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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 안녕하십니까? - 추천 정신의학/심리 도서 | Book 2021-01-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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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을 치료합니다, 정신과

N2 저
시공사 | 2020년 12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추천 정신의학 교양도서!] 우울 여부와 무관하게 스스로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싶거나, 특히 코로나 블루로 너무나도 지쳐서 안식처가 필요하다면 꼭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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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사람들은 정신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는 아프면 병원에 간다. 진찰을 받고 약을 처방 받고 치료를 받는다. 당연한 일이고 그 누구도 이에 대해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가령 가장 흔하고 비교적 가벼운 질환인 감기조차도 병원에 간다. '약 먹으면 일주일, 안 먹으면 7일'이라 하듯, 사실상 감기는 자연치유로만 해결되고 약으로는 근본적 치료가 어렵다. 그럼에도 증상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대다수는 약을 복용한다 (대증요법). 아파서, 고통스러워서 병원에 가는데 그에 죄책감이나 부담감을 느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외상이라면 당연히 신속히 조치를 취할 것이고 기관계 관련 내상 또한 스스로 인지한다면 그럴 것이다.  이처럼 "아프면 병원에 간다."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인식이, 아직 한 분야에서는 예외로 작용하는 것 같다. 바로 정신과이다.  유전적 혹은 환경적 요인, 외상 및 내상의 결과 등으로 인해 흔히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찾는 곳 말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병원을 갔다왔고, 그 병원이 내과인지 외과인지 이비인후과인지 피부과인지 말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지인에게라도 '정신과'를 다녀왔다고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애초에 가족 사이에서도 언급하기 조심스럽기에 수년간 숨겨온 경우도 많을 것이다. 아파서 병원에 가는데 왜  죄책감과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며 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과 마음은 무겁고 자꾸 주저하게 될까. 살아가면서 누구나 어쩌면 한번쯤은 마음의 병을 앓는 때가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심하지 않아 빨리 회복된 반면 또다른 누군가는 여전히 가진 채로 살고 있는 중일 것이다. 보이지 않기에 더 위험하고 치료의 필요성이 큼에도 이를 치료하기 위한 첫걸음을 딛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특히 '기록'이 남는 것에 가장 큰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취업을 해야 하는데', '보험에 들어야 하는데', '입시를 준비하는데'...  물론 요즘 개인정보법이 강화되어서 의료기록을 쉽게 열람하지 못하고 본인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알고 있으나, 그럼에도 걱정과 불안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치료약의 부작용 가능성 때문에 망설이게 되기도 한다 (물론 요즘 약이 워낙 다양하고 부작용 문제도 많이 개선되긴 했으나, 식욕 증감이나 수면 관련 문제 등 개인차가 있으므로). 이로 인해 우리의 인식과 마음에서 정신과는 아직도 여전히 무겁고 어려운 대상이다. 

 '마음을 치료합니다, 정신과'에서는 정신과 의사분들 또한 이러한 인식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저 다른 병들처럼 아픈 것이라고, 치료 받으면 나을 수 있는 것이라 말이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 또한 똑같은 '사람'이라 언급한다. 사람들을 만나 직업을 밝히면 초면이라도 자신의 마음과 상황을 알아차릴까 기대를 품는 사람, 해결을 바라고 고민을 털어 놓는 사람,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려는 사람 등 매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심리학자라 해서 개개인의 심중을 다 파악하고 간파할 수 없듯, 지나친 의존과 기대는 부담을 주는 일이라 본다. 이 부분을 읽으며 얼마 전에 접한 '유퀴즈 온더블럭'의 정신과 전문의편[뇌부자들의 김지용 선생님]이 생각났다. 사람들의 여러 내면의 깊고 어두움과 슬픔을 접하면서 감정이 동화되기도 하고, 그 때문에 힘들어 하는 의사분들도 많다고 하신다. 긍정보단 부정적인 말과 모습을 매일 마주하니 말이다. 또한 오늘 온 내담자가 다음에 또 오지 않는다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든다고 하셨다. 완전히 회복해서 더이상 치료가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상처가 이미 너무 크고 심해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린 경우를 말하는 것이었다. (cf. 해당 클립영상 https://youtu.be/-qPyEV2oi5w)

 

 첫 장 그것도 정말 앞부분에서부터 많은 생각이 떠올라 페이지를 넘기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평소 심리학, 뇌, 질병 및 치료에 관심이 있었고 특히 정신질환이 유전, 뇌 및 호르몬 이상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보니, 이에 대한 흥미로 그동안 접했던 여러 정보 및 컨텐츠들이 계속 떠올랐다. 어렵고 복잡한 메커니즘이고 아직 명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법 및 약물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인 질환들이 정말 많다. 특히 정신질환쪽에서 더더욱. 뇌와 관련되어 있다보니 원인을 알아도 치료가 어려운데 근원 파악부터가 쉽지 않으니 정말 난해하다. 

 

 이 책의 큰 특징은 개괄적 내용을 담은 카툰형식이 먼저 나온 후 줄글로 보다 상세히 내용을 풀어가는 구성인데, 그림과 글의 조합이 시너지를 발휘한다. 아무래도 글로만 구성되어 있으면 책의 한계상 생생함이 덜하고 딱딱한 느낌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림들이 각 상황들을 보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기에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예컨대 '진료하면서 난감한 순간들' 파트를 보며 당사자가 아님에도 얼마나 그 상황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울지 충분히 공감되고 그림으로만 봐도 참 다사다난하구나 싶었다.   

 

1장 中 '진료하면서 난감한 순간들'의 일부.
이가 다가 아니지만, 가장 흔한 상황 세 가지만을 책에서 다루고 있다.

 

<2장> 관계, 우리를 기쁘게도 슬프게도 하는 것 

 이 장의 초반부에서는 사람마다 고유의 '관계의 패턴'이 있다고 언급한다. 어떤 이유, 상황에 의해서 변하지 않고 굳건하다고 한다. 이는 부모 및 주 양육자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패턴 파악의 핵심은 최초의 인간관계인 부모 및 주 양육자와의 관계,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한 이해이다. 각기다른 패턴으로 인해 유사한 환경 속에서도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되는데, 한 예는 다음과 같다. 

음주 시 폭력적 성향을 드러내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는 

1) 정반대의 성향으로 자라거나 (감정의 억압 혹은 금욕주의적 방식)

2) 동일한 성향으로 자라게 됨 (흔히 '보고 배운다'란 말)

이처럼 두 방향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있다. 두 경우에서 모두 폭력적인 부모의 모습에 무척 거부감을 느끼고 '나는 그렇게 되지 않아야지'라는 결심을 했겠지만, 2)처럼 어쩌다보니 어느순간 같아져 버린 제 모습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 차이를 초래한 요인이 무엇일지 너무 궁금했다. 같은 환경에서 자란 형제자매 중 누군가는 이 모습을 닮고 안닮고 하는데, 환경적 요인이 비슷하다고 보면 유전적 영향인지 아님 가정 외 다른 환경 (학교, 직장, 매체, 인간관계 등) 에 의한 것이라 봐야할지 말이다. 어쩌면 언급한 요인들은 물론이고 여러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지도 모르겠다. 

 

 또한 희노애락의 감정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연애, 결혼'이라 한다. 생각해보면 그만큼 다채로운 일과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건 달리 없는 것 같다. 물론 연인 관계뿐 아니라 타인과의 모든 상호작용 및 관계 자체가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하지만, 뭔가 더 특별한 느낌이랄까. 처음에는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하다가 차차 자아가 형성되고 성숙해지는 과정에서는 타인 즉 친구, 연인과의 관계 형성이 이뤄진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양가감정'이란 딜레마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정말 친밀하게 느끼던 관계일수록 사소한 일 하나가 큰 실망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배신감이 들기도 쉬운 것 같다. 자신은 상대에게 깊게 마음을 주고 의지했는데 막상 상대는 아닌 것 같고, 한순간에 보인 태도나 말이 상처로 남기도 한다. 어쩌면 내가 보고 싶은 면만 모아 만든 허상 때문에 받는 상처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어떻게 좋은 면만 있겠는가. 때로는 실망스럽고 생각과는 다른 면들도 마주하게 되지만, 정말 그 사람과의 관계가 소중하다면 그 또한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 자신 외에 누군가를 너무 의존하지도, 밀어내지도 말고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사람의 욕심과 고민은 끝이 없다. 결혼 전에는 결혼 시기, 주위의 압박, 배우자 선택 및 결혼 자금 등으로 인해, 결혼 후에는 자식 걱정, 노후 계획 및 건강, 부부사이 등으로 인해 걱정이 끝이 없다. 인생 최대의 행복일거라 생각했건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던지. 결혼생활의 힘듦으로 수없는 고민 끝에 이혼을 해도 막상 또다른 문제에 직면하고... 정말 복잡하다.  

 

 관계 패턴을 퍼즐로 표현해 풀어낸 이 장에서도 그렇고 주변의 경험담과 정신의학 관련 영상을 찾아보면서도 느꼈는데, 정신과 의사분들은 참 비유를 잘 하시는 것 같다. 마음의 병을 앓을 때 환자 입장에서는 그 심정과 상태를 설명하기가 굉장히 모호하고 적절한 표현이 딱히 없어서 다소 두루뭉술하게 비유적 표현을 많이 사용하게 되다보니 제 3자 입장에서는 사실 굉장히 난해하다. 마치 어떤 시를 읽는데 내재된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어떤 느낌과 감정인지 도통 모르겠는 상황이랄까. 그럼에도 그들은 이를 이해하고 그에 맞게 확 와닿는 표현으로 말을 전하고 환자와 라포 (rapport) 를 형성해 치료를 돕는다. 

 

<3장> 불안, 삶이 희미해진다는 경고

 적당한 불안은 나태함을 방지하고 삶의 의욕을 불태우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사회에서는 그 정도가 과해지고 있어 문제가 생기고 있다. 가령 나만 해도, 하나하나 깊게 생각하고 걱정도 많고 해서 매번 머리가 복잡하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눈앞에 끌어와서 괜히 걱정하고 수가지의 가능성들을 늘어놓으면서 각 선택이 초래할 결과들을 예측하고... 때로는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된다. 아직 머나먼 일이거나 가능성이 희박한 것에 대해서까지 굳이 왜 고려하려 하는지, 스스로도 다소 안타깝지만 생각보다 고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래도 앞으로는 좀 더 대담해지도록, 과한 걱정은 버리도록 노력해야겠다.

 

 분명 아프고 힘든데 의학적으로 이상이 없다니, 환자 입장에서는 답답한 일이다. 이렇다 할 객관적인 근거가 없으니 주위에서는 꾀병이라 여기곤 한다. 호르몬 변화나 뇌 영역 및 반응 양상이나 단백질 관련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정신질환에 관계되는데,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많고 원인이 일반적인 검사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공황장애가 그 예이다. 정신심리학적 영역에서는 갑작스럽고 극심한 공포와 불안, 즉 기겁할 정도의 두려움에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는 상태를 말한다. 숨이 턱 막히고 어지럽고 당장 쓰러질 것만 같은데, 병원을 향하면서 갑자기 증상이 싹 사라져버려 당황스러운 때가 많다고 한다. 겉으론 멀쩡해보이니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도 환자 스스로도 내가 아픈 것이 맞나 의문이 들기도 한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많은데 아직 원인을 알 수 없고 정밀 검사 결과도 정상이라 참 난해하다. 공황장애는 '불안의 끝판왕'이라 해도 될 정도의 극심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나타난다고 한다.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고 갈수록 심해지는터라 매순간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느낌이다. 또 증상의 반복으로 인해 이에 신속히 대처하고자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게 되고, 이에 따라 광장공포증이나 폐소공포증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가족에게 털어놓는다 해도 '꾀병이다, 다들 힘든데 참고 사는 것이다, 너만 유난이냐'식의 말을 듣기 십상이다. 어렵게 털어놨더니 되려 상처만 가중되는 씁쓸한 현실이다. 그렇게 우울증 같은 다른 질환들까지 앓게 되고 점점 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만다.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건 정신과 질환들 중 약물치료 반응이 특히 좋은 편이라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빨리 나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단, 차도가 보인다고 임의로 약을 끊으면 다시 확 악화되기 때문에 증상을 통해 공황장애임을 인지 후에는 꾸준한 치료를 통해 재발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황장애의 치료는 일단 신속한 증상 완화를 위해 항불안제를 통한 '약물 치료'부터 시작된다. 증상으로 인한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므로 급한 불부터 끄자는 마인드로 이부터 해결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대처방법 및 생존방식을 찾아야 한다. 약물치료는 초반의 증상만을 잡아주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보긴 어렵다. 결국 증상 완화 이후로는 안정기의 유지를 위해 비약물치료와 함께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한 셈이다. 이를 위해 '인지행동치료 (CBT)'가 행해지며 상당히 효과적이라 한다. 그 외에 이완요법으로 명상, 심호흡, 점진적 근이완법, 심상화 방법이 병행되기도 하고 정신적 차원에서의 근원을 찾기 위해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를 행하기도 한다. 동시에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게 정말 중요하다. 살면서 사소한 취미가 때로는 삶의 의미, 낙으로 작용하면서 큰 역할을 하곤 한다. 별거 아닐지 몰라도 그에서 오는 성취감, 행복, 즐거움, 편안함 등이 치열하고 냉담한 현실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숨통을 트이게 하는 유일한 존재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4장> 우울, 보이지 않는 묵직한 통증

 우울과 불안은 임상적으로 밀접하다. 보통 불안 증세가 호전될 때쯤 우울이 불쑥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공존하고 있다가 불안이 사그러드니 '내 차례군!'하고 박차고 나오는 그런 느낌이다. 정신과 전문의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긴 한데, 이의 원인으로는 약물치료의 약물 자체 특성이나 불안 및 우울 자체의 속성을 들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치료 중에 우울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겨났다해도 치료를 중단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증상이 겉으로 나아졌든, 다른 문제가 찾아오든 일단 의사선생님과의 면담이 필요하고 임의적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일은 또다른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 관련해서도 평소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 다루고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 이유 없이 우울하다, 슬프지 않은데 왜 우울할까 등 우울증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궁금해하는 부분들에 대해 답을 제시해주었다. '우울증은 천의 얼굴을 갖고 있다.'란 말처럼, 제각기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그래서 더더욱 우울증인지 아닌지 스스로의 상태에 확신을 못 가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내용을 읽으며 참 슬펐던 부분 중 하나가, 우울 증상을 방치해 심해져서 스스로도 우울함을 못 느끼게 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다. 자신의 우울에 대한 주위의 경시로 나 조차도 내 아픔을 경시하고 외면해서 결국 감정 자체가 무뎌지고 무감각해진 것이다. 공허하고 아무 감정이 없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고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그런 상태 말이다. 우울증의 약물 치료는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최소 2주는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 인지행동치료나 타 정신치료에 비해서는 약물 치료가 가장 빠른 방법이라 한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효과적이라 보는 방법이 바로 단체생활이라 한다. 약물 치료와 병행되긴 하나, 비슷한 아픔을 지니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큰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사람으로부터 얻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료하라던가.  

 

<5장> 의심, 마음 밭에 뿌리를 내린 불행의 씨앗

 이 장에서는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 장애 (정신병) 의 일종인 망상장애를 다루었다. 조현병과 망상장애는 망상 내용과 전기 과정에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전자는 다소 비현실적이고 괴상한 것들이 많은 반면 후자는 비교적 현실적인 내용들로 구성된다. 가령 외도 의심 같은 의처증/의부증이 망상장애에 속한다. 최근에는 망상장애에서도 기괴한 내용이 나타난다고 알려지긴 했으나, 이 외에 다른 차이점들도 다수 있다. 나름대로 전개상 흐름이 있다면 망상, 뒤죽박죽이고 엉망진창이라면 조현병 이런식으로 말이다. 망상장애 중 특히 의처증/의부증은 노년기에 주로 발생한다고 한다. 가장 주된 원인은 자존감 저하 때문이다. 직장도 없고 대인관계도 줄고 건강도 외형도 전과 달라지면서 전반적으로 노화를 겪다보니 자연스럽게 우울을 포함해 부정적인 감정이 격해진다. 그렇게 불안함과 우울의 고조가 배우자에 대한 의심으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질환들에 비해 약물치료의 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고 심지어 CBT나 정신역동적 정신치료는 역효과만 가져왔다는 사실에, 그 당황스러움과 난감함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사실이 아닌데 상대가 인정하지 않고 끝없이 의심하니 가족관계도 당연히 무너져버리게 된다. 이의 경우에는 가족 간 분리 생활을 하면서 자존감을 키우도록 돕는 방법이 유용하다고 한다. 결국 서로 조금 거리를 둬서 각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시간이 차차 해결해주길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노화가 물론 부정적으로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또한 삶의 일부고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노년기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 나름대로의 삶의 낙을 찾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6장> 분노, 때로는 나를 표현하는 방법

 드디어 마지막 장이다. 기나긴 숙고와 시간 끝에 이른 6장인데, 이 책의 1/4에 해당할 정도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화'를 주제로 다루고 있는데, 필요할 땐 화를 낼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당연한 말일지 모르지만, 사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그렇지 못할 때가 허다하다. 친구, 심지어 가족 간에도 사이가 틀어질까봐 화를 참고 감정을 억누르고 하니 말이다. 옛말에 '참을 인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지만, 그러다가 화병에 걸린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한 번이야 웬만하면 참겠지만 계속 꾹꾹 참고 눌러두다가 언젠가는 결국 터지기 마련이다. 그것도 훨씬 증폭되어서 말이다. 막무가내로 화 내는 게 아니고서야, 그럴 상황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표하는 것도 중요한 일인데 사실상 현실에서는 그게 쉽지 않을 때가 많긴 하다. 물론 내가 참으면 더 큰 싸움으로 번질 일도 없고 서로 감정 소모도 안할거고 더 나아 보이지만,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칫하다간 매번 내가 화를 받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 '얘는 내가 화를 내도 꿈쩍 안하니까, 화풀이 상대로 딱 맞네.'라는 식이 될 수 있다. 또한 화를 내야 할 때, 내지 말아야 할 때를 잘 가려야 하는데 내 입장에서는 화가 날 일이라도 상대방은 또 아닐 수 있다. 애매한 경우가 있어서 난감하지만, 일단 화가 났을 때는 화가 난 이유와 대상에 대해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 때 가장 먼저 다뤄지는 게 '자기 자신'이라 한다. 실제 우울증에서 자책, 죄책감 등을 다룰 때 '내 안으로의 공격성'이란 개념을 사용하는데, 외부를 향한 공격성이 분노나 폭력으로 표출될 때 이는 동시에 내부로 자책, 죄책감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타인'이 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막상 화를 내고 나서 '이게 아닌데' 싶을 때도 있고, 알고 보면 다른 요인이 화의 원인인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화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1)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2) 숨긴다고 사라지지 않음 3) 주위로 퍼짐-즉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다. 따로 설명이 없어도 참으로 공감되지 않는가. 이러한 화에 대한 처방전은 '사랑'이라 한다. 생각해보면 결국 화도 대체로 그 대상과의 관계, 정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니 맞는 것 같다.

 

 

 정말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렇게 한마디를 남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다."

 누군가는 그리 공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쟤는 나보단 나은 삶,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을 거라고. 하지만 우리는 대체로 보고 싶은 것,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고 보이며 살고 있지 않을까. 누구나 각자의 아픔이 있고 문제가 있는데 당사자가 아니니 잘 모를 뿐이고, 사람 마음이 또 타인을 부러워하고 욕심이 생기기도 하고 그러니 말이다. 부러움 자체가 나쁘다기 보단, 그 비교로 인해 위축되고 우울해지는 것이 문제이다. 사실 내가 부러워하는 그 사람도 알고보면 또다른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어쩌면 나를 부러워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책에서도 언급하듯, 특히 SNS는 더욱 자신의 좋은 일만 올리기에 더욱 그렇다. 

 이 책을 통해 마음의 병,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서서히 달라지길, 마음의 병을 외면하고 눌러두려 했던 사람들은 더이상 혼자 힘들어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우울 여부와 무관하게 스스로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싶거나, 요즘 유난히 지쳐서 안식처가 필요한 경우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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