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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육아맘. 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20대 감성녀. 삶의 지침에서 벗어나는 힐링 도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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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좋은 삶] 중국 음식 맛과 문화 탐방기 | 마이 리뷰(2020년) 2020-12-2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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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맛 좋은 삶

왕증기 저/윤지영 역
슈몽 | 2020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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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은 삶의 재미를 더하고

삶의 재미는 음식의 맛을 더한다.

이렇듯 음식과 우리의 삶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중국 음식이라고 하면 생각 나는 것이 '자장면', '탕수육' '팔보채' 등 우리가 중국집에서 배달해서 먹는 음식일 것이다. 예전 대학생 시절 친구들과 함께 상해를 여행간 적이 있었다. 3박 4일의 짧은 일정으로 패키지 여행이었는데, 그 때 음식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었다. 평소 자장면, 탕수육, 짬뽕, 딤섬 등 중국음식을 많이 먹어서 중국 음식의 맛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이다. 우리와 상당히 비슷한 음식문화지만, 독특하고 특이하고 다양하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왕푸징 거리는 각종 특이하고 다양한 요리들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가 흔히 뉴스에서 보던 '벌레꼬치들'이 그 거리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고 취두부(썩은 두부)향이 나는 음식들도 많다. 중국음식 하면 강한 향신료와 특이하고 다양한 재료들이 떠오르는데, 아마도 지구상에서 그들이 못 먹는 음식이 없을 정도이다. 나는 향이 강하고, 느끼한 기름진 음식을 잘 안 좋아했는데, 대부분의 중국음식을 못 먹고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학시절 상하이 여행이 생각났고, 그때 먹었던 중국 음식들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중국 음식은 그저 빙산의 일부분일 뿐 내가 모르는 음식들이 많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의 음식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중국과 중국의 문화, 그들의 삶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 이 책 [맛 좋은 삶]은 중국음식 미식 경전이자,  향토음식 탐방기, 맛집 기행기, 요리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단순히 중국 가정식을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중국인들의 건강한 삶의 태도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저자인 '왕중기'는 서예와 그림에 능하고 경극과 민간 예술을 사랑했던 중국의 마지막 사대부이며, 중국 문학계의 거장이다. 그의 작품은 중국 전통문화와 예술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아름다운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어 문학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8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입맛두 번째 나물과 채소, 세 번째 두부와 콩, 네 번째 고기와 생선 등 주로 음식의 맛과 재료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다섯 번째는 '찻집에 담그다' 인데 주로 중국의 차문화와 차와 곁들이면 좋은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다. 여섯 번째 여행과 음식에서는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다. 일곱 번째 맛 좋은 삶에서는 고향음식과 술안주로 먹으면 좋은 음식들이 소개되어 있다. 여덟 번째 '책, 음식을 이야기하다' 에서는 책에 쓰여진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결국은 모든 내용들이 중국음식들로 귀결이 된다. 그러나 단순히 음식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에 담겨진 고향에 대한 향수, 과거에 대한 그리움, 어렸을 때의 추억, 여행에서 에피소드 등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즉 음식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것은 곧 우리의 삶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첫 번째 입맛>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맛에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 맛 이렇게 다섯 가지 맛이 있다. 거기에 더하여 입맛이 있다. 입맛이라는 것은 '입이 맛을 따라가다. 즉 아주 좋아한다는 뜻이다. 맛있는 음식은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삶이 재미있고, 삶이 살만하다고 느낀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인생의 낙이다'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음식은 물론 생명 유지를 위해서 먹지만, 실제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고 행복함을 느끼기도 한다. 저자는 각 지역에 따라서 좋아하는 맛도 구별된다. 우리가 흔히 하는 사천 지역은 매운 맛, 저린 맛으로 유명하다. 그 지역 음식들 중 대부분은 산초가 들어가는 데 이 재료는 입술을 마비시킬 정도로 저린 맛이 있다. 그리고 사람들 중에는 유독 짠 것을 좋아하거나 싱거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입맛이 짜거나 싱거운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과 관련이 있다. 

남쪽은 달고 북쪽은 짜며, 동쪽은 맵고 서쪽은 시다라는 말이 있는데 대체적으로 틀리지 않다. (p.14)

또한 입맛은 개인의 취향이나 습관하고도 연관되어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맛이 다르다. 나의 경우에도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인 서울과는 별개로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데, 이것은 지역의 영향보다는 나의 취향에 기인한 것이 크다. 중국 사람들은 이 다섯 가지 맛 이외에 썩은 내 나는 맛도 선호한다. 우리 나라 음식 같은 경우에는 삭힌 홍어 맛과 같은 맛이라고 할까? 

중국 사람들처럼 이렇게 썩은 내 나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세상 또 어디에 있을까? (p.15)

 
<두 번째 나물과 채소>

이 부분에서는 각가지 나물과 채소들이 제시되어 있다. 내가 아는 나물들도 있지만 내가 모르는 나물들도 많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나물까지는 먹지 않는데, 중국 사람들은 나물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사용해서 먹는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정말 중국에서는 풀이라는 풀은 다 요리에 쓰이는 것 같다.

혹시 '루호'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처음 들어본 풀 이름이라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이미지를 찾아보았다. 갈대와 함께 흔히  볼 수 있는데, 어쩌면 내가 보았을 지도 모르겠다.

봄이 되어 물이 따뜻해지면, 모래섬 위로 루호가 솟아 오른다. 넓은 들판은 회녹색의 루호와 자홍색의 갈대순으로 가득 차고 금세 짙푸른 물결이 넘실거린다. ’루호는 물가에서 자라는 들풀이다. 붓대 정도의 굵기에 마디가 있고 잎은 좁고 긴 모양이다. 두 치 정도 길이로 자라는 새순을 루호 대자라고 부르는데 고기와 같이 볶으면 아주 향긋하다<왕중기, 대요기사> p.27

그리고 우리나라의 식재료로 주로 쓰이는 무, 버섯과 짠지, 짱아찌, 김치 등이 소개되어 있다. 중국에는 무 종류도 다양한 것 같다. 버들개지무, 천심홍, 속청무, 자색 무, 심리미 무 등 정말 나는 무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고.무의 원산지는 중국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무를 재배하게 된 것도 중국에서 무가 들어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무는 중국 무가 맛있다고 하며 중국 사람들은 무를 생으로 먹거나, 데쳐먹거나, 조려 먹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무를 요리해서 먹는다. 

무가 중국 사람들에게 베푼 은혜는 실로 대단한 것이다. (p.41)

저자는 음식 재료를 통해 중국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어릴 때 그 음식을 먹었던 추억까지도 곁들여서 우리에게 말해준다. 자신이 어렸을 때 무를 생으로 먹었는데, 그 때 먹은 무의 맛을 잊을 수가없고 제일 맛있었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어릴 때 먹었던 것이 제일 맛있다. (p.34)

대체로 보면 처음 먹을 때의 맛이 최고인 것 같다. (p.36)

또한 중국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짠지, 장아찌, 김치인데 이것 또한 중국문화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중국인들은 모든 재료로 짠지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짠지는 중국의 일상적인 음식이며 , 짠지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중국은 짠지와 김치의 고향으로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나는 이것이 불교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불자들은 육식을 하지 않고 채소를 먹는데, 일년 내내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없으니 아마도 짠지나 김치로 담가 먹는 방법을 생각하게 된 것 같다. (p.64)

 

<세 번째 두부와 콩>

중국 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고 가장 많이 쓰이는 식재료는 아마 두부일 것이다. 중국의 두부 요리법은 수도 없이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 중에서 취두부는 중국인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모택동이 젊은 시절에 즐겨 먹은 음식이기도 하다. 저자는 화려하고 거창한 음식을 소개하고 있지 않다. 소박하고 어린 시절에 먹었던 집밥 음식 같은 중국인들의 가정식을 소개하고 있다. 그 가정식에서 즐겨먹던 요리들, 지역의 향토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소박한 음식 문화 속에 그들의 삶도 담겨 있다.

콩과 두부는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 같다. 콩을 갈아서 두부로도 만들어 먹지만, 콩 그 자체를 즐겨 먹기도 한다. 그 중에서 메주콩은 음식문화 발전에 있어서 상당한 공헌을 하였다. 우리나라도 메주콩이 없다면 각종 된장, 고추장 등을 만들 수 없지만, 중국음식에서는 메주콩을 빼놓고는 요리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메주콩은 참으로 위대한 공헌을 하였다. 만약 두부가 없다면 중국 사람들은 생활의 아주 큰 부분을 잃는 것이고, 스님이나 비구니나 채식요리 전문점의 요리사나 모두 재미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p.95)

저자는 콩과 두부 요리를 통해 어린 시절을 추억한다. 어린 시절에 먹던 완두콩죽, 완두콩, 동부콩깎지 등을 먹었는데 고향을 떠나 50년이 지나고 보니 고향에서 먹던 그 맛이 너무나 그리운 것이다. 

고향을 떠난 지 50여 년이 되었는대 맛있게 먹었던 완두콩죽이 아직도 기억난다. (p.99)

  삶은 완두콩은 비가 많이 내리는 북경의 여름을 생각나게 한다. (p.99)

 

<네 번째 고기와 생선>

중국음식에서 주요 식재료는 고기와 생선일 것이다. 고기의 종류로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가 있다. 중국 음식에서 양고기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양고기통수육, 양고기 석쇠구이, 양꼬치구이 등 다양한 양고기 요리들이 있다. 

양고기는 가을에 먹어야 좋다. 음력 9월 즈음이 되어야 양이 살이 찌고 사람들도 비로소 양고기를 먹으려 보양을 할 수 있다. (p.124)

 그리고 중국사람들도 우리나라처럼 보양식을 즐겨 먹는다. 더운 여름에는 입맛이 없고 가을이 되면 입맛이 좋아지고, 영양을 보충하고 싶어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더운 여름 초복, 중복, 말복 시기에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삼계탕, 영양탕을 같은 보양식을 먹는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가을 바람이 부는 가을에 보양식을 먹는다.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입맛도 좋아지고, 좀 더 영양가가 있는 음식으로 여름내 지쳤던 몸을 보양하고 싶어지는데, 이때가 바로 북방 지역 사람들이 말하는 입추보양을 할 시기다.  북경 사람들에게 입추보양은 석쇠구이를 먹는 것을 뜻한다. (p.120)

중국에서는 다양한 생선요리가 있는데 주로 쏘가리 납작전어, 웅어, 잉어 등이 식재료로 사용된다.  쏘가리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은 문학 작품 속에서도 등장하고, 저자의 오랜 기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쏘가리는 장지화의 <어부>라는 시에 등장한다그때 나와 같이 쏘가리 튀김을 먹었던 왕란생 숙부님과 사촌동생 동수신은 모두 세상을 뜬지 오래 되었다. (p.127)

 그런데 중국인들은 먹지 않는 요리가 있다. 그것이 무엇일까? 예전에는 이 음식을 먹었다고 하는데, 요즘은 위생상의 문제로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회'다. 솔직히 이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중국사람들은 못 먹는 것이 없을 정도로, 정말로 다양하고 특이한 것도 먹는데 왜 회는 먹지 않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활어회를 즐겨 먹고, 나 조차도 회를 좋아하는데 요즘 중국인들은 회를 먹지 않는다고 하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논어>에 보면 곡식은 정제할수록 좋고 회는 얇을수록 좋다.‘ 라는 말이 나온다.

중국에서는 언제부터 회를 먹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공자가 곡식를 가지고 대구를 지었으니 당시에 상당히 보편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p.137)

 아마도 옛날에는 중국인들도 즐겨 먹었던 것 같다. <논어>에서 공자가 회에 대해 언급했을 정도이니 말이다.그런데 왜 지금은 사라져버린 음식이 되었을까? 그 점에 대해서는 저자도 상당히 안타까워한다.

나는 라는 음식이 다시 유행할 수 있다고 본다. 회로 먹는 것이 위생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뉴욕의 사우스 코스트처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원적외선이나 혹은 어떤 방법이든 위생적으로 처리하면 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병에 대한 걱정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 자체가 혐오스러워 삼키기가 어렵고, 억지로 삼켜도 다시 게워낸다면 이것은 완전히 관념의 문제다. 나 역시 그런 사람에게 의 대중화를 주장하며 억지로 권하지 않을 것이다. 나 같은 소수의 먹보들에게 는 우리끼리만 먹기에도 모자란 음식이기 때문이다. (p.142)

 
<다섯 번째 찻집에 담그다>

중국문화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차'이다. 중국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차를 마신다. 아침에 일어나자마 마자 차를 마셔야 비로소 하루를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인 사람 모두다 그렇게 아침을 시작한다. 이렇게 그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온종일 차를 마신다. 외국 사람들은 차를 마실 때 횟수로 말하지만, 중국인들은 반쯤 마신 찻잔을 그대로 두었다가 하루 종일 차를 마신다. 그리고 중국음식을 먹을 때도 차는 빠질 수 없는 음료에 해당한다. 우리는 주로 커피를 마시러 커피숍에 가는 데 그들은 차를 마시러 찻집에 간다. 그리고 우리는 차를 마실 때, 케이크, 쿠키, 샌드위치를 곁들어서 먹는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호빵, 찐만두, 소맥만두, 천겹떡 같은 딤섬을 같이 먹는다.  

'찻집에 담그다' 라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처음에는 이 제목을 보고 왜 '찻집에 담그다' 일까? 보통 '담그다' 라는 의미는 오랜 시간 동안 그 속에서 푹 잠겨서 절여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의미를 생각하면 쉽게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찻집에 담그다라는 말은 서남연합 대학의 학생들만 쓰는 것인데 이는 사람들이 하는 찻집에 앉다라는 말과 같은 표현이다. ’앉다라는 말에는 시간을 소모한다는 뜻이 있는데 담그다라는 말은 그보다 한 수 위의 표현이다

저자 또한 곤명에서 7년 동안 지내면서 거의 매일 찻집에 담그러 갔다고 한다. 1947년에 마신 공부차, 1947년에 향주에서 마신 차를 추억한다. 그리고 서남연합대학의 학생들은 보통 반나절을 찻집에서 보낸다고 한다. 찻집에 담근 채로 이야기도 하고, 책도 읽고, 글도 쓴다고 한다.
저자 또한 찻집에 담그면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지금의 소설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아침마다 구식 찻집 창가 자리에 앉아 책을 읽었다. 오전 내내 꼬박 앉아 있었던 때도 있었다. 나는 이때부터 습작을 했는데 내 소설의 초기 작품 몇 편은 바로 구식 찻집 안에서 쓴 것들이다. (p.168)

만약 지금의 나를 소설가라고 말한다면, 그 소설가는 곤명에 있는 찻집에 담가서 만든 것이다. (p.171)

 

<여섯 번째 여행과 음식>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특징과 개성을 반영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저자는 곤명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맛보고 느낀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곤명은 중국 윈난성에 위치해 있으며. 본래는 타이족의 영역이었으나 원대 이후에 중국 중앙정부에서 관할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가 곤명 지역의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하고 그 맛도 정말 좋다고 하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었다. 책의 이 부분은 곤명 지역의 음식들을 소개하는 내용들이 주로 나와 있다. 곤명의 요리, 곤명의 과실 등이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저자는 몽고 지역을 여행하기도 했다. 몽고의 대표적인 요리라고 하면 양고기통수육을 들 수 있다.

몽고의 양고기통수육을 평가하고 한다면 필적할 만한 것이 없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일곱 번째 맛 좋은 삶>

저자는 고향에서 어렸을 때 먹었던 음식들을 추억한다. 집에서 만들었던 술 안주 요리, 고향에서 먹었던 시슴치무침, 고향에서 흔하게 먹던 무채무침, 두부건채, 오이껍질무침, 옥수수볶음, 볶은 쌀과 누룽지 가루 등 소박하고 정성어린 시골 밥상의 음식들이다.

꽁꽁 얼어붙은 한 겨울에 친척이나 친구들이 찾아오면, 먼저 뜨거운 물에 볶은 쌀을 줄려서 한 사발 손에 들리고, 생강절임도 작은 접시에 담아 내어준다. 이것은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에 집에 온 손님을 최고로 잘 대접하는 것이었다.  (p.238)

사실 볶은 쌀은 어떻게 맛있다고 말할 만한 것이 아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서 바로 먹을 수 있고 그저 먹기 편하니까 집에 두고 먹을 뿐이다. 딱히 먹을 만한 것이 없을 때, 물에 부어서 간단한 아침이나 저녁으로 대신하기도 하고, 허물없는 손님이 오면 간식으로 대접하기도 했다. 손님 간식으로 이런 것을 줄 정도로 그 시기에는 다들 가난하고 어렵고 못 먹던 시절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게 가난하고 힘든 시절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추억한다.

볶은 쌀, 누룽지 가루, 내 고향의 가난, 그리고 기나긴 동안, 이 모든 것이 내 기억 속에서 길게 이어져 함께 떠오른다. 

그리고 어린 시절과 함께 명절에 먹던 음식에 대해 추억한다. <단오절과 오리알절임>은 중국 국어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중국인들에게 유명한 글이다. 중국인들은 단오절에 오리알절임을 먹는다. 입하단으로 만들 오리알절임은 집에서 슴슴하게 만들어서 아이들이 맨 입에 먹기에 딱 좋다. 단오절이 되면 아이들은 모두 '오리알 주머니'를 만들어서 달고 다닌다. 아이들은 입하단을 넣은 오색실 주머니를 목에 걸고 다니다가 오리알절임을 깨서 먹는데, 이렇게 하면 여름 내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한다. 

하루 전날 고모나 누나들이 색실로 주머니를 엮어 만들어 두었다가 단오날 아침이 되면 오리알을 삶아 아이들더러 하나씩 고르라고 한다. 오리알을 다 골랐으면 이제 색실 주머니에 넣어 겉옷 단추 위에 건다. 그게 뭐 그리 보기에 좋다고 아이들은 오리알 장신구를 애지중지한다. 아이들은 오리알 주머니를 반나절이나 달고 다니다가 기분 좋을 때 바로 오리알 주머니에서 오리알을 꺼내서 먹어버린다. (p.248~249)

 
<여덟 번째 책, 음식을 이야기하다>
 
사람들은 먹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음식 이야기를 즐긴다. 
맛있는 이야기는 이처럼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기도 한다. 
중국에는 음식이야기 책이 많다. 구체적인 요리 방법을 설명하는 책도 있는데 이 책만 보고 그대로 따라서 음식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책에 나와 있는 다양한 음식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저자 또한 음식 이야기책을 즐겨 읽고 저자 또한 자신의 저서 <지미집>에서 음식과 그 맛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그 작품에서 그 음식을 아직 먹어 보지 못한 사람들이 머릿 속에 그 맛을 떠올려 구미가 당기도록 쓰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평소 요리책을 통해서 음식이야기를 접해 온 나로서는 이렇게 다양한 문학작품 속에서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은 것에 놀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 책이 성격이 무엇인지, 에세이인지, 맛집 탐방기인지, 요리책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음식에 대한 정보와 그들의 문화, 삶의 모습도 아울러 알 수 있었다. 이것이 문학이 가진 힘인 것 같다.
물론 여기에 제시된 여러 중국 문학작품들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그 작품 속에 드러난 음식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 왠지 나도 모르게 입에 군침이 돌고 안 먹어보았지만 먹고 싶은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나가며>
맛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삶에 있어서 음식이 차지하는 부분은 크다. 단순히 우리는 살기 위해서 음식을 먹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경제적인 여유가 생김에 따라, 좀 더 건강에 좋고, 품질이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단순히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채우기를 바란다. 몸과 마음이 즐거워지고 먹는 즐거움까지 주는 음식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음식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 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음식들은 대단하고 화려하고 비싼 음식들이 아니다. 어렸을 때 즐겨 먹었던 음식, 시골 우리 어머님들이 정갈하게 차린 시골 밥상, 그 지역의 특성이 담긴 향토음식 등 소박하고 인간적인 정이 느껴지는 음식들인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저자가 다양한 중국요리들을 소개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다보니 그것은 소박하고 정갈한 가정식 백반 같은 음식들이었다. 그리고 그 음식들은 우리 같은 소시민들이, 평범한 사람들이 먹는 일상적인 음식들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중국 음식과 재료들, 요리 방법 등 요리에 대한 정보들을 상당히 많이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식들을 통해 중국 사람들의 삶의 모습, 그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저자의 꾸미지 않고 솔직한 맛에 대한 품평과 고향음식, 토속음식, 지금은 사라진 음식들을 통해 저자의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들도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저자의 중국음식, 중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애향심도 엿볼 수 있었다. 다소 중국음식이나 문화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어서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중국음식이나 그들의 문화와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 참으로 뜻깊고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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