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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위로가 되는 책♡ | 소설,에세이,그림책 리뷰 2021-11-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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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20만 부 기념 한정판 에디션)

소윤 저
북로망스 | 2021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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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넘치는 사진과 내맘같은 문구들에
위로가 커지는 책:)
부담없이 선물하기좋은 책:)

간결하지만 뭐든 내어줄수있는 완벽한
마음껏 이라는 말을 책을 읽고 배웠다
지금 이순간에도 모두가 빛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다정한 진리를 다양한 목소리로 거듭 말해주는 책이다
사랑에 빠질 때 자신도 모르게 흠뻑 젖는 것처럼,
책의 말들에도 자연스럽게 젖어들어가 마음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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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무해한 인생책 | 톨작가 다양한 생각들 2021-10-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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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참여

시골 한옥 처마 끝으로 물방울이 똑 떨어진다. 부엌 옆으로는 나무로 만든 정자가 있다. 정자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자면, 정겨운 소리들이 들려온다. 닭들의 꼬끼오 하고 우는 소리에 화답하듯 여러 새들이 지저귄다. 그들의 오케스트라를 듣고 있자면 마음이 편안해져 멍하니 넋을 놓고 자연을 바라보게 된다. 그 순간이 참 좋다. 얼굴 근육은 편안히 쉬고 있지만 마음의 근육은 미소를 짓는다. 지금의 아름다운 자연이 정말 고맙다. 이 자연을 지키고 싶다. 막 초등학생이 된 나의 딸도 부디 깨끗한 자연을 누리는 행운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요즘 나의 몸과 자연에 좋은 먹거리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데 우엉이나 메밀차 같이 자연이 내어준 잎이나 뿌리로 만든 차들을 마시고 있으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차가 없었더라면 식과 식사이 마음의 공허함을 어떻게 채울 수 있었을까? 우엉차의 따뜻한 기운이 그저 다정하고 무해한 음식을 먹고 있는 내가 대견하다.

 

코로나 시대 이후, 자연이 더욱 소중하고 애틋하게 느껴진다. 내가 야생동물을 해치지 않고, 무리하게 먹을 것을 탐해서 자연을 파괴하지 않음으로 인해, 이 아름다운 자연을 더욱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러한 생각과 실천의 세계로 더욱 강하게 이끌어 준 나의 인생 책은 <무해한 하루를 시작하는 너에게>라는 책이다. 이 책은 무해한 삶을 지향하고, 친환경적인 삶을 살아보고 싶은 도시생활자를 위한 작은 실천 가이드 같은 책이다. 아주 강하게 비건을 주장하는 책이나 너무 많고 어려운 사실들과 실천사항들을 적어놓은 책들은 사실 그러자고 마음을 먹으면서도 가까이 하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얇은 두께에 산뜻한 초록 표지, 보기 좋게 편집된 작은 실천 사항들. 읽기에도 따라하기에도 마음이 가벼웠다. 인생책이라고 해서 읽은 순간부터 인생이 바뀌거나 모든 구절을 외우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책은 나에게 스며들어서 밥을 먹다가도 문득, 여행을 떠나다가도 문득, 쓰레기를 버리다가도 문득 나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저자처럼 빨대 쓰지 않기, 비닐봉지 재활용하기, 플라스틱 통 더 이상 구매하지 않기 등의 행동부터 하나하나 실천으로 옮겼다. 텀블러를 들고가서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하고, 빨대를 받지 않고 컵 통째로 마셔보았다. 쓰레기도 발생하지 않았고, 기분은 매우 뿌듯했다. 작게 접을 수 있는 천가방과 손수건도 늘 에코백안에 넣고 다니기 시작했다. 마구 휴지를 뽑아 쓰고 버릴 쓰레기통을 찾지 않아도 되었고, 어디서든 물건을 사면 천가방을 펼쳐 가볍게 담으면 그만이었다.

 

최근 나는 영월에서 일주일 살기를 했는데, 이 책을 정독한 뒤로 그곳에서 더욱 친환경적인 일주일을 살아보자고 다짐했었다. 폭력이 적게 가해진 음식을 먹기를 지향해 보면서, 여행을 가면 당연히 매일 바비큐나 고기구이지, 라고 생각했던 나의 습관을 버려보았다. 펜션을 잡아서 된장찌개를 끓이고 밥을 먹었다. 밤에는 더부룩 하지 않은 속으로 별을 보며 글을 쓸 수 있었다. 과연 새 계절이 올 때마다 유행에 맞춰 계속 새 옷을 사야하는 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단 두 벌의 옷을 가지고 가서 일주일을 잘 버틸 수 있었고, 속옷과 양말은 세탁기를 돌리지 않고 천연비누로 조금씩 세탁을 했다. 그 무엇도 그렇게 번거로운 일은 아니었다. 해보니 어렵지 않았다. 일주일동안 쓰레기를 최대한 발생시키지 않고 물을 낭비하지 않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아보는 일은 나에게 자신감을 가지게 해 주었고, 앞으로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주었다.

 

책 서두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한 명의 완벽한 실천보다 여럿의 잦은 지향이 세상을 흘러가는 방향을 바꾼다고. 나는 이 말에 매우 공감하고 감동했다. 책을 읽고 주변인들에게 조금씩 작은 실천 방향을 하나하나 전수하는 중이다. 함께 조금 더 무해한 삶으로 향해가는 배에 올라타니 더욱 그 마음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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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직장도 모르는 책 친구 | 톨작가 다양한 생각들 2021-08-31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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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참여

 이름도 나이도 직장도 모르지만, 벌써 열 두 번도 넘게 만난 책친구가 있다. 

 

 나는 그를 한 독서모임에서 만났다. 첫 모임은 합정의 한 카페에서였다. 우리는 각자 가져온 책 한권씩을 소개했고, 그 책에 대하여 십분 정도 의견을 나눴다. 나는 그 날 환경에 대한 책을 한 권 소개하고, 정세랑님의 소설을 한 권 소개했다. 모임이 끝나고 그는 내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책 소개 인상깊었어요. 혹시, 환경 운동하세요?”

 “아하핫- 아니요! 환경 운동까지는 아니고 다양하게 많이 읽다보니 환경과 관련한 책들도 늘 잊지 않고 관심가지려고 노력해요. 읽고 나눌 때,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들이 있는 게 좋아서요!”

“아.. 말씀을 너무 잘 하셔서 전 또..! 하하. 음... 저도 이제 빨대 안 쓰려고요. ...오늘 많이 배웠어요.”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후후. ”

 그것이, 우리가 나눈 첫 대화였다. 그는 친절하고 순수해보였다. 나쁜 사람은 차마 못될 것 같았달까. 우리는 서로 빌려주고 싶은 책을 이야기하며, 다음 약속을 잡았다.

 

 

 그 다음은 경복궁 옆에 있던 카페였다. 나는 가져간 시집을 읽고 있었고, 그는 헐레벌떡 책들을 손에 쥐고 나타났다.

“늦어서 죄송해요! 아,아니다. 저도 일찍 나왔는데, 너무 일찍오셔가지구.. 아,저, 미안하니까- 케이크, 드실래요? 레몬? 초코? ”

 푸하하. 나에게는 어색한 지인과의 약속시간에 일찍 가는 습관이 있다. 지인이 오면 온전히 그 상대방에 집중하느라 카페의 매력을 홀로 느끼기 어려울 때가 많기에. 올 때까지 혼자만의 독서에 빠지고 싶기에.

 그저 나를 위한 행동였는데, 와서 허겁지겁 움직이는 그의 표정에 웃음이 났다. 좋은 친구가 될 예감도 섰다. 내가  케이크에 환장하는건 또 어떻게 알아담! 그 날 우리는 카페에서 3시간 반을 책 이야기를 했다. 케이크도 네 조각을 먹어 치웠다. 베이커리와 책과 수다의 조합이란, 나를 황홀하게 한다. 그 날은 그 조합 중에서도 유독 빛나게 웃었던 날로 기억하고 있다. 그 뒤로 우리는 둘만의 책모임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은 책을 많이 읽지 않지만, 많이 읽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라고 했다. 나는 많이 읽지만, 그 책에 대해 모두 이야기해줄 사람을 찾는 중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책’을 매개로한 친구가 되었다. 늘 그렇듯 나는 쓸데없을 정도로 책을 많이 읽었고, 그를 만날때마다 읽은 책들에 대해서 떠들었다. 그는 누구보다 흥미를 가지고 그 책이야기들을 들어주었고, 속도는 느렸지만 내가 이야기 한 책 중에서 한권씩은 꼭 찾아 읽었다. 그리고 다음에 만날 때 그 책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런 우리의 만남은 오로지 책과 관련해 뻗어나가는 이야기만으로도 늘 시간이 아쉽고 아쉬웠다.

 

 그와 알게 된지도 벌써 만 일년은 넘었겠지. 그는 이제 나에게 가정 애정하는 책 친구 중 한명이다. 책과 소통을 좋아하지만, 그 안에서 자신을 일상을 서로 내세우지 않는다. 우리는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고, 그는 강북에- 나는 강남에- 산다는 것만을 알고 있다. 그리고 서로를 만나기 위해서 장소의 제약없이 움직일 준비가 되어있다. 또한 서로간의 편견이 없기 위해서, 책과 관련하여 그 무슨 이야기든지 나누고 싶다는 전제하에, 서로의 신상명세를 가능한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좋아했던 연예인이나 그리운 풍경이 비슷한 걸로 봐서 우리는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일 것이고, 그것만으로 공감하기에는 충분했다.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고, 친절하고 깔끔한 우정. 학교나 직장이나 나이, 가족관계로 서로를 평가하지 않는 마음이 있어서 편안한다. 그리고 책이 매개이기에 우리에게는 평생을 해도 해도 모자라는 이야기들이 계속 기다리고 있다. 내가 책 읽는 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 살아갈 것이듯, 그와 나의 책우정도 이렇게 즐겁고 기꺼이 계속 되기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 주제에 대해서 마음껏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이름도 나이도, 그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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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함에 시원한 물 뿌리기 | 톨작가 다양한 생각들 2021-08-2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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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참여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억울한 일은 끝도 없이 나를 차올리고 밀어 올린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나 이상한 일들은 마치 뜨거운 한 여름 속 입추에 불쑥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듯, 어느새 내 곁에 다가와 마음의 작은 돌풍을 일으킨다. 살면서 크게 억울한 일을 겪은 경험이야 누구든 한두 가지쯤 있다지만, 오히려 그런 커다란 일보다 나는 늘 일상의 작은 억울함에 더 힘들어하곤 했다.

 동사무소에 들어가서 민원 업무를 보다가 옆에 오신 할아버지가 내 엄지발가락에 무거운 돌 지팡이를 떨어트린 적이 있다. 한 달여를 불편하게 걸어야 했고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느닷없이 겪어야 하는지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사과를 받았고 의도적인 악의가 없었던 큰 일은 억울함까지 번지지는 않는다. 불편한 일이었지만 쉽게 지나가진다.

 그런 일보다도 더 큰 억울함으로 두고두고 생각나는 것은 작고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를테면 은행에 갔는데 나한테만 불친절하게 대하는 은행원의 태도에 매우 기분이 상했던 일, 분명 집의 식탁 위에 올려놓고 나온 중요한 물건이 사라져서 두고두고 가족의 원망을 듣는 일, 나는 좋은 의도로 말했는데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게 달라서 사이좋은 사람과 사이가 틀어졌던 일. 이런 일들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보다도 조용히 마음속에 남아서 잠이 오지 않는 어떤 밤, 점점 더 커지는 억울함의 감정이 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내가 의도한 게 아닌데, 나는 최선을 다한 것만 같은데, 내가 큰 실수를 한 것도 아닌데, 더 이상 해결할 방법도 잘 모르겠는데. 끝도 없는 생각들이 침대 위 천장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고리를 형성해 무한히 돌고 돈다.

 

 

 그럴 땐, 마음속의 억울함을 정화하러 떠난다. 신이 사람이 사는 곳에 산과 바다와 하늘을 함께 내려준 것은 해결할 수 없는 인간의 어둡고 억울한 마음을 자연으로 치유해주기 위함이 아닐까? 여행을 떠나서 마주하는 초록과 파랑들, 그 푸르름과 눈부심은 신비하리 마치 마음을 달래준다.

 부여의 낙화암에 올라섰다. 눈앞에 펼쳐진 금결처럼 반짝이는 물결의 찰랑임과 강을 사이에 두고 켜켜이 형성된 바위들의 불규칙한 배열과 우직함에 탄성이 나왔다. 그와 함께 나라를 잃고 쫓겨 결국은 절벽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을 어떤 이들의 절박함과 억울함도 마주한다. 이렇게까지 아름다운 금강을 앞에 두고 인생의 아직 피우지 못한 꽃을 마음에 품은 채 꽃잎처럼 떨어졌을 그들의 팔랑거리는 낙화 장면을 상상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마주한 사람들의 짜증과 괴로움은 어느새 작게 느껴지곤 한다.

 살아있는다는 것은 작은 억울함 들을 계속 마음에 쌓아 올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억울함을 떠나보내고 자가 치료하는 숭고한 작업을 몇 번이고 다시 해내는 인간의 신비를 마주하는 일이기도 한 것 같다.


 자동차를 몰아 김제의 평야를 달린다. 정말 한 시간을 달리고 달려도 온통 초록색이다. 여름의 시골 풍경이란, 어디서든 보이는  한국의 초록 산들과 낮은 지붕 건물 몇 개 그 외에는 계속되는 들판과 하늘과 구름의 낙서장이다. 독기를 품고 있지 않은 자연의 냄새와 풍경은 맘 속에 중첩된 억울함이란 독약을 단숨에 해독시켜준다. 작은 오토바이나 경운기에 몸빼 바지를 입고 나란히 올라선 노부부의 모습에서는 세상의 억울함을 지나쳐온 자들의 여유와 단념이 동시에 느껴진다. 바람이 그들의 머리카락을 흔들고 지나가도 무던히 계속 살아간다. 지금 이 들끓듯 뜨거운 나의 억울함도 지나갈 것이고 나도 저런 눈과 표정으로 이 지구에 머물며 그저 모든 것들을 다정히 바라볼 수 있기를, 꿈꾸게 한다. 모두 괜찮아지겠지, 그 누구가 그러하듯 나도 버틸 수 있겠지-. 그런 희망의 마음을 얻는다.
 
 여행은 어떤 억울함을 미화시키고 어떤 억울함을 당연한 삶의 순리로 승화시켜 밀어낸다. 그래서 나처럼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나 보다. 억울함이 가득 낀 등에 등목 하듯 시원한 계곡과 바닷물, 그리고 저 푸른 하늘을 뿌려보는 여름이다.

아아,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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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가 웃으면 | 톨작가 다양한 생각들 2021-07-2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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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에세이스트 참여

 어떤 노래는 들으면 들을수록 감동적인 기억의 한순간을 데려온다. 그렇게 심장 가까이 다가오는 특정 노래가 있다.

 보아라는 가수는 데뷔전부터 리얼리티를 통해서 그녀의 준비과정이 알려졌고, 나는 점점 그녀의 이야기에 빠지다 못해 같은 나이의 그녀를 처음부터 열렬히 응원하게 되었다. 소위 덕질의 시작이었다. 그녀의 데뷔 나이 한국 나이로 15. 한참 사춘기를 겪기 시작하던 동갑의 나는 그녀의 노래에 희로애락을 모두 풀었다. 그리고 홀로 그녀의 일본 콘서트에 가는 것이 성인이 되고픈 이유 중의 하나였었다. 일본어를 공부했고,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녀가 노래하던 진심 섞인 외로움은 실로 절절했다. 가족과 함께 있어도 어딘가 외롭던 서울의 나는, 일본에서 홀로 활동하며 아픈데도 위로해 줄 사람 하나 없었던 그녀의 순간이 참 마음이 아팠었다. 그 시절의 보아가 가사를 쓴 노래 중에 <Moon&Sunrise>가 있다. 처음 그 노래를 들을 때부터 알 수 없는 끌림을 느꼈다. 그리고 매일 듣던 그 노래가 평생 잊을 수 없는 노래가 된 것은 어느 날의 기적과 같은 사건을 통해서였다.

 

- - -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진짜요? 정말 이 표 저 그냥 주시는 거 맞는 거죠?

감사해요 흑 어흑 너무 좋아서 제가.. 흑 근데 너무 미안해서요.. - 감사해요.. 고마워요..

잊지 않을게요 흑 정말, 정말 감사해요-”

 

스물한 살의 나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채로 외치고 외쳤다. 도시 도쿄의 어느 곳, 보아의 노래가 뿜어져 나오는 콘서트장 밖으로 나는 한 일본인 남성을 향해 간절한 일본어를 내뱉고 있었다. 남자는 다정한 눈빛과 말투로 말했다.

 

저는 다음 콘서트 표가 있어요. 그러니까, 정말 괜찮아요. 어서 이 표를 가지고 저 안으로 들어가서 즐겨요. 빨리요!” 남자는 말했다.

 

지금 생각해도 드라마의 한순간처럼 믿기지가 않는다. 미리 표를 구하지 못해서 가서 콘서트의 암표를 살 생각이었다. 무턱대고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던 스물한 살의 가을이었다. 서울 집의 출발시간부터 계산하면 일곱 시간 이상을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열차를 타고, 택시를 타고 - 그렇게 도착한 곳이었는데, 그 어디에도 암표상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이 하루를 위해서 몇 달을 아르바이트를 했단 말인가. 드디어 그녀의 일본 콘서트를 눈앞에서 보는 꿈이 실현되는 날인데,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매표소에 가서 울부짖었다. 얼마라도 좋으니까 표를 구할 수 없는 거냐고 물었다. 매진이라 어쩔 수 없다는 사무적인 직원의 발언 앞에 나는 도쿄의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눈물이 차올랐다. 엉엉 울고 있는데 어디선가 일본인 청년이 나타났다. 그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자신의 표로 콘서트에 들어가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몇 번이나 값을 묻는 내 앞에서 정말로 괜찮다며, 댓가 없이 표를 내주었다. 내 마음을 누구보다도 이해하니 거절하지 말라고 그는 말했다.

 

그렇게 들어간 콘서트장. 한창 진행 중인 콘서트 사이로, 피아노 반주만을 둔 애절한 보아의 목소리가 흘렀다. “푸른 하늘은 언제나 똑같아서 고독하고 신기한 수수께끼 같아...” 첫 소절이 들리는데, 가장 좋아했던 노래이기도 했고 결국은 콘서트장에 들어온 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또 결국은 라이브를 듣고 있다는 것이 더없이 기쁘기도 했다.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는데, 좋아서 웃음이 헤실헤실 나왔다. 태어나서 그렇게 심하게 엉엉 울다가 웃으며 노래를 목청껏 따라 부른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울다가 웃으면 엄마가 큰일난다고 했지만, 맘껏 울다가 웃으니까 커다란 개운함과 행복이 밀려오는 듯 했다.

 

보아의 곡 문앤썬라이즈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다. “거짓이라도 웃어 보이는 건 멋진 일이야. 눈물만이 솔직하게 울고 있어. 다시 만나면, 웃을 수 있도록.” 나는 이 노래 라이브를 직접 듣게 되었던 말도 안 되는 운명에 휩쓸리면서, ‘운명이란 것을 믿게 되었다. 사람의 온정을 믿게 되었다. 그 일은 세상에 대한 따뜻함을 글자가 아닌 마음속 깊이 내게 심어 주었고, 여전히 살기 힘든 현실 속에서도 미래에 다가올 행운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비록 더 많이 큰 지금도 자주 눈물이 흐르는 삶 속에 있다 하더라도, 있는 힘껏 힘을 내서 거울을 보며 웃어본다. 마음이 답답할 땐 큰 소리로 문앤썬라이즈를 따라 부른다. 서정적인 선율이 흐를 때 마음에 따뜻한 꽃이 피어난다.

 

다시 한번 좋은 사람을 마주했을 때, 좋은 운을 마주했을 때, 그리고 보아의 신곡을 마주했을 때 - 더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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