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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심리학으로 읽는 크랙(Cracks) | 심리학으로 읽는 영화 2020-08-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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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크랙

조던 스콧
영국, 아일랜드 | 201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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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영국의 외딴 기숙학교, 엄격한 규칙의 고립된 그곳에서 모든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인 카리스마 넘치는 다이빙 교사 미스 G와 그녀를 추종하는 여섯 명의 소녀들. (출처: 해당 영화 소개 글)


미스 G는 당시에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책을 제자들에게 추천해 줬고, 그녀의 열렬한 추종자인 다이는 그 책을 다 읽었다며 칭찬받고자 한다. 칭찬의 표시로 교사 미스 G는 피우던 담배를 다이에게 건넨다. 미스 G의 복장은 시대를 앞서가는 파격적인 스타일이다. 그녀의 다이빙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한계를 깨고 더 높은 난이도에 도전할 것을 부추긴다. 기숙사 외의 세상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게, 미스 G는 홀로 세계 곳곳이 누비며 경험을 쌓고 남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사회의 보수적인 틀을 깨는 카리스마적 리더이다. 카리스마적 리더란? 구성원들은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를 자신의 욕구나 기대를 해결시켜 줄 수 있는 비범한 능력자로 받아들여져 그가 제시하는 비전이나 지시에 적극 따르게 된다. 이것이 카리스마적 리더이다. 


그러던 어느 날 스페인의 귀족 딸이 전학 온다. 그녀의 엄마가 한낱 신분이 낮은 하인과 야반도주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거기에 그들은 마르크스주의자로 진보적이고 기존 사회틀을 깨부수는 사람들이었다. 미스 G는 그런 사연을 가진 피아마에 흥미를 가진다. 자신이 이상하던 세계를 그녀가 가진 것이다. 미스 G는 어떤 모험가가 쓴 여행기를 읽고 자신의 이야기 마냥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해외에서 피아마에게로 온 편지와 과자를 훔침으로써 그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는 미스 G가 가짜라면 피아마는 진짜다. 피아마는 경험 많은 사람들의 여유로움과 갖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알고 있고 미스 G의 다이빙 교실을 뛰어넘는 다이빙 실력도 가지고 있다. 


미스  G는 왜 새장 속의 새가 아닌 세계를 누빈 진보적인 사람이길 그렇게 집착했을까? 그러면서 왜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사실 미스 G는 그녀의 학생들처럼 그 고립된 기숙사 학교에서 자란 학생이었다. 이제 어른이 되어 기숙사 학교에서는 세상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고 혁신적인 그녀지만 사실 그녀는 기숙사 밖을 나가는 것도 힘들어하는 사람이다. 피아마에게 선물하기 위해 기숙사 밖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몇 가지 디저트를 사러 갈 때, 그녀는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에 공포감을 느끼고 벽으로 돌아서서 숨을 쉬어야 했고, 가게에서 주문할 말을 되뇌며 패닉한 상태에서도 주문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 이게 그녀의 진짜 모습이다. 그녀는 행복한 사람일까? 아니다. 그녀는 행복한 사람도 아니고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녀의 실제 모습인 현실자아와, 그녀가 꿈꾸는 이상자아의 괴리는 너무나 크다. 미스 G는 자신이 이상하는 모습에 도달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 그녀가 가진 공포증은 그녀가 꾸며낸 이야기처럼 여자 혼자 위험한 인도를 여행할 수 없게 한다. 그녀가 건강하려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장 속의 새인 모습으로 살면 된다. 그런데 그녀는 온 세상을 자유롭게 나는 용감한 새의 모습으로 치장하고 새장 속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신의 모습에 만족할 리는 없다. 다른 학생들은 속여도 스스로는 속일 수 없으니, 그녀는 스스로 혐오하고 있을 것이다. 


미스 G는 자신의 이런 욕구를 피아마를 통해 달성하려고 한다. 피아마와 최대한 가까운 사이가 되어 자신을 피아마와 동일시하고 싶어 한다. (나중에는 피아마를 소유하고 한 몸이 되고 싶은 욕구를 아주 비도덕적인 행위로 풀어낸다.) 그러나 건강한 정신과 많은 경험으로 성숙한 사고를 할 수 있는 피아마는 그런 미스 G를 싫어하는 유일한 학생이다. 경험이 많으면 더 나은 사고를 할 수 있느냐고? 물론이다. 우리는 어떤 낯선 사물이나 상황을 판단할 때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들을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나 활용한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맞는 말이다. 예를 들면, 우리는 프린터가 부엌보다는 서재에서 더 잘 보이곤 했다는 경험이 있다. 그래서 부엌에 프린터가 있을 때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더 오래 응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 야구 경기를 볼 때, 야구 경기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훨씬 잘 판단할 것이다. 그런 것처럼 세상에 경험이 많고 지식이 많은 피아마 눈에는 미스 G의 거짓말과 행동들에 흠이 보였고 그게 거짓임을 쉽게 알아차린 것이다. 그런 미스 G를 좋아하기는 정말 힘든 일일 것이다. 

미스 G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 학생들은 미스 G를 열렬히 추종할 뿐이다. 그런데 피아마가 나타나 그녀의 미스 G의 관심을 모두 차지해버렸다. 미스 G는 피아마 뒤꽁무니만 쫓아다니고 피아마만 편애한다. 학생들은 우상인 미스 G를 원망하는 것이 아닌 피아마를 시기하고 미워한다. 피아마가 미스 G의 거짓말을 폭로할 때도 그들은 믿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피아마를 비극적인 상황에 몰아넣는 데 일조한다. 


이 영화의 핵심 주인공은 미스 G이다. 그녀가 이상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녀로 하여금 다이를 포함한 학생들과 피아마는 휘둘러질 뿐이다. 미스 G의 편애로 학생들이 피아마를 질투하고 미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고, 미스 G의 집착으로 그녀를 싫어하고 고통을 느끼는 피아마의 반응도 자연스럽다. 이상한 건 미스 G다. 그런데 나는 미스 G의 이상함 때문에 이 영화가 좋다. 사실 그녀의 모습이 내 안에도 있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어느 날을 기억한다. 당시 한국 사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것 투성이었다. 특히 내가 다니던 학교는 선생이 학생에게 가하는 억압과 폭력이 심했다. 그날 무엇 때문인지 나와 내 친구 2명은 늦게까지 학교에 남았다. 그리고 집에 가기 전에 운동장에 앉아서 밤하늘을 보며 이야기했다. 왜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그냥 이 나라에 던져지듯 태어나 나가지 못하고 있는지 한탄했다. 그때 그 답답한 감정을 잊을 수 없다. 그날뿐만 아니라 내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들은 그런 답답함이 있었다. 양성차별이 만무했고 상식 없는 사람들의 가치관으로 화가 나거나 상처받았다. 영국이나 노르웨이면 이들보다는 상식이 탑재되어 있겠지 믿었다. 지금도 그렇고... 최근 들어는 빠르게 이 사회가 나아지고 있어서 이런 괴로움이 줄었다. 그래도... 아직도 나가고 싶다. 그래서 형편없고 추한 미스 G가 내 심장을 건드는 것 같다. 나도 그 마음을 어느 정도는 알 것 같기에. 다행히 내게는 미스 G처럼 대인공포증 같은 건 없다. 그리고 나는 느리지만 조금씩 준비를 해오기도 했고... 내겐 내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그래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좁혀나가고 있다. 하지만 100%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기에, 불안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내 안의 불안감의 모습을 의인화하자면 새장 속에 갇혀 cosmopolitan의 가면을 쓴 미스 G의 모습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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