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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텔러
40대 육아맘.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20대 감성녀. 삶의 지침에서 벗어나는 힐링 도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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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도우 | 마이 리뷰 2020-10-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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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도우 저
시공사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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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이도우 작가의 작품이다. 글 속의 여자 주인공인 공진솔 작가와 남자 주인공 이건 피디와의 풋풋하고 사랑 이야기이다. 그들은 수줍고, 자신이 없지만 그들의 사랑을 시작하려고 한다. 따라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의 연애시절 초기를 회상할 수 있었다.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하려고 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 그것이야말로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일 것이다. 


사랑은 원래 그렇게 시작하는 것일까? '난 이제부터 사랑할거야' 라고 결심을 하고, 계획을 세운다고 사랑이 찾아오고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나의 연애 시절을 돌아보아도,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된 시절을 보아도 전혀 이 사람이 내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안 왔고, 그는 내 이상향도 아니었는데도 나는 10년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미래에 이 사람과 결혼하게 될 거라고, 이 사람이 내 평생의 반려자일 것이라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어느새 나는 이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해버린 상태이다. 


작품 속 공진솔 작가와 이건 피디도 마찬가지였다. 공진솔이 이건 피디에 대한 첫인상을 살펴보면, 사랑은 뜻하지 않게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여자 주인공인 '공진솔' 그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공진솔은 라디오 방송국 작가이다. 그녀가 라디오 방송국에 발을 들여놓은 지 9년에 접어들었다. 그녀는 지난 1년 반동안 <노래 실은 꼿마차>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을 맡아 글을 쓰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개편 작업이 이루어져서 담당 피디가 33세의 '이건' 피디로 교체가 되었던 것이다.

그는 입사 5년 차의 젊은 피디이다. 그녀는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그동안 호흡을 맞추었던 피디가 아닌 새로운 피디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힘들고 부담스러웠다. 

더군다나 이건 피디는 시인이었다. 그녀는 안 그래도 부담스러운데 시인이라는 말에 절로 한숨이 나온다. 


"선배, 왜 그말 안 해줬어요?'

"건 피디 시인이란 거? 그게 뭐 중요해?

"나한텐 중요해요. 내가 예전에 그 가요평론가한테 얼마나 시달렸는지 알면서."

"일단 겪어봐. 솔직히 이건 씨 원고 보는 눈이 까다롭긴 한데, 그렇다고 사사건건 시비 거는 타입은 아니니까. 그냥 마음 비우고 일해."

"마음 비우는 게 쉽나요."

-p. 14-

작가들이 다 피해가고 싶어하는 게 글 쓰는 피디들이었다. 진솔은 예전에 가요평론가와 일을 했다가 데였던 경험이 있어서 이건이 시인이라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웠다. 

진솔과 이건의 첫 만남은 어색하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모습이다.


"올해의 목표 '연연하지 말자.' 어디에 연연하지 말잔 거예요?"

뭐 진솔이 아차 싶어 내려다보니 앞쪽 연간 스케줄과 목표를 적어놓은 페이지를 바람이 펼쳐 놓았다. 건이 고개를 기울여 뻔뻔스럽게 읽고 있는 참이었다. 

진솔은 다이어리를 확 끌어당겼다. 

"남의 글을 왜 함부로 읽어요?"

" 그 글씨만 무지 커서 눈에 확 들어옵디다."

"참 나."

-p.22-

그들의 대화를 보면 서로에게 호감있는 모습은 분명 아니다. 못 잡아먹을듯이 안달하는 웬수의 모습, 앙숙의 모습과 비슷해보인다. 그런데 어떻게 이들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사랑은 이렇게 시작하는 것일까? 웬수에서 연인으로? 

그런 웬수와의 만남이 우연히 자꾸만 이어진다. 진솔은 우성 아파트에 살고 있고, 이건은 우성아파트에서 열린 국장 집들이 파티에 초대받아 간다. 그들은 여기서 만나서 호프집에 가서 맥주 한 잔 하며 서로의 얘기를 한다. 진솔은 자신의 연애 이야기, 이건의 시집 이야기 등을 이야기하며 건에게 자신에 살아온 이야기를 한다. 또한 진솔은 가람과의 수영 강습에서 건을 우연히 만나 이건에게 수영 강습을 받게 된다. 또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그녀는 매일 이건과 마주친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고 하나. 그리고 이건 또한 공진솔에 대한 마음을 드러낸다. 건은 뜬금없이 진솔에게 김일성이 죽었을 때 뭐하고 있었느냐고 묻는다. 

"누군가랑 친해지고 싶은데 낯가림 때문에 잘 안 될 때, 난 그렇게 가끔 물어봐요. 김일성이 죽었을 때 어디서 뭐 하고 있었느냐고...나도 상대방도 옛날을 모르고 그 사람도 내 옛날을 모르지만, 동시에 같은 날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면 가까운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러려면 대부분 대부분 다 기억할 수 있는 날을 대야 하잖아요."

문득 건이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만졌다. 움찔 내려다보니 그가 손가락으로 옷 위에 내려앉은 작은 보푸라기를 집어 내고 있었다.

"먼지가 묻어서."

"..아."

-p.64-

여기서 남녀의 미묘한 심리가 느껴진다. 건 또한 진솔과 친해지고 싶은 것인지..건이 진솔의 어깨를 만졌을 때 무엇을 기대했을까. 나도 호감있는 누군가가 어깨를 만지면 약간 뭔가 기대할 듯 하다.


그리고 진솔은 친구 가람과 영화보기로 약속했는데 갑자기 가람이 약속을 취소하는 바람에 진솔은 바람을 받고 비까지 오는데 우산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때 건이 등장한다.

"바람은 내가 맞았네요. 지금 비까지 뿌리는데 난 우산도 없이 길바닥에 섰고, 일거리는 많아지고, 멋진 휴일이군요."

"거기가 어딘데요."

"인사동요."

"인사동 어디?"

말하면 아나 뭐, 싶으면서도 그녀는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를 내다보며 망연히 대꾸했다.

"지대방이라고..찻집 처마 밑에 처량하게 서 있는 중이죠."

"아아, 어디 가지 말고 거기 잠깐 있어요. 알았죠?"

"...왜요?"

-p.72-

정말 건은 진솔에게 우산을 주러 인사동까지 오는 것일까? 기사도 정신까지 발휘해서 말이다. 아쉽게도 그 전에 진솔은 건이 친구 선우와 애리 커플을 만나 비를 피한다. 그러면서 건이 친구 선우가 진솔에게 아는 체를 한다. 어떻게 그는 진솔을 아는 것일까?

"건이 친구예요. 저희,"

"..이건 피디요?"

"네, 진솔 씨 얘기, 우리 요즘 많이 들었거든요."

"이건 씨가...제 얘기를 했다구요? 설마."

"마음 맞는 작가랑 일하게 됐다고 되게 좋아했어요. 신난 눈치던데요. 뭐."

                                                                                                                             -p.78-

보통 자신이 좋아하거나 호감있는 사람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나 지인에게 이야기하는 법이다. 건이가 친구 선우에게 진솔 얘기를 했다는 것은 '진솔에게 마음이 있는 것이다.' 는 얘기이다. 


이렇듯 그들은 연애 아닌 연애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아직 느끼지 못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사랑이라는 것을.. 진솔은 건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같이 하면서 티격태격 하면서도 차츰 건에 대해 편안해지고, 믿고 의지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에 진솔도 건이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어 간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인물이 한 인물이 등장한다.그는 바로  꽃마차 라디오 프로그램의 애창자 '이필관' 할아버지이다. 그는 나중에 알고 보니 이건 피디의 할어버지였다. 그는 왕년에 악단 출신이었으며 트럼펫을 상당한 수준으로 연주했다. 젊었을 때는 오대양을 누볐던 마도로스라고 했다. 경품을 받으려고 라디오 방송국에 들렀다가 그만 라디오 방송 사고를 내버렸다. 그래서 이건 피디는 국장에서 시말서를 제출해야 했고, 그들은 할아버지를 모셔다 드리러 이건 피디의 집으로 간다. 그러면서 그들의 감정이 발전한다.

"여기 앉아서 당신하고 얘기하고 있으니까 좋네. 아까 주차장에서 심통 내서 미안해요. 그냥, 할아버지 모셔다드리고 잠깐 말이나 하고 싶어 억지로 데려온 거예요. 알죠?"

진솔은 뭐라 말 못하고 그저 끄덕이기만 했다.입을 열면 두근거리는 심장이 감당이 안 될 것 같았기에. 그래서 약간 굳은 채로 차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와 일하게 된 지 한달이 지났고 이제 건에 관해 알 것 같았다. 툭툭 대수롭지 않은 채 말해도, 전달하고자 하는 뜻이 액면 그대로는 아닌 남자. 그녀는 불필요한 오해는 하지 않는다. 다만 윤곽을 드러내는 자신의 감정이 당혹스러운 거였지.

 -p.138-

눈이 마주치면 혹시 마음을 들킬 것 같아 시선을 피하려는데 그가 그녀의 빰을 손가락으로 붙잡았다. 

"아닌 것 같은데? 나 쳐다봐요."

두근두근, 이제 빗소리보다 진솔의 귓가엔 자신의 고동 소리가 더 크게 울려오는 듯했다. 그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뺨에 닿은 손가락의 감촉이 선연하게 살아오고, 건의 시선이 천천히 자신의 입술에 내려와 앉는 것을 진솔은 느낄 수 있었다.

그가...키스하려는 걸까?

 -p.139-

이 장면을 읽는데, 나조차도 심장이 쿵쿵쿵, 두근두근했다. '키스해!" '키스해!" 를 마음 속으로 외치면서 그들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사랑에 골인하기를 바랬는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아직은 시기상조였나보다. 그들이 키스하려는 찰나, 건이 친구 선우가 똑똑 운전석 문을 두르렸다. 아쉽네.


그라나 그들은 연애를 계속한다. 

" 다 썼네? 나와요."

"...어떻게 알았어요?"

"십 분마다 메일을 체크하고 있었어요, 한 시간 전부터, 사분 전에 넣었네."

"너무 늦었잖아요. 내일 회사에서 봐요."

"저런..두 시간 반을 기다린 사람한테 이렇게 무정할 수가 있나, 상처받았소."

그녀의 입에서 그만 실소가 새어 나왔다. 

나, 상처받았소? 어이없기도 하고 뭐랄까... 

아, 따스하게 사랑스럽기도 했다. 

"나올 거예요, 바람맞힐 거예요? 확실하게 말해요."

"..나갈게요."

결국 진솔은 자신이 그를 보고 싶어 했음을 깨달았다.

 -p.156-

그러나, 건은 이미 마음에 품은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선우의 여자친구인 애리였다. 선우, 건, 애리는 삼각관계였다. 애리는 선우를 사랑해서 결혼도 하고, 아기를 가지려 하지만, 선우는 애리와 그럴 생각이 없다. 결혼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아이를 갖는 것도 자신이 없다. 애리는 선우와 결혼해서 아이를 갖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그런 애리를 건이는 사랑한다. 말그대로 '친구의 애인을 사랑했네' 인 격이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 바라보는 사랑만을 한다. 어떤 해결책도 보이지 읺은 채 그들의 사랑은 각자 평행선만 달릴 뿐이다. 그런 사실은 진솔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애리에게 마음도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고 기다리는 사랑을 하고 있는 건이가 한없이 답답하다. 애리는 선우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며 진솔을 찾아온다. 


무슨 일 때문에 울었던 걸까. 선우 때문일까? 어떤 일이든 건에게 의논하고 싶어서 찾아왔을 터였다. 처음으로 진솔은 그녀가 미워지려 했다. 그 남자가 마음에 품은 여자가 아니라 그녀가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할 테니까 미워지려 했다. 그들의 오랜 우정까지 질투하면 안 되는 줄 알지만, 번번히 잊을 만하면 다시 헤집는 상처일 테니까, 그가 아픈 거 보고 싶지 않으니까. 

 -p.201-

진솔은 더이상 건에게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건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사랑한다고.

"나요..할 말이 있어요."

그도 잠자코 그런 진솔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나...당신 사랑해요."

건의 표정에 혼란스러움이 스쳐 갔다. 

그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지나가는 바람일지도 몰라요,"

"그럴지도요, 하지만,,내 마음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해요, 지금 내 마음이.. 당신을 대할 때마다 느끼는 이런 마음이, 사랑일 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대답할게요, 난..사랑이 뭔지 이제 잘 모르겠어. 내 마음 들여다보는 일이 이젠 익숙하지가 않아요."

"기다릴게요, 당신 감정 알게 될 때까지, 길게는 아니고.. 짧으면 몇 달, 길어도 많이 길지는 않을 거예요, 당신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닌 것 같다 그러면,,나, 정리할 수 있어요. 오래는 안 걸려요,"

"당신이 힘들잖아...그런 건."

"내 몫이니까, 괜찮아요, 내가 감당할 부분이니까."

"시간을 조금만 줄래요? 잠시, 정리할 시간 같은 거. 내 마음..들여다볼게요."

-p.231-


진솔은 건이를 사랑한다. 건도 진솔을 사랑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건은 아직도 애리에 대한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는지, 애리를 바라보는 마음에 지쳤는지 선뜩 진솔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직은 진솔이 건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그리고 진솔은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건이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랑' 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감정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적극적인 사랑의 자세를 보인다. 그에 반해 건은 그런 진솔의 사랑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자신은 이제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그도 진솔을 사랑하고 싶다. 그래서 그는 진솔에게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한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러면 이들은 이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그들의 사랑의 결말은 해피엔딩일까? 

하지만 사랑에는 시련이 오는 법, 그들의 연애도 순탄하지 않다. 


아직도 건이는 애리에게 마음을 정리하지 못했다. 애리가 선우 때문에 힘들어 하자, 건이는 이렇게 말한다. 

"애리 너..."

건의 목소리가 열기에 가득 차 떨리고 있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너, 차라리 나한테 와라."

진솔의 심장에서...피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애리는 두 눈 가득 충격을 담고 건을 멍하니 올려답보고 있었다. 그도 자신이 내뱉은 말에 스스로  충격을 받은 듯 움직임 없이 굳어 있었다. 

-p.316-

진솔은 건이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줄 알았는데 아직도 애리에 대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 나 좀 봐요."

"붙잡지 말아요!"

드디어 무엇인가가 그녀에게 폭발했다. 건의 손을 뿌리치고 솔은 소리쳤다.

"가라고요! 지금 당신 보고 싶지 않은 거 모르겠어요?"

건의 목소리도 격해졌다.

"미안해요! 미안하다고! 제발 내 말 좀 들어봐요!"

"뭐가 미안해요! 그땐 진심이었는데, 그 순간엔 그랬다는 데 누가 뭐라고 하겠어!"

"날 미친놈이라 해도 좋고 두들겨 패도 좋은데, 난 그동안 당신한테 진심이었어!"

"그랬겠죠! 믿으라면 믿을 수밖에요. 그런데 나, 누군간의 순간의 진심에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싶진 않아요."

-p.323-

그러면서, 진솔은 건과 헤어지려고 한다. 더이상 기다리는 것이 지쳐서, 다른 사람 바라보는 사람을 사랑할 자신이 없어서 말이다. 

"그래요. 그 정도가 내 폭이에요. 상처받기 싫다고요! 사랑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는 사람한테 마음 들여다보는 일 익숙하지 않다는 사람한테, 내가 왜 전부를 걸어요!"

-p.341-

"나를 남자로 대하는 게 싫다면, 그냥 좋은 사람으로 남아줄 수 있냐고요."

"고마운 제의지만...난 그렇게 쿨하지도 멋지지도 못한 사람이라서요. 이제 와서 당신하고 평범한 친구로 지낼 자신은 없어요.

-p.344-

진솔은 건이와 헤어지려고 함께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도 그만두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겼다.진솔은 살던 우성 아파트에서 이사를 하고 새 작가에게도 인수인계를 했다. 그동안 진솔은 건이를 만나지 의도적으로 만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각자 하던 일만 한 채, 다시 만나기 이전 자신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그들은 재회한다. 그런데 그 재회가 건이의 할아버지 장례식장에서였다. 

건의 젖은 빰이 그녀의 뺨에 맞닿고, 어느새 건의 따스한 입술이 갈구하듯 그녀의 입술을 찾아들었다. 진솔을 끌어안은 팔에 꽉 힘이 들어가, 그녀는 으스러질 것처럼 그의 품에 안겨버렸다. 두 사람은 울면서 키스했다. 슬퍼도 입술은 포근했으며...한겨울밤의 눈송이는 차가웠지만 서로의 눈물 맛은 혀끝에서 감미로웠다.

진솔은 눈물 젖은 눈을 감아버렸다. 가슴에 와 닿는 그의 따뜻한 체온과 체취가 그녀의 마음을 감싸 안았다. 

-p.388-

그들은 이제 서로 용서하고 화해한 것일까? 그들은 헤어져 있는 동안에도 서로 그리워했다. 서로 보고싶어했다. 그 그리움, 보고픔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않고 오히려 강해지는 것 같다. 

"웬 돋보기?"

그가 심각하게 말했다

"이걸로 잘 들여다봐여, 당신 마음."

보도에서 서서 진솔이 웃음을 터뜨리는데, 건은 그녀를 한 번 꼭 안더니 아쉽게 풀어주었다.

"사랑해요, 공진솔."

                                                                                                                           -p.427-

드디어 그들은 사랑에 골인했다. 진솔의 인간승리! 사랑쟁취라고 할 수 있다. 장하다 공진솔!

내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건의 시집, 진솔의 노트북 화면 글귀-


정말 진솔과 건의 사랑처럼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했으면 좋겠다.

나와 사랑하는 남편, 우리 애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의 사랑이 무사했으면 좋겠다.

누구나 사랑을 하지만..누구나 사랑에 골인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우리를 시험한다. 사랑을 할 자격이 있는지.. 사랑에서 오는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지..

끝까지 사랑을 지키고 이어나갈 수 있는지 말이다.

이렇게 사랑을 시작하기가 힘들어서야 어떻게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막상 사랑에 빠지고 보면 사랑에서 얻는 달콤함이 행복이 너무 커서 그 시련들은 아~옛날이야 하고 추억할 때가 있을 것이다.

아~ 나도 내 사랑을 무사히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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