 방명록
ara19
님의 블로그
프로필 쪽지 친구추가
11월 스타지수 : 별10
댓글알리미 비글 : 사용안함
전체보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리뷰
나의 리뷰
기본 카테고리
나의 메모
기본 카테고리
태그
내용이 없습니다.
2022 / 11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월별보기
나의 친구
나의 친구들
최근 댓글
ara19님~ 시간 내어 책 읽어 주.. 
ara19님! 좋은 리뷰 감사 드립니.. 
새로운 글
오늘 1 | 전체 481
2007-01-19 개설

전체보기
지옥 | 기본 카테고리 2022-09-26 22:27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16936681복사Facebook 보내기 트위터 보내기

[도서]지옥

가스파르 코에닉 저/박효은 역
시프 | 2022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지옥이 공항이라고?

꽤 참신한 소재이다.

독특한 설정에 흥미롭고 관심이 간다.

혹시, 이런 설정을 보고 '굿 플레이스'나 '코코'를 떠올렸다면, 그 생각은 잠시 접어두는 게 좋다.

이 책은 보다 철학적이고 인간의 본성과 위선을 고발하고 성찰하게 하며 물질 만능주의와 시스템화된 현대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책이다.

 

책 날개에 적힌 이 책의 지은이 가스파르 코에닉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이 책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가스파르 코에닉

철학자이자 정치가로 15편의 에세이와 소설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다. 2002년 리옹고등사범학교에 입학해 2004년 스물두 살의 나이에 철학 교수 자격증을 취득했다.  ... 이후 질 들뢰즈 철학에 관한 다수의 도서를 출간했다. ... 자발적 복종을 경계하고 자유주의를 예찬한 <혁명가, 전문가, 그리고 괴짜>로 2016년 정신과학 · 정치학 아카데미에서 수여하는 제릴리 마리모 문학상을 수상했다. ... 2013년 싱크탱크 '제네라시몽리브르'를 설립하며 정치계에 첫발을 내디뎠고, 2021년 5월 정당 '생플'을 창당해 2002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사상적으로 신자유주의를 배격하며 인공지능이 개인의 자유의지를 저해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프랑스 유력 일간지와 경제지의 논설 위원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런 작가의 성향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다.

그럼 지옥 속으로 떠나 보자.

 

즉음에 대한 온갖 진부한 통념들은 모두 산 자들이 퍼트린 것이리라. 내가 이 글을 쓰고자 결심한 이유도 바로 그 모순을 깨뜨리기 위해서다.

- 9쪽 -

 

 

46년의 결혼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아내를 두고 한 눈을 판 적이 없고, 늘 성실하게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하고 명성을 쌓아온 경제학 교수. 그는 약물이나 도박도 하지 않고 번 돈은 아내와 아들을 위해 기꺼이 할애하며 그야말로 모범적으로 반듯하게 살아왔다.

 

내세에 도착한 그는 직원의 안내대로 이동을 해서 새로운 공간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받은 리본이 묶인 작은 상자 안에는 신용 카드와 마이크로 칩이 있었다.

 

천국에도 첨단 기술이 있다니! 신께서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 몇 걸음을 더 걸어 나는 로비로 들어갔다. 드디어 사후 세계가 어떤 곳인지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이미 확실했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그에 관한 온갖 미스터리를 묘사했던 작가들은 우리를 완전히 기만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저승은 생각보다 훨씬 더 익숙하고 훨씬 더 불가해한 곳인 듯했다.

- 24쪽 -

 

그가 카드를 들고 도착한 곳은 바로 공항이었다.

 

"아, 걱정하지 마세요! 여기서는 무제한으로 카드를 쓰실 수 있으니까요."

- 27쪽 -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 전 세계 방방곡곡을 다 가볼 수 있다니. 게다가 무제한으로 사용 가능한 카드라니. 누구나 원하는 삶이 아닌가.

그의 마음은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었다.

 

하지만,

첫 목적지 카사네 공항에서 그는 깨닫는다.

절대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치과를 비롯해 맞춤 와이셔츠, 버라이어티쇼 극장, 탁구장, 중국 찻집, 수제 맥줏집, 비누 판매점 등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가 표시된 창의적인 필토그램이 그려진 온갖 표지판들이 있었다. 단 하나, '출구' 표지판을 빼고.

- 62쪽 - 

 

"당신이 뭔데 나를 못 나가게 해."

"저희가 부족함 없이 잘해드리고 있잖아요.. 저희는 어떤 출구도 완전히 쓸모없게 만들었어요. ...... 형편없고 예측할 수 없는 바깥에서 뭘 찾으시려고요? 이 초현대식 공항에서 영원히, 완벽한 안전을 보장받으며 모든 것을 할 수 있잖아요."

- 68쪽 -

 

이곳에 출구는 없다.

탑승권이 없으면 공항 시설을 아무 것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비행기를 예약하고 이동을 해야 한다. 한 곳에 머무를 수 없고, 무제한 카드로 산 모든 것은 금방 낡아서 못 쓰게 되어버린다. 영원히 멈추지 않는 유목 생활. 그것이 이곳에서의 생활이었다.

 

바로 그때, 나는 내가 완전히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있는 이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었다. 영원히 계속되는 가혹한 형벌이란, 유황불과 쇠꼬챙이가 아니라 등받이가 조절되는 안락한 의자가 있는 공항 대기실이었다.

- 72쪽 -

 

지옥에서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지만 어떤 것에도 만족할 수 없었다. 언제나 새로운 셔츠를 사야 했고 새로운 섹스 파트너를 찾아야 했다. 영원이라는 시간은 끊임없이 우리를 다그쳤다. 예상치 못한 혼란, 거짓된 결말, 그리고 계속해서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이승의 삶도 비슷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승의 삶은 우리에게 만족의 순간을 선사하며 그것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으리라는 달콤한 환상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지 않는다.

- 117쪽 -

 

 

그는 자신이 지옥에 올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살아오면서 잘못한 일이 없다. 그래서 지옥에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제가 주장했던 모든 이론들이며 제가 발표했던 논문들, 제가 구성했던 추론들은...... "

" 그러니까 그 이론들을 ...... 어떤 사악한 악마가 마음먹고 그 이론들을 활용했다고 생각해봐요. 그러면 어떤 세상이 될까요?

"말하기 어렵군요."

"그래서, 그 세상은 선생님이 영원히 살 수 있을 만한 세상인가요?"

"영원히, 그건 아닌 것 같아요. ...... "

"왜 영원히 살고 싶지도 않은 세상을 만들려고 했나요?"

"내가 만든 세계에 관해서라면 ...... "

"그 세계가 바로 선생님 앞에 있잖아요."

 

부정할 수 없었다. 극에 달한 효율성의 원칙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능적이고 완전하게 쓸모없는 거대하나 공항으로 만들어버렸다. 죽음을 맞이한 이후, 내가 꿈꿔온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 208-209쪽 -

 

그는 결국 자신이 옳다고 예찬했던 모든 것들이 실현된 세상이 지옥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지옥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비행기가 착륙했을 때, 나는 아주 오랫동한 경험하지 못했던 일종의 벼락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결심했다. 나는 광고를 보면서 영원의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도망칠 것이다. 나는 테오를 찾을 것이다.

- 153쪽 -

 

과연 그의 지옥 탈출은 성공할 것인가.

 

겉으로 보기에 아무 문제 없고 도덕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이 경제학자를 통해, 작가는 사실은 마음 속으로 음탕한 본능을 숨기며, 위기를 피해 혼자 숨을 곳으로 도망치는 위선적인 인간의 모습을 비판한다. 또한 경제학자가 예찬해온 신자유주의 경제와 철저한 시스템화가 결국 인간의 삶을 지옥처럼 만든다는 것을 '지옥의 공항'을 통해 명백하게 보여주며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사실 지옥은 내세가 아니라 현세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글이 좋으셨다면 SNS로 함께 공감해주세요.
댓글(0) 트랙백(0)
이 리뷰를 | 추천 0        
진행중인 이벤트
나의 북마크
이벤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